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 진단

구기보 소속/직책 :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2018-11-20

1.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 대두 배경

 

금년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무역전쟁으로 비화되고 3분기 경제성장률이 6.5%로 떨어지면서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발 금융위기는 소위 ‘10년 주기설’에 근거를 두고 확산되어 왔다. 10년 주기설은 19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에 이어,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하였으며, 2018년에는 중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10년 주기설은 구체적인 위험요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갖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중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된 국가부채, 부동산시장의 거품, 금융기관의 부실, 외환시장의 불안 등을 근거로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골드만삭스, JP 모던 등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과 저명 경제학자들이 중국 경제 붕괴론 내지 중국 금융위기론을 제기해 왔으나 번번이 빗나갔다.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실물경제는 6.5% 이상의 비교적 견실한 성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혹은 금융) 위기설은 단순한 주장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 시점 에서 과연 중국은 금융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2. 중국 금융의 리스크 요인 검토

 

1) 리스크 개선 요인

 

중국 금융의 리스크 요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내용으로 우선 국가부채 문제를 들 수 있다. GDP 대비 국가부채가 300%에 근접하면서 결국 불안감을 가중시켜 왔다. 국가 부채는 가계부채, 기업부채, 정부부채로 구분할 수 있으며,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업부채이다. 가계부채는 중국의 저축률(45.4%)을 감안할 때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GDP대비 정부 부채도 50%를 넘지 않아 선진국에 비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GDP 대비 기업 부채는 160%를 넘어서고 만기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 규모가 커지면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채 비율이 정부의 부채 축소를 위한 노력에 힘입어 2016년 2분기 166.8%를 고점으로 점차 줄어들어 2017년 2분기에는 163.4%로 하락하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중국 금융의 뇌관으로 자주 언급되는 그림자 금융에 대해 살펴보자. 2015년 중국 정부가 그림자 금융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를 가하면서 자산관리상품(WMP)을 중심으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GDP 대비 은행의 WMP 잔액 비율이 2016년 39%에서 2017년 37.3%로 2013년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하락하였다. 은행 자산 대비 비율도 2016년 3분기 12.8%를 고점으로 2017년 2분기에는 11.7%로 하락하였다. WMP 자산과 함께 사모펀드의 증가율도 크게 둔화되면서 그림자 금융의 확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었다.

 

셋째,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4조 달러에 근접하다 3조 달러 미만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던 자본의 유출 문제를 살펴보자. 최근 중국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는 창구는 중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초반부터 중국정부가 해외직접투자에 대해 제한을 가하고 자본 유출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외환보유액은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3.1조 달러로 안정되고 있다. 2017년 8월에는 중국 증시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서 외국인의 증시 투자액이 400억 달러 정도 증가하였고 그 비중도 2017년 8월 2.8%에서 12월 3.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2) 리스크 악화 요인

 

다음은 중국 금융시장의 리스크 악화 요인을 살펴보자. 우선 지난해 안정세를 유지하던 중국 외환시장이 금년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상당히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금년 2월 6.2위안까지 떨어졌으나 10월에는 6.95까지 상승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 상승(평가절하)은 어느 정도 중국 정부가 방치 내지 조장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환율 보고서가 발표되기 직전 환율을 절상하였으나 발표 직후에는 다시 환율을 절하하기도 하였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정부는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은행들의 부실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GDP 대비 은행의 대출 비율이 최근 6년 연속 상승하면서 2017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149.7%를 기록하였다.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2014년 1.25%에서 2017년 3분기 1.74%로 소폭 상승하였으나 일각에서는 실제 부실채권이 20%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은행의 경우 단기자금 조달 비중이 2011년 21%에서 2016년 35%로 높아지면서 유동성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들 수 있다. 중국 정부가 2016년부터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가격과 거래량이 모두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대도시는 2017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었다. 모기지 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2012년 19.5%에서 2017년 역대 최고치인 26.8%로 상승하였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기업의 자금조달 여력을 축소시킬 수 있으며, 은행의 부실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

 

3. 실물경제 불안의 장기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

 

중국 경제는 금년 3분기 6.5% 성장하면서 최근 10년간 최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분기 6.5%의 성장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왜곡된 수치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4분기 중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 것이며, 내년도에는 어느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미국은 지난 8월 5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한데 이어, 9월 24일에는 추가로 2,000억 달러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내년도에는 25%로 관세율을 인상할 계획이다. 실물경제의 불안은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1,0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2,500선이 무너지기도 하였다.

 

캡처1 이미지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이 타결되기 전 실물경제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선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정책을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인하함 으로써 국내소비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둘째, 외국인 투자기업의 탈중국을 막기 위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 외에도 수입 부품이나 중간재에 부과했던 관세를 수출시에 환급해주는 수출환급세의 환급률을 인상할 방침이다. 셋째, 대두와 같은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등 관세 부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농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넷째,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급준비율을 인하함으로써 은행의 대출 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 부동산이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4. 결론

 

중국 정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서 지난 2016~2017년 중국 금융리스크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던 기업부채 감소, 그림자금융 개선, 자본 유출 완화 등의 요인들은 개선되었다. 금년 들어 자본 유출, 외환시장 불안, 은행 부실 등의 불안 요인이 가중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 근거로 상기 안정 요인 이외에도 중국은 자본시장을 개방하지 않았으므로 주식시장에 있던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즉 투기성 자금의 유출입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중국이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받아들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해외직접투자(ODI) 정책을 시행하면서 대외순자산이 1.7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셋째, 중국은 3조 달러를 상회하는 방대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타국으로부터 외환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방대한 규모의 통화스왑 체결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유발된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외환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마지막으로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 인출권 (SDR)에 편입되어 있어 가용할 수 있는 외환 규모는 상당히 큰 상황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의 침체는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중국 통상 압박이 더 강해질 경우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다.

 

금융리스크 완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에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예컨대, 중국 정부는 기업의 부채 축소를 위해 만기가 도래한 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도 하였다. 회사채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정부의 부채 축소 정책이 시행되자 기업들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다. 금년 6월 기준 중국 비금융 상장기업의 현금 내지 현금성 자산으로 내년 만기가 되는 단기부채 81%만 상환 가능하며, 중국 국내 채권 채무불이행 규모가 400억 위안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만기 연장을 통해 기업의 자금 여력을 확보해 주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이 경우 기업부채는 다시 커지면서 그동안 기업의 부채 축소 노력이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금융위기를 초래하든, 그렇지 않든 중국 정부의 향후 경제정책이나 경제구조에 대한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중국 정부는 은행⋅보험 등 서비스 시장에 대한 개방을 대폭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외자 기업의 투자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둘째, 중국의 첨단 제조업을 2025년 일본이나 독일 수준에 올라서고 2050년에는 미국 수준으로 따라잡고자 하는 소위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국 IT기업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관 기업들의 뉴욕 증시 상장도 지체되고 있다. 셋째,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에서 찾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이나 아시아에 대한 수출 확대 정책을 시행할 전망이다. 중국의 방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결국 무역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수정이 어느 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건설하는 소위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수정이나 속도 조절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대일로 정책이 동남아 혹은 남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으며, 유럽이나 미국도 일대일로 정책을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로 간주하면서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 문헌>

 

구기보, 2018,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의 대응, 『성균차이나브리프』, vol. 49, 10월 1일.

 

황유선, 이상원, 2018, 최근 위안화의 가파른 약세 배경 및 전망, 국제금융센터, 7월11일.

 

이치훈, 2018, 중국의 외환위기 가능성 진단, 국제 금융센터, 8월 30일.

 

이치훈, 이상원, 2018, 미중 무역분쟁 향방 및 영향, 국제금융센터, 9월 12일.

 

이치훈, 최성락, 이상원, 강영숙, 황유선, 2018, 중국의 외환수급 구조 변화 점검, 국제금융센터, 10월.

 

문예성, 2018, 中 19기 4중전회 이르면 20일 개막... 사회안정 논의 ‘핵심’, 『뉴시스』, 10월 16일

 

김진방, 2018, 中, 19기 4중전회 임박... 미중 무역갈등 해법 모색할 듯, 『연합뉴스』, 10월 15일.

 

이재호, 2018, 무역전쟁 향방, 트럼프 대신 ‘4중전회에 물어야’, 『아주경제』, 10월 1일.

 

김근전, 2018, 〔중국증시 주간전망〕4중전회가 살릴까... 조정 지속, ‘바닥’ 임박 기대감, 『아주경제』, 10월 21일.

 

최성해, 2018, 롤러코스터 중국증시, 솟아날 구멍있다… "4중전회 등 이벤트가 기회", 『글로벌이코노믹』, 10월 24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