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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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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桥)와 웨강아오대만구(粤港澳大湾区)

김동수 소속/직책 : 산업연구원 북경지원장/연구위원 2018-12-12

불과 한 달여 전 10월 23일에 중국 남부에 강주아오대교 (港珠澳大桥)가 정식 개통되었다. 광둥성(广东省)의 주하이(珠海)와 마카오(澳门) 그리고 홍콩(香港)을 잇는 약 55km의 다리이다. 중간에 두 개의 인공섬을 건설하여 해상 다리로는 42km와 홍콩 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 침관터널로 연결하면서 출입경 시설까지 갖추었다고 한다. 국무원이 2003년 건설을 공표하고 2009년에 승인하여 같은 해 12월 15일 약 480억 위안(약 8조 1,000억 원)의 투입 계획을 가지고 착공한지 약 9년이 걸려 완공하였다. 첨단 건설기술이 집약된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대교 건설로 인한 인근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웨이강아오대만구(粤港澳大湾区)를 “한시간 생활권,”으로 탈바꿈해 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입된 자본은 약 1,000억 위안(약 16조 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 언론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수 조 위안(1조 위안=약 163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선전에서 육로를 통한 홍콩으로의 접근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홍콩 리다오구(离岛区)에 속하는 란터우섬(Lantau Island)과 광둥성 내 주강삼각주(珠三角) 서편에 위치한 주하이(珠海), 중산(中山), 포산(佛山) 등의 지역의 접근성 향상으로 상상하기 버거울 만큼의 혜택을 누릴 것은 자명하다고 하겠다(그림 1 참조). 무엇보다 웨강아오대만구 핵심적인 교통 인프라로서의 강주아오대교의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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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살펴보면 4개의 강 유역을 중심으로 문명이 발생하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랴오허(辽河)강, 황허(黄河)강, 장강(长江), 그리고 주강(珠江)이다. 광둥성의 중국 상인들은 예로부터 남중국해를 지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화교 상권을 구축하였고 나아가 아프리카까지 진출하며 해상 일대일로를  개척하였다. 주강삼각주 지역은 그 광둥 상인들의 본거지였고 지금까지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광둥성의 내총생산(GDP) 규모는 수년째 중국 본토 31개 성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해상무역을 통한 상권의 발달과 유연한 문화로 덩샤오핑은 물론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정책적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그러한 주강삼각주의 핵심 경제구역으로서의 웨강아오 대만구는 2016년부터 광둥성 업무회의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공간적 범위로서 광둥성 내 9개 시지역과 홍콩 그리고 마카오를 포함한다. 광둥성에서는 인구와 경제가 가장 집중된 주강삼각주 지역의 8개 시와 광둥 북부 지역의 1개 시(자오칭·肇庆)이다(그림 2 참조).  웨강아오 대만구는 세계의 주요만(灣) 경제권 비교하더라도 면적과 경제 규모면에서 대등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에 있어서는 2016년 약 7.9%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약 6,800만 명의 상주인구가 있으며 1인당 GDP는 약 2만 달러(약 2,237만 원)를 상회하고 있다. 뉴욕이나 도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구매력 기준(Purchasing Power Parity)의 1인당 GDP으로 비교하면 격차는 훨씬 줄어든다. 한편, 항만 처리능력이나 항공여객수 측면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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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배후지로서 주강삼각주 지역이 보세지역 등에서 가공조립 형태의 제조업이 크게 성장하였다가 최근에는 Huawei, Tencent, ZTE 등 IT 산업과 OPPO 등 휴대폰 제조 그리고 BYD와 광치(光汽) 등 자동차 제조는 물론 다수의 LED 제조업체들이 입주하며 새로운 산업 클러스터로 부각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인구가 겨우 50만 여명에 불과했던 선전(深圳)이 덩샤오핑의 개방정책으로 1979년에 경제특구로 지정(광둥성의 선전, 주하이, 산터우(汕头), 푸젠성(福建省)의 샤먼(厦门))되면서 홍콩의 배후지로 급격히 팽창하였다.​1 드론 제조업체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DJI를 비롯해 Tencent 그리고 아이언맨 수트 제조업체로 인식되고 있는 광치(光啓) 등이 선전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듯 광저우 동부는 둥관(东莞)과 후이저우(惠州) 그리고 선전까지 이르는 지식집약형 산업벨트가 조성되어 있다. 한편 광저우 서부를 비롯해 포산, 중산, 주하이에는 기술 집약형 산업벨트가 조성되어 자동차 제조 및 메이디(美的)를 비롯한 가전업체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그림2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웨강아오대만구에 위치한 첨단기술 산업구의 분포를 고려할 때 동서를 이어주는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桥) 완공으로 인해 홍콩-선전-둥관-광저우-포산-중산-주하이의 경제 Corridor가 종점 간 연결로 순환 Circle 형태로 탈바꿈하였다. 이로 인한 주강삼각주 남단 양쪽의 상호 접근성 개선은 단순한 물류 개선뿐만이 아니라 같은 경제권으로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둥관과 순더(顺德)를 잇는 제2후먼교(虎门二桥)가 내년 5월 완공 예정이고, 중산과 선전을 잇는 선중대교(深中通道)는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그림 2에서 점선으로 표시). 이미 홍콩과 선전 간 고속철도가 개통되어 홍콩에서 베이징까지의 고속철도가 운영 중이다. 이러한 교통 인프라 구축과 이 지역의 산업구조 및 역량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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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리적 입지여건의 우수함으로 단순 조립가공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일부 철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지며 IT기반의 새로운 첨단 제조, 제조 서비스, IT 금융 등의 분야 기업들의 진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2015년 한중 FTA협정 사항이었고, 2017년 정상회담 의제로도 논의된 바, 2017년 12월 중국 국무원이 비준한 한중산업협력단지(산둥성(山东省) 옌타이(烟台), 장쑤성(江苏省) 옌청(盐城), 광둥성 후이저우, 전북 새만금) 중 후이저우에서 우수한 한국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조세감면과 입주 지원 등 다방면의 우대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어 잠재적 기업들은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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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동수, 광둥성지역경제 현황, 중국산업경제브리프 2017년 7월호, 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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