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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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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내년 美 ‘농업위기’ 발생 가능성 있어

쉬창원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8-12-14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양국 무역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급감해 세계 대두 무역 구조가 뚜렷하게 변화했다. 미국 농업부(USDA)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크게 인상하면서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따라서 올 7월 이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급격히 줄었다. 미국이 유럽연합(EU)과 아시아(중국 제외) 및 오세아니아로 대두 수출 판로를 확장했지만, 대두의 수출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미국의 대두 가격은 10년 이래 처음으로 헐값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중국이 브라질산 대두 수입량을 늘리면서 브라질 대두의 수출 가격이 반등했고, 브라질과 중국의 경제 무역 관계도 크게 진전 되었다.

 

1. 美, 무역전쟁으로 중국 대두 시장을 잃을 것

 

매년 약 1억 톤 가량의 대두를 수입하는 중국은 세계 대두 무역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은 줄곧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그 비중이 약 60%에 달했다. 하지만 올 7월부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렸고, 중국 역시 미국산 대두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상했다. 이는 미국산 대두의 중국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미국 농업부가 매주 발표하는 농산품 수출 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 8월 미국산 대두의 대중 수출량은 약 13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분의 1에 불과했다(표1 참조). 반면 EU에 대한 대두 수출은 크게 늘어 올 8월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배 증가한 108만 톤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대두 수출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어난 약 156만 톤에 달했다. 올 8월, 미국산 대두 수출량은 약 384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만 톤 증가했다.

 

수치 상으로 보면, 중국을 제외한 국가 및 지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미국 대두 수출 추세는 전년 동기 대비 17만 톤(-3%) 줄어든 약 5,638만 톤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중,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850만 톤 줄어든 2,768만 톤으로 23% 급감했다. 또한 미국 농업부 통계에 따르면, 2018~2019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는(10월 18일 현재) 지난해의 10분에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 무역전쟁 도발로 수출이 크게 위축되어 미국은 결국 중국 대두 시장을 잃었다.

 

표1 이미지

 

 

2. 내년 미국에 ‘농업위기’ 발생할 것

 

일본의 한 무역전문가가 발표한 평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일으킨 무역전쟁에 반격할 것이며, 미국은 중국의 대두 수입 하락에 따른 손실을 절대 보완하지 못할 것,”이 라고 밝혔다. 언론은 미국의 대두 수출 하락과 동시에 올해 또 다시 대두 풍년을 맞아 시장의 공급량이 수요량을 훨씬 웃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표가 되는 시카고 대두 가격은 부셸(약 27kg) 당 7.1달러(약 8,000원)까지 떨어져 대두 원가인 8.5달러(약 9,500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따라서 농민들은 대두를 팔지 않고 농장이나 창고에 쌓아둔 실정 이다. 지난 5일 ‘뉴욕타임즈’는 ‘대두가 산처럼 쌓여 있어, 미국의 대두 농가는 대두가 썩기 전에 무역전쟁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10월 중순까지 미국의 대중 대두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 줄었다. 대두 의 수출 감소와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미국 농가는 수입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농민들이 내년에는 대두를 심지 않고 옥수수나 기타 작물로 바꿔 심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내년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은 35년 만에 최초로 대두 생산량 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옥수수의 공급이 대폭 증가하고 옥수수 재배 원가는 다시 대두를 뛰어넘을 것이다. 영국 언론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지속 된다면 내년에는 미국에 ‘농업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3. 美, 대두 수출 감소로 인한 손실 보완 불가능

 

미국 정부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 가기 위해 서부 항구에 선적해 놓았던 대두의 판로를 일본과 한국, 대만 등지로 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는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늘리는 것이 미국에 의지할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만 외교 관계자는 “차이잉원 정부의 이번 미국산 대두 수입 목적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올 10월 말 이전 미국산 대두의 수입을 늘리면 미국 트럼프 정부에 대한 일부 미국 농민의 불만을 가라앉힐 수 있고, 11월 6일에 치러질 미국 중간 선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차이잉원은 미국에 농산품무역방문단을 파견하고,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대두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방문단은 60~100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사들일 예정이라고 한다. 대만이 최근 2년 동안 구매한 미국산 대두는 연평균 30% 증가한 390만 톤에 달하며, 총 15억 6,000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어치다. 사실 대만 전체 인구는 베이징(北京)시 인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많은 미국산 대두를 다 소화할 수가 없다. 설사 대만 사람이 매일 두부를 먹고, 거리마다 취두부를 만든다고 해도 그 소비량에는 한계가 있다. 훙야오쿤(洪尧昆) 방문단 단장은 “미국 농민에 대한 지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한다,”면서 “대만 정부는 중미 무역전쟁에서 유일하게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아직 어떤 국가나 경제체도 중국이나 미국에 ‘그쪽에서 안 사면 내가 사겠다’라고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는 분명 기회를 잡으려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2017년 미국산 대두 3,285만 톤을 사들였다. 반면 대만의 수입량은 약 140만 톤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이 일으킨 무역전쟁 때문에 미국 농민들의 밥줄이 끊길 위험한 상황에서, 대만이 사들이는 대두의 양만큼 역할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미국 서부 항구에 선적되어 현물로 거래하던 대두 가격은 시카고 대두 시장 가격보다 높았다. 하지만 최근 대중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3월분 대두 가격이 부셸 당 1달러(약 1,120원)로 떨어졌고, 9월에는 또다시 0.3달러 (약 330원)까지 하락했다. 근래 들어 미국 대두수출협회는 주미 일본 대사에 ‘미국 서부 해안에 선적된 대두는 멕시코 항구에 선적된 것보다 원가가 낮다. 이 소식을 빨리 기름 제조 기업에 전달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이후 중국은 브라질산 대두 수입량을 확대했다. EU 역시 브라질산 대두의 수입을 늘리면서 브라질산 대두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일본의 스미토모 상사(住友商事) 관계자에 따르면, 브라질 대두 가격은 7월 중순 부셸 당 2.7달러(약 3,000원)까지 올라 전년 동기 대비 3배나 상승했다.

 

4. 중국과 러시아, 대두 무역 협력 발전 전망 밝아   

 

향후 중국은 대두 수입 대상국을 다변화할 것이며, 특히 러시아가 중국의 주요한 대두 수입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정부 관리는 “최근 대중 수출 확대를 위한 준비를 이미 끝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감소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경제무역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 극동지역의 경작 가능한 땅 100만 헥타르를 외국에 빌려줄 것이며, 그중 투자자 절반은 중국, 나머지는 일본과 한국 등지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은 또 푸틴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문제는 러시아에게는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줬다. 이는 러시아가 더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중미 무역 중 대두를 예로 들면서 “현재 러시아는 서서히 대두를 매개로 중국 시장과 연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협력 파트너가 투자를 원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대두를 생산해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사실 중국은 진작부터 러시아 극동지역 등지에 대두와 채소 등을 재배해오고 있었다. 현재 러시아의 주요 대중 수출 농산품은 대두, 유채씨, 밀, 옥수수 등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헤이룽장농업합작사(黑龙江农业合作社)와 레노버(Lenovo, 联想) 산하의 자워그룹(佳沃集团)이 공동으로 설립한 합자기업이 향후 3년 동안 러시아에 대두 가공공장과 곡물 터미널 건설에 1억 달러(약 1,120억 원)를 투자하고, 러시아 극동지역의 땅 10만 헥타르를 빌려 대두와 밀, 옥수수를 심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 대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향후 일본 식품회사가 브라질 대두를 수입해서 만드는 두부 원가에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며, 두부 값 폭등으로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될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무역전쟁의 결과이며, 결국 미국과 해외의 수많은 소비자들이 비용을 부담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역시 승자는 아니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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