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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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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2018년 중국경제 회고와 평가

김부용 소속/직책 :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2018-12-27

2018년, 경기 둔화 속 제조업 경기 2년 만에 최악

 

2018년 중국경제는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경기가 둔화된 한해였다. 경제성장률은 1분기의 6.8%에서 2분기에는 6.7%로, 그리고 3분기에는 6.5%로 진일보 하락하였다. 2018년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6.6~6.7% 사이에 그쳐, 지난해 6.9%에 비해 0.2% 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PMI(구매관리자지수)도 금년 5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월에는 마지노선인 50으로 떨어져, 최근 2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PMI는 50을 넘으면 경

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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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견인하는 3대 엔진인 투자, 소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수출을 제외하고는 모두 둔화되었다. 투자의 경우 1~9월 기간 증가율이 5.4%로 전년 동기 대비 2.1% 포인트 하락하였다. 소비 또한 2018년 들어 줄곧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1~9월 기간 증가율이 9.3%로 전년 동기 대비 1.1% 포인트 감소하였다. 수출의 경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며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한편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증가해 고율관세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이 9월 24일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 어치에 고율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서 사실은 9월까지 미중 무역분쟁이 중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관세폭탄 전 미리 사재기라든가 유럽 등지로의 수출 다변화 등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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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은 가장 큰 변수

 

2018년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올해 3월 발발한 미중 무역전쟁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1분기 이후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미국이 9월 24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 어치에 고율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한 이후인 10월부터 크게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엄밀히 따지면 10월 경제지표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PMI가 9월의 50.8에서 10월 50.2로, 그리고 11월 50으로까지 하락한 점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거시경제 지표의 하락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중국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7년 말의 3,307에서 2018년 12월 21일 현재 2,516으로 무려 23.9%나 하락하였다. 특히 첨단기술주, 성장주, 방산주의 폭락이 컸다. 4월 미국이 중국의 5G 통신장비회사 ZTE을 이란과의 불법거래 명분으로 7년간 미국산 반도체 판매금지를 내리면서 중국의 첨단기술주 주가가 폭락했었다. 이후 중국의 방산업체 44개 기업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과 부품의 유출을 엄금하는 공고를 미국 상무부가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중국의 방산주가가 모조리 폭락하기도 하였다.​1

 

2018년 위안화 환율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아 크게 상승하였다. 연초 달러당 6.508위안이던 위안화 환율은 4월 2일 6.276위안으로 최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무역전쟁의 발발과 함께 지속적인 상승세를 그으며 11월 1일에는 6.967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12월 21일 현재도 여전히 6.884위안으로 높은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의 하락은 중국내 자금의 유출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위안화 국제화 진전을 지연시키고 있다. 위안화는 2016년 11월부터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었으나, 2018년 국제 결제시장에서 위안화의 사용 비중은 여전히 2% 미만으로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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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정책 변동성이 큰 한해이기도


2018년은 최근 몇 년 중 정부 정책의 변동성이 가장 큰 한해이기도 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정부는 과잉생산 감축, 레버리지 비율 축소 등 공급측 개혁으로 대변되는 경제 구조조정에 방점을 두고 긴축적 재정 및 화폐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이 실물경제로 이어지자 정부는 빠르게 미세조정을 추진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하느라 중국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좇아가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하였다. 4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였으며, 3년간 동결했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였다. 재정적 측면에서는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통해 경기 둔화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였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첨단기술 육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으나, 2018년 들어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자본 지분 제한 철폐 내지 완화, 중국 A주의 외국인 투자 개방 확대 등 적극적인 개방 행보를 보였다. 이는 한편으로 중국 금융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개방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도 볼 수 있다. 글로벌 분업체제 하에서 중국이라는 제조기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명목상 경상수지 불균형 해소지만 본질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에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동안 금융혁신을 통해 핀테크와 같은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중국이 자체적인 수요와 미국의 개방 압박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금융시장 개방에 적극 나선 것이다. 동시에 금융리스크 방지를 위한 금융감독체제 개편에도 나섰다. 기존의 ‘1행 3회’(인민은행과 금감위, 보감위, 증감위) 체제에서 ‘1위 1행 2회’ (금안위, 인민은행, 은·보감회, 증감회) 체제로 전환해 금안위 총괄하에 효율적으로 리스크를 방지하고 실물경제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4월에 있었던 ZTE 사건 이후 자체기술 없이는 호되게 당함을 절실히 깨달은 중국은 기술혁신을 통한 자체기술 확보를 강조하였다. 시진핑은 지난 4월 26일 우한의 국유반도체회사 우한신신(武漢新芯)을 방문하면서 “핵심 기술은 자기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2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산업에 약 1조 위안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자급률 7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혁신 유니콘 기업의 IPO를 용이하게 하고 기 상장 혁신기업의 CDR 발행을 통한 A주 상장 통로를 개척하였다. 기술혁신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최근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이 ‘중국제조 2025’ 전략 가운데 일부 목표 시한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한다고는 하나, 기술혁신을 통해 제조강국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중국의 대전략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평가와 시사점

 

2018년 중국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었다. 이번의 미중 무역분쟁이 과거와 다른 점은 단순한 통상 마찰에서 벗어나 금융 전쟁, 기술패권 경쟁으로 확산된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번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방어적 자세, 저자세로 나오기는 했지만 과거의 일본과 달리 미국에 맞보복하면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 간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던 것이다. 

 

이번 무역전쟁이 2018년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아니지만 중국경제는 분명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하락되고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경 경기 둔화를 겪었다. 또한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위안화 국제화에도 제동이 걸렸다. 

 

보다 중요한 것은, 미중 통상분쟁으로 중국은 경제 구조조정과 안정적 성장 사이에서 정책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공급측 구조개혁을 강도 있게 추진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몰고 온 경기 하방압력으로 안정적 성장을 위한 부양책도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2018년 1분기까지만 해도 긴축적 통화 및 재정 정책을 운용하던 중국이 2분기부터 완화 정책기조로 돌아선 것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와 기술혁신 가속화라는 결과도 낳았다. 한편으로 중국 금융시장 개방은 한국기업의 대중 진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여전히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의 현지 부품 조달능력이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개방은 중국 내수시장과 금융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중국기업의 기술혁신 능력 향상은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는 한국 제조업에 더욱 큰 위기로 다가올 전망이다. 

 

2018년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한지 만 4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8일 개최된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중국은 개방 확대와 개혁 심화의 의지를 보였다. 개혁·개방의 새로운 시발점에 선 중국,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문헌>

 

비즈한국(2018.8.7.), 「제품양산 코앞 '중국 반도체 굴기'에 삼성·SK하이닉스 '비상'」,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454274&memberNo=30808112&vType=VERTICAL (검색일: 2018.12.22.).

 

전병서(2018), 「[미중 무역전쟁-5]트럼프의 운명, 4.1% GDP가 아니라 11월6일 중간선거가 가른다?」, Jeon’s 경제칼럼, https://blog.naver.com/bsj7000/221331838064 (검색일: 2018.12.22.).

 

인베스팅닷컴, https://kr.investing.com/(검색일: 2018.12.22.).

 

國家統計局, http://www.stats.gov.cn/(검색일: 2018.12.22.).

 

東方財富網, http://data.eastmoney.com/(검색일: 2018. 12. 22.).

 

中國人民銀行, http://www.pbc.gov.cn/(검색일: 201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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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병서(2018), 「[미중 무역전쟁-5]트럼프의 운명, 4.1% GDP가 아니라 11월6일 중간선거가 가른다?」, Jeon’s 경제칼럼, https://blog.naver.com/bsj7000/221331838064 (검색일: 2018.12.22.).

2) 비즈한국(2018.8.7.), 「제품양산 코앞 '중국 반도체 굴기'에 삼성·SK하이닉스 '비상'」,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454274&memberNo=30808112&vType=VERTICAL (검색일: 201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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