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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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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美·日 물품무역 협정(TAG), 미래 불투명

쉬창원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9-03-31

 

2017년 1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은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TP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5년의 공을 들여 구축한, 미국 주도 하에 12개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로 체결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과의 양자간 FTA 체결을 원치 않는다. 미국이 일본의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일본의 농산품 및 자동차 시장 개방을 요구함은 물론, 일본이 미국으로부터의 농산품과 자동차 수입 확대를 강요하는 등, 일본의 대미(對美) 수출이 일본 무역 흑자에 대한 기여도를 낮추기 위한 각종 요구를 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의 승낙을 얻어, 미국이 TPP를 탈퇴한 후 나머지 11개국이 참가하는 TPP11 협상을 적극 주도했다. 근 1년간의 협상을 거쳐 기존 TPP의 20개 조항을 그대로 둔다는 협의에 도달했으며 이에 2018년 12월 30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이 정식 발효되었다. 일본은 또 미국이 일본과의 미일 FTA를 체결을 포기하는 대신, 미일 물품 무역협정(TAG)을 체결하거나, 미국이 다시 지금의 CPTPP에 가입할 것을 요구했다.

 

1. TAG 협상 내용과 시간에 대한 미일 양국간 이견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 대표부 대표는 지난 2월 27일, 미일 간 TAG 협상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환율 조항을 TAG 협상 내용에 포함하자고 밝혔다. 또한, 3월에 예정된 미국의 일본 방문 시, 일본과 TAG에 대한 첫 번째 협상을 할 것을 제시했다. 이는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 대표가 처음으로 일본과의 TAG 협상 시기와 환율 조항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일본 언론매체는 중미 무역 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에 대한 관세 추가 조치를 연기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3월 하순에 중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 측은 환율 조항을 TAG 협상 내용으로 다룰 것을 주장하지 않았으며 자동차, 농산품 등 화물만을 관세 인하에 대한 협상 내용으로 다룰 생각이다. 만약 환율 문제도 협상 내용으로 삼는다면, 미일 협상 결렬의 불씨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미국이 “일본은행의 금융 정책은 바로 통화 약세,”라고 질책하며 이를 엔화 평가절하의 근거라고 비난할 것이며, 이는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측은 또 미일 TAG 협상의 일본 측 단장으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 재생 장관, 미국 측 단장은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USTR)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 국내법에 따라 미국이 기타 국가와 협정 체결에 대해 협상할 때 미국정부는 반드시 30일 전에 협상 목적을 미국 국회에 통지해야 한다. 미국 무역 대표처는 이미 2018년 12월 21일 일본과의 TAG 협상에 대한 목적을 미 국회에 통지했으며, 이를 통해 2019년 1월 하순부터 미국은 일본과 TAG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중미 무역 협상을 우선적으로 처리했으며,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 down, 일시적인 부분 업무정지 상태) 영향으로 트럼프 정부는 2019년 3월 1일을 중미 양국 무역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했으며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는 중미 협상의 주요 책임자가 되었다. 때문에, 미일 간 TAG 협상은 4월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28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 재생 장관이 4월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과 TAG 협상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도 4~5월을 미일 TAG 협상 시기로 보고 늦어도 5월 하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전에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2019년 6월 G20 정상회담이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될 예정인데, 이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참석하고 미일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가진다면, 미일 TAG 역시 양국 정상회담의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다. 또한 그전에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 재생 장관과 라이트하이 저 무역 대표도 여러 차례 접촉하고 소통할 예정으로,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본 매체들은 미일 양국은 2018년 9월 하순에 미일 TAG 협상 범위, 화물 관세 등에 대하여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미일 TAG 협상을 조속히 완료하고 서비스 무역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8년 12월 이후 미일 양자간 협상 대표는 전화를 통해 공동 성명을 통해 확정되는 협상 방침을 준수할 것을 서로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의 정황을 미루어 볼 때, 미일 양국 간 TAG 협상 일정에 분명한 이견이 존재해, 앞으로 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미일 TAG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2. 미일 TAG 협상 미래 불투명

 

일본의 한 전문가는 미일 TAG 협상에서 일본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았다. 첫째, 일본이 주도하는 CPTPP는 지난해 12월 이미 발효되어 세계의 규모가 비교적 큰 경제협력 기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둘째, 유럽연합(EU)·일본 경제협력 협정(EPA)이 2019년 1월 발효돼 국제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본의 미국에 대한 미일 TAG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반면 미국 측에 불리한 요소는 적지 않다. 현재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저하된 가운데, 미국 농가는 대량의 농산품 제고를 판매하기 위해 미일 TAG 협상이 조속히 협의에 도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만약 미일 TAG 협상이 빠르게 마무리된다면, 일본 농산품 관세를 TPP 수준 이하로 인하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아베 정권에게도 흔치 않은 기회이다.

 

하지만 일본의 또 다른 전문가는 TAG 협상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野村綜合硏究所)의 기우치 다카히데(木内登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일본의 요구를 그리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협상은 적어도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라고 보았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일본 무역에 대한 적자가 늘어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일본이 엔화의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일본의 수출 증대에 유리한 것으로, 앞으로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 수량을 제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또한 시장 역할을 통해 엔화의 평가절상을 압박하고 일본이 자동차와 농산품 분야에서 양보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3. 중미 무역 협상이 미일 TAG 협상에 미치는 영향

 

일본 언론매체는 현재 진행 중인 중미 무역 협상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중미 양국은 경제 무역 협력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양자간 무역 협상이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렇게 된다면, 트럼프 정부는 ‘무역 적자 줄이기’를 일본에 직접적으로 떠넘길 것이며 이는 미일 TAG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 일본의 입지에도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중미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은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이는 일본이 미일 TAG 협상에서의 우위를 점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은 중미 무역협상의 마지막 향방에 예의주시해야 한다.

 

4. 최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따를 것

 

일본 언론매체는 미일 TAG 협상 진전이 어떻게 될지는 미국 대통령의 의견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서비스 무역 협상 중에서 미국 측은 약품 가격을 조정할지도 모른다. 만약 미국이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일본에 제한 완화 등을 요구하게 된다면, 일본은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郎) 일본 전임 주미 대사는 일본 측 협상 대표에게 “협상이 시작되면 일본은 절대 우물쭈물하지 말고 반드시 전력을 다해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마음을 바꿀지 모르기 때문이다.

 

5. 미국, 미일 TAG 협상 중 독약(poison pill)조항 넣을 수도

 

최근 한 경제 전문가는 미국이 미일 TAG 협상에 ‘독약 조항’을 강제적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미일 간 TAG 체결 중 일본이 더 이상 기타 시장경제국가와 FTA를 구축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사실상 중국과의 FTA 체결을 금지하는 조항)을 만든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의 의도가 실현된다면, 일본이 원하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FTA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미일 TAG로 일본과 기타 국가, 지역과의 FTA를 구축하지 못하게 된다면, 일본은 미국의 손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중국 경제와 유럽·미국·일본 중심의 서방 선진국 경제가 서로 갈라지는 서막이 열리게 될 것이다. 이 역시,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실현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의 일방적인 염원일 뿐이다. 수많은 국가와 지역, 심지어 미국의 동맹국까지 미국의 눈치를 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미국의 지휘봉이 이제는 소용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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