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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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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취업우선전략’의 핵심, 벤처창업 일자리 창출

박승찬 소속/직책 :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2019-03-31

얼마 전 폐막된 13기 전인대 내용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일자리 창출이다. 2019년 경제성장률 6-6.5% 구간 성장 제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민영기업과 영세기업에 대한 감세나 사회보험료 인하 등 제반 경제정책의 핵심은 실업률 증가로 인한 불안한 민심을 잡기 위한 일자리 확대로 귀결된다. 2018년 7월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고용시장도 불안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한 2018년 중국 실업률은 4.8~5.1%를 맴돌아 정부 목표치인 5.5%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실제 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일부 언론은 2018년 한해 500만 개의 민영기업이 도산해 실업자 수가 1,00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고, 전문가들 또한 작년 4/4분기부터 시작된 중국 고용시장 한파가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19년 5% 실업률 방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예전 전인대 대비 거시적인 측면에서 ‘취업 우선 전략’이 이번처럼 메인 화두로 부각된 적은 없었다. 취업 우선 전략은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언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먹고사는 민생의 가장 핵심은 결국 일자리이고, 이러한 민생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결국 공산당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인대 취업 우선 전략의 핵심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기술교육과 직업훈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이다. 중국정부는 국가 실업 보험 기금에서 약 1,000억 위안(약 17조)의 예산을 투입해 1,5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전문 기술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AI(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기술 분야 전문 인력자원을 육성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둘째, 중앙 및 지방정부의 공동 예산을 투입해 고등직업학교를 적극 육성한다는 것이다. 현재 민영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숙련공(skilled labor) 구인난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대학생 중심의 취업장려정책에서 고등학생 졸업생, 전역 군인, 재취업자, 농민 등 연간 백만 명 이상을 모집하여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셋째, 벤처 창업 자금 및 인프라 확대를 통해 스타트업을 더욱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상기 3가지 취업 우선 전략 중 벤처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확대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중국 벤처 창업의 육성 배경은 2015년 창업과 혁신을 통한 산업의 고도화 전략에서 진행되었으나, 점차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인플레이션과 실질 실업률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매년 신규 설립되는 벤처 창업기업 수가 2016년 552만 개에서 2017년 600만 개로 20% 이상 증가했고, 2018년에는 670만 개로 전년대비 10.3%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매일 18,300개의 신생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생 스타트업에 의한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는 지난 3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왔다. 특히 모바일 경제와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에 의한 벤처 창업 활성화 정책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 인력 사회보장부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중국 도시 실업자 수는 1,361만 명으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벤처 창업 육성을 통한 중국의 혁신성장은 신성장 동력산업 발굴뿐만 아니라 중국의 실업률 해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벤처 창업기업에 대한 선호도, 낮은 임금 등으로 인해 다른 국가 대비 신설된 벤처 창업기업에 취업하는 수가 많은 편으로, 2017년 중국의 신설 기업당 고용 인원은 6.5명으로 기타 국가 대비 높은 고용효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력자원 사회보장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신규 취업자 1,351만 명 중 약 27%인 300만 명이 벤처 창업기업에 취업했다. 중국정부는 2019년 1,100만 명 도시 일자리 목표 20% 이상을 벤처 창업 육성을 통해 달성하고자 할 것이다. 그 첫 번째 대상이 바로 대학 졸업생들이다. 중국의 대학 입학 정원 확대로 인한 졸업자 수는 계속 급증하는 추세로 2013년 699만 명에서 2018년에는 약 820만 명으로 증가했다, 만약 온라인 과정, 비정규 대학과 대학원 졸업생까지 합치면 대졸 이상 졸업자 수가 2019년 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전문대 졸 이상 학력자가 전체 실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전문대 졸 대상자를 중심으로 기술직업 교육훈련과 창업교육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정부는 2015년부터 대학생 중심의 다양한 벤처 창업 지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대중 창업, 만인 혁신(双创) 기치 아래 기술 창업  인큐베이터, 중창 공간(衆創空間) 등 창업 지원 운영 플랫폼을 전국적으로 설립하여 혁신기술 서비스, 창업 멘토링, 기업 경영 교육지원, 기업 간 네트워킹 등 다양한 정책지원을 하고 있다. 2018년 5월 현재 약 4,100여 개의 벤처 창업 인큐베이터(전년대비 20% 증가), 약 5,800여 개(전년대비 33.1% 증가)의 중창 공간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3,500여 개의 벤처 창업 투자기구가 설립되어 있다. 또한 대학생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출자금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은 국유상업은행, 도시 상업은행과 신용조합 등 다양한 금융권으로부터 50만-100만 위안의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기타 민간 벤처 창업 기구를 통한 자금 수혈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절차 간소화를 통해 초기 창업 자금 조달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세제혜택의 경우 각 지역별․업종별로 각기 다른 우대 혜택을 지원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대졸자가 1인 창업을 할 경우 창업 후 1년간은 면세 혜택을 받고, 직원 채용 규모에 따라 해당 세무기관의 승인을 거쳐 3년간 기업 소득세 면제, 기간 만료 후 8천-1만 위안의 세제 혜택을 향유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중창 공간의 성공사례 경험을 바탕으로 중창 공간에 대한 지원정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중창 공간은 기존의 혁신 클러스터, 창업자 공간(创客空间), 창업카페, 인큐베이터 등의 새로운 인큐베이팅 방식이 추가된 개념으로 온 오프라인을 융합시킨 종합적인 창업 혁신 플랫폼을 의미한다. 전국 중창 공간 내 약 110만 개의 개방형 테마별 창업공간을 마련해 매년 42만 개의 벤처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앙 및 지방정부는 창업 지원과 활성화를 위해 중창 공간 관련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현지 기업 및 대학, 연구소 등 다양한 운영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이다. 2017년 기준 중창 공간을 통해 약 2만 개 스타트업이 약 670억 위안(약 11조 3천억 원)의 투융자를 받았으며, 이중 1,060개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약 180만 명으로 전년대비 70% 정도 증가했다.

 

또한 중창 공간을 통한 재취업 프로그램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창업 실패 후 재취업을 위한 2년간 인사 대리 비용 면제, 5년간 구직등록 비용 면제 등 정책을 더욱 확대 재편하고, 창업 기간도 근무경력으로 인정하여 만약 재취업을 할 경우 양로(연금)․공상(산재)․실업(고용)․의료․생육보험 등 5대 사회보장비용을 기간만큼 면제하는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 하방의 그림자는 결국 실업률로 나타난다. 5% 실업률 방어를 위해 벤처 창업을 통한 취업 우선 전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최근 들어, 텐센트, 디디추싱(중국판 우버) 등 중국의 대표적인 ICT 기업들이 대규모 인원 감축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혁신창업기업들도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략 300여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개미족(蟻族)의 출현은 결국 사회적 혼란과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생성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등과 같은 외적 리스크 보다 경제 하방에 따른 실업률 하락과 같은 내적 리스크에 매우 취약하다. 결국 해답은 신사업 벤처 창업을 장려하여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중소형 벤처기업의 기술혁신촉진 및 산업 성장 동력 기반 확대 등 중장기적인 벤처 창업 혁신 시스템 구축을 통한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이 걱정이다. 생계형 스타트업이 아닌 혁신형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청년들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없도록 창업 생태계 환경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좁은 한국 벤처 생태계를 넘어 좀 더 넓은 시장을 향하는 글로벌 창업 기회를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할 시점이다.

 

 

<참고 문헌>

 

□ 沈志群 外, 『中国创业投资行业发展报告2016』, 企业管理出版社,  2016.12

 

□ 沈志群 外, 『中国创业投资行业发展报告2017』, 企业管理出版社, 2017.12

 

□ 中国科学技术发展战略研究员, 『中国创业风险投资发展报告2017』, 经济管理出版社, 2017.08

 

□ 王伯庆․马妍, 『2018年中国本科生就业报告』, 社会科学文献出版社, 2018.06

 

□ 麦可思研究院, 『2018年中国大学生就业报告』, 2018.10

 

□ 박승찬,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한중 스타트업 협력 가능성”, KIEP CSF 이슈동향, 2016.10

 

□ 박승찬, “중국 스타트업 성장의 3가지 요인과 글로벌 창업의 필요성”, 아주경제 시론, 2018.09  

 

□ 이슬기, “중국의 중창공간을 중심으로 중국 창업자본 지원동향”, 제3권 21호 통권 681호, 2018.11

 

□ 이수향, “중국의 창업 활성화 배경과 시사점”, 국제경제리뷰, 한국은행, 2018.01

 

□ 황경진, “ 2018년 중국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 평가 및 전망”, 국제노동브리프,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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