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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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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동남아 국가 수출 하락, 경기 위축 뚜렷

쉬창원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9-06-28

미국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 일방주의, 특히 미국발(發) 무역분쟁은 국제 무역 협력과 세계 경제 안정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동남아 국가의 수출 하락폭이 확대되고 지역 경제도 눈에 띄게 위축되었다. 그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싱가포르와 태국으로, 올해 1~3월 경제 성장률은 각각 근 10년래, 근 4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동남아 국가 중 최근 몇 년간 경제성장률을 7%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는 베트남의 올해 1~3월 경제성장률 역시 6.8% 수준으로 하락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 싱가포르 경제 성장률 10년 만에 최저치 기록 

 

올해 5월 21일 싱가포르 무역 산업부에서 발표한 1~3월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에 그쳐,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의 가장 낮은 경제 성장 수준을 나타냈다. 그중 싱가포르 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불경기가 경제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싱가포르 중소기업 책임자는 “외자계 원자재 생산업체는 미국의 고관세 부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케이블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으며, 수출 가격의 경우, 완성품 가격에 일시적으로 전가하기 어려워, 2019년 이윤은 2018년의 절반 수준이었고 성장률도 3~4% 수준에 그쳤다,”라고 전했다. 고부가가치의 완성품, 부품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공급망 중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싱가포르 기업은 2018년 미국발 무역전쟁 후 매출액과 이윤 모두 급격히 하락했다.

 

특히 수출 방면에서 올해 1~3월 수출은 6.4% 하락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요 상품인 전자제품 수출은 17.2% 하락했으며 석유화학 제품, 전문 기계 수출도 각각 11.3%, 31.7% 하락했다. 하락폭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금껏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싱가포르 수출 하락 폭이 가장 컸던 무역 상대는 일본으로, 대(對) 일본 수출이 무려 29.5%나 하락했다. 그다음은 대만에 대한 수출로 11.7% 하락했으며, 중국 본토에 대한 수출은 2.2% 하락했다.

 

싱가포르 무역 산업부는 5월 21일, 수출과 경제 성장률 둔화의 영향으로 2019년 싱가포르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1.5~3.5%에서 1.5~2.5%로 하향 조정했다. 싱가포르 무역산업부 부부장(차관급)은 5월 이후 미국이 고관세 부과 등 무역 보호 조치를 계속 추진하고 있어 동남아 지역의 경제성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 심화되었으며 앞으로의 경제 성장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2. 태국 경제, 4년래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 기록 


중국은 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2018년 양자간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875억 2,000만 달러(약 101조 3,394억 원)에 달했다. 아세안(ASEAN) 10개 국가 중, 중국-태국 무역액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뒤를 이어 중국 3대 무역 협력 파트너가 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발 무역분쟁의 타격으로 태국의 수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어 경제 성장률도 대폭 둔화되었다. 태국 정부가 5월 2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하는 데에 그쳤는데, 이는 2014년 태국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 역시 11개 분기 이래 최저점을 기록했는데, 대 중국 수출이 10% 가까이 줄어든 데에 그 원인이 있다. 펄프, 천연고무, 자동차 부품 등과 관련된 수많은 상품 모두 대중 수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근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5개국의 올 1~3월 GDP 성장률 평균치가 전년 동기 대비 4.2% 오르는 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1~3월 GDP 성장률(5.3%)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2017년~2018년 초까지 대중 수출 증가로 태국 등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미국발 무역분쟁이 태국의 경기 회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이다. 

 

3. 베트남 경제도 하락세


2018년 이후 중국과 베트남 간 경제 무역 협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베트남의 경제가 매년 7% 이상의 속도로 성장하는 데에 일조했다. 2016년 중국과 베트남 간 무역액은 982억 3,000만 위안(약 113조 7,503억 원)으로 처음으로 중국-말레이시아 무역액 868억 8,000만 달러(약 100조 6,070억 원) 수준을 넘어섰다. 베트남은 처음으로 아세안 10개국 중 처음으로 중국 최대의 무역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미국발 무역분쟁으로 베트남은 수출 하락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도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3월 베트남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은 26%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아세안 10개국 중 베트남이 경제 하방 압력에 직면했어도, 경제 성장률은 6%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베트남은 강한 외국 투자와 저가의 노동력으로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 6~6.5%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베트남 GDP 규모가 약 2,414억 달러 (약 279조 5,412억 원)로 싱가포르 GDP 규모인 약 3,466억 달러(약 401조 3,628억 원)와 비교할 때 불과 1,052억 달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흐름 속에서 10년 후 베트남 경제 총량은 싱가포르를 초과하고 나아가 아세안 10개 국 중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다음의 제3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발 무역분쟁 속에서 올해 1분기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13.9% 하락했으며 4월에는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지역을 포함한 주요 경제체의 대미 수출 모두 각기 다른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베트남 만은 4월 대미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베트남이 가지는 저가의 노동력,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의 강점이 베트남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미 양국 간 상품 무역 관세가 25%로 인상된다면, 베트남은 아시아 국가 중 대미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기업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는 양국 간 경제 무역 협력 확대를 촉진할 것이며 베트남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 매체들은 애플에 에어팟(AirPod) 헤드셋을 조립해 공급하는 중국기업 고어텍(GoerTek)이 올 1월 베트남 북부의 까오방성(高平省)에 2억 6,000만 달러(약 3,011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설립해 이전할 예정으로, 베트남은 중국 측의 허가를 얻어 이 공장의 생산을 인계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베트남 등 국가의 대미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현지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과거 베트남 등 국가의 수출 증가는 주로 미국의 고관세 부과 이전으로, 베트남 현지의 외국 기업이 사전에 대미 수출을 집중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며 4~6월, 그리고 그 이후 다시 집중적으로 수출을 늘릴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았다. 만약 앞으로 베트남 등 국가에서 중미 양국에 대한 수출 모두 하락하게 될 경우, 동남아 등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한층 더 둔화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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