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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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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관건은 ‘FTA 이용률’ 제고

쉬창원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9-09-30

자유무역지구(FTA)는 관세 절감, 무역발전 촉진을 목적으로 양국 또는 두 지역 간 체결하는 자유무역협정이다. 투자 협정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은 ‘경제 동반자 협정(EPA)’이라고 한다. FTA는 수출입 증가, 대외 경제무역 협력 확대를 촉진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와 지역은 FTA 구축을 적극 추진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체결된 FTA는 이미 500여건에 달하며 앞으로 체결될 FTA 또는 EPA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TA 이용률은 어떠한가? 한 국가의 기업의 FTA를 이용한 수출이 자국의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난다면, 이는 FTA가 발휘하는 역할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FTA 이용률’에 대한 조사와 통계는 활발히 진행하지 않고 있다. 중국 상무부(商务部)의 자료에 의하면, 2018년 3월까지 중국은 24개 국가 또는 지역과 16건의 FTA를 체결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의 ‘FTA 이용률’은 어떤가? 이 역시 사람들이 관심갖고 지켜보는 부분이다.

 


1. 일본 기업의 ‘FTA이용률’ 절반도 안돼

 

일본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수출 확대와 경기 회복을 위해 FTA 구축을 경제 성장 전략으로 삼고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정부도 이미 일본의 총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 및 지역과 관세 인하를 목적으로 하는 FTA를 체결했다. 하지만, FTA 이행 과정과 관련된 절차가 복잡해 많은 기업들이 FTA를 이용해 누려야할 관세 인하 우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 무역진흥기관(JETRO)의 조사에 의하면, FTA를 통해 관세 삭감 성과를 거둔 일본 기업은 1,472곳이지만, 진정으로 FTA를 이용해 수출한 기업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에 일본 매체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아시아 대외 수요의 빠른 성장을 이용해 일본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라고 우려했다.

 

2018년 12월,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과 올 2월 일본과 유럽연합(EU) 간 체결한 ‘경제 동반자 협정(EPA)’이 잇따라 발효되었다. 일본은 이미 17개 국가 및 지역과 FTA를 체결한 것이다. 관세 수준이 인하됨에 따라 상품 수출이 늘어나고 경쟁력도 분명 한 층 더 제고될 것이다. 하지만 FTA가 만들어낼 우수한 수출환경은 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략을 실현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2. FTA 체결로 우대혜택을 자동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냐

 

일본은 17개 국가 및 지역과 FTA를 체결했지만, 일본기업이 이들 국가 및 지역에 수출을 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관세 삭감의 혜택을 누릴 수는 없다. FTA를 이용하려면 기업은 관련 문서를 제출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만약 어떤 상품이 일본에서 생산된 경우, 일본은 ‘원산지 증명서’등을 제출해야 한다. TPP11 지역 내 국가에 냉장고를 수출하는 경우, 반드시 냉장고 제조에 사용된 모든 부품의 목록, 제조 공정도, 수입 부품의 원산지 증명 서류의 복사본 등, 모든 문서를 구비해야 한다. 이밖에도 지역 내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및 제조 비용 등의 금액이 완성품 가격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층 더 우대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절차가 복잡해 많은 일본기업들은 아직까지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일본 호쿠리쿠 지역의 한 간장 제조업체는 원래 일본과 EU가 체결한 EPA를 통해 무역을 해, 올 1월부터 스위스에 고급 간장을 수출할 계획이었다. 사전에 어떻게 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지도 각각 일본 농림수산성과 일본무역진흥기관에 문의한 바 있으나 양측의 의견이 서로 달랐다. 게다가 간장은 스위스 항구에서도 통관되지 못하고 계속 항구에 보관된 상태라고 간장 공장 책임자는 괴로움을 호소했다.

 

한 일본기업은 산업 기계 부품을 태국 지사 기업 내로 수출한 다음 다시 일본과 EU 간 체결한 EPA를 통해 EU 국가로 수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태국 측에서 제공한 문서의 엄격한 조건은 상상 이상이었다. 수량이 극히 적은 특수 부품에 대해서는 각각의 신청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 신청서를 작성하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결국 수출을 포기했다고 한다. 

 

복잡한 각종 절차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FTA에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JETRO에서 발표한 2018년도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1,472개 기업에서 국외와 체결한 FTA를 통해 수출을 늘렸으나 실제로 FTA를 이용해 수출한 기업은 48.2%에 불과해 반 이상의 기업이 FTA를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FTA를 이용한 수출이 많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관세 문제를 처리하는 데에 FTA를 이용했을 때의 복잡한 절차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일본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은 모두 FTA를 통해 수출했으며 2019년 삭감된 감세는 1조 1,000억 엔(약 100억 달러 약 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앞으로 관세 삭감 폭도 더 확대돼, 2025년에 삭감되는 감세 규모는 2조 엔(약 200억 달러, 한화 약 24조 원)에 이르러, 일본의 FTA를 통한 수출 총액의 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FTA를 잘 활용하지 않는다면, 일본기업들은 많은 호재를 놓치게 된다.

 

지금까지의 FTA 교섭 중에서 일본은 상대방 국가에게 공업제품 위주의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 수준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일본 역시 상대방 국가로부터 일본에서 수입하는 농산품 중심의 상품에 대한 관세 수준을 낮출 것을 요구받았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기업의 FTA 이용을 장려하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일본과 미국 양국은 현재 무역 협상을 진행중이다. 미국은 일본에 소고기, 돼지고기 등 농축산품에 대한 수입 관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일본은 이미 소고기 수입 관세를 38.5%에서 9%까지 인하하기로 약속했다. 저가의 돼지고기 관세는 1kg당 482엔(약 5,353원)에서 50엔(약 555원)까지 낮아졌다. 고가의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는 4.3%에서 제로 관세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또 대량의 미국산 옥수수, 대두 등 농산품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에게 자동차 수입 관세 2.5% 인하를 요구했으나 오히려 미국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미일간 무역 협정은 올해 안에 체결될 예정인데, 일본 국내에서는 이번 미일 무역 협상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정부에 대미 수출 방면에서의 노력을 더 기울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학자들은 이미 “발효된 FTA의 절차가 복잡해 앞으로 중소기업들의 FTA 이용률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TA를 경제 성장 전략으로 삼는다면, 현재의 ‘FTA 이용률 절반’의 현황을 개선해야 한다. 

 

 

3. 호주와 한국의 ‘높은 FTA 이용률’에 대한 성공 방법

 

외국에서 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목적은 바로 일본 시장을 개척하고 일본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기업이 관련 FTA 절차를 완성하는 데에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호주는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 명칭, 관세 코드 및 상대방 국가명 등에 대한 정보를 모두 온라인화했다. 사용자의 이름만 클릭하면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조회할 수 있으며 적합한 원산지 규칙조건 등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현재 이와 같이 일원화된 창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 않다.

 

한국은 1999년 칠레와 처음으로 FTA를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3대주 무역지역 및 기타 12개 지역과 총 15건의 FTA를 체결했다. 한국 기업의 FTA 이용률은 높은 편이다. 한국은 FTA 등 관세 우대 혜택을 이용해 수출하는 규모가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했는데, 2018년 한국의 FTA 이용률은 73.5%로, 현재 보고된 FTA 이용률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한국은 FTA 이용률을 더 높이기 위해 전문가를 직접 기업으로 파견하여 기업가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상세한 해석과 설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을 도와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FTA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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