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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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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한일 무역 마찰, 지역 경제 발전에 타격

쉬만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9-10-31

올해 7월 초부터 시작된 한국과 일본 간 무역 마찰이 더 고조되고 있다. 2개월 남짓 한 시간 동안 일본 정부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세가지 원자재(TV와 핸드폰 OLED 패널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으며 뒤이어 한국을 안보상 수출 심사 우대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했다. 첨단소재, 전자, 통신, 센서, 네비게이션 설비 등 전략적 물자를 포함한 1,100여 종의 군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우대 조치를 철회한 것이다. 이에 대응하듯, 한국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했으며, 이에 상응하는 화이트리스트 탈퇴 조치를 이행하고 대 일본 수출 제품 규제를 강화했다. 동시에 2016년 일본과 맺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를 선언했다. 한일 양국 국민 간 대립 정서도 심화돼 생활소비, 관광, 문화교류 등 방면에서의 교류 협력도 모두 타격을 입었다.

 

 

한일 무역 마찰, 양자간 무역에 타격을 주었다.

 

최근 몇 년간 한일 양국의 무역액은 800여억 달러(약 93조 원)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무역협회(KITA)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일 양자간 무역액은 851억 8,000만 달러(약 99조 원)에 달했다. 하지만 무역 마찰로 인해 올해 1~8월 양자간 무역액은 대폭 하락했다. 한국의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388억 6,000만 달러(약 45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으며 일본에 대한 수출 규모는 225억 1,000만 달러(약 26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6% 줄어들었다.

 

 

한일 무역의 상호보완성은 강하다. 

 

일본은 한국의 3대 무역 파트너이자 5대 수출시장, 최대 적자 출처이다. 1965년 한일간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지면서 한국은 무역 적자상태에 있었다. 2018년 한국의 대일(對日) 적자 규모는 240억 7,000만 달러(약 28조 원)로 한국의 대외무역 적자 중 1위를 차지했다. HS6 단위에 근거해 계산하면, 2018년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10대 제품 총액은 131억 9,000만 위안(약 2조 원)으로 당해 연도 수입 총액의 4분의 1에 달한다. 그중 대일 무역 적자가 가장 큰 제품은 반도체와 집적회로 생산 설비로 10대 무역적자 제품의 총 적자액 중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림1).

 

 

 

 

무역마찰은 한국 산업에 영향을 주었다. 

 

 

한국경제 연구원이 발표한 《한일 주요 산업 경쟁력 비교 및 시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를 초과하는 제품은 총 48개 품목으로, 총 수출액은 27억 8,000만 달러(약 4,584억 원)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 규제를 내렸다. 이 세 품목은 반도체 칩과 스마트폰 등 제조업종의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산업 체인의 업 스트림에 위치해 있어, 일본이 생산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세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총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며 불화수소는 전 세계 불화수소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한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생산국 중 하나이다. 한국 측 데이터에 따르면, 경제무역 마찰과 칩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8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하락하며 9개월 연속 전년 동비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중 가장 중요한 칩의 수출액은 전년 동비 30.7%나 하락했다.

 

이 밖에도 한국 반도체 산업은 무척 방대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한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에 대해 한국이 짧은 시간 내에 대체지를 찾기란 쉽지 않으며, 이 때문에 삼성, SK 하이닉스를 대표로 하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적이라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소재, 부품 및 설비 연구개발에 6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핵심 기술, 원자재, 핵심 부품의 개발을 추진해 한국 반도체 업계의 국산화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지이다. 하지만, 기술장벽이 높고 투자 주기가 길어 단기간 내에는 성과를 달성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일본 기업의 투자 수익도 손실을 입었다.

 

한국이 일본의 무역 제재에 영향을 입은 동시에 일본 기업 역시 일정한 손실을 입게 됐다. 일본 무역 진흥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일본 기업이 아태지역에 대한 투자에서 2018년 영업수익이 가장 높은 지역은 한국으로 85%에 달했다(일본 기업이 중국 투자로 얻은 수익은 72%, 태국 시장에서 얻은 수익은 67%).

 

무역 마찰의 영향으로 올 7월 초부터 한국 민중들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점점 가열되었고 일본 기업의 한국에서의 실적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한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으며 맥주는 무려 97%나 급감했다. 일본 자동차의 한국에서 신규 등록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일본의 2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닛산 자동차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고려하고 있으며 르노삼성 자동차 부산공장과 관계 맺는 것 역시 철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일본 무인양품의 한국에서의 판매량이 33.4% 감소했으며 DHC도 55.3%나 급감했다. 유니클로의 한국 매출도 40%나 감소했다.

 

 

한일 무역 마찰 영향은 기타 분야까지 확산되었다.

 

한일 양국 무역 마찰이 점점 심화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경제 분야가 큰 위험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한일 양국이 서로의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된 것은 수출 규제 대상이 전자 부품 및 선반 등 수천 개 품목으로 확산되었음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석유화학제품과 자동차 제품 등 관련 산업이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양국 간 무역 마찰은 관광업 발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일본 오사카 관광국 조사 결과, 8~9월 한국의 오사카 방문 단체 여행객 숫자가 2018년 동기 대비 20~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한국의 오사카 내 관광 소비도 대폭 줄었으며 한일 양국의 수많은 항공노선도 운행 정지에 들어갔다. 대신, 한국에서는 베트남 하노이, 태국 방콕, 미국 괌으로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미국을 대표로 하는 일방주의와 무역보호주의가 전 세계 범위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 성장과 국제 질서 안정에 새로운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동아시아 국가연합 (ASEAN, 아세안) 국가 등 아시아 국가는 모두 글로벌화의 수혜국이자 추진국이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다. 각국은 모두 자유무역 체제 수호, 보호주의 확산 방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양자간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했으며 일본과는 7년 동안 중단되었던 전략적 대화를 재개했다. 현재는 아세안 등 국가와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합의를 진행 중이고 ‘일대일로 (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광범위한 협력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일본과 한국 모두 일대일로 협력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으며 특히 제3국에서의 협력의 뜻을 밝혀 아시아 통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한일 무역 마찰로 인해 한중일 FTZ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중일 3국은 아시아의 중요한 국가이며 전 세계 스마트폰,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 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 통합 협력과 지역 경쟁력 우위를 발휘하는 데에 중요한 기여를 해야 할 국가들이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 (FTA)은 2012년 정식 가동을 선언했으며 그 후 3국은 7차례 협상을 진행했고 화물, 서비스, 투자, 원산지, 통관, 무역구제, 무역기술 장벽, 경쟁,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등 여러 분야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2018년 10월 일본의 아베 신조 수상은 7년 만에 중국을 공식 방문했으며 한중일 FTA 협상이 긍정적인 발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긴장국면이 고조되고 무역 마찰이 지속되면서 산업체인 다운 스트림에 있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지역 전체 경쟁력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한중일 자유무역 협력에도 고난과 도전에 부딪치게 되었다. 이 같은 새로운 상황에서 한중일 3국은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접합점을 모색해 지역 긴장 완화는 물론 아시아의 국제 경제협력 중심으로서의 단결력을 높여 아시아 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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