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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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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인의 독서성향과 도서시장의 거시경제적 분석

차신준 소속/직책 : 북경대학교 Center for Korean Study 연구교수 2019-11-18

경제발전과 학문과의 관계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인문학 공부의 열풍이 일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인문학 분야가 새삼스럽게 기업, 정부기관, 각급 학교 그리고 일반인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아이폰을 소개하는 시현장에서 아이폰의 탄생은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졌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시장을 지배하고, 인간의 생각과 생활을 바꾸어 놓는 막강한 힘을 가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력과 앞서가는 과학적 사고방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미래사회,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의 기술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융합력이 필요하다. 이런 지식의 원천으로서 인문학의 중요성이 특별히 강조되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 학문적 수준 또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선진국에는 다양한 학문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대학들이 있으며 전반적으로 좋은 교육제도를 갖추고 있다. 개도국의 공무원, 기업인, 학생들이 이런 선진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경제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다양한 학문이 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일정한 규칙으로 정할 수는 없지만, 경제발전의 매 단계마다 특별히 요구되는 학문 분야와 지식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제발전의 초기 단계에서는 정치학과 법학 등 국가 제도를 정비하고 질서를 잡고 운영하기 위한 지식이 요구되며 그런 지식을 갖춘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그 분야의 학문이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지게 된다. 초기 단계를 지나 경제발전이 본격적인 궤도에 이르게 되면 경제학과 관련된 학문들이 발전하게 된다. 안정적인 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금융제도를 정비하고 경제정책을 만들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경제학 분야의 이론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외국과의 무역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영학과 무역학 분야의 이론과 실무적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각 대학에 경제학 관련 학과가 설립되고 학생들이 몰리는 단계가 바로 이 단계이다. 

 

그렇지만 이런 단계가 지속되지는 않는다. 경제는 일정한 단계를 지나면 성장률이 둔화되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요구된다. 최근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다가오는 미래는 인간의 창의력과 감성 그리고 통찰력과 융합력이 경제성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은 기존의 지식과 사고방식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불리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결국 새로운 학문에 대한 요구이며 동시에 창의력과 융합적 지식을 갖춘 인재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새로운 창의력과 통찰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에 넓게 퍼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새로운 첨단 기술의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철학, 역사, 문학, 예술 등이 기반이 되는 인문학적 사고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문학에 대한 열풍은 경제의 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문학적 지식이 요구되는 경제 단계에 진입하면 인류학이나 고고학 등 또 다른 학문 영역도 발전하게 된다. 이런 학문 분야는 당장의 현실에서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이다. 미래에는 우리 인류와 인간의 근원에 대한 원초적이고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학문이 요구된다. 우리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보다 고차원적인 학문이 요구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대학들과 연구기관들이 이런 분야에 대한 학문적 업적을 축적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들이 우리 인류와 인간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차별화된 환경과 제품들을 만들어 내기 위한 그들만의 바람이 담겨있다. 이러한 학문분야에 대한 지원과 육성은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계획과 준비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중국인의 독서 성향

 

 

중국의 경우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학문과 지식은 선진국의 경험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중국의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학과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일부의 이공계 학과와 금융 관련 학과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주요 대학에서는 금융 관련 학과의 인원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따로 금융학원을 단과대학으로 분리하거나 타 학과를 흡수하여 통폐합을 하는 대학도 많이 있다. 동시에 중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후발 주자의 이익을 가장 크게 누려온 국가라고 볼 수 있는데 학문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몇 년간의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중국은 4차 산업 혁명의 중심이 되는 인공지능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동시에 창의력 개발을 위해서 인문학적 교육도 특별히 중시하고 있다. 주요 대학에서는 철학과 역사, 문학 그리고 중국의 국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강좌가 열리고 있고 서점에도 관련 서적들이 계속 출간되고 있다. 

 

경제발전의 각 단계를 견인하는 학문 분야가 달라진다는 사실은 선진국들의 경제발전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현재 어떤 학문 분야로 학생들이 몰리는지 그리고 정부가 어떤 학문 분야를 지원 육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그 나라의 경제발전 단계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으며 그 나라가 지향하는 미래의 방향을 알 수 있다. 발전하는 학문 분야는 당연히 그 분야에 대한 출판이 뒷받침된다. 그런 이유로 중국의 출판 현황이나 국민들의 독서 성향을 살펴보는 것은 중국의 경제발전의 현 단계를 이해하고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예측하는 하나의 지표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는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와 변화 방향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며, 특히 한국의 문화, 출판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관련 기업들에게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의미 있는 정보가 될 것이다.

 

2018년 징동디지털 연구원(京東數据硏究院)은 수 억 개의 빅데이터 자료에 기초하여 종합적인 독서지수를 측정하여 ‘중국인의 독서 보고’를 발표하였다. 독서 총 지수는 중국의 지역별 규모 지수, 행동 지수, 선호 지수로 나누어 조사하였고 세분 지수로는 도서의 종류, 지역 그리고 이용자의 분포 등을 나누어 조사하였다. 

 

독서지수에 따르면 중국의 책 판매량은 매년 2월, 6월, 9월, 11월 등 학생들의 개학 시기와 명절이 있는 달에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마케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에 책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자책의 경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다가 2017년 10월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 관심분야를 보면 2000년대생은 주로 ‘문예’ 방면의 책을 선호하며 90년대생은 ‘과학’분야를, 80년대생은 ‘경영’과 관련된 책을 선호하며 70년대생은 ‘교육’관련 책을 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60년대생은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선호하며 50년대생은 주로 ‘생활’과 관련된 책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서의 방식에서는 남성의 경우는 독서에서 ‘속도’를 중시하나 여성의 경우는 ‘깊이’를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온라인 구매 시스템과 플랫폼의 발전에 따라 전 국민의 독서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그동안 소외되었던 농촌 지역의 도서 구매 비율이 높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의 독서 규모가 확대되어 가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전과는 달리 비용을 지불하고 독서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어 출판시장의 규모와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별 독서의 특징과 소득수준과의 관계

 

전자책이 빠르게 종이책을 대체하고 있지만, 여전히 종이책이 주는 향수는 중국인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베이징, 장쑤, 광둥, 상하이 그리고 저장지역은 종이책에 대한 독서지수가 크게 나타났으며 특히 이 지역 사람들은 독서에 대한 열정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종합적인 독서지수가 높으며 특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지역은 1인당 평균 소득이 높은 지역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자책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광둥 지역 이외에도 시짱, 칭하이, 충칭 지역이 전자책 독서지수가 높게 나타났으며 전국적으로 볼 때는 서부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전자책 독서지수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전자책의 경우 서부지역에서 더 선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독서지수에 따르면 교육용 도서의 소비는 전국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분야 도서의 경우에는 지역적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역별 경제발전의 정도에 따라 경제, 경영, 자기계발 관련 도서의 판매량과 선호가 크게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제, 경영, 자기계발 관련 도서의 경우는 베이징, 광둥, 상하이, 장쑤 지역에서 독서지수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윈난, 시짱, 신장, 닝샤 및 네이멍구 지역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즉, 소득수준이 높고 경제가 발달한 지역일수록 자기계발과 관련한 도서에 대한 수요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과학기술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베이징, 광둥, 신장, 시짱, 상하이, 칭하이 등의 지역에서는 기술 관련 도서에 대한 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후이, 칭하이, 닝샤, 신장, 시짱 등 내륙과 서부지역의 사람들은 믿을만한 구매 사이트를 통하여 해적판이 아닌 원본 서적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조사 결과 중국의 연해지역의 독자들은 주로 생활, 인문 그리고 문예 방면의 책을 선호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특히 베이징, 광둥, 구이저우, 상하이, 장쑤, 칭하이 지역은 인문사회 서적에 대한 선호가 컸다. 시짱, 칭하이, 장쑤, 광둥, 베이징 지역은 문예 방면, 그리고 안후이, 베이징, 광둥, 장쑤, 상하이, 칭하이 지역은 생활과 관련된 도서에 대해서 선호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앞에서 살펴본 독서지수가 높고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은 비교적 다양한 방면의 도서를 골고루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둥의 독자들은 감수성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교육 방면에는 모두 관심이 많고, 상하이 지역의 독자는 세련된 편이며 원본 책을 읽기를 좋아한다. 광둥지역의 독자는 예술성이 풍부하며 베이징 지역의 독자는 인문사회 관련 도서에 특히 흥미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역별, 성(省)별 독서지수 비교

 

서부지역의 경우 독자들의 독서 성향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교육 방면 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쓰촨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서 교육 방면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닝샤 지역은 인문사회 분야의 책들이 그리고 산시(山西) 지역은 원본 도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쓰촨 지역은 문예와 과학기술 분야 도서에 대한 선호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중부지역은 각 지역 간 독서지수의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후베이 지역은 교육 분야 책에 대한 선호가 타 지역과의 차이가 눈에 띄게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안후이 지역은 원본 서적에 대한 선호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후난 지역은 문예 방면에, 그리고 산시(陕西) 지역은 인문사회 방면의 책들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부지역 독자의 경우는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선호를 보이고 있으며 서적 종류별 지수 분포가 비교적 균형 있게 나타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장쑤의 경우는 각 분야의 지수가 다른 지역보다 모두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저장과 랴오닝 지역은 독서에 대한 관심이 월등히 작게 나타나고 있다.

 

 

변화하는 중국인의 독서 성향

 

중국인의 독서량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징동(京東) 플랫폼을 이용한 책 구입 횟수는 연 5.4회로 두 달에 한 회 정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구매 빈도가 높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독서시간이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이 남성보다 깊이 있는 독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농촌지역의 도서 구입이 전 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전 국민의 독서 열풍이 농촌까지 파급되고 있는 추세이다. 연령별로 볼 때는 70년대생과 80년대생이 책 구입의 주력층이라고 할 수 있으며, 50년대생은 책 구매 빈도수에서 1위, 그리고 80년대생과 90년대생은 2위로 나타났다. 2000년대 생과 70년대 생은 모두 교육 관련 도서에 대한 선호가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독서의 목적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생의 상당수는 자기 자신을 위해 독서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70년대 생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독서를 한다고 응답하여 독서의 목적에서도 각 세대가 살아온 경제 환경을 반영하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직업별 독서 성향

 

직업에 따라서도 독서의 성향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조사 결과 눈에 띄는 것은 금융업 종사자와 농민으로 금융업 종사자의 30%는 경영관리와 자기계발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으며 교육과 관련한 책의 경우는 학생과 교사 그리고 의료 방면 종사자의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농촌 가구가 다음 세대의 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인데 이런 성향이 반영되어 도서를 구매한 농민 가운데 50% 정도가 교육 관련 책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는 문예 서적과 사회과학 관련 책을 통하여 개인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의료인들은 과학기술과 생활에 관한 서적을 읽으면서 업무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省)별 독서 성향과 특징

 

중국인들의 1인당 책 구입 횟수는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구매 횟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장쑤성으로 연 9회로 나타났고 안후이성, 저장성, 푸젠성과 산둥성은 연 6회 이상으로 베이징, 상하이, 광둥지역보다 높았다. 전자책의 경우는 1인당 다운로드 횟수에서는 구이저우성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장시, 헤이룽장, 광시, 허난성으로 나타나 새로운 형태의 책인 전자책을 선호하는 이 지역 사람들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본 보고서는 전국적인 다양한 독서 관련 조사를 통하여 각 성(省) 별 독서 성향과 특징을 구매 빈도수와 구매의 종류와 범위를 기준으로 하여 4개의 군으로 분류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가 ‘청정점수형(蜻蜓点水型)’1)으로  이는 독서의 종류는 많지만, 구매 빈도가 낮아서 좀 더 풍부하고 활발한 독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지역이다. 여기에는 쓰촨, 산둥, 허베이, 산시(山西) 등이 속한다. 두번째는 많은 책을 두루 다독하는 ‘박람군서형(博覽群書型)’으로 읽는 종류가 많고 구매율도 비교적 높은 지역 군으로 여기에는 베이징, 장쑤, 상하이, 광둥 지역 등이 속한다. 세 번째로는 ‘기초교육형’으로 책 구매 빈도수가 비교적 낮으며 읽는 종류도 주로 교육 관련 서적에 편중된 지역으로 광시, 장씨, 산시(山西) , 신장, 닝샤, 칭하이, 간쑤 지역 등이 여기에 속한다. 네번째는 ‘기능형 독서’ 군으로 독자의 독서 목표가 명확하여 기능 분야의 책 구입에 집중되며, 구매 빈도수는 비교적 높은 지역이다. 여기에는 허난, 후난, 충칭, 네이멍구, 헤이룽장, 지린, 시짱, 하이난, 랴오닝, 안후이, 푸젠, 윈난, 구이저우 등의 지역이 속한다.



거시경제 지표와 도서시장과의 관계
 

리창칭(李長靑)2)은 1978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도서 시장의 도서 판매수량과 도서 판매액을 종합하여 각 연도의 성장률을 산출하고 중국의 도서 시장에 관한 거시경제 모형을 만들어 거시경제지표와 도서 시장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논문에 의하면 중국 도서 시장의 발전은 4개의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매 단계마다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1978년부터 1982년까지는 ‘분출기’, 1983년부터 1998년까지는 ‘요동기’, 1999년부터 2009년까지는 ‘조정기’ 그리고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상승기’로 4개의 단계로 나누었다. ‘분출기’에는 도서 판매량과 도서 판매액이 큰 폭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요동기’에는 도서 판매량과 판매액이 큰 폭으로 요동치는 특징을 보여준다. ‘조정기’에는 도서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는 반면 도서 판매액은 소폭으로 증가한다. ‘상승기’에는 도서 판매량과 판매액 모두가 소폭으로 상승하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도서시장은 현재 상승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4개의 단계를 통해 볼 때 중국의 도서시장은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문화체제 개혁 과정과도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가속됨에 따라 경제시스템의 개혁과 문화시스템의 개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3) 이는 중국의 도서 시장 발전을 강력하게 촉진시켰다는 것을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 모형에 의하면 1999년 이래 중국의 도서 시장 규모의 주요 수치와 사회 거시경제 지표에는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모형에서는 도서 시장의 판매액과 거시경제 지표의 상관 관계가 크게 나타난 반면 도서 산업의 생산과 같은 요소와는 상관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서 시장의 발전 과정에 있어 농촌에 비해 도시의 촉진역할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논문은 13.5 규혁의 규제 지표에 근거하여 2020년 중국 도서 시장 규모를 예측하고 중국 도서 시장이 직면한 위기와 기회에 대해 논하고 있다.


경제발전과 도시화 과정은 중국 도서 시장의 발전에 직접적인 동력이 된다. 30년의 개혁개방을 거쳐 성장률은 둔화되고 뉴노멀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2030년 이전에 중국의 도시화율은 7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도시화가 중국 사회 변천의 주 흐름이 될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중국의 도서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3.5 규획의 여러 사회 경제 발전지표를 종합하여 볼 때 2020년의 중국 도서 시장의 판매액은 954.79억 위안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되며 13.5 규획의 말기에는 1,000억 위안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서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도 존재한다. 분석에 따르면 계량모형 가운데 유일한 마이너스 요인이 존재하는데, 바로 소비자 물가이다. 중국의 도서시장 규모와 성장에 대해 물가가 억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생필품이 아닌 도서가 물가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여주며 또한 도서 시장은 전체적인 사회 변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성장에 있어서 일정 부분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의 발전은 도서의 온라인 판매를 촉진했고 온오프라인 판매의 연결과 왕훙을 활용한 도서 추천,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등 다양한 판매 기법을 만들어 냈다.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중국인들의 독서율과 독서시간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독서량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다. 신문, 잡지와 같은 정보 전달 수단은 감소하고 있고 종이책의 독서시간도 불안정하게 감소하고 있다. 2016년에는 총 독서 시간 중에서 종이책 독서 시간이 이미 20.9%로 감소했으며 핸드폰을 활용한 독서는 10%대에서 가파르게 상승하여 33.8%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과 활용은 도서 시장을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독서와 출판의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도서 시장에서 우리의 다양한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도서의 개발과 진출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결언

 

중국 시장의 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우위를 점하던 산업과 제품들이 중국의 추격으로 힘을 잃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취향은 수시로 변하고 있으며 경제 환경도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은 이미 우리를 추월한지 오래이고 다양한 마케팅 방식과 결합하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소비자들의 잠재된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이에 비해서 우리가 중국의 변화를 분석하고 대처하는 능력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전통적인 중국 분석 방법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중국 소비자와 시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시의적절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찰과 분석방법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중국인의 독서 성향과 도서 시장에 대한 분석은 또 하나의 유용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중국인들은 독서를 취미나 정보를 얻는 하나의 수단을 넘어서서 자기계발과 미래를 위한 준비,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일생 동안 함께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중국의 도서 시장은 이제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서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또 서적을 통해 얻은 정보와 지식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사업을 구상해 볼 만한 잠재력이 큰 시장이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제 중국인과 중국 시장을 분석하는 우리의 시각도 넓어져야 하며 중국 사업을 발굴하는 우리 기업들의 시각도 넓어져야 할 시기이다.

 

 

 

<참고 문헌>

 

李长青,"中国图书市场规模宏观经济模型建构与分析",新观察出版广角,2017,11,304期

 

京东数据研究院,"2018 京东全民阅读报告"

 

林毅夫,"经济学视角下的中国图书出版",文汇报,2017

 

王晓丹,"经济类图书出版结构分析与整合探索",科学与财富,2018,第25期

 

刘声峰,黄菲,袁玺,"2007-2016年我国非虚构类畅销书市场启示",出版广角,2018,1月下总第308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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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蜻蜓点水는 왕잠자리가 물에 살짝 살짝 닿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책을 별로 보지 않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2) 李長靑, “中國圖書市場規模宏觀經濟模型建構與分析”, 新觀察, 2017, 11, 304期. 논문에서는 4단계의 수치에 근거하여 요인분석과 다중선형회귀분석을 통하여 중국 도서시장 규모에 관한 거시경제 모형을 만들어 분석하고 있다. 

3) 논문의 원본에서는 ‘제도홍리(制度紅利)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졌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제도 홍리는 경제발전 과정 중에 제도의 불완전성으로 재산권보호와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한 거래 비용이 총거래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제도 개혁을 통하여 거래비용을 감소시키고 경제발전을 촉진시키는 개혁을 취하게 되는데 이를 제도홍리하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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