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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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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북·중 경제관계 평가 및 2020년 전망

조봉현 소속/직책 : IBK경제연구소 연구소장 2019-12-31

요즘 한반도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불어오던 한반도 평화 바람이 멈추고, 다시 냉각 기류가 흐르고 있다. 북한은 연일 도발적 언행을 보이면서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미 간 극적 타결을 통해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을 경우에 북한은 강경 노선으로 전환하여 한반도 긴장 수위를 더욱 높여 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북한은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0년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완성의 해로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에, 북한은 경제적 영향을 감수하고 왜 강경 노선으로 서서히 돌아서고 있을까. 

 

북한은 최근 들어 자력갱생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스스로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 경제는 이미 독자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기엔 한계가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결국 외부로부터 지원과 협력이 없으면 경제 성장을 이루기에는 어려운 것이 북한 경제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런 도발적 행보를 보이는 이면에는 북한과 중국의 밀착은 작용하지 않았을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년간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다섯 차례의 정상 회담을 하면서 북·중간 관계를 정상화하고 더욱 공고화 해왔다.

 

중국은 동북 지역의 접경 지역을 대북 전진 기지로 활용하며 북한과 전략적 연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역, 관광, 투자가 다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단동을 비롯한 북·중 통상구에서는 북한을 드나드는 물자와 중국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 상무부 통계를 보면, 2019년 상반기 북·중 교역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2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대북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11억 4천만 달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1억 1천만 달러였다. IBK 북한경제 연구센터가 지난 9월 발표한 ‘월간 北-中 무역통계 동향(19년 8월)’에 따르면 북한의 對 중국 무역총액은 전년 동월 대비 7.5% 증가했다. 8월 북한의 對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수출, 수입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선, 평양, 개성, 원산 등 북한을 관광하는 중국 관광객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의 관광객이 50만 명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북한 관광객은 단순 관광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 내에서 숙박하면서 다양한 소비를 하고, 많은 북한 상품을 구매하면서 엄청난 외화를 쓰고 있다. 

 

북·중간 교역과 경제협력은 2020년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북한으로서는 2020년 식량난을 비롯한 어려운 경제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하고, 경제적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과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북·중간 교역과 관광 말고도 투자협력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 대교는 북한 쪽 공사가 마무리돼 곧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의 천추파(陳求發) 당서기는 2019년 11월 6~9일 방북해 북한과 무역·농업·관광·민생·보건위생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북한과 중국 양측은 '전염병 예방 · 통제 교류 협력 메커니즘 합의서'도 체결했다.

 

2019년 9월 발표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종합 방안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연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둥-평양-서울-부산 간 철도, 도로, 통신망 연결과 단둥 특구 조성, 황금평 경제특구와 단둥호시 무역구를 북·중 무역 협력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중국은 2019년 10월 발표한 동북아 경제협력 가속화 및 대외 개방 정책 발표를 통해 단둥의 북·중 변경 경제 합작구를 강화, 발전시키겠다고 제시했다. 즉, 북·중 변경 무역상품 가공 기지를 만들고 변경 경제 합작구 산업구조를 최적화한다는 내용이다. 

 

2020년에도 북한으로서는 대북제재에도 북·중 경제협력이 현재 추세 정도만이라도 진행된다면 경제에 커다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북한의 기대만큼이나 북·중 교역 및 투자 등 경제협력이 내년에 본격화될지는 다소 불확실하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가 유지되는 한, 중국도 이를 어기지 않을 것이고, 북·중 교역이 급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비(非) 제재 품목을 중심으로 교역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 제재 품목까지 교역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경제적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고, 이를 통해 대북제재를 완화시켜 나가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도 중국과 긴밀하게 공조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남·북·중이 함께 상생 발전하는 경제협력 연결 구상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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