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일 양국 기업협력 새로운 시기 맞이해

쉬창원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20-01-30

※ <전문가 오피니언>은 PDF 다운이 가능합니다(본문 하단부 참고)​.

 

 

최근 10여년간 미일 무역 마찰이 극심화됨에 따라 일본의 수출입 무역 중 미국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축소되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2019년 3월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6년 미일 무역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2%였으나 12년 후인 2018년 그 비중은 2.3%p 축소된14.9%까지 하락했으며 미국은 수년간 일본의 첫번째 무역파트너 자리에서 중국과 아세안(ASEAN)을 이은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는 일본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자동차와 농부산품 등의 수입을 늘릴 것을 극도로 요구하고 있으며 일본은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측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일본의 총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8.4%에서 2018년 10.9%로 확대됐다. 5년동안 2.4%p 늘어난 셈이다.

미일 양국은 산업구조가 비슷하고 상호보완성이 강하지 않아 양자간 무역의 지속적인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해, 양국 간 무역 마찰의 빈번한 발생은 이제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 속에 일본은 미국의 농부산품, 에너지, 원자재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었으며 앞으로도 미국의 자동차 등 기계·전기제품 수입을 늘릴 전망으로 일본 민중과 중소기업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미국은 일본에 무역마찰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4차례의 무역분쟁을 일으켰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위협에 대응해 중일 양국 기업의 협력과 공동 대처가 불가피해졌다. 최근 몇 년간 중일 양국 기업의 긴밀한 협력으로 기업의 실적과 경영 수준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막대한 리스크 대응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1. 중일기업 협력방식 다양화


최근 몇 년간 일본의 자동차, IT, 전자기기, 금융 등 업계의 도요타, 소프트뱅크, 파나소닉, 미즈호 은행 등 일본 유명 대기업은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기업과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협력을 전개했다. 상호 투자, 상호 전문가 파견, 전자결제 기술 제공, 시장 공동개발 등 협력방식도 다양했다.

IT분야에서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京东商城)과 일본 롯데그룹은 화물 자동 배송 방면에서 협력을 진행했고 징둥닷컴은 롯데의 자동배송 네트워크 로봇을 도입했다. 중국의 안타(安踏·ANTA) 체육용품 회사와 일본 미즈호 그룹은 전자결제 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에 거액의 주식을 투자해 협력했고 중국 핑안보험(平安保险)사의 자회사, 중국 최대의 공유 차량업체이자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인 디디추싱(滴滴出行)에도 출자하기도 했다. 일본의 기계전자부문 기업인 히타치, 닌텐도는 중국 텐센트(腾讯)와 인터넷 전략 협력과 게임시작 협력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일본 닌텐도와 연합해 북미 및 유럽 게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닌텐도는 게임시장에서 가장 높은 제조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핸드폰 게임 이후 게임기 시장을 개척하길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일 게임업계가 향후 밀월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의 디디추싱은 세계에서 앞서가는 원스톱 모바일 운송 플랫폼으로 5억 5,000명의 사용자에게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의 출자를 이끌어 신기업을 설립했고, 소프트뱅크와 닛산 자동차는 각각 출자하여 업무협력을 진행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세계 최대 차량용 전지 기업인 중국 닝더스다이(宁德时代·CATL) 신에너지 과학기술 회사와 업무협력을 추진했다.

기계전자 분야에서 일본 파나소닉은 중국 샤오미그룹과 개인용 컴퓨터 및 가전 분야에서 개발 협력을 추진했다. 중국의 하이얼 그룹은 파나소닉 산하의 산요(三洋)전기의 백색가전 업무를 인수했다. 파나소닉 그룹은 중국 대형 요식업체인 하이디라오(海底捞) 인터내셔널 홀딩스와 합자해 음식을 만들고 배식하는 자동 캐이터링 로봇을 개발했다. 중국 하이신(海信) 가전그룹, 메이딩 그룹은 각각 일본 도시바의 TV와 백색가전 업무를 인수했다. 중국 롄샹 그룹은 일본 후지쯔의 PC업무, 일본 전기회사의 PC업무는 각각 합자기업을 설립했다.

금융 분야의 경우, 중국 핑안보험회사는 일본 세계 최대 한방(漢方)제약회사인 일본 쓰무라(津村) 주식회사에 출자했으며 일본 이토추상사(伊藤忠商事)는 중국 중신그룹(中信公司, CITIC)에 출자하기도 했다.

 

2. 일본, 중국 화웨이가 구매를 늘릴 주요시장이 될 것


특히 미국 정부가 제재조치, 중국 화웨이와 미국 기업 간 협력 및 교류 금지의 배경에서 화웨이는 일본으로부터의 구매를 대폭 늘리면서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 화웨이의 최대 부품 구매지가 되었다. 2019년 화웨이는 일본기업으로부터 구입한 부품 금액은 전년 대비 50% 늘어나 1조 1,000억 엔(약 1조 8,872억 6,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금액은 110억 달러(약 12조 9,690억 원)이지만 2019년들어 미국으로부터의 구매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일본 언론매체는 2019년 일본이 화웨이의 최대 부품구매지가 될 것은 기정사실화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3. 중일기업, 의료 및 간호 분야에서의 협력 심화할 것

일본총무성이 2019년 4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3,575만 명에 달했으며 인구의 고령화율이 28.3%에 달했다. 중국에서는 출산률 하락으로 인한 아동 감소 현상 역시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중국 인구의 고령화율은 11.9%에 불과했다. UN의 인구 예측에 의하면 중국의 인구 고령화율은 일본에 비해 30년 정도 늦다고 보았으며 일본의 현재 고령화율에 도달하려면 5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중국의 고령화 인구는 이미 1억 6,000명에 이르러 일본 총 인구를 초과했다. 그러므로 노인인구의 의료, 돌봄 분야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시급한 상황이다. 2019년 9월 11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국무원(国务院) 상무회의에서 “중국의 의료, 돌봄은 과거 오랫동안 정부의 사회보장에만 과도하게 의존해 수많은 민중의 수요를 만족하기 힘들었다. 이에 의료 및 돌봄 협력의 발전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들은 중국이 노인인구의 의료, 돌봄 방면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 일본의 고령화 산업에 중요한 협력 기회를 가져올 것이다 라고 전했다. 일본 미쓰이 물산(三井物産)은 2019년 6월 중국의 국유종합유통기업인 화룬그룹(华润集团) 등과 규모 10억 달러(약 1조 1,790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협력 설립했으며 관련 병원 경영, 보건산업에 투자했다. 이는 중국 인구 고령화 발전과 공공보험제도가 정비됨에 따라 의료비용이 빠르게 증가해 2030년에 200조 엔(약 2,161조 3,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병원 등의 인프라가 질적 양적으로 수준을 향상시켜 거대한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함에 그 목적을 두었다. 

2019년 10월, 일본 이토추 상사는 협력사와 중국의 종합병원그룹인 ‘베이징스지캉루이병원(北京世纪康瑞医院)’에 일본병원의 경험노하우를 제공하고 이토추 의과대학과 중국 더저우(德州)의 상호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 정부는 의료비용 증가를 억제하는 동시에 증가하는 수요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자본을 적극 이용할 뿐만 아니라 민영병원을 대대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일본의 의료기기와 서비스는 중국 시장에서 원대한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중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양자간 협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2018년 5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중일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출산률 하락으로 인한 아동 인구 감소 현상과 노령화 문제에 대응해 새로운 합의에 도달했다. 2018년 10월 중일 양국은 베이징에서 제1차 ‘중일 돌봄 서비스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2019년 9월 26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2차 포럼을 가졌으며 포럼석상에서 히타치 사가 중국의 기업, 대학에 보건, 돌봄에 대한 업무 협력을 추진키로 합의를 보았다. 구체적인 협력은 히타치 사가 협력 대상인 ‘징다 베이징(京大北京)’ 기술유한회사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의료, 돌봄의 정보를 종합, 통합한 후 구체적인 시험을 진행할 것이다. 또한 칭화대학과 함께 고령화가 심화 속에서 인지장애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등 과제에 대해 연구와 개발을 진행할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한 해 동안 돌봄 보험 제도를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돌봄 보험이 시행되면, 노인들은 시설 사용비, 돌봄 기구 임대 비용 등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실버’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며 이는 일본 기업에게도 큰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2000년 4월 돌봄 보험제도를 실시한 바 있다. 고령화 발전 흐름을 고려했을 때 시기가 그리 늦은 것은 아니다. 일본의 관련 기업들이 중일 양국이 공동 직면한 아동 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 문제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라 기대한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