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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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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중국경제 영향 진단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리스트분석본부 부장 2020-02-1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4월 통제설이 우세하나 장기화 가능성도 대두 

 

금년 1월 중순 이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그림1,2>. 중국 증시는 1/20일 코로나 바이러스 통계 발표 후 약 15일간 하락폭이 10.1%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사스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초기 3개월 간 하락폭의 약 2/3 수준으로 이는 경제심리 위축 정도가 상당함을 반영하고 있다<붙임1>. 주요 IB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금년 4월을 정점으로 통제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나, 일각에서는 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관별로 예상하는 바이러스의 통제 단계 진입 시기를 보면 Citi와 Project Syndicate는 2월 중순, 홍콩대학교 전염병역학통제센는 터 4월말~5월초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사스보다 강하고, 춘절 직전 500만 명이 북경 등 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확산 억제의 어려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이 크게 늘면서 춘절 연휴 기간에 중국으로 귀국했다가 다시 해외로 출국할 경우 바이러스가 해외 각지로 확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골드먼삭스그룹(Goldman Sachs)의 경우 기본적으로 1분기를 정점으로 통제될 것으로 기대하나 2분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과거 사스 때에 비해 바이러스의 영향을 축소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기대가 존재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부정적 영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 과거 경험(일시적 영향) ▲ 온라인 소비 증대 ▲ 대응체계 개선 및 국제공조 강화 ▲ 낮은 치사율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과거 일시적 영향의 경험이다. 사스 당시 중국 경제성장률이 2003년 1분기 11.1%에서 2분기 9.1%로 일시 하락하였으나 3·4분기에는 10.0%로 반등한 결과 연 성장률이 2002년 9.1%에서 2003년 10.0%로 오히려 상승하였다. 골드만삭스그룹과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는 금융시장의 경우, 과거 경험상 경제 및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초기 1~3개월로 한정되었고 오히려 전염병 공포 확산이 주식매수 기회로 작용한다고 평가하였다. 실제로 과거 사태 발발 초기에 주가가 하락할수록 추후 반등 여력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급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소비 위축을 일정수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시장을 가지고 있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비접촉식 배달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매출 온라인 매출이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블랙프라이데이의 매출을 크게 상회하는 점이 이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세번째로는 전반적인 대응시스템이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통계 축소 발표 등 논란이 여전히 있으나, 중국 정부의 대응이 과거에 비해 양호해졌다는 평가가 다수이며 국제사회의 공조도 강화되었다. 중국 정부가 2002~2003년 사스 당시에 비해서는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한편 인적 이동을 제한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위생 당국은 국민 위생 주의 촉구, 의료기관 신고 지침 안내 등을 통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체계도 과거에 비해 강화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사스 이후 바이러스 전염병 관련  의료수준이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별 차이가 있겠으나, 지난 20년간 국제적 대응 강화로 전염병에 의한 사망자는 감소 추세에 있다. 실제로 홍콩대학교와 호주 맬버른대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서 일부 진전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번째로는 사스에 비해 낮은 치사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사율은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은 어려우나 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에 비해 낮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높아진 소비 및 서비스업 비중 등으로 바이러스 확산의 파급력이 증폭될 가능성도 상당

 

먼저 과거에 비해 중국 경제에서 소비지출과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여 금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사스 당시보다 커질 소지가 농후하다. 현재 중국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부진하여 소비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신규 위험요인으로 부상하였다. 일례로 최근 겨우 반등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소비자들의 구매 연기로 다시 불황에 빠질 수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한편 전체 GDP 중 서비스업 비중도 2013년 제조업을 추월한 이후 격차가 확대된 점도 바이러스의 영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참고로 2019년 중국의 GDP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53.9%로 제조업 39.0%를 크게 상회하였다. 

 

다음은 빠른 전파 속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배증시간 및 잠복기, 우한시의 지리적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사스에 비해 전염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낮은 치사율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가 발병 두 달도 안된 2월 3일 0시 기준으로 이미 361명에 달하면서 사스 당시 전체 사망자 348명을 추월하였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2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배증시간)은 6~7일로 사스가 9일 안팎이었던 것에 비해 빠른 속도이다. 실제로 Bio Rxiv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람간 전파력을 수치로 나타내는 예비재 생산자지수(RO)가 5를 상회하여 과거 사스 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러스 발발지인 우한시는 중국 본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바이러스 잠복기도 7~14일로 길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 31개 모든 성에 바이러스가 확산되었고 특히 북경, 상해, 천진, 광동 등 대도시에도 이미 상당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이 사태 진압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그림2>. 

 

가장 우려되는 요인은 현재 중국 경제가 사스때와 달리 경기 둔화기에 있다는 점이다. 2003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직후로 외국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등 거시경제 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양호했다. 반면 현재 중국 경제는 부동산시장 위축 조짐, 정부 재정 여력 약화 등 여러 위험요인이 산적해 있어 금번 바이러스 사태로 경기 하방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가 재원을 보건 의료 등에 투입하면서 인프라 등 성장을 지지하기 위한 투자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 등의 발달로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가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다.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한 가짜뉴스(괴담설 등)의 확산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FT는 현재 중국은 어떠한 뉴스든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감염 도시 내 소비자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크다고 평가하였다. 

 

종합하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경제의 하방압력이 한증 커질 수 있음을 적극 경계할 필요

 

주요 IB 들은 현재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금년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0.5~1.0%p 낮아져 5% 중반대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금년 1분기에는 경제심리가 크게 냉각되면서 충격(Shock) 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Goldman Sacks는 상황에 따라 1분기 성장률이 1.3%~2%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업종별로는 숙박·요식·운송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피해가 커지면서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올해 춘절 연휴 첫날인 1.24일에는 중국 철도 이용 여행객이 지난해 연휴 첫날에 비해 42% 줄었고, 도로 여행객은 25% 감소하였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사태 통제가 늦어질 경우 소비 위축이 시차를 두고 투자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경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요우커 축소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이 우선 나타나고, 사태 장기화시 시차를 두고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간접 영향도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 영향보다 심리 위축으로 인한 간접 영향을 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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