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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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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증시의 상대적 선전 원인 및 시사점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리스크분석본부 부장 2020-04-09

최악의 경제지표에도 불구, 금년 중국 증시의 하락폭이 여타 신흥국의 1/3 수준에 그침 

상해종합지수는 금년 들어 실물경제 지표의 대폭 악화에도 불구하고 13% 하락한데 그쳐 전 세계 및 신흥국의 평균 하락폭인 32%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3월 23일 기준>. 실물경제 지표를 보면 역대 최악이다. 2월 제조업 PMI(35.7)가 기준치(50)와 일반적 예상치(45)를 모두 큰 폭으로 하회하였다 (비제조업 PMI: 29.6)<그림1>.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과 함께 전염 억제를 위해 상당수 공장의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이 크게 위축된 데 주로 기인한다. 연이어 발표된 1-2월 소비 등 경제 지표도 수출을 제외하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악화하였다. 대부분의 기관들은 이 같은 경제지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중국 주식시장의 반응은 일반적인 우려와 다르게 나타났다. 2월 구매자 관리지수가 역대 최저치(35.7)를 기록한 직후 주가가 오히려 3.1% 상승하였다. 1-2월 소비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 발표 당일은 3.4% 하락하였으나 이는 신흥국 평균 하락폭 6.5%와 미국의 하락폭 12.9%보다 작은 수준이다. 금년 전체로 볼 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금년 춘절 후 첫 개장일에 7.7% 급락하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3월 23일까지 4.4% 하락에 그치면서 급락세를 지속한 여타 국가와 대비되었다<그림2>. 3% 이상 급락한 영업일이 5일로 미국 9일보다 적으면서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이는 과거 미중 분쟁에 따른 주가 先조정 등 기술적 요인에 여타 다양한 요인이 가세한데 기인

금년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원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과거 주가가 크게 부진했던 점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는 과거 미중 분쟁 과정에서 악재에는 민감하고 호재에는 둔감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나라보다 크게 부진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중국 증시는 14.3% 하락하였는데 이는 신흥국 평균 하락폭 12.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그림3>.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미국 증시가 최근 급락에도 불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 대비로는 31.3% 상승한 반면, 중국은 56.3% 하락하여 대비된다<그림4>. 과거 장기간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상해 A주의 주가수익배율(PER)이 2015년 18.4에서 2020년 3월 역대 최저 수준인 12.6으로 하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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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증시가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아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중국 증시는 외국인 자금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하여 미국 등 선진국 자금의 잠재적 유출 규모도 크지 않다. 금년 3월부터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동성 위협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만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을 인출해가고 있는데 중국은 상대적으로 인출해갈 자금이 크지 않아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금년 들어 후강통을 통한 순유출된 자금도 200억 달러 내외로 시가총액의 0.2%에 불과하다. 참고로 위안화의 대미달러 환율도 정부의 관리 강화 등으로 1.8% 절하되는데 그쳐 신흥국 통화 지수가 12.8% 하락(절하)한 것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중국도 여타 국가와 유사하게 당국의 유동성 공급 등 즉각적인 대응이 증시 안정에 어느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금년 들어 총 5조 위안(약 7,140억 달러) 내외의 유동성을 공급하였다. 금년 들어 지준율을 2차례 100~250bp, 역Repo 금리는 10bp 인하하고 재할인 및 특수목적 대출 등 유동성 공급 조치를 강화하였다<그림5>. 현재 평균 지준율이 10%로 여전히 높은 편임에 따라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중국정부는 유동성 공급과 별도로 증시에 대한 직접 개입도 강화하였다. 춘절 직후 주가가 급락한 2월 초 공매도 거래가 거의 정지되고<그림6>, 정부가 국유 기업을 중심으로 대주주의 주식 매도 자제를 권고하면서 주가 하락폭을 제한하였다. 

그밖에 코로나19 통제 기대감도 주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중국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나, 2월 28일을 기점으로 환자 수와 회복자 수가 역전된 이후 3월 들어 신규 감염자 수가 두 자리 수로 감소하였다<그림7>. 이는 전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대조되는 현상이다. 

다음은 부동산 시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둔화되다가 금년 들어 위축 조짐이 뚜렷해지자 시중 자금이 일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풍선 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금년 2월 주택가격이 5년 여 만에 하락하고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하면서 일부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었다<그림8>. 참고로 금년 2월 개인의 주식 계좌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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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증시의 선전이 반드시 경제 펀더멘탈을 반영하지 않아 향후 금융 불안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유의 필요

종합해 보면 최근 중국 증시의 상대적 안정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식시장 반응이 온전히 중국경제의 펀더맨탈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금년 3월에도 기대와 달리 조업 재개가 지연되면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고 금년 전체 성장률도 연초 예상치 5.9%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정부의 코로나19 통제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한 내 100명의 신규 환자 발생 의혹이 제기되는 등의 2차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최근 중국정부의 유동성 공급 등 경기대응으로 증시 회복의 핵심인 국유기업 개혁이 또 다시 지연되면서 시차를 두고 신용 불안 등의 부작용이 표출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전반이 미치는 파급력이 배가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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