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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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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음성적 자본 이탈 경로 진단 및 시사점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리스크분석본부 부장 2020-04-29

중국의 외환시장의 안정에도 불구 음성적 자본 이탈이 장기화 조짐 

지난해 위안화 환율이 7위안 내외에서 유지되었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매 분기 4,000억 달러 내외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 국제수지에서 음성적 자본 이동을 나타내는 오차 및 누락의 적자 규모는 1,981억 달러로 경상수지 흑자 1,413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였다<그림1>. 이 같은 오차 및 누락의 적자는 2015년 이후 3배 이상 확대되어 장기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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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본 이탈은 외환 수급 불안 및 반부패 정책 등에 따른 해외자산의 보유 유인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 및 대내외 금리차 축소 등으로 인한 외환 수급의 구조적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위안화 절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국내 부동산 투자 수익률 하락 우려가 커진 가운데, 특히 시진핑 정부가 반부패 정책을 크게 강화하면서 이는 일부 관료 및 기업인의 음성적 자산 도피를 촉진시키는 새로운 요인으로 부상하였다. 골드만삭스그룹(Goldman Sachs)은 오차 및 누락과 위안화 민감도 지수, 부패 방지 지수 간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며 두 변수가 전체의 38%를 설명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수출입, 직접투자 등 대외 거래가 음성적 자본 도피 수단으로 활용

대외 거래 형태 별로 볼 때, 우선 수출입을 통한 경로가 자본 도피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허위 무역 송장 등을 통한 불법 자본유출이 전체 무역액의 10% 수준으로 전 세계 148개국 중 수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거래 상대국과의 무역통계 불일치도 빈번하다. 실제로 Global Financial Integrity는 IMF 데이터(DOTS)를 이용한 분석에서 수입 데이터들이 과대평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중국의 수입액과 상대국의 수출액이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중국 기업들이 자본유출의 일반적인 수단으로 수입액 과다 청구를 이용하는 점을 시사한다. 역으로 수출업체가 수출 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홍콩의 경우, 중국과 통계 산정 방식이 달라 정확한 대조가 어려워 당국의 관리 감독에 어려움이 크다. 실제로 홍콩과 본토 간 무역통계 격차는 2014년 1,356억 달러에서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한 2015년 이후 점차 커져 2019년에는 약 두 배로 확대되었다<그림2>. 對美 무역에서도 중국의 수입규모가 미국의 통계보다 커 음성적 자본유출 가능성을 반영한다<그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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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직접투자 경로를 통한 자본 이탈이다. 중국 기업들은 법인세 절감을 위한 세제혜택(역외탈세 포함), 재산 보전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 자회사에 자금을 이전하는 방식을 통해 정부규제를 회피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중 홍콩을 포함한 조세회피 국가의 비중이 70%를 지속 상회하였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중국의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가 연평균 67% 감소했으나, 중국의 미국내 부동산 취득은 오히려 확대되는 등 해외직접
투자(ODI)가 과소 계상되었을 가능성을 반영한다<그림4,5>. 이 과정에서 현금 매입 비중도 상당하다. 중국의 미국내 부동산 취득 시 현 금결제 비중은 71%로 여타국(인도 7%, 멕시코 29%, 영국 58% 등)에 비해 매우 높아 해외자산의 현금 매입을 통한 자본유출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의도적인 자본유출 경로 중 마지막인 서비스 부분이다. 해외여행 증가와 함께 높은 현금 지급률, 영세 숙박시설 이용 등의 성향이 통계 누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당 환전 한도 등을 활용하며 자본 유출의 새로운 통로로 부상하였다. 2010년대 들어 서비스 부문이 국제수지 오차 및 누락의 마이너스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pivotal role)을 했다는 점이 관측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해외 여행객을 뜻하는 요우커의 1인당 평균 지출도 2013년 1,300 달러에서 2016년 2,600 달러로 두 배 증가하였다. 관광수입 데이터는 관광객 수와 일평균 소비량, 숙박 횟수 등을 통해 추정되는데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경우 은행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의 정확도가 하락한다. 실제로 중국의 1인당 연간 환전 한도는 5만달러로 제한되어 있으나 여러 명의 인원이 동원되어 자본유출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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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국제수지의 한계에도 불구, 추세적인 오차 및 누락은 중국 경제의 부정적 시그널임에 유의할 필요 

IMF는 오차 및 누락 항목이 일부 문제점(misreporting 등)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되나,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불완전한 방법으로 평가하였다. 거주자와 비거주자간 거래에 있어 한 국가가 나머지 전 세계의 거래 상대방을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오차 및 누락이 작은 경우에도 우연하게 차변과 대변 모두 큰 차이가 나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어 국제수지 통계 신뢰성이 높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의 자본유출 우려에도 불구 금융시장 개방 등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입 확대,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등으로 중국의 주식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중은 2015.12월 1.1%에서 2019.12월 3.5%, 채권투자 비중은 2.0% 에서 3.4%로 상승하였다. 

그러나,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과거 외환위기를 겪었던 국가에서 당시 오차 및 누락이 컸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자본유출 지표로서 경계해야 할 요인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공통적으로 과거 외환위기를 전후로 큰 폭의 마이너스 오차 및 누락을 기록한 바 있다<표1>.  더욱이, 불법 외환거래(환치기) 등 대외 거래에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실제 자본유출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가 당분간 효과를 볼 수 있겠으나, 사람들은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계속해서 고안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코로나19로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책임 공방에 따른 분쟁도 한층 더 고조되면서 중국의 자본유출이 더욱 확대될 지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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