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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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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분기 중국경제 진단과 전망

한재진 소속/직책 : 현대경제연구원 국제협력팀 연구위원 2020-04-29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4월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3.0%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전망은 올해 1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무려 6.3%p씩이나 하향 조정되었다. 한편,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6.1%, -1.0%로 전망하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충격이 신흥국 경제보다 선진국 경제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유로,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을 각각 –5.9%, -7.5%, -5.2%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 진입을 우려하기도 있다. 중국은 동기준 1.2%로 역성장은 아니라고 봤지만,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지난 4월 17일 중국국가통계국은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8%로 발표했다. 1992년 분기별 GDP 데이터가 발표된 이후 최초의 역성장이다. IMF는 중국 경제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 조치로 인해 2분기부터 반등하여 연간으로 볼 때 마이너스 성장은 아닐 거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된다면 이러한 전망도장담할 수 없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중국 경제의 회복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코로나19(COVID-19)’ 확진자(Confirmed Cases) 수는 지난 2월 12일 약 15,000명을 정점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감염병 경보 등급 가운데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세계적 대 유행병(Pandemic)'으로 지정할 당시에는 이미 두 자릿수로 감소한 상태였다. 우연히도 3월 11일 당일부터 지난 1월 23일부터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내려졌던 전면 셧다운(Shutdown)이 해제되면서 조업 재개가 시작되었다. 3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PMI는 공장 가동 재개 신호를 반영해 2월 26.5보다 23.6p 급증한 50.1을 기록했다. 산업 생산 증가율도 2월 –13.5%에서 3월 –8.4%로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 아직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이상 판단하기 어렵지만, 코로나 리스크가 재확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3월부터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중국이 그동안 추진한 질적 성장 기조는 잠시 보류하더라도 당장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양적 성장 중심의 정책이 중요한 시점이다. 다만, 중국정부 입장에서는 향후 5~6%대 성장궤도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재등장할 부동산 버블, 부채 및 금융 부실 확대 등 구조적 리스크 해소 대안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고민이 남아있다. 중국 경제의 현황과 향방에 대해 부문별로 검토해보자.

첫째, 올해 중국 내수시장은 이대로라면 2분기부터 침체국면을 벗어나 3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1분기 현재 중국의 소매판매 및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누적기준으로 각각 –19.0%, –16.1%로 최근 30년 동안 전례 없는 침체국면이다. 성장기여도 측면에서도 1분기 현재 최종소비 및 고정자본형성은 각각 –4.4%p, -1.4%p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의 경우 분야별로 살펴보면, 상품 및 식품류 판매 증가율이 동기간 각각 –12.0%, -46.8%로 코로나로 인한 식품류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다. 다만 온라인 판매(Online Retail Sale) 증가율은 동기간 –0.8%에 그쳐 상대적으로 코로나 충격이 덜한 상태다. 투자 역시 건설 및 설비투자 증가율은 3월 현재 각각 –17.6%, -27.2%를 기록하며 건설경기도 소매판매와 상황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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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내수경기의 냉각을 중국정부도 방관만 해온 건 아니다. 지난 1월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적극적 재정과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를 통해 경기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최근 지급준비율, 역환매조건부채권(Reverse RP), 중기유동성창구(Mid-term Loan Facility, MLF) 및 대출우대금리(Loan Prime Rate, LPR) 등의 대대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단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급준비율은 중‧소형 금융기관에 대해 3번(1‧4‧5월), 역 RP 2번(2‧3월), MLF 2번(2‧4월), LPR 3번(2‧3‧4월) 등 기준금리를 제외한 모든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이러한 금리인하 효과가 일시적일지는 모르지만 3월 M1(협의통화) M2(광의통화)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5.0%, 10.1%로 증가했다. 특히, M1은 2018년 8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냈다. 시장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증거다. 다만, 시장의 유동성이 내수시장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 정책 수단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의 유동성 공급 확대는 경기를 활성화시켜 물가를 밀어 올리는 공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부터 미스매치(Mismatch)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비교적 높고 생산자물가(PPI)는 마이너스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CPI는 돼지고기 등 식품류 물가 급증으로 4%대지만, PPI는 제조업 경기 약화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추세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중국의 CPI는 4.3%로 지난 1월 5.4%보다는 1.1%p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편이다. 그러나 PPI는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 마이너스가 지속되다 2020년 1월 잠깐 플러스로 전환된 후 2월부터 다시 마이너스다. ‘코로나19’가 중국의 금리인하 정책에 혼선을 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어서 중국 정부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강도 높은 확대 재정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철도 및 도로 등 기초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지방정부가 대규모 채권발행에 나서고 있다. 중국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현재, 중국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총액은 약 1조 6,104억 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규로 발행한 채권은 약 1조 5,424억 위안으로 당초 중국 중앙정부가 할당한 1조 8,480억 위안의 83.5% 수준이다. 또한 재정부는 지난 4월 20일 ‘2020년 1분기 재정수지현황 언론발표회(2020年一季度财政收支情况新闻发布会)’에서 추가로 1조 위안의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专项债券) 발행도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향후 투자 부문의 경기 상황에 따라 2~3조 위안의 추가 채권발행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가 2.8%~3.5%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국면 이후 지방정부 부채 확산, 부동산 버블 확대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험했던 부작용도 재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둘째, 외수 경기는 올해 안에 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3월 현재 중국의 수출증가율(달러 기준)은 –6.6%로 2월 –17.2%보다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주요 상대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3월 현재 EU(유럽연합) -24.2%, 미국 –20.8%로 수출 비중이 약 34%(2019년 기준)에 이르는 국가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에 동시점 수출 비중이 약 23%인 아세안(ASEAN), 베트남, 한국 등 국가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각각 7.7%, 14.3%, 1.4%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중국의 수출 경기는 미‧중 통상분쟁 여파가 가장 큰 변수였다. 그러다 올해 1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대외리스크가 줄어드는 듯했다. 협정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이 2년간 산업기계, 전기장비, 항공기 등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상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2단계 무역협상은 물론 미‧중 간 상호 교역 확대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설사 코로나 국면이 끝나더라도 환율조작, 사이버 절도 금지, 중국 국영기업 정부 보조금 지급 금지 등 첨예하게 대립했던 항목에 대한 협상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미‧중은 ‘코로나19’ 책임을 두고 재차 무역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셋째, 중국 전체 고정자산투자의 약 22%(2017년말 기준)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올해 침체국면 탈출이 지연될 전망이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분기 중국 부동산개발투자액 증가율은 –7.7%를 기록했으며, 상품방판매면적 및 판매액 증가율도 동기준 각각 26.3%, 24.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동산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의 업황도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1분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开发商)의 프로젝트 건설자금 증가율은 13.8% 감소했다. 중국지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Top 50 부동산 개발업체의 토지구매(拿地)총액은 전년동월대비 3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정부의 토지사용권 출양(出让) 등 재정 수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예를 들어, 중국의 국유 토지사용권 출양 수입은 2019년 7조 2,517억 위안으로 지난 2017년 이후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만약 올해 건설 및 설비 투자 약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경우 부동산 개발업체는 물론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올해 외환건전성은 금융위기를 초래할 단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Foreign Exchange Reserves)은 3조 606억 달러로 지난 1월보다 약 55억 달러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3조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환 건전성 평가는 외채상환율(Debt Service Ratio, 20% 이하 안전), 부채율(Liability Ratio, 20% 이하 안전), 채무율(Foreign Debt Ratio, 100% 이하 안전) 등 3가지 지표로 판단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2019년 현재 각각 6.7%, 14.3%, 77.8%를 기록했다. 작년까지만해도 세 가지 지표 모두 안전선 이하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채무율 지표는 2016년부터 지속 증가 추세를 보여 올해 수출경기 악화가 지속될 경우 안전선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현재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중은 257.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가계 54.4%, 기업 150.4%, 정부 52.5%로 기업부문이 가계와 정부의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10년 전인 2009년 3분기와 비교하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부문별로 부채 비중 격차는 가계 32.0%p, 기업 29.4%p, 정부 19.3%p 등만큼 늘어났다. 기업부채보다 가계부채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대로 올해 중국경제는 코로나 국면을 극복하기 위한 대대적인 양적 경기부양 정책 효과로 경착륙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 다만 과거 경험에서 볼 때, 이러한 정책이 자칫 또 다른 리스크를 야기시킬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에 따라, 조만간 열릴 양회(兩會)를 통해 중국정부가 어떻게 올해 정책 목표와 방향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참고자료>
中國财政部, “2020年一季度财政收支情况新闻发布会文字实录”, 2020年 4月 20日.

中國国家统计局, “2020年1—3月份全国房地产开发投资和销售情况”, 2020年 4月 20日.

新浪財政, “不将房地产作为短期刺激手段,也不能让其成为经济增长短板”. 2020年 4月 11日.

IMF, “World Economic Outlook, April 2020.

BIS(https://www.bis.org/statistics/totcredit.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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