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Home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최근 중국의 CPI 동향과 전망
김부용 소속/직책 :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부교수 2020-05-26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CSF(중국전문가포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CPI 상승률, 1~2월 5%대에서 4월에는 3%대로 진정세 보여
지난 5월 12일 국가통계국 발표에 의하면 올해 4월 중국의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로 나타나, 연 초부터 급등세를 보이던 CPI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1월 5.4%로 치솟아 2011년 10월 5.5%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2월에도 CPI는 5.2% 상승해 2개월 연속 5%대 상승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3월 들어 CPI 상승률은 4.3%로 약간 수그러들었다. 4월에는 이보다 1% 포인트 더 하락한 3.3%로 내려갔으며 이는 시장 전망치인 3.7%보다도 낮아 CPI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CPI 상승률이 3%대를 보인 건 지난해 10월 3.8%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채소와 돼지고기 가격의 급등이 1분기의 높은 CPI 상승률을 견인
올해 1분기, 특히 1월과 2월에 중국이 높은 CPI 상승률을 보인 것은 주로 식품 가격, 특히 채소와 고기류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 기인하며 고기류 중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이 가팔랐다. 1월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0.6% 상승해 CPI 상승률 중 약 4.1% 포인트, 즉 80% 이상을 견인하였다. 식품 중 채소는 17.1%, 돼지고기는 무려 116%나 급등했다. 이러한 추세는 2월에도 이어져 2월 식품 가격 상승폭은 1월보다도 약간 높은 21.9%를 기록하였다. 식품 중 채소와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폭은 각각 10.9%, 135.2%에 달했다. 한편 비식품 가격은 1월과 2월에 각각 1.6%, 1.3% 상승해 전반적으로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세부 항목별로 차이가 있다. 의류, 주거, 생활용품 및 서비스, 교통·통신 등의 가격 상승폭은 모두 1% 미만에 그쳤다.
3월 들어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상승해 여전히 높지만 전월 대비 상승폭이 다소 하락하였으며, 돼지고기 가격 상승률도 116.4%로 전 달에 비해서는 약간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채소 가격은 0.1% 하락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4월에는 식품 가격이 14.8%, 돼지고기 가격이 96.9% 상승해 모두 전달보다 가격 상승이 소폭 완화되었다. 채소 가격은 전달보다 더 하락한 –3.7%의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의류, 주거, 생활용품 및 서비스, 교통·통신 등 비식품 가격의 경우 3~4월에 가격이 전 두 달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속 코로나19 사태가 1분기의 높은 CPI 상승률을 견인
올해 1분기, 특히 1월과 2월에 중국이 높은 CPI 상승률을 보인 것은 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속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데 기인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것은 2018년 3월이며, 2019년 들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지난해 양회의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 사업을 잘할 것을 특별히 언급하기도 하였다. 아프리카돼지 열병으로 지난해 중국의 돈육 생산량은 43톤에 그쳤는데, 이는 2018년 대비 21.3% 하락한 수치이며, 2003년 이래 최저 생산량이기도 하다.1)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지난해 중국의 돈육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며, 특히 9월 이후 100%가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올해 1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가중시키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가 상승은 생산과 공급 두 측면 모두에서 나타났다. 우선 공급측면에서 보자면 중국 정부의 인구이동 및 교통 통제 조치로 기업들의 조업 재개가 지연되고 물류 배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등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었다. 다음으로 수요 측면에서 보면 이동 통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리고 군중심리에 의해 식품과 방역 용품 사재기에 나서면서 이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일부 상품의 공급 부족 및 수요 증가가 합쳐지면서 CPI를 끌어올리게 되었다. 여기에 1월의 경우 춘제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통상 중국에서는 춘제 기간에 식품을 비롯한 생활용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서면서 생산이 재개되었고 이에 돈육도 공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하게 되었다. 게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농산물 공급도 확대되는 등 CPI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게 된 것이다. 또한 수요 측면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사재기 현상도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필품과 방역 용품을 제외한 기타 소비재 및 관련 서비스의 가격 하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중국에서는 춘제 기간과 춘삼월에 의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의류 가격이 다른 달에 비해 더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2월과 3월의 의류 가격 상승폭이 2%로 가장 컸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춘제가 있었던 1월에도 의류 가격 상승률이 0.6%에 그쳤으며, 3월과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였다. 주거 가격 또한 인구이동 통제로 인한 여파로 3월과 4월에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생활용품 및 관련서비스는 방역용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생필품의 상대적으로 적은 수요 변동성에 힘입어 의류와 주거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통신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수준도 1월을 제외하고는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2019년 이후 의류, 주거, 생활용품 및 서비스, 교통·통신 제품 및 서비스 등 소비재 및 서비스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다른 한편으로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 의료·보건 등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의료·보건은 방역 용품과 약품 수요 증가로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2월에 1%로 낮아졌으나 3월부터 바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2019년 이후 전반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앞에서 의류, 주거 등은 2019년 이후 가격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에 반해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나 의료·보건은 안정적인 편이었으며 기타 용품 및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다. 이는 코로나19라는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수요 측면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일정 부분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다.
CPI는 2분기부터 안정될 전망이며, 그보다는 PPI의 하락에 주목해야
올해 1분기 중국의 CPI는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하여 지난해 1분기의 1.8%보다 무려 3.1% 포인트나 높았다. 그러나 CPI 상승률이 1~2월의 5%대에서 3월에는 4%대로, 4월에는 3%대로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어 2분기부터는 3%대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더욱 완화되어 연간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3%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중국의 소비자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에서 올해 1분기 사이, 특히 올해 1분기 중국 경제가 보여준 높은 CPI 상승률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코로나19 등 주로 단기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중국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는 국가로 보이며, 5월부터 생산과 소비 활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관건은 돼지고기 가격인데 생산 재개로 돼지고기 생산능력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최근 알리바바와 같은 대기업들이 돼지 키우기에 본격 나서는 등 향후 돈육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2차 유행 및 장기화 등의 상황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CPI가 단기적으로 또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과 같은 상황이 재현할 경우 항목별 물가 상승 추이에서 살펴보았듯 의류, 주거, 교통·통신 등의 분야가 의료·보건이나 교육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을 제쳐두더라도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고 중국 경제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어 의류와 같은 소비재 가격은 올해도 1% 미만의 상승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CPI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과 달리 PPI는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PPI는 1월의 0.1% 상승에서 2월에는 0.4% 하락하였으며, 3월에는 1.5% 하락하였고, 4월에는 3.1% 하락해 더 악화됐다. 이처럼 세 달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PPI는 제조업 활기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5월 하순경에 개최될 양회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1) 搜猪网(2020.2.1.), 「非洲猪瘟猛烈打击了2019年中国的猪肉产量」. (검색일: 2020.5.20.)
<참고자료>
国家统计局, http://www.stats.gov.cn (검색일: 2020.5.20.)
搜猪网(2020.2.1.),「非洲猪瘟猛烈打击了2019年中国的猪肉产量」(검색일: 2020.5.20.)
이전글 | ‘코로나19’ 의 대확산과 안보 개념의 재정립 | 2020-05-26 |
---|---|---|
다음글 | 코로나19와 뉴노멀시대의 정보기술 | 2020-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