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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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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경제의 턴어라운드 가능성 진단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웅센터 리스크분석본부 부장 2020-06-02

최근 중국내 생산이 재개되면서 경제 지표도 개선, 다만 소비는 큰폭 위축세를 지속

4월 들어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될 조짐을 보이고 경제 지표도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그림1>. 특히 수출은 전자기기 판매(49.9%)에 힘입어 3.5% 증가하였다. 무역흑자도 3월 199억 달러에서 4월 453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수출 대상 지역별 증가율은 日(33.0%), ASEAN(4.2%), 美(2.2%) 및 EU(-4.5%)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 품목별로 의료용 마스크 등 섬유제품(+49.4%)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태블릿 PC 등과 같은 데이터 처리 제품(+49.9%) 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다만 이번 수출의 반등은 지난해 4월 감소(-2.7%)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1분기에 처리 못한 주문 청산, 경쟁국들의 생산 차질로 인한 수출 대체효과 등 기술적 측면도 있다. 산업 생산의 경우, 증가율(yoy)이 3월 -1.1%에서 3.9%로 플러스 전환하였는데 이는 예상치 1.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의약품(10.4%) 및 통신·컴퓨터 전자장비(11.8%) 등이 생산 증가를 견인하였다. 고정자산투자 누적 증가율(ytd)도 3월 -16.1%에서 -10.3%(예상치: -10.0%)로 다소 개선되었다. 특히, 정부 정책에 힘입어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누적 증가율이 3월 -19.7%에서 -11.8%로 큰 폭 축소되었다. 문제는 소비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촉진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 증가율(yoy)은 의복(-18.5%) 등 소비재 판매 감소가 계속되면서 예상치 -6.0%를 하회한 -7.5%로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한편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3.3%로 3개월 연속 둔화하였고 생산자 물가지수(PPI)상승률(-3.1%) 은 수요 위축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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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경기부양책, 의미 있으나 충분하지 않은 수준

중국 정부는 최근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에서 금년 주요 경제지표 목표치 및 6대 정책 과제를 제시하였다. 다만 이례적으로 성장률 목표치는 세계경제 및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등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시하지 않았다. 경제 목표치의 상세 내용은 다음과 같다<표1>.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작년 2.8%에서 금년 3.6%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였고 재정지출 규모는 33.9조 위안으로 전년대비 58.1% 확대하였다. 도시지역 등록 실업률의 경우 4.5% 이하에서 5.5% 전후로 상향 조정하고 신규 취업자 수는 1,100만 명에서 900만 명으로 축소하였다. 소비자물가 억제 목표치는 3.0%에서 3.5%로 상향 조정하였다. 국제수지의 기본적인 균형을 강조하면서 수출입은 작년에 이어 목표치 제시없이 안정 및 고품질 성장을 언급하였다. 

경제 지표 목표치와 별도로 제시된 6대 중점과제로는 △기업 고용안정 및 정책 강화 △시장 주체의 활력 제고 및 신성장 동력 확충 △내수확대를 통한 성장 방식 전환 △빈곤 퇴치 및 농민소득 증대 △대외개방 확대 △민생 개선 및 사회사업 발전 등이 있다. 금년 전인대 경제 정책의 특징은 대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에 대응하면서도 취업·민생 개선을 통한 내수 확대 및 新 산업 육성 등 혁신을 강조한 점이다. 우선 경제 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유연한 통화 정책을 크게 강화하는 한편, 소비 등 내수 중심의 성장 정책을 더욱 강조하였다. 특히 작년과 달리 ‘고용 안정’을 6대 정책 과제 중 가장 먼저 언급하였고 정부업무보고 전문에 “취업”을 37회 언급(작년 10회) 하면서 그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부양책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채 발행 규모가 GDP의 1%에 그치는 등 예상보다 공격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에 영향이 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양 의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시차를 두고 향후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 축소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재정 여력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금년에 이례적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성장에 대한 정책 의지가 약해졌음을 반영한다는 견해도 있다. 

금년 하반기 회복세 예상되나 산재한 장애요인으로 기대보다 더딜 전망

중국 경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대외 수요 및 서비스업의 위축 및 고용 불안으로 내수가 부진하여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제의 회복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 및 미중 분쟁 등으로 대외 수요의 위축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참고로 미국과 EU의 금년 전체 성장률이 각각 -5.9%, -7.1%로 예상(IMF)되는 상황에서 미중 간 코로나19 책임공방이 부각되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 ▲코로나19 책임론 ▲미중 무역 합의안 이행 문제 등으로 적어도 11월 대선까지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일부 IB들은 4월 수출 주문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5~6월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수요 부족으로 산업 부문의 재고 증가가 향후 기업들의 생산 및 투자 확대 의지를 꺾으면서 경기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정부의 의도와 달리 고용시장도 위축되면서 소비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지린성 등 일부 지역에서 감염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위험 경보를 상향 조정하고, 이동 제한도 다시 강화하는 등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아직 재택근무 비율이 10~20%에 달하고 거리 유동인구도 적은 상황이다. 금년 1분기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이 통계치 발표 이래 가장 큰 폭인 3.9% 감소하였고 자영업자들의 평균 수입이 7.3% 감소하였다. 특히 실질 실업률도 정부 발표치 6.0%를 크게 상회하면서 경제 심리와 내수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도시 실업률 측정 시 자영업자 및 이주 노동자가 포함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현재 5,000만 명 이상의 이주 노동자가 일터에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 부문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근로자 수가 약 1.8억 명에 달하는 만큼 대외 수요 위축이 중국 고용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관광 및 요식업 등 서비스업 부문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 등으로 단기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참고로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농민공들의 50% 이상이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요 IB들은 중국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예상하고 있으나, 금년 전체 성장률 전망치를 4월 3%에서 5월 1.8%로 하향 조정하였다<표2>. 금년 전체 소비와 투자가 정체되는 가운데, 수출은 10% 내외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림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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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금년 중국 경제는 여타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나 회복 또는 반등 폭이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도 대외 경제환경이 예상보다 열악해질 가능성을 염두하여 내수 확대 등 경기 대응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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