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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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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와 미-중 패권 경쟁의 조기 소환

유재광 소속/직책 :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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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치 못한 감염병 COVID-19 의 전 세계적 대유행(일명 팬데믹(pandemic))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일명 코로나 바이러스라 불리는 감염병이 세계인의 하루하루 담론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누구나 앞으로 마주할 미래를 걱정스레 논의하고 있다. 이 위기에서 뜻밖에 불거진 논의는 코로나 이후의 국제질서 재편에 대한 논의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팬데믹 위기 초기에는 이 문제가 국제질서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감염병이 인간의 질병에 관한 것이고 그 영향력이 국내적 단위에서 논의되던 시기라 이 문제가 국제질서 재편의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이 일방적인 봉쇄(shutdown)로 COVID-19 의 차단에 성공하고 미국이 이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변한다.1) 미국은 COVID-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결국 중국에 책임을 일부 전가하면서 이를 극구 부인하는 중국과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COVID-19는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미-중 경쟁이 본격적인 패권 경쟁(hegemonic struggle)으로 돌입하는 방아쇠(trigger)역할을 하고 있다. 이 위기를 겪으면서 미-중간의 갈등의 본질은 아주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경쟁의 본질이 기술 경쟁과 무역전쟁을 넘어서 고전적인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이라는 점이다. 이제 두 강대국은 첨단 기술과 무역부분에서의 경쟁에서는 물론이고 안보라는 국가 간 경쟁의 마지막 영역에서도 충돌하고 있음을 팬데믹이 매우 명확히 해주고 있다.

사실 COVID-19 위기가 심화될수록 많은 수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기대했다. 팬데믹 자체가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고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하게 국가 간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COVID-19 위기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은 미국과 중국이 위기이전보다 더 심한 상호 비방과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미국과 중국은 인류의 보건이라는 공공의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싸우고 있으며 앞으로 COVID-19 위기의 지속을 가정할 경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제 모든 국제사회 구성원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질문이다.

본 글에서 필자는 코로나 위기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가장 큰 이유는 양국이 팬데믹 관련 책임소재에 있어 극심한 자국 이기주의적 사고에 빠져있으며 이 위기를 통해 감염병의 확산을 정치화 (politicization)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화란 본래 인간의 정치적 본성, 즉 특정 이슈를 자기가 속한 그룹의 위상을 강화하고 자기가 타자(他者)로 인식한 집단의 위상을 약화시키기 위해 쓰는 행위를 말한다. 국제정치에선 이 인간이란 주어가 주권국가로 바뀔 뿐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감염병 확산이라는 이슈를 정치화시켜 자국의 위상 강화 내지는 타국의 위상 약화에 점점 몰두해 가고 있다.2) 

양국의 이런 갈등적 관계는 국내 정치적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 재선을 위한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최고 업적으로 내세우던 경제적 성과가 COVID-19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극도로 초조해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가 팬데믹 초기 대응의 실패를 떠넘기기에 아주 좋은 외부의 적이다. 정치적 정당성을 정치적 억압과 민족주의 그리고 경제적 성과에 기대고 있는 중국 공산당(CCP) 역시 팬데믹의 책임을 떠넘길 외부의 적이 필요하다.3) 중국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미국은 중국이 보기에는 책임을 떠넘길 최고의 대상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미군이 COVID-19를 중국에 옮겨 왔다”라는 발언은 이를 입증한다.4) 

팬데믹 이후 미-중 관계 악화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는 남중국해분쟁의 격화이다. 중국은 언론에 보도된 대로 팬데믹 초기 일방적인 봉쇄정책으로 적어도 형식적인 방역에 성공한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뒤를 이어 팬데믹을 경험했고 금융의 허브인 뉴욕을 중심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심지어 남중국해 필리핀 주변 해역을 작전 반경으로 하는 핵 항공모함에서조차 팬데믹이 집단 발병하는 아주 이례적인 피해를 겪었다. 5) 이 틈을 중국은 재빨리 파고들었다. 가장 먼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Spratley Island)와 파르셀 군도(Parcel Island)를 중국의 행정 구역 (administrative district)이라고 선언하였고 자신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인공 암초인 피어리 크로스 (Fiery Cross)와 수비 리프 (Subi Reef)에 대규모 연구시설을 만들었다.6) 또한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선박의 항해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으며 미국을 잠재적 적으로 설정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남중국해에서 실시하였다.7)

이에 맞서서 미국은 중국의 또 다른 군사적 움직임을 봉쇄하고자 대중국 군사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미 2020년 4월 초 미국의 인도-태평양 함대 사령부 (the Indo-Pacific Command)는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작전능력과 자원을 증가시킬 20억 달러의 방어체계 예산을 의회에 제출하였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를 확보한 상태이다.8) 전선은 아직 남중국해로 좁혀져 있지만 해외 군사비용 지출에 극도로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마저 이 지역 미군 군사 능력 증진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이미 중국에 군사적 균형(military balancing)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사적 균형이 팬데믹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면 경제 분야에서의 미-중 경쟁은 이미 그 이전의 최악의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이미 1차 무역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은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을 상대적 이득(relative gain)의 시각에서 보기 시작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가가 양국의 이익에 득이 된다는 자유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미국의 발전된 기술이 경제 교역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가 결국 중국군의 군사적 혁신 (military innovation)과 이로 인한 국력 성장을 도와주고 있다는 현실주의적 사고에 기반한 보호주의 색채가 짙은 경제 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하였고 이것이 1차 미-중 무역 전쟁으로 비화 된 것이다. 

팬데믹은 미국에게 중국과의 상호의존을 경쟁적 시각에서 보도록 만드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의료용 마스크과 인공 호홉기 (ventilator), 그리고 각종 검사 및 진단 장비 심지어 검사용 면봉 (swab)조차 중국에서 만들어져야 미국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9) 이제 5G 통신과 같은 첨단 산업뿐 아니라 제조업의 성격을 갖는 의약품 생산에서도 중국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의료 용품과 약품의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법안이 하원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과 경제적 상호의존의 전면적 재검토 혹은 탈(脫)동조화 (decoupling)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10) 

경제적 패권 다툼은 핵심적 기술 분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극명한 대립을 가져왔다. 이미 팬데믹 이전 미국과 중국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과 디지털 감시장비 그리고 5G 무선통신 기술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중국은 이 기술이 미래 경제 성장과 이로 인한 중국의 패권국 반열로의 부상에 핵심적이라 인식하고 공산당 주도의 국가 개입을 통해 단시간에 발전시키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국가 주도 첨단산업의 발전이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라는 이슈를 넘어 미국의 기술 훔치기에 바탕을 둔 국가안보상 위협을 줄 것이라고 보고 중국과의 경제적 절연을 통한 중국의 초강대국의로의 진입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쳤다.11)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의도는 내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변덕스럽고 상호 모순적인 외교정책 때문이다. 국제 정치의 흐름상 중국은 기술적 발전, 막대한 경제 성장, 군비 증가와 군사기술 혁신, 그리고 영토 및 영해의 팽창이라는 고전적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성장에 일관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모순적이고 충동적인 외교정책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엘리트들은 분명 중국의 부상을 심각히 인식하고 이를 미국이 극복해야 할 최고의 도전으로 인식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한 정책적 선택에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상호 모순적이고 돌출적인 선호를 보이면서 미국의 대중국 외교정책을 일관성 없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유럽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일선에서 방어할 NATO를 약화시키고 심지어 독일주둔 미군의 감축 계획을 선언해 버렸다.12) 중국의 동북아시아 팽창을 방어할 한-미-일 삼각 동맹의 중요성도 인지하지 못하고 한국과 일본에 비즈니스의 논리를 들이밀며 동맹 비용 분담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좌충우돌 외교정책은 미국의 각종 국제기구 외교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UN)에 대한 관심을 일찍이 거두었으며 세계무역기구(WTO)가 일방적 으로 중국의 편을 든다며 날카롭게 비판하였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국제기구 경시 정책은 중국이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만든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 (AIIB)과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의 순항을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한쪽으론 중국에 대한 날 선 경계와 균형 전략을 펴면서 한쪽에서는 중국의 팽창을 오히려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많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들은 미국이 결국 트럼프의 좌충우돌을 극복하고 대중국 균형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으로 예측한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변덕과 상관없이 대중국 군비 증가와 기술 패권 관련 ‘초당파적 합의’가 의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를 강하게 시사한다. 중국의 부상이 지속적인 군사적 부상으로 이어질 경우 다음 미국 대통령은 그 당파(partisanship)에 상관없이 유럽과 동북아에서의 일방적인 미군 축소를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다. 아울러 향후 미-중 패권 경쟁은 전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2차 미-중 무역 전쟁은 불가피해 보이며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대표적인 제로섬 게임이 더욱 심화 될 것이다. 

안보 분야에서도 극단적 대립이 불가피하다. 미-중은 이미 남중국해 갈등으로 대립하고 있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우방인 인도는 중국과 국경선을 놓고 다시 충돌하고 있다.13) 북한의 비핵화는 요원하고 북한이 다시 도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좀 더 고도화된 미상일 방어시스템 구축 역시 불가피하며 이는 중국의 극단적인 반발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팬데믹은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거대한 충돌을 조기에 소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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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 중국이 COVID-19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는지 여부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하여서는 다음 기사를 참고할 것. Ella Torres, Josh Margolin, Christina Carrega, and William Mansell, “US intel believes China hid severity of coronavirus epidemic while stockpiling supplies” abc news May 03, 2020 https://abcnews.go.com/US/coronavirus-live-updates-us-surpasses-65000-covid-19/story?id=70467380 (검색일 2020.06.15.)

2) John L. Holden, “U.S.-China Relations and COVID-19: What Can Be Done Now,” CSIS Commentary (March 20, 2020), p. 1-2. SCMP(2020.5.28), Hong Kong national security law: city awaits Trump’s response, casting shadow over long-term economic status, https://www.scmp.com/economy/china-economy/article/3086487/hong-kong-national-security-law-city-awaits-trumps-response(검색일: 2020.5.29).

3) Thomas J. Christensen, “A Modern Tragedy? CVOID-19 and US-China Relations,” Brookings Foreign Policy (May 2020), p. 5.明報(2020.5.29), 鄧炳強:港區國安法立法有助打擊港獨 公安部:全力指導支持港警止暴制亂, https://news.mingpao.com/ins/%e6%b8%af%e8%81%9e/article/20200529/s00001/1590717211097/(검색일: 2020.5.29). 

4) Chinese Diplomat Promotes Conspiracy Theory that US Military Brought Coronavirus to Wuhan CNN (March 14, 2020) https://edition.cnn.com/2020/03/13/asia/china-coronavirus-us-lijian-zhao-intl-hnk/index.html (검색일: 2020.6.13.).中国政府网(2020.5.25), 国务委员兼外交部长王毅就中国外交政策和对外关系回答中外记者提问, http://www.gov.cn/guowuyuan/2020-05/25/content_5514563.htm(검색일: 2020.5.29).

5) Barbarar Starr, “US Aircraft carrier Hit by Major Pandemic Outbreak Returns to Sea,” CNN (May 21, 2020) https://edition.cnn.com/2020/05/19/politics/uss-roosevelt-return-to-sea/index.html (검색일 2020.6.13.)

6) Nehginpao Kipgen and Diksha Shandilya, “China asserts presence in the South China Sea amid COVID-19 crisis,” Korean Times (April 14, 2020) http://www.koreatimes.co.kr/www/opinon/2020/04/197_287768.html (검색일 2020.6.15.)

7) Global Desk, “China Conducts Massive Miltary Drill in the South China to Counter U.S. Military Provocations,” Eurasian Times (May 6, 2020) https://eurasiantimes.com/china-conducts-massive-naval-drill-in-the-south-china-sea-to-counter-us-military-provocations/ (검색일 2020.6.17.)

8) Charles Edel and Mira Rapp-Hooper, “The 5 Ways U.S.-China Competition Is Hardening,” Foreign Policy (May 18, 2020), pp. 1-2.

9) Yang Lian, “The US, China, and the Perils of Post-COVID Decoupling,” Diplomat (May 18, 2020) https://thediplomat.com/2020/05/the-us-china-and-the-perils-of-post-covid-decoupling/ (검색일 2020.6.17.)

10) Edel and Rapp-Hooper, (2020), p. 3-4.

11) Katie Benner, “China’s Dominance of 5G Networks Puts U.S. Economic Future at Stake, Barr Warns,” New York Times (Feb., 6, 2020) https://www.nytimes.com/2020/02/06/us/politics/barr-5g.html (검색일 2020.6.12.)

12) Jonathan Marcus, “Trump Confirms Plan to Cut Troops in Germany,” BBC (June 16, 2020) https://www.bbc.com/news/world-us-canada-53058985

13) Russel Goldman, “India-China Border Dispute: A Conflict Explained,” New York Times (June, 17, 2020) https://www.nytimes.com/2020/06/17/world/asia/india-china-border-clashes.html

첨부파일 CSF_전문가오피니언_COVID-19와 미-중 패권경쟁의 조기소환_유재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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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중 무역 미중 관계 미중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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