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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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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코로나19發 일대일로 리스크 진단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리스크분석본부 부장 2020-08-11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64개 연선 국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진행 중

일대일로는 중국 국유기업(시행)과 은행(자금)을 주축으로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지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2014년 일대일로가 본격 추진된 이후 2019년까지 약 7,299억 달러이다<그림1>. 전체 해외 직접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5.2%에서 2019년 59.5%로 상승하였다. 중국 금융기관들의 일대일로 관련 대출 총액은 4,000억 달러~6,000억 달러로 추정1) (2017~2018년 기준)된다. 

중국은 2008년을 전후로 해외 대출을 늘려 왔으며, 일대일로가 본격화된 2014년부터 IMF·WB 등을 제치고 공공부문 신흥국 최대 채권국으로 부상하였다<그림2>. 투자 지역은 64개 연선국가를 중심으로 전 세계 138개국 및 30개 국제기구가 협력 협정을 체결하였으며 그중 동남亞·중앙亞·아프리카등이 핵심 투자 지역(2020.1월 기준)이다. 전세계 6개 대륙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나, 실제 투자 금액은 동남아시아(55%)가 절반을 상회하고, 중앙아시아(34%)·아프리카(11%) 순이다. 핵심 사업 영역인 6대 경제회랑2) 에 세계 인구의 2/3 이상이 거주하고 있어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일대일로 사업은 국제사회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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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영역 기준으로는 교통 및 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를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부 투자 부문별 비중은 에너지 39%, 교통 37%, 부동산 13% 순이다. 투자 주체는 50여개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이며, 자금조달의 경우 중국 정책은행 및 4대 국유 상업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이 약 85%를 차지하며, AIIB 등 여타 기금도 지원하고 있다<표1>.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기금 등의 기구는 총 대출 및 지분투자 규모가 크지 않으나, 시드머니 제공 등과 같은 역할을 통해 사업 추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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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차관은 중국 기업과 근로자 투입,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등 여타 국제 원조와 다른 부분이 있음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중국 기업 및 근로자를 대거 투입시켜 자국 이익을 도모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부터 국가전력망공사, 중국철도그룹, 중국에너지건설그룹 등 50여개 중국 국유 기업이 1,700개 이상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노무수출 규모도 2000년 42.5만 명에서 2019년 99.2만 명으로 약 2.3배 증가하였다<그림3>. 

다음은 투자대상 국가의 낮은 신용 등급 및 상업은행의 사업 참여 등으로 WB 등 다국적 기관에서 저금리로 빌려주는 것과 달리 시중금리 수준으로 빌려주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KIEL, WB>. 실제로 2000~2017년 중국 공적개발금융의 절반 이상이 상업적 대출거래의 전형(Commercial terms)을 보였고, 15%만이 양허적(Concessional) 성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은 불투명성이다. 대출규모, 상환 일정 및 조건 등 관련하여 대출을 시행한 중국은행들은 물론 대출을 받은 국가들도 정보제공을 꺼려해 중국과 연선국가 간의 정확한 채권·채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부 분석 기관은 노출되지 않은 채권 규모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그림4>. 실제로 중국은 그동안 전 세계에 기록적인 규모의 자본을 수출해 왔으나, Paris Club이나 OECD 채권보고 체제의 회원이 아님에 따라 IMF·WB 등 국제기구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지 않다<KIEL, CEPR>. 수혜국도 부채를 신고하는 비중이 1/10에 미치지 못해 채무국 스스로 얼마를, 어떤 조건에서 빌렸는지 불확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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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자원-건설투자 등의 패키지 딜형 투자로 상환 경로를 확대하는 독특한 투자 및 상환 구조이다. 일대일로 투자에 있어 중국 정책은행 차관의 상당부분을 중국기업이 받아 건설하고, 투자대상국의 낮은 신용도 등에 대비해 자원 및 운영권을 상환 조항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그림5>. 

또한 위안화를 활용한 해외투자가 최근 6년간 7.5배 증가(2013년 860억 위안 → 2019년 7,600억 위안)하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진은 일대일로 정책으로 무역과 투자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새로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위안화 국제화로 귀결된다고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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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긍정적 효과가 우세하나 최근 코로나19와 맞물려 일부 취약 신흥국의 부채 위험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개도국의 풍부한 인프라 투자 수요와 중국의 정책 의지 등을 감안 시, 향후 일대일로 관련 사업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2030년까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5~8조 달러에 달하는 반면 기존 국제기구가 투자를 꺼리면서 상당한 틈새 수요가 발생한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중국 인프라 투자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KOTRA, Fitch >. 경제적 효과도 크다. 세계은행이 41개 국가를 대상으로 회귀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2019년부터 5년간 일대일로의 연평균 투자가 GDP 대비 2.08% 증가할 때 성장률이 연간 0.38%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최근 들어 일대일로 투자의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년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금년 전체 신흥국 경제가 70여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흥국의 총 부채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의 전체 부채는 글로벌 통화완화 정책 등으로 2009.4Q 28.1조 달러에서 2019.4Q 71.1조 달러로 2.5배 확대되었다(GDP 대비 비율 167.7% → 219.7%)<그림6>. 참고로 일대일로 연선국가 주요 41개국이 신흥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세계 13%)이며 전체 참여국을 포함시킬 경우 同 비중이 더 확대된다. 

특히 대부분 일대일로 참여국의 재정이 이미 열악한 상황에서, 일대일로 투자자금의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가 도래하면서 유동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중국 일대일로 관련 대출의 74%가 투자부적격 국가에 투입되었고 최근의 원자재가격 하락 및 통화가치 급락 등으로 대외부채 상환의 어려움이 가중될 소지가 있다. 세계은행은 전체 참여국의 1/3 정도가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 효과보다 부채상환 부담이 더큰 것으로 평가하였다. 특히 극빈국 중 약 12개국이 GDP의 20%이상에 해당하는 대중국 부채를 안고 있으며 30여개국이 재정수입의 11% 이상을 이자 지급에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채권국인 중국이 해결 열쇠이나 중국도 경기침체 등으로 여력이 축소되었다. 

위험 지역 및 국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역별로는 대출(투자) 규모에 비해 경제규모가 작고 재정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일부 동남아시아의 저소득 국가가 가장 취약하다. GDP 대비 대중국 대출 비중은 아프리카(35%)와 동남아시아(25%)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36개국 평균 17.7%)<그림7>. 국가별로는 지부티, 통가, 몰디브, 콩고, 키르기스스탄, 캄보디아, 니제르, 라오스 등의 GDP 대비 중국부채 비중이 25%를 상회하여 가장 취약하다. 이들 국가의 OECD 컨트리리스크는 평균 6.4로 고위험국으로 분류(0~7중 7이 최고 위험)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1~4월 중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이 하향 조정된 일대일로 연선국가는 총 24개국으로 전체의 약 40%가 해당된다. 특히, 최빈국이 몰려있는 아프리카 지역이 총 17개국으로 가장 열악한 상황이다. 아프리카外 지역에서는 이라크(Caa1), 우크라이나(Caa1), 에콰도르(Caa3) 등도 고위험국으로 분류된다. 국가별 절대 대출규모로는 러시아($560억), 인도네시아($440억), 파키스탄($380억), 이란($300억) 등 순이다<RWR Advis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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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국인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경기대응 여력을 축소시키는 요인

중국의 경제 및 대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일대일로 부실이 중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GDP 대비 일대일로 전체 대출의 비율은 최대한으로 계산해도 5.6%이며 3) 이는 대외 총 자산대비로는 10.4%에 이르는 수준이다. 더욱이 투자금에 대한 광물·원유 등 자원을 통한 구상권 청구가 가능한 경우가 많고 위안화를 활용한 투자도 약 10%를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경기침체와 자금수요 증대 등을 감안할 때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불안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로 대내외 수요와 수출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긴 회수기간, 무수익성 여신 증가 등으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IMF는 코로나19 여파로 금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역대 최저치인 2% 내외에 그치고, GDP 대비 재정수지는 2014년 -0.3%에서 2020년 -5.0%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연선국가에 대한 수출은 8,430억 달러로 비중은 37.2%로 적지 않다. 특히 중국은 외화 유입의 구조적 변화로 경상흑자가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투자는 중국 금융 시스템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World Bank>. 중국 내부적으로는 금융의 은행의존도가 70%에 달하고 은행의 실제 NPL이 공식통계 보다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일대일로 대출의 대부분을 은행이 집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연선국가들을 구제해줘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확대되는 점도 재정 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금년 초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76개 최빈국의 채무 상환을 일시 유예하기로 결정하고, 민간채권자들도 동참할 것을 촉구하였다< FT>. 4월에는 중국 정부가 키르기스스탄과 17억 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기한을 조정하는 등 일부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한편 중국 내부적으로는 빈민층 지원 등을 위한 재원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일대일로 부실이 코로나 19와 미국의 견제와 맞물려 국제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음에 유의 

일대일로 투자대상 신흥국 상당수가 소규모 대외취약국에 해당된다. 특히 코로나19 및 미중 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가세하면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글로벌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신흥국간 경제 연결 구조가 기존 원자재 공급 등에서 제조업 벨류체인 다변화 및 부채(금융)로 확대되면서 한층 복잡해 졌음에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중국 인민은행이 체결한 해외 통화스왑 중 일대일로 국가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최근 홍콩 보안법을 계기로 격화한 미중 갈등과 연선국가의 다양한 상황과 맞물려 국제질서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부채 문제가 ‘보건 위기’와 ‘지급불능 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 ‘정치불안’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과거 1970년대 미국의 신흥국 대출이 급증한 이후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경제가 부진에 빠지면서 중남미 등 많은 신흥국들이 부채로 인한 충격에 직면한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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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B $4,000억(2017년), 일대일로 포럼 $4,400억(2018년), RWR $4,610억(2018년), K&Z $6,000억(2018년). 

2) ① 중국-몽골-러시아 ② 新 유라시아 대륙 교량 ③ 중국-중앙亞-서亞 ④ 중국-파키스탄 ⑤ 중국-미얀마-방글라데시-인도 ⑥ 중국-인도차이나반도

3) 중국의 총 해외 대출 규모를 8,000억달러로 크게 감안하여 추산. 2019년말 기준 중국의 전체 해외대출은 총 6,963억달러(I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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