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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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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기계 기업, 신흥국 시장 개척에 박차

쉬창원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20-08-31

세계적으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의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국민의 생활수준이 꾸준히 제고되면서 식량 수요가 대폭 증가했음은 물론, 부식품과 육류에 대한 수요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農林水產省)은 최근 2050년 세계 식량 수요가 58억 톤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10년보다 1.7배 높은 수치이며 특히,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경우 2배에 이른다. 그러므로, 신흥국가와 개도국은 식량 생산 증가와 수입 증대뿐만 아니라, 축산업에 필요한 사료 곡물의 생산 및 수입 증대 역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신흥국과 개도국은 현재 농업 현대화와 농업 기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세계의 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농기계 기업은 바로 이 기회를 노려 신흥국과 개도국 농업기계 분야에서 발전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1. 일본 농기계 기업, 인도와 협력해 시장 확장
일본 최대 농기계 제조업체인 구보다(久保田)는 세계 2대 인구 대국인 인도의 3대 농기계 기업 에스코트(Escorts) 사와 협력해 인도에 합자기업을 설립하고 농기계를 생산·수출하고 있다. 현재 합자기업의 운영방식은 구보다가 기존에 생산하던 일부 농기계의 부품을 인도로 운반해 농기계를 조립하며, 인도 시장에서 판매하고 신흥국 및 개도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두 회사가 조립하는 신상품의 상표는 ‘E구보다(E久保田)’이며 2020년 동유럽 국가 및 남아프리카 등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세계의 식량 및 곡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신흥국 및 개도국에 수출하는 농기계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현재 유럽·미국의 경쟁력을 갖춘 농기계 기업들이 모두 선진국의 대규모 농업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일정한 경쟁력을 갖춘 농기계 기업과 일본의 농기계 기업들이 앞으로 세력범위를 아직 갖추지 않은 신흥국 또는 개도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며 일본 농기계 기업 역시 이 경쟁에 합류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에스코트 농기계 제조회사가 매년 판매하는 농기계는 인도 시장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농기계의 단순한 설계에만 종사하고 있으나, 염가의 부품을 대량 구매해 조립·생산하는 데에도 일정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과 인도 합자 기업 설립 과정에서 일본 구보다 농기계 회사가 160억 엔(약 1,794억 2,240만 원)을 투자했으며 인도 에스코트 사가 10% 출자했다. 양측은 2020년 6월 합자사를 설립한 후 인도시장에 판매할 트랙터를 생산하기로 합의했으며, 남아프리카와 동유럽 지역에 수출하는 농기계의 경우, 양측이 새로운 상표에 대해 다시 합의하기로 했다.

남아프리카에 수출하는 농기계는 원래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의 에스코트 회사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아직까지 공장 업무가 모두 재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농기계를 수출할 지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유럽 지역으로 수출하는 농기계는 인도 에스코트사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2020년 800대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에스코트사의 공장 가동률 제고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두 회사가 확정한 ‘E구보다’ 상표의 트랙터는 주로 26~90마력의 소형 트랙터이다. 가격은 구보다의 기존 브랜드 트랙터의 절반 수준이며 이 같은 소형 트랙터는 엔화로 환산하면 100~150만 엔(약 1,121만~1,682만 원)으로 가격은 적당하다.

일본 구보다 사의 가장 큰 장점은 소형 농기계 생산이다. 현재 남아프리카로 수출 판매하는 농기계는 주로 85마력이며 가격도 290만 엔(약 3,250만 원)이다. 기존 브랜드 상표의 농기계와 비교할 때 조작성능이나 승차감 모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수하지만, 새로 출시되는 ‘E구보다’ 브랜드의 농기계는 소규모 농가에서 사용하기 더욱 적합하며 가격 역시 저렴한 편이다.

현재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은 미국의 존디어 사로, 2019년 10월 미국 존디어 사는 (2019년도) 매출액 392억 달러(약 46조 3,736억 원)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유럽의 CNH 사는 2019년 12월 연도 매출액 280억 달러(약 33조 1,296억 원)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세계 3위가 바로 일본 구보다 사인데, 2019년에는 1조 9,200억 엔(약 21조 5,21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구보다 사의 주요 시장은 일본, 동남아, 미국이다. 대형 농기계 분야에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지닌 기업은 유럽, 미국 기업이며 그 중 한 기업의 공장은 프랑스에 위치해 있다. 매출 역시 유럽 시장의 8% 정도를 차지한다.

2. 일본 구보다, 중국과의 협력 중시
일본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구보다는 일본 및 세계 최대 농기계 제조업체로 1890년에 설립돼, 130년의 역사를 지녔다. 현재 일본 내에 10개의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으며 중국, 태국, 인도 등을 포함해 세계 각지에 18개의 공장이 분포되어 있다. 총 종사자는 3만 9,410명이며 평균 매출 수입은 1조 7,151억 엔(약 19조 2,297억 원)에 달한다.

구보다는 중국 농기계 시장의 발전 변화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1957년 중국 왕전(王震) 장군이 농업대표단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일본으로부터 소형 트랙터(경운기)를 들여왔는데, 이것이 바로 구보다에서 생산한 것이다. 이는 신중국에서 출현한 첫번째 일본 농기계이다. 중국 개혁 개방을 계기로, 구보다 사는 1986년 베이징(北京)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구보다의 중국 업무에 대한 기반을 닦았다. 1988년에는 쑤저우(苏州)에 ‘구보다 농기계(쑤저우) 유한공사(久保田农业机械(苏州)有限公司)를 설립했는데, 주로 농기계 생산·판매에 종사했다. 2011년에는 하얼빈(哈尔滨)에 농기계 기업을 투자·설립했으며 중국 한전(밭) 시장 개척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3. 일본 농기계 기업,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 
구보다는 신흥국과 개도국의 농기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지금은 주로 인도의 마툰드라(马顿得拉) 등 기업을 비롯해 유럽·미국의 농기계 생산자와 협력을 맺어 함께 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구보다 기업은 2027년 시중에 판매되는 트랙터는 190만 대에 이를 것이며 그 중 약 70%인 약 125만 대의 트랙터가 낮은 가격의 제품일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판매량은 50만 대에 이를 것이며 그 중 40만 대 역시 저가의 트랙터일 것으로 내다봤다.

구보다에서 생산하는 농기계는 해외 매출액이 약 70%를 차지하며 그 중 저가 제품은 세계 1%를 차지한다. 이에 구보다는 2단계의 전략을 선택했다. 우선, 이윤이 높지 않은 저가의 제품 및 기타 상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신흥국가와 개도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농가들의 이익이 향상되면 다시 가격이 높은 구보다 제품을 홍보해 교체하도록 해 두 단계에 걸친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다.

신흥국 및 개도국 시장 개척은 일본 전체 농기계 기업의 공통된 과제이다. 일본 2대 농기계 기업인 얀마(YANMAR) 그룹은 일본 정책투자은행(DBJ)과 협력해 국제 트랙터 그룹에 30% 출자를 진행중이다. 일본 3대 농기계 기업인 이세키(井關·ISEKI) 역시 다른 기업과 업무 협력을 맺고 인도 기업과 연합해 새로운 시장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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