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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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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양안관계에 대한 대만시민의 인식 변화

김수한 소속/직책 :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20-09-28

1. 개요

격화되고 있는 미·중관계,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중국의 강경대응 등 국제환경에서 양안관계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중국과 대만 즉, 양안관계와 관련한 대만 시민의 인식 추이 및 그 특징을 개략적으로 파악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대만국립정치대(國立政治大, 이하 정치대) 부설 선거연구센터(選擧硏究中心)에서 지난 1994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조사한 양안관계 시민의식 리서치를 중심으로 대만 시민들의 관련 인식 변화 추이를 정리한다. 통일 또는 독립 지향을 묻는 질문 이외에 대만인들의 정체성 조사 내용을 결부시켜 봄으로써, 최근 급상승한 독립 지향의 대만 시민 의식이 정세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이며 큰 정치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상의 논의는 양안관계와 관련한 대만 국내 차원의 시민 인식을 파악하는데 있어 중요한 이해의 근거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1)

2. 양안관계에 대한 대만시민의 인식 추이2)

대만의 정치대학 부설 선거연구센터는 1992년 이래 매년 ▲주요 정당 지지율 ▲통일·독립 의향 ▲정체성 등의 의식 조사를 실시해 왔다. 지난 28년간 누적된 선거연구센터의 리서치 결과는 대만 국민의식의 특징과 추이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이해의 틀을 제공해주고 있다.3) 1994년부터 2020년까지 대만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독립 및 통일에 대한 의식 조사 내용은 다음 <표 1>과 같다.  센터에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의 독립 또는 통일이 필요하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대만시민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실제 의식을 반영하여 총 6개의 질문을 가지고 조사를 진행했다. 즉 통일과 관련하여 ▲되도록 빨리 통일해야 한다. ▲현황을 유지하며 통일을 지향한다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독립과 관련해서도 ▲되도록 빨리 독립을 해야 한다. ▲현황을 유지하며 독립을 지향한다로 질문을 구분하고 있다. 이 밖에 ▲현황을 유지하며 나중에 결정한다. ▲영원히 현황을 유지한다. 와 같이 조사에서는 현황 유지와 관련한 시민의 의식을 함께 질문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줄곧 30% 이상을 유지했던 '영원히 양안 현황 유지'를 바라는 주류 의견이 2019년 29.8%에 이어 2020년 28.7%로 줄어들었다. ‘현황을 유지하고 추후 결정’의 유보적인 의견 역시 2020년 23.6%로 감소했다. 

반면 '현황을 유지하며 독립 추구' 의견이 2018년 15.1%에서 2019년 21.8%, 그리고 2020년 27.7%로 치솟았다. '가능하면 빨리 독립' 의견까지 합치면 독립 의견이 전체의 35%를 넘어섰다. 반면 '현황을 유지하며 통일 추구' 및 '가능하면 빨리 통일' 의견은 각각 6.8% 및 0.7%로 소수 의견에 불과했다. 


3. 1994년 대비 2020년 양안관계 인식 변화 

정치대의 관련 조사가 1994년 시작된 이래 2020년까지 양안관계에 대한 대만 시민인식 변화를 <그림2> 와 같이 표시할 수 있다. 관계에 대한 대만 시민인식 변화를 <그림2> 와 같이 표시할 수 있다.


가능한 빨리 통일 의견이 1994년 대비 2020년 3.7%p, 현황 유지하며 통일 지향은 8.8%p 줄었다. 지속적으로 현황을 유지하며 불변을 원하는 의견 역시 9.8%p 줄었다. 반면 현황 유지하며 추후 결정 13.8%, 현황 유지하며 독립 추구 27.6% 으로 증가하였다. 가능한 빨리 독립 의견의 급진적 의식 역시 4.3% 늘었다. 

4. 대만시민들의 정체성 변화와 양안관계 

<그림 3>과 같이 스스로를 대만인 또는 중국인으로 인식하는지를 묻는 정체성 조사 결과는 이 같은 독립 지향의 국민의식이 단순히 급변하는 정세로부터 영향을 받은 일시적 경향이 아니라 구조적이며 보다 큰 사회인식의 변화 흐름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가 시작되었던 1992년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졌던 비율은 전체의 17.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67%에 달해 50%p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대만인이자 동시에 중국인이라고 답한 비율은 1992년 가장 많은 46.4%에 달했지만 2020년 조사에서는 27.5%로 18.9%p 줄어들었다. 또한 중국인 정체성을 갖는다고 답한 비율은 1992년 25.5%였지만 2020년 현재 2.4%로 23.1%p 격감했다.

5. 맺음글

대만 국민들의 의식이 비록 2019년 홍콩사태와 대선 등 주요 정치사회적 사건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변동했지만 그 변화의 추세만큼은 뚜렷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94년 대비 2020년 독립·통일 의식 조사와 대만인의 정체성 조사 결과는 그 추이 및 변화의 폭이 동조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독립 지향의 국민의식이 단순히 급변하는 정세로부터 영향을 받은 일시적 경향이 아니라 구조적이며 보다 큰 사회 인식의 변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미·중 갈등의 격화,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 홍콩보안법의 제정과 시민탄압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중국과 거리 두기를 바라는 대만 민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탈(脫)중국의 정체성은 보다 증가할 것이며, 독립 추구 목소리 역시 커질 것이다. 중국이 일국양제 방안을 불변의 원칙으로 삼아 공세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상황에서 탈중국의 원심력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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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의 명칭을 각각 중국과 대만으로 약칭한다.

2) 정치대선거연구센터 리서치 데이터를 정리한 부분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0년 중국종합연구 ‘’중국의 일국양제20년 평가와 전망(미발행)‘’를 위해 서면 자문한 내용 일부를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다. 

3) 관련 내용은 (https://esc.nccu.edu.tw/course/news.php?class=203 : 검색일 2020.06.01)

4) 탈중국의 대만민심 동향에 대한 해석은 김수한(2020)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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