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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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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신경제 육성 정책의 특징과 투자 기회

조용준 소속/직책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2020-10-31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와 그에 따른 교역 위축(Trade Disruption)으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국내경제 즉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 또 대규모 실업사태에 따른 확장적인 통화정책과 대규모 재정정책 집행은 결과적으로 각국 정부에게 강한 힘을 주게 되었다. 거기에 한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는 2차 팬데믹 우려와 예방 노력을 고려하면, 내수시장의 중요성과 리쇼어링(Reshoring) 등 국가주의로의 회귀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각 국 정부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을 위해서 수요가 폭발하는 4차산업 투자를 본격화하려 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해서 경제의 신성장모델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정부 역시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서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어서 이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여러 기회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중국 판 뉴딜은 ‘7대 신형 인프라투자’

2020년 중국 정책의 무게중심이 재정정책에 집중됨에 따라 '경기부양의 목적'과 '중장기 방향성'에 가장 충족하는 중국판 뉴딜의 내용은 소위 '7대 신형 인프라투자'로 판단된다. '신형 인프라투자'는 2018년말 경제공작회의에서 처음 언급된 컨셉으로 2020년 3월 4일 중앙정치국회의와 관영언론이 확정한 7대 분야를 지칭한다. 이는 중국정부의 중장기 목표인 질적성장, 신형도시화, 공급개혁에 동시에 부합하는 ①5G통신, ②고속/도시철도, ③데이터센터(IDC), ④산업인터넷, ⑤전기차 충전설비, ⑥AI, ⑦특고압 설비로 신산업 영역에 대한 투자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방향성과 자금조달을 근거로, 2020년 중국의 인프라투자가 연간 8-10% 증가(2019년+3.3%)하고, 이중 '신형 인프라투자' 영역은 15%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향후 3년간 해당 7대 신산업영역의 전체 인프라투자 내의 비중은 현재 10%에서 17%까지 상승하고, A주 시가총액 비중도 최대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2020년 인프라투자의 자금조달 환경은 연간 10% 증가율을 확실히 지지한다. 2020년 지방정부에 제공되는 특수채 발행 한도와 조기발행액은 각각 YoY 44%와 23% 증가하고, 이중 인프라투자(신형 포함)에 강제적으로 투입되는 비중이 상반기에 약 70%에 육박할 전망이다(2019년 평균 30%). 하나금융투자가 추정한 2020년 인프라투자 순증액 규모는 최대 1.5조 위안(YoY+140%)으로 전체 인프라투자의 10%에 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4차산업 패권의 기초, 소프트웨어산업 국산화

한편, 미, 중 기술패권전쟁이 가열되면서,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국산화 정책이 중국의 로컬 IT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정부는 향후 3년 내 정부기관과 국영기업의 컴퓨터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국산 제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중국 내 수입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국산 제품 대체율은 2020년 30%에서, 2021년, 2022년 각각 80%, 100%를 목표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국산화 행보는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보다는 자국의 첨단산업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표준으로 끌어올리고, 기존의 전통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에서 신경제와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도로 알려졌다.

중국의 로컬 IT 기업들은 현지 수요에 특화된 제품 개발과 높은 가격 경쟁력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이미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해왔다. 따라서 국산화 트렌드는 정책적인 유인 외에도 내수시장에서의 로컬 기업의 경쟁우위와 중국 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첨단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압도적 1위 기업이었던 Oracle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43%에서 2018년 25%로 하락한 반면, 중국의 대형 IT 기업인 Alibaba와 Tencent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ERP 영역에서도 SAP 등 같은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기업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Kingdee와 Yongyou와 같은 로컬 ERP 기업도 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높은 외형성장을 기록 중이다.

향후 중국 내 로컬 소프트웨어 기업의 점유율은 2019년 31%에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2월 가트너는 중국기업의 소프트웨어 지출이 2020년도와 2021년도 각각 YoY 16.1%, YoY 17.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20년 중국 기업의 SaaS 사업 지출은 YoY +3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최근 SaaS에 대한 필요성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과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중소기업도 추가로 소프트웨어 지출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1)중국의 클라우드 인프라 및 5G 네트워크 보급, 다양한 SaaS 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량 증가, 2)업무 효율성 증대와 3)노동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기업의 디지털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되며,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로 소프트웨어 기업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중국이 앞서가는 4차산업의 예시, 온라인 원격의료 서비스 산업

중국이 한국을 크게 앞서가는 비대면 4차산업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헬스케어 산업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지하고 육성하고 있는 산업이다. 2014년 정부가 공립병원을 기점으로 온라인을 통한 원격진료를 촉진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의료서비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대도시에 집중되어있는 불균등한 의료자원 배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도시의 공립병원도 대도시의 공립병원의 의료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원격진료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것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IT기업과 병원간의 온라인 의료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촉진하면서 인터넷병원이 급격히 증가해왔다. 인터넷병원은 중국 정부가 2015년에 도입한 시스템으로 오프라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을 위한 온라인 의료서비스 플랫폼이다. 중국은 인터넷병원을 포함해 원격진료를 이용하려면 먼저 오프라인 병원에서 초진이 필요하며, 원격진료는 가벼운 질병 또는 만성질환 환자에 한해 재진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처방약 복용이 필요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약처방을 위해 매번 병원을 방문할 필요없이 온라인으로 전자처방전을 받고 의약품을 집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2019년 11월까지 중국 내 설립된 인터넷병원은 무려 총 269개나 되며, 2017년 48개, 2018년 119개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책 방향에 맞춰 인터넷병원을 설립하는 공립병원이 늘어나고 있고, 2018년 이전까지는 인터넷병원을 설립해야만 온라인 처방이 가능했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들도 지역별로 인터넷병원 설립을 늘려왔다. 2019년부터는 국가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해졌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원방안이 더욱 구체화되었다. 올해 3월부터는 인터넷병원 진료비용뿐만 아니라 처방약 비용도 건강보험 전자 인증시스템을 거쳐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병원 담당의사가 전자처방전을 발급하면 인터넷병원이 처방전에 대해 심사를 진행하고 건강보험에 지정한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달된다. 그리고 건강보험 급여에 해당되는 금액은 건강보험기금에서 지불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례없는 초 고속 성장을 맞고있는 중국의 온라인 헬스케어산업

중국인들에게 이미 보편화된 모바일 소비 환경에 "비대면 소비"와 "건강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더해 짐에 따라 올해 중국의 온라인 헬스케어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의료서비스 플랫폼인 'Ping An Good Doctor'의 사례를 보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신규 이용자수가 전년비 900%나 급증했다. 

현재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원격진료 사업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플랫폼 기업이 의사 개인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아니면 "인터넷병원"을 직접 설립하는 방법이 있다.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은 원격진료를 포함하여 병원 진료 예약, 입원 예약, 의약품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 외에도 소형 의료센터, 무인 진료소와 같은 오프라인 의료서비스 거점을 구축하거나, 혈당 측정기와 같은 소형 의료기기 판매를 통해 이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2006년 중국 최초의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인 'Haodaifu'가 설립된 이후 모바일 인터넷이 확산되고 정부가 온라인 헬스케어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WeDoctor', 'Chunyu Doctor', 'Ali Health', 'Ping An Good Doctor' 등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헬스케어 기업들이 연이어 설립되었다. 이 기업들은 중국의 자본시장에서 초고속성장기업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세를 시현한 대표적인 언택트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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