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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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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인도·태평양 지역 미·중 액화천연가스 (LNG) 인프라 구축 경쟁

김연규 소속/직책 :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2020-11-20

신흥개도국과 LNG(액화천연가스) 인프라의 중요성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동유럽, 남동부유럽 등 신흥 경제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세력권 확대를 위해 벌이고 있는 전면적 전략경쟁이 국제정세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까지 가세해 미·중간의 양자경쟁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신흥지역에서의 미국 중국간의 세력경쟁의 가장 뚜렷한 분야는 중국이 촉발한 도로 항만 물류 등 전통 인프라 구축 경쟁이다. 최근에는 세력경쟁의 전선이 통신망, 해저케이블, 디지털 서비스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통인프라와 디지털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속적으로 강대국 세력경쟁을 결정하는 인프라는 에너지인프라이다. 

신흥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낙후되고 고립된 에너지 인프라 문제를 가지고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에너지인프라는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이다. 대규모로 제품을 만드는 공장과 산업용 가정용 냉난방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발전소용 연료의 문제이다. 신흥 국가들은 대부분 수력과 석탄 또는 중유(heavy oil)를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해 왔다. 이러한 기존의 연료들은 신흥국가들이 지속적으로 대규모의 제조업 활동을 하는데 있어 공급안보(security supply)의 문제가 발생하여 적합지 않다. 수력은 계절에 따라 저수량의 변동으로 전력생산이 일정치 않고, 중유 발전은 기본적으로 석유제품으로 국제유가에 연동되어 있어 고비용이며, 석탄은 기후변화 협약에 의한 의무이행을 위해 감축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이미 화석연료 생산비용보다 저렴해졌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석탄소비는 지난 10년동안 각각 40%, 27% 감소했다 (BP 2019). 선진국에서의 이러한 석탄 소비의 현저한 감소는 셰일혁명으로 인한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이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정부의 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아직은 고가의 재생에너지 비용을 감안할 때 신흥경제 지역의 유일한 대안은 천연가스 확대이다.  천연가스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에너지로서 궁극적 에너지전환으로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에너지원이다.   2010년 이후 신흥개도국들의 LNG 수입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2014-2016년 사이 신흥 개도국 17개 국가가 신규로 LNG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개도국 신규 LNG 수입국 덕분에 LNG 초과 공급 규모가 감소할 수 있었다 (Cornot-Gandolphe 2018, 17).

2019년 세계적으로 LNG 수입은 5000만톤 (50 Mt) 증가하여 314 Mt가 되었다. 아직까지 가스관으로 연결되지 않은 많은 개도국 국가들이 신규로 LNG 수입국으로 등장하고 있었으며, 부유식 액화 기화 시설 개발 등 LNG 관련 기술발전이 이러한 LNG 수입 확대에 기여하고 있었다 (APEC 2019). 

당시 글로벌 LNG 수입 증가분 가운데 아시아지역으로 부터의 수입이 76%, 중국으로 부터의 수입이 6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LNG 수입국이 되었다. 중국은 2017년에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 LNG 수입국이 되었으며 2020년이면 일본까지 추월하여 세계1위 LNG 수입국이 될 전망이 제시되었다. 





신흥개도국 맞춤형 소형 LNG 도입 기술

LNG 도입방식은 전통적으로 주로 육상 LNG 수입터미널방식으로 도입되었으나 도입 인프라구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최근 LNG 사업에 참여하는 다수의 생산자와 수입자가 등장하였고 LNG선박을 이용하는 기술 발달과 미국산 세일가스 LNG의 등장으로 가격의 안정화와 단기 및 현물거래비중(2019년말기준 34%)이 늘어나면서 도입계약유연성(Flexibility)이 제고되었다. 100-200만톤/년 도입계약 규모의 20년 장기계약에서 5-20년 사이의 중단기 계약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해상 부유식 수입터미널(FSRU, FSU)은 해상에 수입터미널을 설치하는 것으로서 기간은 짧고 비용은 적게 투입되며 그 규모와 기간은 수입국의 여건에 맞는 규모로 선정할 수 있고  Floating 터미널은 신규로 제작하거나 중고 LNG Carrier를 개조해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최근 신규로 LNG를 도입하는 국가나 피크수요공급이 필요한 국가에서 많이 채택되고 있다 (APEC 2019, 28-29).  

소형LNG (ssLNG: small scale LNG) 수입방식은 1) 대형 LNG터미널에서 소규모 LNG Carrier를 이용하여 도서지역에 공급하거나 (제주도, 일본 섬지역, 동남아 섬지역등), 벙커링(Bunkering, 국제해사기구(IMO)규제로 선박연료를 LNG로 공급사업에 이용과 2) LNG전용 콘테이너(LNG ISO TANK)에 소규모의 LNG물량을 저장하여 선박, 열차, 트럭 등의 방법으로 수요처로 이동하여 LNG를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가스공급 주배관망 연결이 어려운 지역에서 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벙커링, 디젤버스/화물차의 연료전환(Road Transportation),  분산형전력용 (Off-Grid Power Plant), 그리고 섬지역 에너지공급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LNG수입터미널이 있으나 지역간 수급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 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 중국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이 제조한 LNG전용 콘테이너(LNG ISO TANK)를 이용하여 ssLNG 공급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APEC 2019, 30). 

미·중 전략 경쟁과 동남아 인도 LNG 인프라 구축 

2030년에 동남아 LNG수입량은 일본의 70% 전후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중국, 인도와 세계 LNG소비지의 4강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며 우드멕켄지에 의하면 LNG 수요가 2040년까지 4배 폭증하여 236 MT(million tons) 이르는데 절반은 인도 (63 MT)와 인도네시아 (43 MT) 수요이다. 현재 LNG를 수입하는 국가는 태국,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싱가폴인데  조만간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등이 대형 LNG 수입국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소규모이지만 LNG 수입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지나해 지역의 중국의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으로 알려진 영유권 주장 등의 근본 원인은 동남아 국가들의 에너지전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미얀마와 같이 전력생산의 60% 이상을 수력으로 하는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석탄 발전 의존이 매우 높다. 신남방 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와 동남아 아세안 회원국들은 10여년 전부터  포스트 차이나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투자와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도 2013년부터 중국과의 교역이 감소하고 신남방국가들과 교역이 늘기 시작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중심의 글로벌 밸류체인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신남방이 중국의 대체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은 6억5천만 인구에 중산층만 3억5천만에 이르며 3조달러 GDP 규모를 가지게 되었다. 제조업 생산이 늘면서 에너지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태국은 1981년부터 가스를 발전부문에서 소비하기 시작했다. 40 BCM 가스소비량을 국내생산으로 대부분 충당하고 10 BCM정도를 1998년부터 미얀마로부터 가스관으로 수입해왔다. LNG를 최초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으로 약 5 BCM 정도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LNG 생산과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현재는 LNG를 수입하고 있다. 싱가폴은 모든 전력을 가스로 생산하는 국가로 2013년 LNG를 도입하기 시작하기 전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로부터 가스관으로 주로 수입을 했었다 (Fulwood and Lambert 2020, 5).

베트남 필리핀
2019년 7월 20일 미 국무부는 “중국이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남지나해 지역의 2.5조 달러의 가치에 달하는 원유 가스 시추와 개발하려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 남지나해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미 에너지정보청 (EIA)의 자료에 의하면 남지나해 지역에는 약 190 TCF (trillion cubic feet) 가스, 11 Billion 배럴의 원유가 묻혀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간의 남지나해 무력 시위와 영유권 분쟁은 베트남과 필리핀이 주요 당사국이다. 베트남과 필리핀의 LNG 수입 시설 구축과 미국으로서는 셰일가스 LNG를 수출하려고 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다. 2020년 8월 7일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쯔엉사 군도(스프래틀리 군도)와 흐엉사 군도(파라셀 군도)는 베트남의 영토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베트남 정부의 허가 없이 이곳에서 실시되는 모든 행동은 베트남에 대한 심각한 주권 침해이며 중국의 공격적인 행위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현재 남부 해안지역에 10여곳의 LNG 수입터미널 시설 건설 계획을 세워 놓고 미국 등으로부터 LNG 도입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가운데 2022년 완공 예정인 수입 터미널 공사는 삼성물산이 수행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스페인의 렙솔 (Repsol) 러시아의 로스네프트 등 기업들과 베트남 해상 가스 개발 계약을 맺고 해상 시추를 시도하였지만 중국 해군의 반대로 최근 모든 계약이 다시 취소 되었고 베트남 정부는 배상금을 1조원을 물어주기도 했다. 중국의 주장은 베트남의 해상 시추 장소가 중국의 남해구단선 영유권안에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과도 비슷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필리핀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체 해상 가스전이 2020년대 중반이면 고갈이 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LNG를 도입하거나 자체적으로 추가로 해상 가스전을 개발해야 되는 상황인데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10여년 이상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해상가스전 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필리핀 정부는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를 하기에 이르렀고 2016년 6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적으로 근거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판결이 내져지자마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하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집권 직후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9년 9월 두테르테는 5번째로 중국 방문을 하게 되었다. 두테르테는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에게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거론하며 중국의 영유권을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필리핀이 다국적 기업 혹은 러시아의 가즈프롬과 필리핀 해상 가스개발을 하도록 해달라고 말한다. 시진핑은 개발을 중단할 것을 다시 요구한다. 마지막에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중국의 공기업 CNOOC와 필리핀이 공동개발하는 방안이 거론되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2919년 10월 러시아 정부에 필리핀 해상가스 개발에 참여하지 말도록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63%를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국가로  33% 인구가 전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15%의 자체 생산 전력은 중국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가스는 중국 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얀마 정부도 2018년 LNG 도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3개의 LNG 수입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월 중국의 China National Offshore Oil Corporation (CNOOC)는 소형 LNG 사업의 일부로 ISO 탱크 5대분의 가스를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 공급하였다. 중국이 최초로 동남아시아 국가에 LNG를 수출하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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