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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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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코로나 시대 중국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시사점

김부용 소속/직책 :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부교수 2021-01-25

코로나19에도 식지 않는 중국인의 소비 열기

중국에서는 광군절이라 불리는 지난 11월 11일, 올해로 열두번째를 맞이하는 광군절 쇼핑 대축제날 알리바바 티몰의 거래액은 무려 4,982억 위안에 달해 올해도 신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거래액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지난해보다 2,000억 위안이 더 많은 거래액을 달성하며 그러한 우려는 싹 씻겨나갔다. 

사실 알리바바의 이번 광군절 쇼핑 대축제는 과거와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치러졌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시장을 감안해 11월 1일부터 3일까지 1차, 11월 11일 2차 행사로 두 번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11월 4일부터 10일까지는 예약 판매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광군절 쇼핑 대축제의 초당 구매건수가 최대 58만 3천 건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은 중국 소비시장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1)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주지하듯 중국의 소비시장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8월부터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소비 품질을 높이고 소비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소비진작책을 추진하였으며, 각 지방 정부도 위축된 소비 회복을 위해 상품권을 발급하고 구매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와 더불어 하반기부터는 서비스업 경기가 회복되며 8월부터 소비가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대 중국의 소비 트렌드는 디지털 신소비·무인화·1인·건강·홈코노미

그렇다면 올해 코로나19 속에서 중국의 소비 트렌드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코로나 시대 중국의 소비 트렌드는 디지털 신소비, 무인화, 1인, 건강 및 홈코노미로 특징지어진다. 우선 디지털 신소비가 유통 채널의 트렌드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미 진행돼오던 온라인 소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소비시장 규모는 인터넷 사용자수의 증가에 힘입어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왔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1-10월 중 소비재 온라인 판매액이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쳐 과거보다는 증가세가 조금 둔화되었지만, 전체 소비재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최고치를 기록해 온라인 소비 트렌드가 보다 뚜렷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온라인 소비는 기존의 소비재 중심에서 원격근무, 원격 의료, 온라인 교육 등의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CNNIC(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인터넷 사용자 중 원격근무,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분야 사용률은 모두 1년 전과 비교하여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올해 1분기의 경우 온라인 교육 사용자수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48.6% 증가하였다. 또한 온라인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가 늘어남에 따른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확대가 눈에 띈다. 


CNNI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중국의 온라인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는 5억 6천만 명을 넘기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제품 판매, 리얼리티 쇼, 게임, 연예인 공연, 스포츠 등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는 2017년경부터 발전하기 시작하여 2019년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올해도 전년대비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최대 장점은 실시간 소통이다. 


구매자는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거나 제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판매자는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함으로써 판매자와 구매자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라이브 커머스의 또 다른 장점은 현장감과 생동감이다. TV 홈쇼핑의 경우도 현장감과 생동감이 있지만 표현에 제약이 있는 반면,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서비스라는 특성으로 인해 규제에서 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TV 홈쇼핑에 비해 보다 생동감 있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이밖에 연예인이나 왕훙(网红),2) 기업 CEO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출연함으로써 이들을 통한 팬덤경제 효과 또한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은 기존의 생활용품과 같은 일반 소비재에서 자동차·부동산과 같은 고가 제품으로, B2C에서 B2B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언택트 경제의 부상으로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는 올해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방식이 되었다.

코로나 시대 두 번째 소비 트렌드는 무인화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경제의 부상과 노동인구의 감소로 무인화 판매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3년에 10억 582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들어 2019년에는 9억 8,910만 명으로 6년 만에 1,672만 명이 감소하였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중도 2010년의 74.5%에서 2019년에는 70.6%로 줄어들었다.3)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노동력의 감소와 인건비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최근 몇 년 무인화 판매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올해 코로나19로 언택트 경제가 떠오르면서 무인화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무인화 서비스는 무인 편의점이 가장 보편적이며 최근에는 무인 식당과 무인 배달도 나타나고 있다. 

세 번째 소비 트렌드는 싱글 이코노미와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1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1인 소비의 대표적인 예로는 혼밥과 혼술을 들 수 있으며 이밖에 게임, 엔터테인먼트, 1인 관광 등도 대표적인 1인 소비 품목이다. 이 같은 1인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1인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소포장 식품, 미니 밥솥이나 미니 냉장고 등의 미니 가전도 출시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싱글이 약 2억 명이 있으며,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6천 위안에서 1만 위안 사이이다.4) 주 연령대는 20대이며 화이트칼라 여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향후 중국의 싱글 이코노미를 이끌 주력계층이다.  

코로나 시대 네 번째 소비 트렌드는 건강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방역,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며 관련 소비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스크·소독액·위생장갑·방호복 등의 방역용품, 공기청정기·살균소독기 등의 건강환경 관련 제품, 고품질 단백질·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저가당 식품·저지방 식품·식품식물성 식품 등의 건강기능성 식품에 대한 소비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건강 관련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듯 식물을 기반으로 만든 요구르트,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포함된 사탕 등이 인기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섯 번째 소비 트렌드는 홈코노미 소비이다. 코로나로 불필요한 외출을 줄이면서 집에서 근무도 하고 여가도 더 많이 즐기게 되면서이다. 홈코노미의 부상으로 재택근무·화상회의·온라인 교육 등에 필요한 전자기기, 러닝머신·스쿼트머신·클라이머·매트 등의 홈트레이닝 기기와 제품, 게임·동영상·음악·잡지·대형 스크린 등 여가 관련 문화 소비, 티포트·커피머신 등 홈카페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밖에 최근 몇 년의 경사치품 소비 트렌드가 올해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경사치품은 고급사치품 회사의 서브라인 상품으로 명품다운 고급스러운 품질,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등을 내세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경사치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기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올해 11월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질샌더와 협력하여 선보인 +J 컬렉션에서이다. +J 컬렉션 출시 당일 한국과 일본에서도 매장 오픈 전에 줄을 서서 살 정도였는데 중국은 그날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향후 중국이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성장률 둔화와 소득 증가율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경사치품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변화하는 중국의 소비 트렌드에 한국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해야 

주지하듯 그동안 한국의 대중 협력은 중국을 가공기지로서 활용하기 위한 투자와 수출이 주를 이루었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하고 있으며, 소비재의 비중은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이 14차 5개년 규획 건의안에서 ‘내수 위주의 쌍순환’을 경제정책 기조로 제시함에 따라 향후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바, 한국으로서는 중국 소비재 시장과 서비스 시장에로의 진출을 본격화할 시점이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있어 중국의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무인화, 홈코노미 등 코로나로19로 인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올해 9월 기준 온라인 라이브 방송 관련 기업 수는 3만 6천개 이상에 달했으며, 이중 올해 들어 신규로 늘어난 기업 수만 약 2만 5천개에 달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 분야에서는 타오바오, 티몰, 징둥 등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외에 틱톡, 콰이소우(快手), 도우위(斗鱼) 등 SNS 플랫폼들도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밖에 알리바바의 스마트 이동 사무실 플랫폼 딩톡, 신둥팡(新东方)의 온라인 교육, 핑안보험의 원격진료, 거리(格力)의 제균 기능 공기청정기, 허마센성(盒马鲜生)의 언택트 배달, 핀둬둬(拼多多)의 농산물 온라인 판매 등도 변화하는 중국의 소비 트렌드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있는 기업들의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기업들도 중국 소비시장 진출 시 전자상거래, 라이브 커머스 등의 유통전략을 적극 활용함과 동시에 건강 소비, 1인 소비, 홈코노미 관련 소비 등의 트렌드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사치품 트렌드와 같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기회 포착 등 다방면의 전략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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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网易科技(2020.11.11.), 天猫双11:订单创建峰值每秒58.3万笔

2) 중국 SNS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팔로우를 거느린 사람을 가리킨다.

3) 国家统计局(검색일: 2020.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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