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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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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안화 환율의 동향과 전망

김부용 소속/직책 :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부교수 2021-01-29

지난해 5월 말 이후 7개월 연속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위안화

중국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5월 말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위안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5월 29일 1달러당 7.1316위안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12월 9일에는 연중 최저점인 6.5311위안으로 떨어졌으며, 이후 약간 상승하는 듯했으나 다시 하락하여 12월 31일에는 6.5249에 이르렀다. 지난 5월 말 대비 12월 말 위안화는 약 8.5% 절상됐다. 

중국의 경기 회복과 확대된 미중 금리차, 내수 중심의 경제정책 기조 등이 위안화 강제 지속의 주요 원인

위안화 강세 지속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 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이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최초 발생지로서 가장 먼저 경제적 타격을 입었지만 바이러스 통제에 성공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6.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992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지만 2분기에는 제조업 생산의 회복에 힘입어 3.2%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으며 3분기 성장률은 4.9%로 올라서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4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을 5%대 중반으로 예측하고 있다.1)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V자 반등을 달성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위안화 강세 지속의 또 다른 중요한 원동력은 확대되는 미중의 금리 차이다. 중국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LPR(대출우대금리)를2) 8개월 연속 동결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4월 1년 및 5년 만기 LPR(대출우대금리)을 각각 3.85%와 4.65%로 인하한 뒤 이를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 수준으로 중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 연준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5%p 인하함으로써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위안화 표시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또한 미국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3.18%로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인 0.88%를 크게 상회하였다. 이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위안화 표시 주식과 채권으로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외환관리국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외투자자들의 중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순매입액은 총 4,673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중 지난해 상반기 순매입액이 729억 달러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다.3) 


또한 위안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 내수 위주의 성장전략으로 전향한 것과도 연관이 없지 않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로부터 줄곧 환율조작국이라는 비난과 압박을 받아왔으며, 2019년 8월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에 타격을 입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를 사실상 용인하자 미국이 공격을 가한 것이다. 그렇게 그동안 위안화 가치 상승을 꺼려왔던 중국이 과거와 달리 위안화 가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환율에 크게 개입하고 있지 않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15년 8월 환율제도를 개혁하면서 매매기준율 결정방식을 ‘전일 외환시장의 거래 종가(시장)’와 ‘기타 시장상황(개입)’을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환율제도 개혁 이후에도 비상 상황의 경우에는 전일 종가와 다른 매매기준율을 고시하거나 장중 개입을 통해 원하는 환율로 유도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회귀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하였다. 4)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가 국내 대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쌍순환’으로 바뀌면서 환율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도 다소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5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쌍순환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시점과 위안화 가치가 강세로 방향을 튼 시점이 대략 비슷하다는 것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밖에 중국이 경제회복에 속도를 낸 가운데 유동성을 단계적으로 회수할 것이라는 기대, 경기회복을 위한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와 금융 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미중 간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 등의 기대심리도 위안화 강세의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중국 금융당국, 위안화의 초강세 국면이 이어지자 속도 조절에 나서

상술했듯 중국은 경제정책 기조가 국내 대순환 중심으로 바뀌면서 환율 상승에 대한 압력이 과거보다 줄어들었으며, 그래서 과거와 같이 장중 개입을 통해 원화는 환율로 유도하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지도부는 위안화의 과도한 가치 상승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취한 몇몇 조치에서 읽을 수 있다. 

우선 지난해 10월 10일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이 외환 선물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증거금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증거금 제도는 중국이 2018년 8월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시중은행이 외국통화를 매입할 때 인민은행에 거래액의 20%를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증거금 폐지는 외국통화를 사고 위안화를 파는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위안화 강세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 11일에는 기업들이 국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리스크 평가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금융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를 파악하는 거시건전성 평가에서 국외 자금조달 한도를 계산하는 데 쓰는 파라미터를 1.25에서 1로 낮췄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업이 국외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을 대폭 축소한 것을 의미한다.5)

또한 올해 들어 1월 6일에는 중국 인민은행과 5개 정부기관이 공동으로 회람을 발표하여 위안화 역외결제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기로 하였다. 2월 4일부터 시행되는 위안화 역외결제와 관련한 새 규칙은 서류업무의 간소화 등을 통해 무역업자, 다국적 기업, 대외 투자자들의 위안화 역외 결제를 용이하도록 했다. 6) 상술한 조치들은 모두 위안화 강세를 둔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며 중국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위안화 강세 국면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5일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6.4위안대로 떨어지며(6.4760) 2018년 6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더러, 2005년 7월 달러에 연동된 페그제를 폐지한 이후 일일 변동폭 기준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위안화의 초강세에 중국 당국이 부담감을 느꼈는지 1월 7일에는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6.4604)보다 0.006% 오른 6.4608로 고시하며 위안화 가치를 소폭 절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절하 폭이 크지 않아 이 같은 조치가 향후에 또 이어진다 해도 위안화 강세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가 워낙 빠르고 글로벌 경기의 회복과 미중 간 갈등 완화로 중국의 수출 또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의 발표자료를 종합해보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8%대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경기 호조에 힘입은 중국이 그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중에 풀었던 유동성을 올해 단계적으로 긴축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확대된 유동성으로 부채 문제가 확대되면 공급측 구조개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올해 제로금리와 재정확대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달러화 약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아 올해도 중국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한 글로벌 자금의 지속적 유입으로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위안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초강세는 중국경제에 부담과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과거만큼 수출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투기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은 중국 자산가격의 거품을 유발해 금융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무리하게 위안화를 절하시키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3 아래로까지 떨어지는 것을 방관하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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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中宏国研信息技术研究院(2020.11.23.), 「预计2020年我国四季度GDP增长5.5%左右」. 中国经济学人(2020.12.15.), 「第四季度“中国经济学人热点调研”:预判全年经济增速为3.7%左右」.

2) 중국인민은행은 2019년 8월 시중은행들에 LPR을 신규 대출의 금리를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하며 LPR에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하였다.

3) 每日经济新闻(2020.09.25.), 「外管局:上半年境外投资者合计净增持我国债券和股票729亿美元」..

4) 예를 들면 2015년 8월부터 2016년 1월 중 나타난 빠른 환율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7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소진했으며, 그럼에도 환율 및 외환보유고 불안이 지속되자 2016년 1월 8일부터 2월 15일까지는 전일 종가보다 낮은 매매기준율을 고시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회귀하였다. 지만수(2016), 「중국의 새로운 환율제도 운영방식」. 

5) 뉴시스(2020.12.14.), 「[올댓차이나] 위안화 환율, 인민은행 억제 조치에도 고공행진 계속」.

6) 연합뉴스(2021.01.06.), 「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에 역외결제 통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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