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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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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과학기술정책의 변화와 2021년 전망

김정진 소속/직책 : 서남정법대학교 교수 2021-04-19

2020년 중국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2.3%를 이루면서1) 미국 GDP의 71% 수준에 도달하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지난해는 미국과의 경제규모 격차를 점차적으로 줄임으로써 미중 간의 과학기술패권이 더욱 심화되었다. 한편, 2021년 3월 중국공산당은 양회에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2035년까지 중장기 목표로 사회주의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선진국에 진입하겠다고 천명하였다. 이처럼 중국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주혁신, 산업구조 고도화, 녹색성장, 문화 소프트파워 강화, 국방의 현대화 등을 통한 국민 삶의 질을 높여 사회주의식 혁신형 선진국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이 4차산업 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장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경쟁구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그동안 중국의 과학기술정책의 변화와 성과를 알아보고, 2035년 과학기술대국으로의 중장기 정책에 있어 2021년의 주요 과학기술정책을 전망함으로써 우리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고대 전통과학에서 세계적 영향을 주었던  중국의 현대적 과학굴기 
고대중국은 종이, 인쇄술, 나침반, 화약의 이른바 ‘4대 발명품’을 발명하면서 세계문명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즉, 당대 중국의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었으며, 이웃한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도 기술이전이 이루어져 새로운 기술을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영향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유럽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며, 이는 의학, 문학, 군사 부문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와서 중국의 이러한 전통과학은 현대과학으로의 발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중국은 근대에 들어 ‘아편전쟁’을 겪고, ‘문화대혁명’ 시기에 그동안 혁신에 관대하던 전통적인 중국의 정신에서 멀어지면서 과학기술발전을 가로 막히면서 서양의 과학기술과 격차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중국은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에 집중하면서 자주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최근 중국외교부 대변인인 자오리젠(趙立堅)이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유자전거’, ‘고속철’, ‘모바일지급’, ‘e비지니스’를 현대의 ‘신 4대 발명’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중국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과학기술 강국’임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21세기 산업의 주요 먹거리로 알려진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 대한 기술을 중국이 세계적 우위를 점하면서 미중 과학기술패권 구도를 형성하였다.

중국은 어떻게 미국과 과학기술 패권을 다투는 수준으로까지 과학기술발전을 이루게 된 것인가? 이에 대하여는 그동안 중국의 과학기술정책 변화와 성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과학기술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2012년 말 시진핑(习近平)정부가 출범하면서 「혁신주도형 발전전략(创新驱动型发展战略)」을 국가정책기조로 하여 국가발전 혁신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천명하였다. 시진핑 정부의 이러한 전략은 과학기술진형에 대한 역대 지도층의 전략과도 연관선상에 있지만, 국내외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의 새로운 변화로 인한 여건을 반영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

그동안 중국의 과학기술정책을 살펴보면, 정치적 이슈와 경제성장 단계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먼저, 신중국이 설립된 1949년부터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혁개방이 시작되기 전인 1977년까지는 국방과학기술에 우선을 둔 정책이 대부분이었으며,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이후부터 1993년까지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이 뒤처져 있어 정부차원에서 주도적인 정책을 펴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하여금 경제와 연계하여 각자가 발전하도록 하는 이른바 ‘각자 약진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는 다시 장쩌민(江泽民) 정부의 2003년까지 이어지면서 국가혁신체제를 마련하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후진타오(胡锦涛)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적 차원의 자주적 혁신능력 육성을 강조하면서 기술, 자본, 인력 축적을 통한 자생적 혁신능력 기반을 본격적으로 마련하였다. 이렇게 이어진 중국의 과학기술정책은 마침내 시진핑 시대에 ‘과학굴기(科学崛起)’를 내세워 과학기술이 사회 및 경제 전반에 혁신을 주도하도록 함으로써 혁신형 국가반열로의 도입(2020년)과 세계 과학기술강국으로의 도약(2050년)이라는 중장기 정책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시진핑 정부의 과학기술혁신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단계별 목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단계는 2020년까지 ‘혁신형 국가 대열 진입’이라는 목표로, (1) 과학기술의 경제사회발전 기여도를 60%로 상향하고, (2) 지식집약형 서비스산업 부가가치의 GDP 비중을 20%로 하며, (3) GDP 대비 R&D투자는 2.5%로 상향하는 정책을 제시하였다. 2단계는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까지 ‘혁신형 국가 선두 진입’을 목표로, (1) GDP 대비 R&D투자 2.8%, (2) 과학기술 선진국 추격 주도의 기술혁신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 병행과 선도로 전환하는 시점이다. 또 3단계는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전환’이라는 목표로, (1) 세계일류 수준의 연구소와 대학을 확보하며, (2) 국제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육성하고, (3) 혁신친화적 제도 및 환경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16년 5월에 제시한 「국가 혁신구동 발전전략 규획강요(国家创新驱动发展战略纲要)」에서 발표한 ‘과학굴기’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의 주된 내용이다.

과학기술정책의 주요 동향과 성과
이러한 정책의 기조 아래, 앞서 언급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중국의 현대과학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특히, 인공지능기술 중 ‘안면인식’과 ‘자연어 인식’ 기술에 대하여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기술을 등에 업고 중국은 2024년까지 세계 인공지능 시장의 15.6%를 점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인공지능산업 성장에 있어서도 중국이 중요한 지위를 가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3)

또, 국내 인공지능시장 규모에 있어서도 2020년의 62.7억 달러에서 4년 후에는 30.4%의 복합성장률을 이루어 172.2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4) 이로 인해 그동안 과학기술분야에 있어 선두적 역할을 해왔던 미국은 중국을 견제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중국이 고대 과학기술의 선두주자에서 현대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시진핑 정부의 점진적 과학기술혁신정책의 실현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이에 시진핑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소개하면 [표 1]과 같다.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혁신 정책에 대한 구체적 동향과 성과를 보아 알 수 있듯이 이제 중국의 과학기술은 전통과학에서 그러했듯이 현대과학에서도 세계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즉, [표 1]에서와 같이, 시진핑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의 특징은, (1) 현재 및 미래 산업에 영향을 주는 과학기술발전 정책과, (2) 경제발전과 연계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과학기술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이러한 정책은 단기, 중기, 장기의 정책과 서로 중첩되는 정책에 대하여는 중장기 정책을 우선에 두면서 현실적 성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21년 추진될 주요 과학기술정책과 전망
중국의「과학기술혁신 2030-중대항목(科技创新2030—重大项目)」정책은 크게 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 각종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전자/정보’의 혁신을 통한 양자통신 및 양자컴퓨터 운영은 물론, 우주-지구 일체화 정보망 구성 등이며, (2)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핵심과학기술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첨단제조’를 통해 항공엔진 및 가스터빈 제조기술과 스마트 제조 및 지능형 로봇 제조기술 등이다, 또 (3) 그동안 국제적 비난을 받아 온 환경문제에 대하여 신재생에너지 및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산업발전을 꾀하는 ‘에너지/환경’ 기술을 통해 석탄 청정 및 고효율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4) 그동안 중국은 농업분야에 있어 수입종자에 대하여 늘 약점으로 작용하였는데, 5) 종자업의 자주혁신을 통해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5)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안전 의식이 제고되면서 ‘바이오/건강’ 산업에 대한 과학기술 발전이 요구되면서 뇌과학 및 뇌유사 과학에 대한 변혁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6) 2020년 중국이 달 탐사 등 우주산업에 집중하였는데, 2021년은 더 나아가 심해 정거장은 물론, 심우주 탐사와 우주선의 궤도 서비스 및 유지보수 시스템에 대한 과학기술이 한층 발전할 전망이다.


상기에 제시된 중국의 2021년도 주요 과학기술정책은 중장기적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경제가 고속성장에서 뉴노멀시대에 진입함으로써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기술발전은 그동안의 과학기술 선진국에 대한 ‘추격자’에서 ‘추격자-병행자-선도자’의 공존하는 구조로 전환한다는 장기적 정책에서 어떠한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2021년 중국의 과학기술혁신정책의 성공과 전망을 구체적인 수치로 알 수 있는데, 한국의 과학기술통신부가 올해 3월 11일 제출한 ‘2020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안)’에 따르면,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 있어 11대 분야 6) 120개 중점과학기술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상대적 기술수준(%)과 기술격차(년)를 보면, EU(95.6%), 일본(87.3%), 한국(80.1%), 중국(80.0%) 순이었다.7) 현재 한국과 중국의 중점 과학기술수준은 격차가 없으며, 2021년부터 중국이 우리를 앞 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중국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다변화할 중국 정책에 대하여 대비하면서 우리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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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hina Still Grew and Fueled Its Rise as Covid-19 Shook the Global Economy”, https://www.wsj.com/articles/chinas-2020-growth-shows-it-gaining-ground-on-u-s-economy-11610967016(접속일: 2021.03.30.).

2)윤대상(2017). “중국의 과학기술정책”. 이슈분석, 산업연구원, p.2.

3)“预计到2024年,中国在全球人工智能市场的占比将达到15.6%”, https://tech.china.com/article/20201222/20201222679978.html(접속일: 2021.04.04.).

4)“预计到2024年,中国在全球人工智能市场的占比将达到15.6%”, https://tech.china.com/article/20201222/20201222679978.html(접속일: 2021.04.04.).

5) 예를 들어,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해바라기씨와 유채씨의 수입의존도가 높았는데, 러시아가 수출관세율을 기존의 6.5%에서 30%로 대폭 인상하자 중국내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중국의 또 다른 급소 '수입산 종자'”, https://news.zum.com/articles/66853329(접속일: 2021.04.04.).

6) 11대 분야는 건설·교통, 재난·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정보통신기술·소프트웨어(ICT·SW)다.

7) 우리나라 중점과학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80.1% 수준이며 기술격차는 3.3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8년 대비 각각 3.2%p, 0.5년 향상, 단축된 결과다. 중국 과학기술 수준은 이전 조사에서 우리나라 대비 0.9%P 낮았지만 2년 만에 격차가 사라졌다. 자세한 내용은, “11대분야 과학기술 수준 中에 따라잡혀...선두 美의 80% 수준”, https://news.zum.com/articles/66710028(접속일: 202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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