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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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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한국영화, 중국시장진출 현황과 과제

김정진 소속/직책 : 중국 서남정법대학교 교수 2021-06-25

한국영화 100주년, 중국시장진출 왜 어려움을 겪고 있나?

2019년은 우리영화계에 매우 경사로운 해이다. 1919년 키노드라마(kino-drama) 형식의 ‘의리적 구토(義理的仇討)’라는 한국최초의 영화가 제작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니 한국영화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이기도 하다. 이를 축하라도 하듯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사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또 한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영화산업에 위기를 초래한 코로나19가 발발한 시기이도 하다. 이처럼 2019년은 영화계에 좋은 일과 위기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2021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윤여정)을 받으면서 한국배우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한국영화의 작품성과 인지도가 국내외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한국영화의 대외 홍보 및 수출과 관련하여 한국영화사를 돌아보면, 1990년대까지 한국영화는 대부분 국내에서 상영되었으며, 2000년이 되어서야 이른바 ‘한류’를 통해 조금씩 해외시장으로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2018년 한국영화 완성작 국가별 수출실적을 보면, 대만(17.2%), 홍콩(14.6%), 일본(11.0%), 중국(9.5%), 미국(8.0%)의 순으로 나타났다.1) 동년 수출액은 총 458억 원으로 전체 영화시장의 1.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미 2013년 국내 영화시장의 누적관람객수가 2억 명을 돌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시장진출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국 영화시장에의 진출은 드라마나 K-Pop에 비하여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한국영화가 중국시장 진출에 유독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말해, 중국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보기가 유독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1) 중국정부의 자국영화보호를 위한 정책실시, (2) 비교적 미국영화에 익숙해진 국민들로 인한 상업화 보장, (3) 중국의 영화정책에 부합하지 않은 한국영화의 중국시장 진로 차단 등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영화가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으로써 현재의 중국시장진출 현황 및 정책과 과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영화의 해외 및 중국영화시장 진출 현황

2020년 중국영화는 이전에 없던 흥행을 이어가면서 204억 1,700만 위안의 수입으로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세계영화산업의 판도를 바꾸었다.2) 이러한 성과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위기 상황으로 극장가가 폐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되면서 하반기에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다.

한편, 2020년 한국영화의 해외매출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53.6%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필름마켓들이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적극적인 해외시장을 공략하여 전년 대비 13.3% 증가하였다.3) 이는 한국영화가 기존의 전판권(All Rights)이나 극장판권 외에 OTT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해외진출로 코로나시대의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의외적 반사이익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표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일본을 제외하면 중국(홍콩 포함)과 대만이 우리 영화의 주요 수출국이다. 수출액에는 전판권과 극장판권보다는 리메이크판권, 그리고 기술지원과 관련한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영화는 지금까지 대부분 흥행수입과 무관하게 배급권을 판매하는 방식인 매단제로 수출하였으나, ‘클래식(2003)’, ‘디워(2007)’, ‘해운대(2009)’, ‘아저씨(2010)’, ‘도둑들(2012)’, ‘연가시(2012)’가 분장제로 수출되기도 하였다.4) 이러한 방식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래에서 살펴볼 중국정부의 영화산업 정책에 기인한다.


중국정부의 폐쇄적인 영화산업 정책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0년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세계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위엄을 토했다. 현재 중국은 영화소비의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면서 외국인투자의 블루오션으로 되었지만, 투자에 있어 중국정책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전히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이다.

중국은 영화산업에 대하여 WTO 가입 이후 해외투자정책을 국제규범에 부합하도록 법률을 재정비함으로써 외국투자기업의 불만 인 각종 의무사항을 개선하였지만, 2005년을 전후하여 자국의 영화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1) 자국 브랜드 보호, (2) 외국인직접투자 재평가, (3) 외국자본의 시장잠식 등을 우려하여 외국인직접투자에 대한 특혜정책을 폐지하였다. 이로 인해 우리영화계도 중국시장진출에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중국정부는 자국의 영화산업을 보호 및 육성하고, 외국자본이 자국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경계한다는 이유로 보수적 정책을 기본적으로 고수하면서 노골적으로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와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외국영화의 중국시장진출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5)

또한, 중국의 영화수입 방식은 이른바 ‘매단제’와 ‘분장제’로 나눈다. 전자는 중국시장이 판권을 사들이기 위해서 일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형식이고, 후자는 영화의 흥행수입에 따라 추후 일정비율을 나누어 갖는 방식이다. 매단제에 의한 쿼터는 약 30편이며, 분장제는 34편으로 정해져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분장제는 영화배급이 중국 국유기업을 통해서만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수입영화의 편수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는 등 정부의 시장개입이 심한 편이다. 현재 분장제 영화는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를  중심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한국영화도 1년에 1편 정도 수출되어 상영되고 있다.
보수적인 외국인투자 정책과 비현대적 영화수입금지 규정 

2000년 이전까지 중국은 외국인의 영화투자에 대하여 전면적 금지정책을 고수하여 왔으며,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수입한 외국영화도 외국에 진출한 영화도 손에 곱을 정도로 적었다. 2000-2003년에는 외국인투자가 영화회사에 최대 49%의 지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이 있었고, 2004-2005년 동안은 시범도시에 한해서 외국인투자가 75%까지 가능하도록 제한을 풀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범기간이 종료된 이후 이러한 정책은 폐지되어 외국인은 49%까지만 투자를 허용하는 이전의 정책으로 회귀하였다. 이로 인해 중국영화시장이 큰 호황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으며, 극히 소수의 투자자들만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외국인이 투자한 영화관에 대하여는 중국정부의 엄격한 검열로 인해 정부의 승인 없이는 자유로이 영화를 상영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6)

한편, 이러한 중국정부의 영화산업정책에 기하여 영화산업과 관련한 주요 법률로는 「영화관리조례(电影管理条例)」와 「영화산업진흥법(电影产业促进法)」이 대표적이다. 「영화관리조례(电影管理条例)」제25조는 영화수입에 있어 금지되는 영화를 규정하고 있는데, 동 조에 따르면, (1) 헌법이 정한 기본원칙에 위배, (2) 국가의 통일, 주권, 영토보전에 위해, (3) 국가기밀누설, 국가안보 위해, 국가 명예 및 이익 해손, (4) 민족혐오, 민족차별 선동, 민족풍속 및 관습 침해, (5) 사이비 종교 및 미신 선양, (6) 사회질서 교란, (7) 외설, 도박, 폭력을 선양하거나 범죄 찬양, (8) 욕설 및 비방 등으로 영화검열에 있어 구체적 잣대가 없다. 영화는 종합예술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며, 내용의 정도에 따라 관람객의 연령이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수입되는 영화검열에 있어 상기 조문을 다양하게 해석하여 수입을 금지할 명목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이는 사드(THAAD)문제와 같이 한중 간 정치적 갈등이 있는 경우, 상기의 조문을 확대해석하여 한국영화의 수입을 허용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 동 조문을 확대해석하여 수입승인을 불허한 사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위너브라더스(중국법인)가 수입한 동 영화를 검열하여 “중국의 무정부 사태와 폭동 상황”이 직접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이유로 상영금지 처분함
 -[그래비티(Gravity, 2013)] 중국이 인공위성을 폭파한다는 설정을 삭제하고, 중국의 항공우주기술의 우수함을 돋보이게 하는 장면을 삽입한다는 조건을 통해 개봉일자를 앞당긴 사례

이처럼 여전히 중국영화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PPL 관련 문제는 물론, 중국배우를 출연시키는 등 중국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이다.

중국영화시장 진출의 새로운 유형과 성과

현재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중국영화시장 진출에 있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통적 극장상영은 물론, (1) TV·VOD·OTT·DVD 등 극장 외 시장에 판권을 판매하는 방식, (2) 한국에서 상영되어 좋은 실적을 얻은 영화의 리메이크 판권 수출, (3) 기술서비스 수출, (4) 해외 작품의 국내외 로케이션 유치 등 다양하다. 특히, 리메이크 판권의 경우 비교적 비중이 낮지만, 영화산업의 새로운 시장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현재 리메이크 판권 매출의 61.5%가 중국으로 가장 놓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기술서비스 방식의 중국시장 진출에 있어 80.6%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존도가 매우 높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표4와 같다.


2010년 이후 한국영화의 리메이크 수출의 특징을 보면, ‘OSMT(One Source Multi Territory) 전략7)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에서 이미 개봉하여 막을 내린 작품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여러 형태로 다시 제작되어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영화의 중국시장진출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8)

한국영화의 중국시장진출을 위한 과제들

중국의 영화시장은 거대한 인구를 내세워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세계 영화시장에 있어 중국영화시장이 가지는 매력이다. 하지만 중국영화시장이 한국 영화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는, 첫째, 중국정부는 여전히 다양한 이유로 외국영화수입에 대한 제한정책을 펴고 있어, ‘한류’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우호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둘째, 비록 중국인들이 다양한 불법적 다운로드를 통해 한국영화를 접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이 중국에 좋게 평가되고 있다하더라도, 실제 극장에서 상영된 한국영화의 실적을 보면 마냥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시장진출을 위한 기회는 있다. 문제는 중국정부의 폐쇄적 영화산업정책 등을 어떻게 우회하여 극복할 것인가이다. 즉, 다양한 방식을 통해 중국영화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그동안 국제적 미디어 그룹을 통해 영화기술이 많이 성장하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SF 분야 등 첨단과학이 적용되는 영화제작에 있어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9) 이를 위해서는 영화기술이 중국보다 비교적 우위에 있고, 한국영화가 최근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인지도가 높은 점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즉, 우수한 영 화기술을 활용한 품질 높은 영화작품을 토대로 중국영화시장 진출에 있어 한중 공동제작이라든지, OTT를 통한 진출, 리메이크 판매, 로케이션을 통한 홍보, 기술서비스에 초점을 두는 등 시장진출에 적극적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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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동준 등(2021),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KOFIC 연구 2021-02,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사업본부 정책연구팀, p.80.

2) 모종혁(2021), “2020년 중국 영화산업 결산”, KOFIC 통신원 리포트, Vol.04, 영화진흥위원회, p.1.

3) 도동준 등, 앞의 보고서, p.76.

4) 이에 대하여는, 최봉현, 박지혜(2013), “한·중 영화산업 협력방안”, Issue paper 2013-335, 산업연구원, p.55. 참조.

5) 중국은 국가방송총국(国家广播电视总局)에서 영화심의를 규제하는데, 동 부문의 허가가 있어야 중국시장진출이 가능하다.

6)“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ontentsholdings&logNo=222384578632(접속일: 2021.05.31.).

7) 이른바 ‘OSMT 전략’은 이미 완성된 영화작품의 기본적인 콘셉트에 기초하여 중국에서 현지 제작사와 공동으로 또는 현지 제작사의 단독으로 리메이크를 진행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중국에 수출된 리메이크 작품은 주로 CJ ENM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8) “한국영화 IP 수출(해외 리메이크) 역사와 전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http://kofice.or.kr/b20industry/b20_industry_03_view.asp?seq=8004(접속일: 2021.06.04.).

9) 모종혁(2021), “2020년 중국 영화산업 결산”, KOFIC 통신원 리포트, Vol.04, 영화진흥위원회, p.15.


<참고문헌>
도동준 등(2021),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KOFIC 연구 2021-02,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사업본부 정책연구팀

모종혁(2021), “2020년 중국 영화산업 결산”, KOFIC 통신원 리포트, Vol.04, 영화진흥위원회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ontentsholdings&logNo=222384578632(접속일: 2021.05.31.)

최봉현, 박지혜(2013), “한·중 영화산업 협력방안”, Issue paper 2013-335, 산업연구원

“한국영화 IP 수출(해외 리메이크) 역사와 전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http://kofice.or.kr/b20industry/b20_industry_03_view.asp?seq=8004(접속일: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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