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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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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2021년 양회와 미중 관계

이태환 소속/직책 :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 2021-07-16

지난 3월 4일 개막되어 11일 폐막된 2021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기간 보여준 중국의 행태는 중국의 국내 정치 경제와 대외관계가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2021년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창당 100주년을 맞으며 코로나를 극복하여 경제적으로 회복이 될 뿐 아니라 세계적인 위상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2022년 말에 있을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3연임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양회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들이 주로 국내 경제에 관한 것이지만  대외적으로 나타난 중국의 입장은 정치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3연임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 경제에 대한 장기적 비전 제시와 지속적인 성장의 유지가 시주석 3 연임의 정통성 기반과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도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콩에 대한 통제, 신장 위구르 티벳의 불안정 해소, 대만 분리 독립의 차단등 중국정부가 국가 핵심이익이라고 여기는 사안들도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에 매우 중요하기 떄문에 대외관계 특히 대미관계에서 이 사안들에 대해 양보할 수 없는 레드 라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 주기 위해 강대국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과도 안정된 국제관계를 유지하고 글로벌 거버넌스와 지역 거버넌스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양회 기간 나타난 중국의 주요 정책 내용을 짚어 보기로 한다. 

전인대 정부업무보고 주요 내용과 의미

제13기 전인대 4차 전체회의에서 정부업무보고 내용이 인준 처리됐으며 홍콩특별행정구 선거제도를 보완하는 것에 관한 결정이 채택됐다.1) 그 주요 내용은 2021년 중국 경제 회복과 성장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2035년에 GDP를 배가하고 궁극적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첫째, 경제성장률 전망 수치를 확정하지 않고 6% 이상으로 제시한 것은 경제 회복 상황을 고려하여 각 분야에서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질적 성장을 추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2) 

둘째, 올해 시작되는 향후 5년간 경제의 방향을 정하는 '14.5'계획에서 경제정책의 방점을 내수 활성화에 두고 있다. 중국이 내세운 쌍순환(雙循環)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내수가 기본적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2020년 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2035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배가하여 중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 제시되었고 금번 양회에서는 그 목표를 제시하는 ‘2035년 장기목표요강’(2035年远景目标纲要)을 채택하였다. 이 부분도 시주석의 3연임과 관련해 중기적 비전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중국은 국가부채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중국 지도부도 잘 알고 있다. 북경대 Michael Pettis 교수는 중국이 2035년까지 GDP를 2배로 성장시키려면 부채는 현재 GDP 대비 280%에서 400%까지 늘게 된다고 주장한다. 부채 규모나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중국의 전 재정부장도 경고한바 있다. 위험요인과 목표달성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중기적 계획과 전망을 올해 전인대에서 설정한 이유도 이러한 정치적 배경과 무관치 않다.  

넷째, 과학기술 자립화를 통한 과학기술 굴기이다. 14차 5개년(2021~2025년)계획과 2035년 중장기 비전 초안에 미국에 맞서 최강국으로 굴기 하기 위한 과학기술자립을 명시했다. 미중간의 관계 악화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의도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양회에서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자립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3) 중국의 기술 자립을 위해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최첨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R&D 투자를 대폭 증액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기술력 향상을 토대로 하여 이룩되는 중국표준 2035를 제시했다. 이는  제조업 활성화에 방점을 뒀던 중국제조 2025 다음 단계로서 이와는 달리 기술 발전을 통한 표준 확보를 의미한다.

중국표준 2035로 기술 표준을 중국이 취하게 되면 인공지능과 통신망, 데이터 흐름에 이르기까지 여러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중국이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마지막으로 대외 협력 강화를 통한 중국의 지역 및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리더십 역할 강조이다. 대외적으로 일대일로(BRI)를 지속 추진하여 주요 프로젝트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국가와 지역 간 인프라 연계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다자주의의 기조 아래, 2021년에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발효, 중국-EU 간 포괄적 투자협정(CAI)의 체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적극 고려 등을 추진하여 대외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양회의 의미와 미중관계 전망

양회 이후 미중관계가 더욱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전개 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미중관계에서도 기선을 잡고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양회기간 이전부터 시진핑 주석은 군사력 증강과 전쟁준비 태세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양회 기간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지상 배치 미사일망 구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은 미국 바이든 정부에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고 맞설 수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 시진핑은 양회의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전군은 전력 증강과 함께 전투 태세를 갖추어 이를 통해 국가의 주권과 이익을 확고하게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도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간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비를 늘려야 할 필요를 역설했다. 실제 중국은 전년 대비 0.2% 중가한 6.8% 국방비 증액을 결정했다. 이는  미국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 주려는 기싸움의 일환으로 중국의 국내정치와 대외관계가 연계되어 있음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정부 들어와 처음 갖는 고위급 대화의 미중 외교전에서도 비슷한 기 싸움이 전개되었다. 중국의 양회가 폐막된 이후 3월 18일 알래스카의 앵커리지에서 미중 외교 수뇌부가 만나 18일과 19일에 걸쳐  3차례에 걸친 대화중 공개적인 대화에서도 미중간 기싸움은 치열하게 전개 되었다. 

그러나 비공개 대화에서는 협력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회를 전후해 나타난 중국의 입장은 미국이 중국의 신장 위그르, 홍콩, 대만등 사안을 포함하여 중국의 핵심이익만 존중한다면 다른 이슈에서는 미국과 협력할 의지가 있음을 표명한 것이다. 미국도 기후 변화나 코로나 방역과 같은 사안에 대해 사안별 협력 의지가 있음을 밝혀 왔다. 3월 24일 미 국무장관이 유럽 방문시 나토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에 미중 양자 택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도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나토동맹국에 대해 강압적 수단을 사용하는 경제적 안보적 위협임을 강조하고 연대하여 견제할 것을 요구하였다.4)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사안별 대응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미중간 기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이 2035년 장기 목표로 내세운 미국 추월은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이 분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2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기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중의 기싸움이 양국의 국내적 요인들과 연계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 될 때까지 중국은 공격적으로 대응하려 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과 전면전을 감당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므로 실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협력할 사안에 대해 협력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할 수 있다. 미국도 국내 정치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때리기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 기업들의 의견과 미중 무역도 바이든 정부가 고려할 요인이 되고 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China)의 재중 다국적 기업 설문 조사에 의하면 미중 무역은 더욱 증대 될 것으로 보는 다수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간 비즈니스 관계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45%에 이르고 비교적 신중한 낙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5) 미중관계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주요 도전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 중국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다국적 기업의 80%는 비즈니스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도 중국을 무조건 배제하고 대결로 치닫기 어려운 이유이다. 미중 갈등과 긴장 고조가 반복되면서도 미중이 협상하는데 방점을 둘 수 있다고 본다.  

중국측 입장도 비슷하다. 올해 양회는 기존의 양회와 다른 점은 미중 갈등 격화가운데 국내외적으로 시진핑의 권위를 높이고 3연임을 달성하는데 초석을 마련한 회의였다는데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연임을 위해 미국과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도 안정된 정치 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결보다는 협상을 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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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591


2)http://kr.chineseembassy.org/kor/gdxw/t1860782.htm

3)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혹은 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정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 총수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기술 자립 움직임에 부응하는 것이다. 텐센트 마화텅(馬化騰) 회장, 바이두 리옌훙(李彥宏) 회장, 샤오미 레이쥔(​雷軍) 회장, 레노보 양위안칭(楊元慶) 회장 등이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양회에 참석하는 인터넷 기업 총수들이다. 

4)Amanda Macias, “Top U.S. diplomat warns China threatens NATO security, calls for joint approach to counter Beijing,” CNBC, March 24, 2021

5)GRADY MCGREGOR, “The outlook of U.S. firms in China changed dramatically after Biden’s election,” Fortune, March 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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