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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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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진국』 진입에 대한 전망

장정재 소속/직책 : 부산연구원 연구위원 2021-07-30

최근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운크타드)에서 기존 개발도상국 지위를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하였다. 한국의 경제 규모와 국제적 위상 제고가 반영된 결과로 전 국민적 자긍심이 한껏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조5512억달러(세계 10위), 수출 5125억달러(세계7위), 1인당 국내총생산은 3만1497달러(세계 26위)를 달성해서 32개(한국포함) 선진국 그룹 진입에 충분한 경제규모이다. 다만 선진국 진입은 국제사회에서 이에 걸맞는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우려도 있다. ‘탄소중립 2050’ 선언을 포함해 기후변화 선도국을 자처한 한국은 당장 ‘기후재원 기여’라는 과제를 맞닥뜨리게 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은 2020년까지 개도국의 기후 대응 지원을 위해 연간 1000억달러 규모의 기후재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는데, 한국에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1) 그리고 이번 선진국 그룹 진입 이전부터(2019년 10월) 한국은 WTO 내에서 더 이상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당장 농업 분야에서 인정받았던 개도국 지위를 포기함으로서 농산물 관세와 보조금 혜택 감축되고 농산물 시장 개방속도는 더 빨라졌다. 

그렇다면 중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리고 언제쯤 선진국으로 전환되겠는가? 이 문제는 한국의 선진국 그룹 변경과 맞물려 중국 내부에서도 큰 관심사로 부상하였다. 중국 유력 언론들의 주요 뉴스로 다뤄졌고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에서는 이번 한국의 조치로 인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중국의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의 선진국 대열 합류에 대해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데 우리는 왜 아직 선진국에 포함시켜주지 않느냐”면서 “중국은 5G 초고속 인터넷망과 고속 철도로 전국이 연결돼 있고, 항공 우주 개발도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는 기대감에 선진국 전환을 기대했다.2)  그런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중국은 현재 선진국이 아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선진국 전환을 원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선진국(先進國, developed country)’이라 함은 고도의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이룬 국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그로 인해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이 해당한다.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국제 통화 기금 (IMF)의 기준, 고소득 경제 협력 개발 기구 회원국​ 기준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가운데 경제 발달 여부가 주된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3) 반면에 ‘개발도상국(開發途上國 ,developing country)’은 선진국에 아직 진입 못했다는 개념으로 선진국 이외의 국가들을 이르는 말이다.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개발도상국으로 몽땅 묶기에는 소득, 발전의 정도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비판에 따라서 나온 개념이 중진국 또는 신흥공업국(신흥국)이다. 개발도상국 중 괄목할 만한 공업 성장을 보이는 국가들을 신흥국으로 분류 한다. 

선진국이냐 개발도상국이냐를 구분짓는 첫 번째 기준은 1인당 소득(1인당 GDP)과 산업화 정도 이다. 세계은행(WBG)은 1인당 GDP 2만 달러 이상의 국가를 선진국이라 정의하는데, 2020년 기준 1인당 GDP 2만 달러 이상 국가는 43개국이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은 1인당 GDP 6만 3400달러이나,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1만달러 수준이다. 2019년 처음으로 1인당 GDP 1만 달러를 돌파한 중국에게 많은 인구는 2만 달러 달성까지 큰 장애요인이다.


두 번째 기준은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에서 실질국민소득, 교육수준, 문맹율, 평균수명 등 여러 가지 인간 삶의 발전정도와 선진화 정도를 평가한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이하HDI)가 평가 척도로 운영된다. HDI가 0.9 이상이면 선진국으로 분류하는데 2020년 평가기준으로 27개 국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HDI 값(<표1 참고>)에 따라 국가 순위를 보면 한국은 0.916(23위)으로 선진국 대열에 있으나 중국은 0.761(85위)에 그쳤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개도국 지위로 가입해서 많은 특혜를 누려왔다. 가입 당시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 미만이었기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균 수입관세율이 14%인데 개도국은 4% 적용에 불과해서 선진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리고 WTO에서는 개도국의 선진국 수출시 덤핑 판단 기준을 선진국보다 낮게 적용해서 수출에 도움을 줬다. 이와 같은 개도국 지위는 중국이 지난 40여년의 개혁개방 효과와 결합해서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연평균 9.2%의 고성장을 해왔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고 고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는 중국의 개도국 지위를 제외하도록 WTO 규정 개정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중국정부는 한국과 같이 선진국 그룹 분류에 단호히 반대하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또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첫째, 1인당 GDP가 여전히 세계 평균(10,387달러)보다 낮고 미국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물론이고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과는 격차가 너무 크다. 영국의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 등 기관들은 2028년 중국이 GDP 28조 달러를 달성,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이 또한 중국의 14억 인구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2028년 중국은 1인당 GDP 2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4) 둘째 중국 지역발전 격차가 너무 크다. 베이징, 상하이, 텐진, 장쑤, 저장 등은 이미 선진국 기준 대열에 진입했으나 대부분의 도시들은 여전히 저소득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오히려 후진국에 가깝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혁개방을 더욱 확대하고 적극적 외자유치는 앞으로도 계속 추진한다. 지난 <중국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 규획>에서는 빈곤구제, 빈곤탈출을 하고 대외개방의 수준을 제고하는 자유무역시험구 건설 촉진을 통해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을 하였다. <중국 제14차 경제개발 5개년 규획>에서도 대외개방은 계속되고 외자유치는 지방정부간 과당경쟁을 지양하는 내실화를 다진다. 지방정부간 과도한 외자유치 경쟁은 결과적으로 지역 로컬기업의 자생력을 잃게 했으며 동부지역과 중서부의 지역격차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선진 기업들의 기술과 관리기법 도입 속에 중국 내부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특히 일부 분야에서 첨단 기술 확보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였으나 여전히 과학적 연구 역량과 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 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추구해온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는 질적 변화를 도모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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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향신문(2021.7.9.), “선진국 지위 변경, 기뻐만 할 일일까요?”
2) NOWNEWS(2021.7.8.),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708601004(검색일: 2021.7.18.)
3) 서귀포신문(2020.10.7.), https://www.seogwip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751(검색일: 2021.7.18.)
4) 중앙일보(2021.7.15.), https://news.joins.com/article/24106021(검색일: 2021.7.22.)

<참고문헌>

1)경향신문(2021.7.9.), “선진국 지위 변경, 기뻐만 할 일일까요?”
2)NOWNEWS(2021.7.8.),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708601004
3)서귀포신문(2020.10.7.), https://www.seogwip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751
4)Human Development Report Office 2018·2019·2020
5)중앙일보(2021.7.15.), https://news.joins.com/article/24106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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