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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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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미·중 관계로 보는 양안 관계와 한반도의 국제관계

김진호 소속/직책 : 단국대학교 교수 2021-10-26

1. 미·중 관계 및 양안 관계와 한반도

미·중 대립과 마찰이 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양상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동북아 한반도 주변국의 대립 양상을 살펴보면, 한·미 동맹 및 한·미·일 공조가 강해질 때 북·중 관계는 외부적으로 전통을 강조하며 양국 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특히, 미·중 마찰이 강해지는 시기에 중국 내에서는 ‘항미원조’라는 틀로 중국이 미국에 맞서 조선(북한)을 지원했다는 내용의 창작물이나 언론 보도가 늘어난다. 반대로 미·중 관계가 좋은 시기에는, 미·중의 역사적 유대를 강조하는 미·중 관계의 기록물들이 대량으로 공개되며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미·중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것이 최근 한반도 주변의 미·중 관계라 볼 수 있다. 즉, 미·중 관계의 냉온에 따라 중국의 주변국 외교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를 한반도의 남북한에 대비하면, 미·중 관계가 원만하면 중국의 한반도 남북한에 대한 전략도 유연해지며, 미·중 관계의 대립과 마찰이 심해지면 중국이 북한에는 역사적 우호를 강조하고 한국에는 우호와 견제를 동시에 하는 이중전략을 펼친다는 것이다. 

또한, 미·중 관계는 양안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미·중 관계가 좋은 시기에는 미·타이완 관련 내용이 두드러지지 않으나, 미·중 관계가 긴장으로 들어서는 경우에는 양안 관계가 미·중 관계의 바로미터가 된다. 그러나 양안 관계는 중국인들의 관계(분단에 따른 국내외적 문제)라는 이중적 잣대도 있기에 타이완 국내정치와 대중국 정책이 미·타이완 관계와 양안 관계의 변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분단국 문제를 내적 관계 외에도 국제정치적 입장으로 접근하는 유사점이 있다면, 양안 관계는 중국과 대치하며 교류하는 타이완의 국제적 입장과1) 중국의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에 근거한 내정간섭으로 보는 중국의 입장이 차이가 난다.2)
 
이러한 미·중 관계와 이와 관련된 제3국의 관계를 보면, 미·중 관계가 좋은 시기에 제3국은 미·중 양국 관계보다 덜 중요한 외교관계인 종속변수가 되기도 하는데, 반대로 미·중 관계가 나쁜 경우에는 미·중 관계의 대립 정도에 따라 양국 각자의 동맹과 우방은 미·중 양국 일방의 매우 중요한 외교대상이 되며 서로 대립 되는 진영의 한쪽에 포함되는 복합한 구조의 대립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미동맹이 강조되고 남북한 관계가 호전되며 한·미 그리고 북한의 관계가 호전되는 시기에 북·중 관계는 더 능동적으로 협력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미·중이 대립하는 시기에는 한·미동맹과 북·중 협력이 각기 따로 그 협력이 강화된 진영(陣營)으로 들어가 서로 대립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미·중과 한반도 사이에 마찰을 일으킨 ‘천안함 피격’과 ‘사드 배치’ 등의 문제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며 그 관련 변수들을 제대로 대입할 수 있다면, 한국의 대미 관계, 더 나아가 대일 관계의 흐름까지 어느 정도 파악될 수 있다고 본다. 동중국해 문제에서 센카쿠열도(조어대 해역)를 중심으로 하는 중·일 대립도 미·중 관계와 연계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혹은 중·일 관계 상황에 따라 분쟁영역이 미·중 관계와 연계되어 국가 간 평화의 중간지대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관계는 현재 국제정치경제라는 정치와 경제의 ‘상호의존’에 따라 외교나 안보의 대립이 경제적 마찰이나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특징도 보인다. 예를 들어, 미·일 마찰이 희토류와 무역 제재(santions)로 나타난 것과 한·중 마찰에서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나타난 것도 유사하다. 또한, 남중국해에서 역내 국가의 마찰이 수출입에 대한 제재로 이어진 것을 봐도 외교와 안보의 마찰이 경제적 제재로 이어지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국력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중국과 호주, 캐나다 등의 마찰에서 중국의 제재를 보면 국가 관계에서 국제정치경제 요소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안 관계에서 이러한 마찰은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타이완의 대중국 투자가 활성화되고 대삼통(大三通)으로 양안의 무역 교류가 강조된 상황에서, 양안의 정치 및 안보적 대립이 양안의 경제 및 인적 교류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양안 관계의 특징은 양 지역이 국제적 교류라는 측면보다는 양안 교류의 특수성에 기반하여 분단지역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인데, 양안관계 이면의 안보적 측면을 고려하면 국제관계의 역학관계도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까지 문제가 되었던 홍콩 이슈도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 사회의 자유와 권리의 이면에서, 중국과 타이완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당사국들의 국제정치적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3) 특히, 양안 관계에서 정치와 안보적인 문제를 국내적인 문제로 주장하는 중국과, 안보를 국제적인 문제이자 미국, 일본 등 관련국과의 역학관계로 보며 양안 관계에서 안보를 유지하려는 타이완의 입장은 서로 다르다. 즉,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나 양안이 미봉적으로 동의한 ‘일변일국(One Side One Country)’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양안 문제를 양 지역 국내정치로 접근하는 반면 타이완은 양 지역을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접근하려고 한다. 이러한 양안 관계의 문제는 또한 타이완의 집권 정당에 따라 양안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의 문제에 따라 다른데, 국가나 민족의 뿌리를 중국대륙으로 생각하는 전통적 국민당과 모든 근원을 타이완으로 보는 민진당은 양안관계를 보는 입장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장제스(장개석)와 같이 1949년 중국대륙에서 타이완으로 이전한 외성인(外省人)들의 자식들이 타이완에서 태어나 새로운 타이완 사람(新臺灣人)들이 되고 대륙에서 이전한 1세대가 거의 없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국민당의 정서도 어느 정도 변화하고 있는데, 이들의 정서가 천천히 타이완화(化)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북에서 월남한 사람들의 자식들이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 사회의 가치관으로 생활해 가고 있는 것과 같을 것이다. 즉, 국민당의 경우 과거 국민당의 분위기와 현재 국민당의 당내 분위기는 많은 차이가 나고, 이미 반복 집권에 성공한 민진당(民進黨)의 경우에도 타이완이라는 지역과 세계 그리고 양안 관계에서 타이완의 지위와 정체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타이완의 민진당 집권 시기 양안 관계를 미·중 관계라는 틀에서 살펴보는 것은 새로운 양안 관계 속에서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알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 중국대륙과 아주 가까운 지역에서 공산당을 분석할 수 있는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 행정권으로 들어간 이후,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과 국가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는 타이완과의 협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공내전이라는 단계와 냉전으로 봉쇄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중공)과 오랜 기간 대립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미국과 타이완 국민당 정부 간의 협력은 2000년대 이후 민진당 정부가 집권한 후에도 타이완의 사회적 가치관과 양안 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미국과 타이완의 협력 그리고 대중견제라는 틀에서 그 관계가 연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4) 

특이한 상황은, 양안 관계의 협력과 교류를 추진하며 중화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하고 중국과 교류를 시도하던 국민당 정부 시기보다 민진당 집권 시기에 타이완이 미국의 미·중 관계 레버리지로 더욱 크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 경제력과 영향력의 확대 및 중국 안보 영역의 확대에 따른 미국의 대응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러한 시기에 미국의 전략무기 판매도 타이완의 안보를 강조하는 타이완 정부 입장과 상응하며 수출량도 증가하여, 안보전략 협력을 통해 대중국 영향력도 증가시키고 경제적 이익도 증대할 수 있는 이중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5) 이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미국의 동북아전략과 연결되어 중국에 대한 전략과 연결되는 우리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2. 차이잉원시기의 미·중 관계와 양안 관계

근현대 타이완은 1895년 청일전쟁으로 일본에 할양되어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일본의 통치를 받았다. 1912년 중국 남경에서 건국한 중화민국은 2차 세계대전을 승전국으로 마무리하였으나, 집권당인 국민당은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에게 패하여 1949년 타이완으로 이주하였고, 장제스가 ‘광복대륙(光復大陸, 중국대륙을 수복하여 통일함)’을 주장하며 오랜 기간 계엄 통치가 이뤄졌다. 1975년 장제스가 사망한 후에는 그의 장자 장징궈(장경국)가 총통 자리를 이어갔다. 장징궈는 집권 말기인 1987년 7월 계엄을 해제하였으며, 중국에 고향을 둔 타이완 거주 노병(老兵)의 친척 방문도 허가하였다. 1988년 1월 13일 장징궈가 사망한 후 부총통 리덩후이(이등휘)가 임시 총통으로 취임하였고, 1994년 7월 총통 직선제 개헌안 승인을 거쳐 1996년 3월 총통 리덩후이가 최초의 직선제 총통으로 선출되었다. 타이완 본토 위주의 정치와 민주화는 이때부터 가속도가 붙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89년 1월 복수정당제를 도입하였으며, 같은 해 12월의 입법원 선거에서 야당 세력이 예상외의 의석수를 차지함으로써 오랜 집권당인 국민당에 타격을 주었다. 그리고 2000년 3월 야당인 민진당(民進黨) 후보 천수이볜(천수편)이 롄잔(연잔)을 꺾고 총통으로 선출되어 50년 이상 계속되어온 국민당 체제가 중단되었다. 그 후 국민당의 마잉주(마영구) 총통을 거쳐 현재는 차이잉원(채영문) 총통이 연임하고 있다. 타이완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타이완 주민은 내성인과 외성인을 포함한 본토 중국인으로 타이완, 국민당과 민진당, 일본 및 중국과 중국대륙 공산당에 대해 여러 다른 사고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타이완 독립을 강조하는 민진당에 있어 타이완 사람들의 정체성과 타이완의 안보 및 국제적 활동은 양안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이 국경절(10월 1일) 연휴를 맞아 연일 타이완을 겨냥한 가장 강력한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타이완해협에 긴장이 돌았다고 한다. 중국은 국경절 당일 군용기 38대를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보낸 데 이어 2일과 3일에도 각각 39대와 16대의 군용기를 보냈고, 이어 4일에는 젠(殲·J)-16 전투기 38대와 수호이(蘇·SU)-30 전투기 2대, 윈(運·Y)-8 대잠초계기 2대, 쿵징(KJ)-500 조기경보기 2대, 훙(轟·H)-6 폭격기 12대 등 군용기 56대를 타이완 ADIZ 내부로 진입시켰다고 한다. 중국이 타이완에 폭격을 할 수 있는 공군력을 활용해 강력한 무력시위를 한 것인데, 이것은 중국의 국내정치라는 양안 관계에서의 대타이완 무력시위이자, 미국과 타이완의 협력으로 타이완의 군사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국제관계상 중미 관계에 대한 강력한 항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위협은 단순한 타이완 통일을 위한 행동이라기보다는 현재 중국 국내정치에서 지도자의 정치 리더십(양안 문제, 한국전쟁을 언급하여 미중대결에서 중국의 당당함 과시) 그리고 중국과 세계라는 국제정치에서 미·중 관계를 염두에 둔 행위라는 평가가 많다.6)

미국은 10월 3일(현지 시간) 네드 프라이스(Ned Price)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 활동을 매우 우려한다”며 “타이완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양안 관계에 미국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한반도 문제에서 북한과 중국의 도발 행위에 미국이 입장문을 내는 것과 비유될 수도 있다.7)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10월 4일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기자 문답형식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논평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연합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타이완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의 도발은 중미 관계를 해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으로,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8) 이 내용이 바로 중국의 이번 타이완해협 도발에 대한 본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위협을 가하는 내정간섭과 중국봉쇄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하자는 신호를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내년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연임을 확정하기 위한 순차적 작업의 일환으로 국내정치를 한 것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다.9) 공격적인 인민일보의 자매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사설에서 중국군 전투기의 대대적인 타이완 ADIZ 진입에 대해 ‘전쟁은 실제’라고 위협하면서 “(타이완 집권 민진당의) 분리 세력에 대한 심각한 경고일 뿐만 아니라 타이완해협 상황의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전쟁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거론하기도 했다.10) 이 내용은 다분히 국제적 문제를 거론하며 타이완 집권당의 대외정책에 대한 경고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미·중 관계를 보면, 현재 미·중 간에 전략과 기술 패권 경쟁이 겹치며 양안 관계는 타이완 민진당 정부의 ‘타이완 독립’ 움직임과 미·중 마찰의 격화에 따라 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중국과 타이완은 양안 관계와 미·중 전략경쟁의 두 맥락에서 서서히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이며, 타이완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는 독립을 노골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중국에는 각을 세우는 정책을 펴오고 있어,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대중국 견제 카드의 하나로 타이완을 활용하고 있다. 작년 타이완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하고 해상 경비 협력 및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한편 타이완해협에 정기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지속하여 전투기를 보내는 ‘무력시위’로 대응해왔는데, 이번 국경절 시기에는 하루 최대 56대까지 투입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이는 신해혁명 70주년을 맞이하며 중국의 통일을 강조한 쑨원(손문)을 기념하면서, 타이완에 대한 강한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향후 중국의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한 포석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중국은 타이완 문제를 ‘핵심이익’ 중에서도 최우선 과제로 간주해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일부 학자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원으로서 타이완의 가치가 급부상하는 상황에서11)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양보는 없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12)

중국이 국경절 연휴인 지난 1∼4일 총 149대의 군용기를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보내 양안(중국과 타이완)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은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타이완과의 통일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라고 선언했다. 타이완의 건국 기념일인 쌍십절(10월 10일) 전날 나온 시 주석의 선언에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중국이 추진하는 통일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방력 강화를 천명함으로써 응수했다. 10월 1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서 “‘타이완 독립’ 분열은 조국 통일의 최대 장애이자 민족 부흥에 있어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조국을 배반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끝이 좋지 않았다. 반드시 인민에게 버림받고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하며,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총통과 집권당인 민진당을 직접 겨냥했다. 10일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건국 기념식에서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이 추진하는 통일을 결코 수용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양안관계에서 장군과 멍군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은 “타이완 문제는 완전히 중국의 내정이다. 외부의 어떤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미국 등 서구세계와 일본도 함께 비난했다. 중국 시 주석은 “평화적인 방식의 조국 통일이 중화민족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 ‘평화통일과 일국양제’라는 기본 방침을 견지하면서 양안 간 평화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공세에 비춰 볼 때 이례적으로 유화적인 메시지인데, 이는 미·중 정상회담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등을 앞둔 상황에서 현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타이완은 건국 기념일 전날 이뤄진 시 주석의 ‘도발’에 강하게 반발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10일 쌍십절 연설에서 “타이완인들이 압력에 굴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라. 국방을 계속 강화해 우리를 스스로 지킬 것”이라며 “중국이 제시한 길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삶의 방식이 아니다. 2,300만 명 타이완 주민의 주권도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장둔한(張淳涵) 타이완 총통부 대변인도 9일 시 주석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중화민국(타이완)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타이완의 민의는 분명하다. (중국식)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민주와 자유의 생활 방식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타이완의 대중정책 전담기구인 대륙위원회 역시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양안 관계의 최대 문제”라고 진단했다.13) 

미·중 간 갈등은 양안뿐만 아니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주변에서도 군사와 안보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는데,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이 역내 동맹국들을 활용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역내 비동맹 국가들도 자국 안보 차원에서 군사력을 늘리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미국의 의중에 호응하면서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있는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 공동선언에서 “일본은 동맹 및 지역 안전보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방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동중국해, 타이완해협 그리고 남중국해의 문제는 한반도 국제관계와도 연관된 미·중 그리고 역내 강대국들의 세력 경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14) 


3. 양안 관계와 한반도 국제관계의 연계성은?

“최근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석방을 계기로 미·중이 대화 분위기로 들어갈 것 같은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확고한 의지를 미국에 보여줌으로써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있어 보인다”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양안 관계의 근본적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라기보다는 중국과 타이완 정부의 통일과 통합 그리고 협력에 대한 자국 입장과 상대방의 의견수용에서의 문제점인 부분이 많다. 이는 양안은 현재 교류가 가능하며 지도자들도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상호 교류가 가능한 지역의 반목이 역으로 미국에 이익이 되는 부분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남북한문제가 주변국의 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양안 관계가 쉽게 위기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중국과 타이완의 양자 관계가 아닌 중국, 타이완, 일본, 미국 등의 국제적 문제라는 측면에서 타이완해협에 갑작스러운 위기가 쉽게 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단지, 미·중 관계, 중일 관계의 변화와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타이완 해협도 위협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의 대중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되어 동북아의 한반도 문제와 미·일 및 중·일 관계를 고려한 동중국해에서의 미국의 입장과 타이완과 미국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의 양안 관계에 대한 입장이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동남아, 남태평양과 대양주를 고려해 미국의 동아시아와 남중국해 전략이 나온다는 면을 고려하면,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전략이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즉,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긴밀한 관련이 있지만, 한반도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와 미국의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내 병력배치 및 전략과 상관이 있기에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단지, 이 문제가 북핵 문제와 연계되어 있고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면에서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주의 깊게 관찰할 문제이다. 이런 측면에서 해양으로 연결된 타이완의 양안 문제와 대륙으로 연결된 한반도의 북핵 문제에 미국이 접근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타이완 해협 마찰 문제에 관해, 지난 9월 14일 중국 환구시보 사설은 인민해방군 전투기의 타이완 상공(영공) 비행이 다음 단계 중국의 대응이 될 수 있고, 거기서 더 상황이 악화할 경우 양안 사이에 있는 펑후(澎湖) 제도나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등에서의 군사적인 분쟁이 상정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미·중 마찰은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이 타이완 대표부의 명칭을 ‘타이베이 경제·문화 대표처’에서 ‘타이완 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에 따른 신경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중이 타이완이라는 접점을 통해 대립하는 것이다. 양안 문제에 있어서, 미국이 타이완에게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에 대해 중국이 전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간접적으로 고려하며 볼 때, 혹시 미국이 북한의 국제적 활동공간을 확보해 주려 할 때 중국의 입장이 어떨지에 대해서도 실제적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결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동북아에서의 평화적 협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고려해야 할 미국의 대중국 동아시아 전략이 많다. 특히 타이완해협에 대한 미국의 전략을 보면, 동북아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긴장 관계를 완화시킬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한반도의 정전협정은 국제관계에서 고차원적 방정식이다. 북한의 동조와 미국의 협력, 중국의 호의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인도‧호주와 함께 쿼드(인도‧태평양 전략대화)를 이루고 있는 일본 그리고 러시아와도 일정 부분 교감이 필요하다고 본다.15)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안보적 균형 속에서 양안의 입장을 재조명하려는 타이완과 남북화해의 분위기로 긴장을 해결하려는 동북아는 그 구조적인 측면에서 서로 유사한 점도 많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동북아, 동중국해, 양안문제 및 남중국해 문제가 서로 연동된 상태에서 우리는 미국의 전략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데, 미국은 동북아라는 특정 지역에서 특이한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이 일반론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미·중 관계, 미·러 관계를 고려하며 한반도나 양안문제를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양안의 대립을 통해 미·중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은 개인적 분석이다. 즉, 미·중의 타이완을 통한 줄다리기는 언젠가 미·중 관계 봉합을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타이완은 미국에 대한 의존 외에도 다변화된 대외관계를 확대함과 동시에 중국과 협상의 끈도 놓지 않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타이완도 CPTPP에 가입신청을 하여 중국과 대립하는 동시에 대화 채널도 유지하면서, 미국,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한국이 동북아에서 처한 입장과 타이완이 양안 사이에서 태평양의 서단에 처한 입장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양안 관계를 고려하면, 동북아의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가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 및 기타 국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간접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 그 답은 바로, 대립과 협상 그리고 안보력 강화와 경제적 교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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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경제, [김진호 칼럼]대만 선거 분위기에 드러난 복잡한 현실(2020년 1월 11일), 
https://www.ajunews.com/view/20200111154925861 
2) 세계일보, [김진호의중국을보고세상을 읽다] 中 국내외 문제와 양안관계(2015년 11월 9일), 
https://www.segye.com/newsView/20151109003587
3) 아주경제, [김진호 칼럼]양안삼지, 일국양제, 대만선거와 미·중관계(2019년 7월 11일), 
https://www.ajunews.com/view/20190624133332057
4) Lindsay Maizland, ‘Why China-Taiwan Relations Are So Tense,’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https://www.cfr.org/backgrounder/china-taiwan-relations-tension-us-policy
5) TVBS, ‘兩岸開戰? 紐時、WSJ、FT關心臺海危機成美中矛盾核心,’ 
https://tw.news.yahoo.com/%E5%85%A9%E5%B2%B8%E9%96%8B%E6%88%B0-%E7%B4%90%E6%99%82-wsj-ft%E9%97%9C%E5%BF%83%E8%87%BA%E6%B5%B7%E5%8D%B1%E6%A9%9F%E6%88%90%E7%BE%8E%E4%B8%AD%E7%9F%9B%E7%9B%BE%E6%A0%B8%E5%BF%83-071356409.html
6) 放言Fount Media, ‘【打爆不平】中國的虛假「大外宣」與「大內宣」,’ 
https://tw.news.yahoo.com/%E3%80%90%E6%89%93%E7%88%86%E4%B8%8D%E5%B9%B3%E3%80%91%E4%B8%AD%E5%9C%8B%E7%9A%84%E8%99%9B%E5%81%87%E3%80%8C%E5%A4%A7%E5%A4%96%E5%AE%A3%E3%80%8D%E8%88%87%E3%80%8C%E5%A4%A7%E5%85%A7%E5%AE%A3%E3%80%8D-230005429.html
7) POLITICO, Taiwan tensions raise fears of U.S.-China conflict in Asia, 
https://www.politico.com/news/2021/10/14/taiwan-us-china-conflict-515983
8) 环球时报, 华春莹:台湾是中国的台湾,轮不到美国说三道四, 
https://baijiahao.baidu.com/s?id=1712700514169058026&wfr=spider&for=pc
9) 新頭殼newtalk|葉仲文, ‘25年來最晚的中共全會 決定權力核心六中會期敲定 專家 : 習擺平了江曾派系,’ 
https://tw.news.yahoo.com/25%E5%B9%B4%E4%BE%86%E6%9C%80%E6%99%9A%E7%9A%84%E4%B8%AD%E5%85%B1%E5%85%A8%E6%9C%83-%E6%B1%BA%E5%AE%9A%E6%AC%8A%E5%8A%9B%E6%A0%B8%E5%BF%83%E5%85%AD%E4%B8%AD%E6%9C%83%E6%9C%9F%E6%95%B2%E5%AE%9A-%E5%B0%88%E5%AE%B6-%E7%BF%92%E6%93%BA%E5%B9%B3%E4%BA%86%E6%B1%9F%E6%9B%BE%E6%B4%BE%E7%B3%BB-035335789.html
10) 环球时报, ‘台海局势:中国的钢铁VS美国的磐石,’ https://new.qq.com/rain/a/20211014A0BM9L00
11) George Calhoun, ‘Why China (Probably) Won’t Go To War Over Taiwan’s Semiconductor Riches,’ 
https://www.forbes.com/sites/georgecalhoun/2021/09/29/why-china-probably-wont-go-to-war-over-taiwans-semiconductor-riches/?sh=774672c02aa4 
12) 연합뉴스, 미국에 '대만 레드라인' 경고?…중국 역대급 항공무력시위 주목, 
https://www.yna.co.kr/view/AKR20211005092200083?input=1195m
13) 서울신문, “반드시 통일”vs“국방력 강화”… 대만 건국일 맞붙은 양안,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1011014009&wlog_tag3=naver
14) 세계일보, G2 패권다툼·北核 위협에… “밀리면 죽는다” 신냉전 가열 [심층기획], 
http://www.segye.com/newsView/20211011508277?OutUrl=naver
15) 채인택, 한반도 평화, 종전선언·평화협정 퍼포먼스 아닌 군사력‧동맹‧정보력으로 지켜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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