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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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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규제

CSF 2022-01-06

□ 당국의 경고에도 미국 상장 강행한 디디추싱(滴滴出行), 중국 정부의 끊임 없는 압박에 상장 6개월 만인 지난 12월, 뉴욕 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에 재상장하기로 결정함. 빅테크를 겨냥한 中 정부의 네거티브 리스트 개정으로 지난 20년 간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진출하는데 사용해온 우회 상장 수단이 사실상 막힘.

◦ 중국 경제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国家发改委, 이하 ‘발개위’)와 상무부(商务部)는 2021년 12월 27일 성명을 통해 외상투자 진입 특별관리조치(네거티브 리스트, 2021년판)(外商投资准入特别管理措施(负面清单, 2021年版)》에 관한 개정안을 발표하고 올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함.
- 개정안에 따르면, 네거티브 리스트 개정안에 포함된 산업에 속한 중국 기업들은 주무 부처 심사를 거쳐야만 해외 상장이 가능함. 
- 또한 외국인 투자자는 기업의 경영에 관여할 수 없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총합은 30%를 넘을 수 없음. 
- 개별 외국인 투자자 지분도 10%를 넘을 수 없음.
-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中国证券监督管理委员会)는 자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해외 시장 신규 주식 상장은 금지할 것이라고 밝힘.
- 이에 대해 셴룬(Shenlun) 로펌의 샤 하이룽(Xia Hailong) 변호사는 “해외 상장을 노리는 중국 기업은 앞으로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힘

◦ 개정안 발표는 중국 당국의 암묵적 경고에도 미국 상장을 강행한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 사건이 계기가 됨.
- 사실 ‘중국판 우버’라고 하기에는 규모를 상당히 축소한 디디추싱은 택시호출 서비스 뿐만 아니라, 바이크 쉐어링, 자동차 판매, 리스, 전기차 충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중국의 초거대 테크 기업임.
- 중국 당국은 당초 이커머스, 방과 후 교육, 게임, 온라인 콘텐츠 분야에 대해 엄격히 단속하고 있었는데, 테크 스타트업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외국 자본을 조달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테크 분야도 중국 당국의 규제를 피해갈 수 없게 됨. 
- 디디추싱은 44억 달러(약 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2021년 6월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디디추싱은 이번 개정안의 주요 규제 대상이 된 가변이익실체(VIE) 구조를 사용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짐. 

◦ 지난 20년 간,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VIE 구조를 이용해 미국 증시에 진출해 왔음. 
- VIE는 모기업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계약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법인을 말하는 것으로 직접적인 외국인 투자가 막힌 경우 이를 우회해 상장하고 조달할 수 있는 구조임.
- 2000년 시나(新浪)의 나스닥 상장을 시작으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진출하기 위해 VIE를 이용함.
- VIE는 법적 지위가 확고하지 않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우려의 대상이었음. 
- 중국 정부가 VIE를 공식적으로 용인한 적은 없었지만 묵인해 와, 중국 기업이 VIE를 통해 인터넷 산업 등 일부 민감한 분야의 외국인 투자길을 확보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했음. 
-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VIE 등 우회 상장 수단이 사실상 막힘.
- 개정안에 따르면, VIE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개정안 준수 요건을 갖춘 뒤 해외 주식 상장을 할 수 있고, 중국 기업의 해외 주식을 인수한 해외 법인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등록하고 연말보고서를 제출해야 해외 상장이 가능해 중국 당국이 규제는 하되 허용한 것으로 보이나, 사실상 해외 상장이 불가능함. VIE는 중국에 있는 모회사와 ‘매출과 이익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라는 계약만 되어 있을 뿐 경영에 일체관여하지 않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로 의결권이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임.
-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 윈스턴 마(Winston Ma) 외래교수는 “이 규정으로 외국인 투자 진입을 금지한 업종에 종사하는 중국 내 기업이 세운 역외법인 또한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순간부터 중국 규제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함.
- 그러므로 이번 개정안은 2000년 시나의 나스닥 상장을 시작으로 수많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진출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을 중국 당국이 규제하는 셈임.

◦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6월 30일 뉴욕 증시 상장을 한 며칠 뒤인 7월 초 곧바로 디디추싱을 탄압하기 시작해 투자자들을 경악하게 함.
-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사업상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위치 정보 수집을 문제 삼으며 사이버 보안법 위반 혐의를 내세워 디디추싱 때리기를 본격화함.
-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상당히 기습적이어서 새로운 이용자들의 디디추싱 회원 가입 차단과 자국 앱스토어 내 디디추싱 앱 퇴출이 단 이틀 만에 이루어짐.
- 중국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디디추싱 뿐만 아니라 해외 상장한 중국 기업에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로, 아무리 해외에 상장 후 해외에서 주식 거래를 한다 해도 중국 기업은 중국 당국의 손아귀에 있음을 보여주는 셈임. 
- 이러한 중국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디디추싱이 상장 6개월 만인 지난 12월, 뉴욕 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에 재상장하기로 결정함. 
- 파이낸셜 타임스가 디디추싱의 뉴욕 증시 상장 폐지 결정 발표 후 디디추싱의 현재 임직원은 물론 전 임직원의 주식매각이 무기한 금지되었음을 보도한 직후 디디추싱 미국 주가는 곧바로 5.4% 폭락함.
-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 뿐 아니라 ‘트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트럭 공유 스타트업 만방그룹(滿幇·Full Truck Alliance)과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인 보스즈핀(BOSS直聘)을 운영하는 칸준(看准, Kanzhun)도 조사함.

◦ 중국 당국의 디디추싱 때리기는 단순한 기업 탄압이 아니라, 금융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으로 해석됨.
- 홍콩대 중국법학센터의 법률 전문가 안젤라 장(Angela Zhang) 교수는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을 엄격히 규제하게 된 동기는 미-중 간 갈등”이라고 설명함.
- 안젤라 장 교수에 따르면, 미-중 갈등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주식 거래가 미국에서 이뤄진다면 중국 기업이 보유한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 대해 중국 당국이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임.
- 안젤라 장 교수는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는 국가주의도 당국의 디디추싱 때리기의 또 다른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 회원 가입을 차단한 그 주말에 디디추싱은 자사를 미국에 상장하면서 개인정보를 미국에 넘겼다는 루머를 무마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을 근거로 듦.
-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을 규제한 근거인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중국 당국이 사이버 보안 이슈를 국가 안보 이슈로 해석한다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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