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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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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외국인자금 유입 급증 명암과 시사점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리스크분석본부 신흥경제부장 2022-01-14

최근 중국은 외국인투자의 제 2 전성기에 진입

코로나 팬데믹,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 등 굵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글로벌 투자 자본의 중국 유입이 급증하였다. 2021년 9월 기준 외국인의 중국 주식과 채권 보유잔액은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각각 2,161억 달러와 2,483억 달러가 증가하여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였다<그림1>. 전체 주식과 채권 시장의 시가 총액 중 외국인 비중도 각각 4.7%와 4.1%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이한 것은 작년부터 2021년까지 신흥국으로 유입된 금융시장 투자 자금의 약 70%가 중국에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포트폴리오투자 뿐만 아니라 공장 투자 등으로 대표되는 FDI도 2020년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1~10월 중 전년동기대비 23.4%나 급증하였다<그림2>. 특히 글로벌 금융회사의 중국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최근의 현상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10여 년간 폭발적인 외자유입 시기를 연상케 한다. 또한 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디커플링 전략과 상반된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 미중 분쟁이 새로운 기폭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자금이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견조한  경제성장, 위안화 절상 등 여러 요인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2018년 본격화된 미중 분쟁 이후 중국 정부의 시장 개방이 가속화된 데에 주로 기인한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시작은 2001년 WTO 가입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당시 WTO 가입 조건으로 수년내 자본시장 개방을 약속한 이후  2003년부터 완만한 개방 정책을 취해 왔다. 시간이 지난 2018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과 함께 시장 개방 압박을 가함에 따라 자본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었다.  특히 최근의 시장 개방 특징은 기본 은행 중심에서 비은행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2021년 들어 생긴 변화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홍콩에서 본토(중국)로의 투자만 허용하던 채권퉁1의 남향(홍콩) 투자도 허용하여 양방향 개방을 심화시켰다.  또한 외국자본이 단독으로 중국 증권회사를 설립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실제로 2021년 8월 JP모건이 외국계 처음으로 단독(지분 100%) 증권사를 설립한 데 이어 2021년 10월 골드만삭스도 중국 증권사 지분 100% 확보를 승인하였다. 더 나아가 최근 중국 정부는 대외개방 마무리 단계로 평가되고 있는 개인의 해외 금융시장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향후 3~5년간 외국인자금의 중국 투자, 약 1조 달러에 달할 전망

최근 외국인 자금의 중국 금융시장 유입 급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비중은 4%대로 낮아 향후 추가 유입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세계 2위임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비율은 75.5%로, 미국 226.7%, 캐나다 150.9%, 일본 128.1% 등 주요국에 비해 낮다는 점도 중국 금융시장의 추가 발전 잠재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전세계 평균 비율은 123.9%이다<그림3>.


중국 국채의 경우 안정성 대비 높은 수익성(금리)을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식보다 더 큰 투자 유인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도 대외 증권자산에서 對중국 투자 비중은 2.2%로 여전히 여타 주요국 비중(미국 24.9%, 영국 6.5%, 프랑스 5.8% 등)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주요 IB들의 중국 금융시장 개방으로 인한 외국인자금 유입 예측 규모에 큰 차이가 있으나 8,000억 달러 내외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직접투자(FDI)도 향후 5년간 2,0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자금의 투자 대상은 대부분 규제가 대폭 완화 또는 철폐되는 금융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중국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네거티브 산업을 2017년 95개에서 2020년 30개로 대폭 축소하였고 이중 상당 부분이 금융 및 서비스업이다. 


특히 향후 소비시장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기대<그림4>가 글로벌 기업의 중국 진출을 포기할 수 없는 핵심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주요 예측 기관들은 중국이 가계소득 증가 등에 힘입어 이미 소비 위주로의 성장 기반이 확충되었고 2034년에는 전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외국인자금의 중국 쏠림은 중국과 국제 금융시장에 양날의 검

외국인의 중국 주식 및 채권 투자 확대는 앞으로 중국 경제에 양면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좋은 영향은 아래와 같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부동산 선호현상과 신뢰성 부족 등으로 인해 고착화된 금융 투자 수요 부족 현상을 개선시켜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투자 자금 유입은 중국 금융의 과도한 은행 위주의 간접금융 편중 현상을 완화시켜 금융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한편으로 외국인자금의 중국 유입이 위안화 국제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모든 현상에는 음양이 있듯이 외국인자금 유입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다. 우선 기업부채 등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시장 개방이 동시에 진행되면 정부 정책의 어려움도 가중될 우려가 있다. 우선 외국인자금의 비중이 점차 높아 지면서 대외 충격에 민감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2014년~2015년 대규모 자본 유출으로 나타난 중국의 외환수급 구조적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 증가로 외채가 증가하면서 금융시장의 대내외 환경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중국은 단기 외채 규모 뿐만 아니라 경상수지에서 해외로의 유출 경로가 불분명한 오차 및 누락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잠재적 외환불안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그림5,6>. 


우리 경제에도 불안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음에 유의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의 연관성이 여타 국가에 비해 높아 중국 경제의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경로가 한층 더 다양해지고 파급력도 커질 개연성이 크다. 참고로 과거에는 한중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면서 역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그림7>. 


이는 중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이 우리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한층 더 커지고 파급 경로도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실제로 근래 들어 위안화 환율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계 은행의 국내 외화시장에서의 거래도 증가하면서 국내 은행 간 외화 콜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도 뚜렷해졌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코로나 팬데믹이 후인 지난해 위안화-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이 과거와 달리 비대칭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그림8>이다. 이는 한중 간 금융시장이 연관성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음을 반영한다. 참고로 2021년 위안화-원화의 대미 달러 상관계수는 -0.41로 2018~2020년 중 0.89와 대조되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자본을 활용해 중국 시장 개척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참고로 향후 2~3년 내에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일정 수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끝으로 향후 우리나라가 시장개방으로 경제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을 어떻게 활용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제의 성쇠가 결정될 수도 있다. 진부한 말이나 이를 위해서는 비교우위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핵심 내용인 정교한 대중국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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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본토와 홍콩의 채권시장을 연결해 두 지역의 채권을 상호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16년 처음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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