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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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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시장 과연 위기인가?

이기영 소속/직책 : 청주대학교 글로벌경제통상학부 중국통상경제전공 조교수 2022-01-17

2021년 하반기부터 중국 2위 부동산업체인 헝다(恒大)사태로 촉발된 “중국부동산 기업의 연쇄 도산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중국 경제 위기”의 시나리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견 이러한 시나리오는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며, 실제 헝다(恒大)의 움직임에 따라서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의 주가, 심지어 가상화폐의 가격까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12월 22일에는 “중국 부동산 업계 25위의 업체인 자자오예(佳兆業)의 디폴트1)” 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부동산 업체의 도미노 파산과 중국 경제 붕괴론이 여러 연구기관에 의하여 제기되었다. 과연 중국 부동산 시장은 위기에 직면했고 헝다(恒大)사태는 중국 경제붕괴의 트리거(Trigger)의 역할을 할 것인가? 

최근 헝다(恒大)의 디폴트 사건에 대해 많은 언론과 기관들이 “그동안 중국 경제의 빠른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 부동산 업계가 깊은 불황에 빠졌으며, 이는 부동산업이 지주산업의 역할을 해온 중국 경제의 붕괴 가능성을 의미한다”2)3)고 지적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거래량, 매출, 기업주가, 영업수익률 등의 관련 수치를 살펴보면 이러한 분석은 얼핏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시장은 1998년 처음 상품화된 시장이 성립된 이래 2004, 2007, 2009년 세 번의 가격 급등기와 버블형성기를 거쳐,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이 넘게 긴축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장기간의 긴축정책은 필연적으로 일부 시장지표에 부정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여전히 1선 도시와 다수 2선 도시 및 일부 3선 도시들에 대한 주택구매제한령(限购令)4)을 유지하고 있음도 감안되어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정책을 시행하였고, 그 부작용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여 막대한 버블이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행정수단을 통한 직접적인 수요억제 정책인 주택구매제한령을 시행하여 일정한 효과를 거두었으며 현재까지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만약 중국 부동산 기업과 시장이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심각한 불황에 직면했다면 2~3선 도시들의 주택구매제한령을 해제하거나 혹은 1선 도시의 주택구매제한령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인의 주택 투자구매 금지를 해제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강력한 수요억제정책을 유지하는 중에도 중국 부동산 시장은 증가폭은 낮으나 여전히 정(+)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즉 중국 부동산시장은 중국 당국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으며, 따라서 중국 부동산시장이 붕괴에 빠질 확률은 매우 낮다. 

한편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재정5)”은 지방정부 재정의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다면 지방정부는 심각한 재정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경제의 붕괴는 지방정부 채권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방정부채권 역시 국채이기 때문에 이는 중국 전체의 CDS 금리는 물론 금융상품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여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만약 부동산 시장이 실제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면 중국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제약을 완화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까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중국이 현재 상황이 심각한 위기가 아닌 충분히 통제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헝다(恒大)라는 기업에 글의 초점을 다시 돌려본다. 헝다(恒大)가 만기 도래되는 채권 혹은 어음을 막지 못할 정도의 유동성 위기를 직면한 것이 부동산 시장의 불황 때문일까? 헝다(恒大)의 2020~2021년 부동산 시장에서의 분양실적은 양호한 수준이었다. 2020-2021년 중국 10대 부동산 기업의 경영실적은 다음과 같다. 


표1에 의하면 2020년 헝다(恒大)는 업계 1위의 경영실적을 기록하였으며, 2021년에는 매출액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였지만, 분양면적은 오히려 1위인 완커(万科)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코로나 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시장이 크게 위축되거나 혹은 헝다(恒大)의 실적이 크게 하락 전환된 것은 아니었다. 사실 헝다(恒大)의 단기 유동성 위기는 사실 전기자동차에 대한 과도한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지 부동산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헝다(恒大)와 직접 거래한 업체들의 연쇄적인 피해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헝다(恒大) 사태가 중국 부동산시장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중국 정부가 헝다(恒大)사태를 통하여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부채축소(Deleveraging)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갈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 기술자립 가능성 등 중국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이른바 ‘회색 코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부채 리스크를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부동산 2위 업체를 희생시키면서 명확하게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6) 

둘째 중국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더 이상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상품주택과 토지사용권 시장은 1998년부터 시작되었다. 계획경제 시기 주택과 토지는 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행정적으로 분배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토지의 비효율적 사용 등이 문제가 되는 한편, 경제성장 과정에서 토지개발을 통한 정부의 재정수입 확보와 주택의 상품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토지사용권 시장 허용을 검토 및 준비하였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유효수요 부족현상과 함께 1997년에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는 1998년 부동산의 전면적인 시장화를 선언하게 된다. 이는 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의 목적과 더불어,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부동산업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거시적 목표가 있었다. 이후 2000년대 초 다시 경기가 불황에 빠지자 다시 부동산시장을 인위적으로 부양시켰고, 이는 2004년 주택가격 과열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부동산시장을 이용한 대규모의 인위적 경기부양을 선택하면서 2009년 하반기와 2010년 토지사용권과 주택가격 모두가 급등하면서 엄청난 버블을 형성하였다. 중국 정부는 10여 년에 불과한 부동산시장 기제로는 이러한 버블이 중국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협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였고, 그동안 부동산시장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근거가 되었던 “부동산은 지주산업이다(房地产业是支柱产业)”라는 문구를 관련 문건에서 삭제하였다.7) 그 후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중국경제가 지속적인 불황(Recession)에 빠져있음에도(아래 그림 참조) 중국 정부는 부동산을 이용한 대규모 인위적 부양정책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8) 중국사회과학원 도시발전 환경연구소 부동산실 주임 리징궈 교수에게 중국경제가 오랜 불황에 빠져있고 부동산 붕괴론도 나오는 상황에서 인위적 부양을 하지 않고 긴축정책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SNS를 통해 질문하였다. 그는 “현재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글로벌 유동성과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만약 중국이 부동산 시장을 완화할 경우 막대한 버블이 형성될 것이며, 이는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금융시장 개방이 실시의 상황에서, 만약 대량의 외국자금이 단기간 유입될 경우 주식 등의 가격에도 버블이 형성되어, 부동산과 주식 등의 주요 자산에 형성된 막대한 버블은 경제에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였다. 만약 금융시장 개방을 늦춘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 특히 1선 도시와 2선 도시 상품주택의 버블이 여전히 매우 큰 상태에서 버블이 더 확대되면 미국 등의 국가가 이를 악용하는 경우 ‘매우 미세한 구멍’이 생기더라도 전체 중국 경제는 붕괴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중국 정책 결정권자들은 현재는 버블을 제거하면서 디레버리징을 추진할 상황으로 보고 있으며, 부동산을 이용한 인위적 경기부양은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필자는 중국의 정책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 학자들과 정책결정권자들이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면 중국 부동산시장이 오히려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시장, 특히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개입에 대해 다른 시장보다 더 크고 복잡한 시장 실패의 결과를 야기한다. 따라서 10년 동안의 불황과 시진핑 정권의 전환기, 경제붕괴론 등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동산시장의 인위적 부양을 하지 않는 중국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붕괴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다.

셋째, 사실 중국 정부의 기준을 맞추지 못한 헝다(恒大)의 높은 순부채율은 헝다(恒大)의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중국 특유의 문제인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사이의 자금조달 비용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아래 표는 순부채율이 낮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녹색, 다소 문제가 있으나 정부 기준에 어긋나지는 않는 것은 노란색, 순부채율이 높아 정부기준에 어긋나는 것은 빨간색으로 표시하였다. 녹색으로 표시된 회사들은 모두 국유기업이며,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표시된 4개의 부동산 개발회사 중 뤼디(绿地)를 제외한 3개 업체는 민영기업이다. 이는 국유기업의 경우 그들이 국가의 거시경제적 목표를 대리하여 수행한다는 이유로 이들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무관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에 반해 민영기업은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조달비용도 국유기업에 비해 매우 높기 때문에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의 공평한 경쟁은 시작부터 어렵다는 문제점이 여기서도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자산부채율, 특히 순부채율은 자금조달 비용 자체가 민영기업과 국유기업 사이에 격차가 크게 존재하기 때문에 애초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들 사이의 경영성과를 비교하는 것도 정확한 판단이 아닌 왜곡된 결과를 야기한다. 따라서 이러한 표와 수치를 근거로 하여 부동산 붕괴론을 펼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본고는 최근 헝다(恒大)사태와 더불어 언론 등에서 언급되고 있는 다른 부동산 업체로의 연쇄 파산 및 중국 부동산시장의 붕괴, 그리고 이로 인한 중국 경제 몰락의 시나리오에 대해 점검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중국 부동산시장은 중국 정부의 의도에 따라 부채축소 및 긴축의 과정을 겪고 있으며,9) 중국은 부동산 업계 2위 기업의 부도와 관련 기업의 피해보다 이에 인위적으로 개입했을 때 파생될 수 있는 버블 생성과 미국 등의 국가에서 이를 이용하여 버블을 붕괴시켰을 때의 파급력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헝다(恒大) 사태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고질적 병폐인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의 자금조달 차이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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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헝다의 저주인가? 中 부동산 업계 파산 도미노”  아시아 투데이 , 2021년 12월 21일.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11221010013000
2) “地产开发商暴雷的原因. 2021.10.11” https://mp.weixin.qq.com/s/6i08bRSn5FCm3oetv3g7gg
3) “房企暴雷,进入鞭炮模式. 2021.11.09”  https://mp.weixin.qq.com/s/CJjWGtjj2ER159GQSQRkUQ
4) 주택구매를 실거주와 투자용으로 행정적으로 구분하여, 투자용의 주택구매를 거래자체가 되지 않도록 금지한 행정적 정책, 이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수요가 실거주까지 막혀 주택거래를 크게 위축시켰다. 지금도 이러한 정책은 여전히 시행되어 수요를 강제로 억제하고 있다. 
5) 토지재정은 지방정부 재정수입 중 토지출양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이를 빗대어 비유하는 표현이다. 
6) 그 과정에서 왜 헝다(恒大)인지, 정치적 이유의 유무 등에 대해서는 본 논고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헝다(恒大)의 부채비율이 중국 정부가 제시한 범위를 벗어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7) 今年所有地产的堡垒,2017年就决定了. 2021.12.22  https://mp.weixin.qq.com/s/FK6GMiKZF-fcECkF1ckeVw 
8) 2021년 11월 30일 웨이신을 통해 진행
9) “今年所有地产的堡垒,2017年就决定了. 2021.12.22”  https://mp.weixin.qq.com/s/FK6GMiKZF-fcECkF1ckeVw


<참고문헌> 
地产开发商暴雷的原因. 2021.10.11   https://mp.weixin.qq.com/s/6i08bRSn5FCm3oetv3g7gg
堡垒隐患早已埋下,法律风险错综复杂. 2021.11.05  https://mp.weixin.qq.com/s/gdt6mQBtCNqhjfFa4Jt2Yg
今年所有地产的堡垒,2017年就决定了. 2021.12.22 https://mp.weixin.qq.com/s/FK6GMiKZF-fcECkF1ckeVw
房企暴雷,进入鞭炮模式. 2021.11.09  https://mp.weixin.qq.com/s/CJjWGtjj2ER159GQSQRk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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