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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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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차이나인사이트] 中 디지털 경제,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현실로 넘어오기 위한 열쇠는?

청스(程实) 소속/직책 : 중국 수석 경제학자 포럼 이사 2022-01-25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工信部)는 산업화-정보화 간 융합,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산업과 관련해 3건의 14차 5개년 발전 규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디지털 경제에 있어 소프트웨어가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임이 분명해진 한편, 14차 5개년 규획 기간 중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발전 방향 역시 명확해졌다. 디지털 경제가 디지털 영역을 벗어나 현실 세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에서의 소프트웨어 활용은 디지털 경제와 실물 경제 간 융합을 촉진하고, 디지털 요소와 전통적 생산 요소가 효과적으로 통합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므로 14차 5개년 규획 기간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가치 사슬에서 더 큰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해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국 소프트웨어는 국산화, 생태계 조성, 소비자향 등 3가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3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산업 디자인, 생산·제조 등 중요한 기초 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해외 소프트웨어 대기업의 지위를 무너뜨리고 하드파워를 쌓아 기술과 프라이버시 라는 민감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단순한 수직형 산업 내부의 경쟁에서 벗어나 충분히 발전된 공공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공유'와 '융합’을 실현하고 생태계형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하여 산업인터넷의 ‘라스트마일(last mile)’을 연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인재를 동원하고 새로운 오프소스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로우코드(low-code)‧노코드(no-code)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켜 담당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간단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 IT 전문 인력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중국 디지털 경제 현실화의 열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디지털 경제와 현실 경제의 융합을 촉진할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国家统计局)은 디지털 자원이 중요한 생산 요소이고, 현대화된 정보 네트워크를 핵심 매개체로 하며, 정보통신기술의 효율적인 활용을 효율 제고와 경제구조 최적화의 핵심 동력원으로 삼는 일련의 경제활동을 ‘디지털 경제’로 정의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대표적인 디지털 경제 형태인 플랫폼 경제가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업의 수요를 융합해 소비자의 온라인 소비 수요에 의해 탄생한 '소비인터넷(消费互联网)'의 발전을 견인했다. 그리고 세포 분열처럼 이루어지는 디지털 마케팅의 전파와 수요 변화는 소비 수요를 자극하는 동시에 이를 충족시키고 중국 토종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약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은 저렴한 비용으로 예상 밖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오늘날, 디지털 경제와 실물경제 간 융합은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외연을 확대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시작된 산업인터넷은 깊이 있는 변혁을 야기할지도 모른다. 중국정보통신원(中国信通院)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서비스업 내 디지털 경제의 침투율이 40.7%에 달했지만, 공업과 농업 내 디지털 경제의 침투율은 각각 21%와 8.9%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 정부는 14차 5개년 규획을 통해 정보화-산업화 간 심도 있는 융합 실현이라는 목표를 내놓았다. 2025년까지 중국 정부는 전국 정보화-산업화 발전 지수(全国两化融合发展指数)를 105, 기업경영관리 디지털화 보급률(企业经营管理数字化普及率)을 80%까지 끌어올리고 디지털화된 연구‧개발 설계 도구 보급률과 핵심 공정 디지털 제어 비율, 산업인터넷 플랫폼 보급률을 각각 85%,  68%, 45%까지 높일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디지털 자원과 전통 자원 간 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토지, 노동력, 자본, 기술 등 4대 전통적 생산 요소는 모두 어느 정도 배타적인 성격을 띤다. 다시 말해, 상품 가치가 임금, 이자, 토지 임대료, 이윤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임금이 기타 상품에 가치를 제공할 수 없다. 또한, 동일한 요소가 지속해서 투입되면 가변 요소의 한계생산물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다르다. 데이터의 한계복제원가(재생산비용)는 0에 가까워 데이터가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방대하고 중첩적이며 배가 된다. 공업 생산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것은 전통 자원 및 데이터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합해 데이터의 승수 효과로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제조업의 생산효율을 크게 높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중국 IT산업에서 자금은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었다. 중국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소프트웨어 시장 가격이 장기간 억제되어 온 문제를 안고 있다. 《14차 5개년 소프트웨어와 정보화 기술 서비스업 발전 규획(“十四五”软件和信息技术服务业发展规划)》에서 중국 정부는 소프트웨어의 가치 향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소프트웨어를 통해 하드웨어의 기능을 정의하고 하드웨어에 새로운 기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는 새로운 혁신에 대한 신호를 충분히 드러냈다. 그리고 이같은 노력을 통해 오랜 기간 소프트웨어 가치를 경시했던 분위기를 개선하여 소프트웨어 기업이 합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14차 5개년 빅데이터 산업 발전 규획(“十四五”大数据产业发展规划)》에서 초대용량(Volume), 다양한 형태(Variety), 빠른 생성 속도(Velocity), 높은 가치(Value)와 정확성(Veracity) 등 빅데이터의 5가지 특성(5V)을 충분히 활용해 산업사슬의 각 단계에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25년 말까지 빅데이터 산업을 3조 위안(한화 약 567조 900억 원) 규모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목표: 국산화, 생태환경 조성, 소비자향 사고방식

국산화, 기술∙프라이버시라는 2가지 민감한 부분을 강화하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현해야 한다. 소비인터넷 분야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은 일련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경제 시스템을 개조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으나 산업인터넷 분야에 있어서는 미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 디자인과 생산 통제 등 핵심 기초 산업에서 중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건 해외 소프트웨어 대기업이다. CAE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예로 들면, ANSYS, ALTAIR, NASTRAN 등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IDC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미국 SaaS 시장 규모는 중국의 약 20배에 달했다. 자본시장 가치의 경우, 2021년 11월 말 기준, 미국 최대 SaaS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시총이 2,800억 달러(한화 약 336조 4,200억 원)를 넘어선 반면, 중국 SaaS 기업의 서비스 능력은 아직 성숙한 수준에 다다르지 못하였다. 산업화 초기, 대부분의 중국 기업은 자사의 입장에 기반하여 취사선택을 하는 경향을 버리지 못하고 자체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대신 해외의 성숙한 기초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시 말해, 공업 생산을 자체적으로 통제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누적된 기초 데이터와 활용 데이터를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핵심 데이터가 유실될 수도 있다. 2018년 미국의 제재로 산업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칩이 동시에 무역금지 조치를 몇 차례 당한 바 있다. 공업 생산에 있어 해외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 소프트웨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SSS) 모델이 발전한 상황에서 중국의 각종 생산 프로세스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중국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있어 기초 소프트웨어 자체 통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이루기 위해서 양질의 생태환경을 조성하고 비효율적인 내부 경쟁을 피해야 한다. 중국 내 등록된 기업(자영업자 미포함)은 4천만 곳이 넘는다. 이론적으로 보면, 기업 서비스 및 디지털 소프트웨어에 있어 거대한 수요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자체적인 특수성이 소프트웨어 서비스 발전의 어려움을 키웠다. 첫번째 특수성은 복잡한 중국 기업의 종류이다. WTO 가입 이후, 중국은 국제 무역 가치사슬의 중추 기능을 담당하며UN 국제표준산업분류(ISIC)에 속하는 모든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거듭났다. 다양한 산업은 시장 수요가 한층 더 다원화되고, 세분화된 시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두번째 특수성은 기업의 짧은 생명주기다. 미국 경제매체 포춘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평균 수명은 각각 7년과 40년 미만이다. 중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더 짧다.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은 2년 6개월, 그룹 기업은 7~8년에 불과했다. 중국 기업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디지털 서비스 제공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시장과 이윤으로 중국 대다수 SaaS 기업은 내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 내 SaaS 기업은 대개 단순한 수직형 산업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시작한다. 완전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식이 부족하고 상품 라인업이 분리된 양상을 보인다. 이에 반해, 해외 대기업은 생태화된 산업 솔루션을 강조한다. 메이저 SaaS 서비스에는 평균적으로 300여 개 기능이 집약되어 있다. 예를 들어, 3,860가지가 넘는 SaaS 기능을 갖춘 세일즈포스는 고객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4차 5개년 규획에는 여러 차례 '생태계'라는 단어가 강조되었는데, 여기에는 여러 생태계가 합쳐진 플랫폼 기업 육성, 생태계 영향력 제고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1계층의 상호연계에 대한 기본적인 수요 충족 외에도 인프라, 응용 플랫폼, 공공서비스 등 생태환경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것임을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는 공유 생태계를 기반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한계비용과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시장 수요와 기술 지원 간 일치성을 끌어올리고 디지털 환경의 진공화를 피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하드파워 제고 외에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업 수요 충족, 산업인터넷의 라스트마일(last mile) 연결에도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단순한 기업향 사고방식으로는 현재 발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엔지니어와 시장 수요 간 괴리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소비자향의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현실 상황에 접목시켜야 한다. '사용자가 곧 개발자'라는 모델이 앞으로 라스트마일 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 전문 개발자 입장에서는 오픈소스 생태계를 개척하여 중국이 해외 첨단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얻음으로써 국내외 기술 격차를 줄이고, 상품 수요를 잘 이해하는 엔지니어가 코딩에 참여해 소프트웨어의 실용성과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오픈소스 생태계는 바로 소비자향 사고방식 중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인재를 모은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개발자가 많아지고, 소프트웨어 퀄리티 역시 좋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소프트웨어 협력 개발 방식은 상품 사용에 대한 전문 개발자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시장 수요에 따라 소프트웨어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혁신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간 선순환을 만든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이자, 기업이 솔루션을 구매할 때 간적접으로 전문적인 의견을 내놓는 조언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개발 과정에서 이들의 참여는 상품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 및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고객 확보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을 간접적으로 줄여준다. 이번 14차 5개년 규획에서 처음으로 오픈소스 생태계 형성을 제안하고,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점진적으로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을 받을 것임을 암시한다. 아마추어 개발자 입장에서는 로우코드‧노코드 기능이 애플리케이션이 업무의 민첩성(agility)를 눈에 뜨게 높여주고, 수요와 공급 간 갭을 줄여줄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디지털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기업 수요는 크게 늘어났지만, 소프트웨어 인재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tner)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애플리케이션 개발 수요는 IT 기업 생산 능력의 5배에 달했지만, IT 전문 인재는 전체 수요 중 6%밖에 충족하지 못했다.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을 통해 사람은 PPT 제작처럼 손쉽게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맞춤화된 방식으로 실질적인 업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하고 쉬운 코드 개발 협력 모델은 디지털 전환을 주저하는 더 많은 기업에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고, 디지털 기술의 실제 활용에 있어 라스트 마일을 연결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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