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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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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中,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강온양면책 구사

CSF 2022-02-10

□ 구소련 연방국들의 잇단 나토(NATO) 가입으로 인한 러시아의 안보 우려 제기를 정당하다고 평하며 중국이 러시아 지지를 선언함. 러시아는 물론, 교역 상대국인 우크라이나,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타이완 지지로 표출할지 모를 EU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 악화도 피해야 하는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됨.

◦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배경으로 나토와 러시아가 충돌하고 있음. 1991년 소련 해체로 구소련 연방국들이 잇따라 나토에 가입한 결과, 나토의 영향력이 러시아 국경에서 약 1,000km 떨어진 지역으로까지 미치게 됨. 
- 중국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된 러시아의 안보 우려 제기는 “정당하다”라고 언급함. 
- 얼마 뒤인 1월 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그보다 더 나아가 러시아 지지를 표명함. 장쥔 중국대사는 “나토는 냉전의 산물”이라며 “21세기 글로벌 사회는 냉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협상을 통해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하며 균형 잡힌 안보 메커니즘을 구축해가야 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함. 그러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각국이 평정심을 유지하며 긴장감을 고도화시키는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힘.

◦ 중국은 러시아의 나토 가입국 확대 반대 움직임과 아시아 내 동맹국 확대에 힘쓰는 미국을 저지하려는 자국의 노력을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음. 
-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것은 러시아를 국제 사회로부터 배척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중국의 전략으로 볼 수 있음.
-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여함으로써 중국이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랜 염원인 타이완 합병을 시도할 경우 미국이 어느 정도 관여할지 가늠할 수 있다는 점임.
- 러시아의 저명한 국제정치 연구기관인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Carnegie Moscow Center)의 알렉산더 가부에프(Alexander Gabuev)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중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몰입해 있는 동안 중국을 상대할 힘이 빠질 것이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러시아-중국의 관계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설명함.
-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에도 러시아-미국 간 갈등의 골이 깊었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손을 잡으며 투자와 무역의 길을 확보해 국제 사회의 제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하였음.
- 조지워싱턴대학교(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의 객원 연구원인 마리아 스네고바야(Maria Snegovaya)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사건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라며 “러시아 무기, 수산물, 목재, 원유, 천연가스의 주요 수입국으로서 중국이 이번에도 러시아의 편에 서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보고 있음. 
- 실제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로 러시아-중국 간 교역이 증가해 2015년 중국의 대(對)러시아 무역액은 680억 달러(약 82조 원)를 기록했으며 2022년 1월 중국의 대러시아 무역액은 1,470억 달러(약 176조 원)에 육박함.
- 또한 현재까지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만난 횟수는 37번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그 어떤 국가 원수와 만난 횟수보다도 많음. 

◦ 중-러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안정성도 놓칠 수 없는 상황임. 
- 독일 마샬 펀드(Marshall Fund)의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는 “만약 중국이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한다면 미국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민주주의 대 전제주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함.
- 중국은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며 러시아의 안보 우려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우크라이나는 방위 산업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중국과 견고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국에 유리함.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중국은 소련 해체 후 우크라이나의 독립 30주년을 축하한 바도 있음.
- 따라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러시아의 실질적 침공 위협은 달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외교적 자산을 획득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볼 수 있음.
- 미국 글로벌 정책 전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국방 분야 선임 분석가 데렉 그로스만(Derek Grossman)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 주권 국가가 또 다른 주권 국가를 침공하는 사태를 바라보는 게 불편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함. 

◦ 러시아 대 우크라이나 문제를 중국 대 타이완 문제와 동일 선상에 놓고 분석하는 것은 오류라고 주장하는 중국 문제 전문가들도 있음. 
- 중국 전문가인 민신 페이(Minxin Pei) 클레어몬트 매케나 대학(Claremont McKenna College) 교수는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심에 두면서도 양면작전을 펼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함. 페이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지지 선언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인 EU로부터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이 적대감이 타이완에 대한 지지의 형태로 이어질 수 있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경우에도 러시아 편에 서는 모양새는 중국의 입장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임.
- 전문가들은 러시아 대 우크라이나 문제를 가지고 중국 대 타이완 문제를 해석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함.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보다도 뿌리가 깊다. 미국 입장에서는 타이완이 아시아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외교적, 군사적 전략 요충지로서 기능하기 때문임. 
- 글레이저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이 러시아가 아니듯 타이완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보다 타이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라고 설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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