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이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동계 올림픽의 모습

전병서 소속/직책 :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2022-02-14

베이징 동계 올림픽, 미‧중 체제 경쟁의 장(場)인가?

2월 4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北京)에서 동계 올림픽이, 3월 4일부터 13일까지 패럴림픽이 열린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21 도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하계 한‧중‧일 3연속 올림픽 개최이고 세계적인 팬데믹 중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2021년 도쿄 올림픽도 썰렁했지만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더 썰렁하다. 중국이 제로(zero) 코로나 정책으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외국인과의 접촉을 막으려고 선수단마저도 전용 통로로만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한데다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보이콧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중국을 봉쇄하는 방안 중 하나로 자유민주국가동맹에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제안했다. 미국과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데 마치 미∙중 간 체제 경쟁이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국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오커스(AUKUS) 동맹국인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를 빼고는 시큰둥하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중국 정부는 올림픽 관광객을 안 받는 “온라인 올림픽”으로 선수를 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보이콧 동참국과 불참국을 살펴보면 모두 내부 사정이 있다. 불참국 동맹국인 호주는 중국과 무역전쟁, 영국은 홍콩 문제, 캐나다는 미국 이웃 국가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럽 국가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2024년 하계올림픽,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가 예정되어 있고 아시아 국가는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의 보이콧에 동참하기 어렵다. 아시아 국가가 보이콧에 소극적인 것은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역대 올림픽 보이콧 사례를 보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항의하던 서방국가와 미국이 불참한 경우가 있었고, 이어서 1984년 미국 LA 올림픽에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이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에 보복하는 차원으로 전개했던 보이콧이 있다. 사실 올림픽 경기에 정치적인 문제를 포함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올림픽 참가를 거부하는 경우 오히려 참가거부국에 역풍이 불었다. 

또한 1976년 인종차별 문제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캐나다 올림픽 거부를 한 적이 있었고,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과 오커스 국가들이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결의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은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종차별과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했지만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신장 문제는 중국내 문제로 내정간섭이고. 인권 문제는 없다는 식이다.
 
표면상으로 보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 대표로 나서서 중국 내 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미‧중의 패권 전쟁의  하나일 뿐이다. 트럼프 정부에 이어 중국 굴기를 막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제재와 봉쇄정책은 더 강화되고 있다. 차이점은 트럼프 정부는 직접 몽둥이를 들고 나섰지만 바이든 정부는 노련하게 동맹이라는 그물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고 제재하는 스파이더맨 전략을 쓰고 있다.

40여 년 경력의 노련한 외교 전략통 바이든의 대중국 포위망 전략은 일견 기가 막힌 묘수처럼 보이지만 한계도 있다. 동맹은 결속에 긴 시간이 걸리고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효과나 일관된 액션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라에게는 올림픽 보이콧을 통한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동참해도 경제적 실익이 별로 없다. 만일 중국의 경제보복이 있을 경우,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동맹을 통한 중국 봉쇄전략 중 하나인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은 미‧중의 체제경쟁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 다 보면 별 실익이 없어 보인다.

중국이 동계 올림픽을 밀어붙이는 진짜 이유 2가지

중국이 미국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동계 올림픽을 끝까지 밀어붙인 이유는 바로 국가 이미지 변신이다. 중국에 대한 서방세계의 중국 “코로나 원죄론”, “기술 도둑론” 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전 세계 주요국에서 반중감정은 역대 최악이다. 코로나 발병과 대처 실패가 가장 큰 이유이고, 또 중국이 그 책임을 발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 원죄론”의 회피를 위해 올림픽을 이벤트로 쓰려는 것이다. 즉 코로나는 “발병이 아니라 방역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해 국가의 방역능력이 중요하다고 발병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다.


미국에서 현재 일평균 60~7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지만, 세계 인구의 1/5이 사는 중국의 일간 확진자수는 50명대에 그치고 있다. 중국은 제로(ZERO) 코로나 정책을 통해 올림픽 기간 중에 발병자 수를 제로로 만들고 올림픽 기간에 이런 사실을 은연중에 전 세계로 홍보하는 전략이다.
 
그래서 인구 1,300만 명이 넘는 시안(西安), 톈진(天津) 같은 대도시를 봉쇄하는 전략을 쓰고 4주간 격리를 하는 등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경제적 희생이 크다. 주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바람에 12월 소비증가율은 역대 최저인 1.7%까지 떨어졌고 2021년 4/4분기 GDP는 4%대로 추락했다.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대략 5.5% 정도로 추정되는 데 4%대 성장은 잠재성장률을 한참 하회하는 수준이다.

3월 중순까지 올림픽이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쓸 수밖에 없어 2022년 1/4분기 GDP도 4%대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래서 중국은 연초부터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하하고 통화증가율을 높이고 있다.

두 번째는 올림픽을 통해 “기술 도둑론” 을 회피하는 전략이다. 미‧중의 기술전쟁이 시작되면서 중국의 이미지는 선진기술을 베끼고 강탈하고 훔치는 기술 도둑으로 굳어졌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을 통해 4차 혁명 핵심기술 보유국이라는 인상을 전 세계에 심고 싶어 한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은 1) 베이징 내 자율주행 택시와 버스 운행. 2) 베이징-북쪽 옌칭(延庆)-장자커우(张家口) 150km 고속철도 구간 자율주행 고속철도 운행 3) 비접촉을 이유로 경기 도우미와 생활 도우미에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대거 도입 4) AI를 활용한 실시간 방송중계 5)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입장과 결재, 동선 관리 6) 중국이 개발한 정부 디지털화폐를 경기장 지역에서 일상생활에 사용하게 해 디지털화폐사용 상용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전기차. 전기버스, 고속철도 그리고 AI 로봇과 디지털화폐를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들이 실제로 체험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4차 산업 혁명 기술에 있어서 중국의 실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중국이 GDP 성장과 주민의 소비생활까지 희생하면서 이루려고 하는 국가 이미지 변신이 성공할지는 3월 13일 패럴림픽이 끝나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 2021년 4Q 4%대로 추락한 이유 

중국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중국 인민은행의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대략 5.5% 내외다. 2021년 4분기 중국의 GDP가 4%에 겨우 턱걸이했기 때문이다. 4% 성장률은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1분기를 제외하면 2년 중 최저치다. 

미국은 인플레 우려로 금리 인상을 몇 차례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데 중국은 기준금리를 12월에 이어 1월에도 연속으로 내렸다. 그리고 2022년 1분기도 4%대의 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중국에 성장절벽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보도가 서방언론에 난무하다. 

정말 중국경제가 성장절벽에 봉착한 것일까? 중국의 성장둔화 원인을 분석해 보면 그리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 중국의 산업생산시설이 파괴되었거나 금융위기로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어 GDP가 급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주기상으로 보면 중국은 지금 경기 저점을 지나는 중이고 미국은 경기 정점을 지나는 중이다. 최근 2년간 세계주요국의 경기는 누가 빨리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해 안정화시켰느냐가 중요했다. 중국은 코로나 발병국이었지만 사회주의 특유의 강한 사회통제력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를 안정시켰다. 그래서 경기회복도 가장 빨랐다. 하지만 미국은 코로나 방역에 실패해 경기 회복이 가장 늦었다. 


2021년 4분기 중국 GDP 4%대 추락의 배후에는 올림픽과 탄소중립이 있다. 중국은 현재 소비가 GDP 성장의 59%를 기여하는 소비국가이다. 그런데 중국의 12월 소비는 1.7%에 그쳤다. 게다가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12월 생산은 4.3%에 그쳤고 4분기 내내 3%대에 머물렀다.

중국이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제로(Zero) 코로나 정책(清零)’을 시행하면서 발병지역 봉쇄와 인구이동을 막으면서 소비가 정체했고, 3/4분기 탄소중립 정책의 무리한 시행으로 석탄생산 축소, 전력공급 축소의 영향이 4/4분기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동계 올림픽이 경기저점의 모멘텀 될 가능성 커

세계적인 경기하강에 중국만 예외일 수 없다. 경기가 저점이고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이하면 어떤 정부도 경기부양책을 쓴다. 중국의 경기 부양을 시진핑의 3기 집권과 연결해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 중국 GDP가 4%면 시진핑의 3연임이 불가하고 8%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2018년 헌법개정을 통해 주석의 연임제한 철폐를 없앴을 때 시진핑의 입지는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올림픽이 끝나는 3월까지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2022년 1분기도 4%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에는 2022년 1,070만 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졸자 문제가 등장한다. 사회주의국가 ‘중국의 GDP는 고용지표’다. 연간 GDP 1%당 220만 명 내외의 고용을 유지하는 중국, 연간 1200~1300만 명의 고용을 유지하려면 5.5% 내외의 GDP 성장은 해야 한다.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의 4%대 성장은 안정적인 고용유지에 턱없이 부족한 성장이고 이는 2분기 이후 중국의 경기 부양 가속화를 의미한다. 금융 시스템이나 생산시설의 붕괴가 아니라 주민 이동 통제와 전력공급 제한으로 만들어진 성장둔화는 이동 제한 완화와 전력공급 정상화로 회복이 가능하다.

코로나와 올림픽이라는 특수상황에 처한 1분기 중국경제, 이번 동계 올림픽이 중국의 경기저점을 알리는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2년간의 긴축으로 금융완화 여력이 있기 때문에 2분기부터 금융완화 효과까지 가세한다면 2022년 하반기 중국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금융위기설보다는 스마트 머니의 흐름 주목해야
 
서방 세계에서는 중국의 헝다 부동산 부도로 부동산경기, 그림자금융, 기업부채 등의 문제를 들어 중국의 금융위기, 경제위기설이 끊이지 않는다. 정말 중국은 위험한 상황일까? 중국의 부동산 문제는 금리로 판단하고, 금융위기설은 환율로 보면 정확하다. 

헝다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일부 부동산업체 부도는 2021년 6월부터 불거진 문제다. 이미 7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 중국에 금융위기는 오지 않고 있다. 헝다문제의 심각성은 중국의 시중 금리를 보면 답이 나온다. 중국의 콜금리나 상해은행간금리(SHIBOR)는 2021년 6월 이후 2%대에서 큰 변화가 없다. 헝다 이슈는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이 부동산 위기, 그림자금융, 부채 위기 등 문제를 안고 있다면 외국돈이 가장 먼저 도망간다. 외국돈의 대탈출은 환율 절하로 간단히 설명된다. 외국인자금의 대거 유출은 환율 절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환율은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절상되어 1월 말 6.33으로 최근 3년 중 최저치다. 중국의 수출은 2021년 30%나 증가해 최근 10년 중 최고치였고 무역흑자도 6,76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서방언론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 부채 위기를 얘기하지만 정작 기업과 금융의 큰손들은 중국에서 돈을 빼기는 커녕 계속 돈을 집어넣고 있다. 스마트머니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데 반해 중국이 금리를 내리고 있다는 상황을 두고 미국 경기는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 아웃', 중국은 바닥을 탈출하는 '바텀 아웃'의 신호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중국 경제를 성장절벽이 아닌 경기저점 통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외국인의 FDI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방세계는 중국위기론은 얘기하지만, 뒤로는 중국에 대한 주식투자와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의 정석은 정점에 팔고 저점에 사라는 것인 만큼 중국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면 중국에서 돈을 빼지 말고 투자의 기회로 삼는 것이 맞다. 스마트머니는 이를 실행하고 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