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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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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 스마트 에듀 산업의 혁신과 시사점

백서인 소속/직책 : STEPI 과학기술외교정책연구단장 2022-02-25

1. 중국의 서비스 산업 혁신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40년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7년 전후로 본격화된 중국의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서비스의 활발한 혁신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McKinsey Global Institute(2019)에 따르면 중국 도심지역의 음식 소비 비율은 1990년 68%에서 2017년 25%까지 하락했다. 부유층의 경우 16%까지 낮아졌다. 동기간  교통·통신 분야의 소비 비율은 2%에서 17%까지 약 10배 성장했고, 헬스케어는 2%에서 7%로, 주택은 5%에서 20%, 교육은 8%에서 12%까지 증가했다. 즉, 부유해진 중국 소비자는 보다 많은 돈을 서비스에 지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소비 변화는 곧 활발한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중국 기업이 선진국의 비즈니스 모델을 학습 및 도입하고, 새로운 기술(예. 인공지능, 5G)을 접목하면서 다양한 서비스 혁신을 이루어내고 있다. 

가장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영역을 꼽는다면, 단연코 교육 서비스를 뽑을 수 있다. 첫째, 국민의 기본 생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공공 서비스인 교육 서비스의 품질이 개인의 경제적·사회적 미래 이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대다수의 국민이 계층 이동과 신분 상승을 위해 가처분 소득의 매우 많은 비율을 교육(특히, 사교육)에 투자하고 있는데, 대다수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규제 또는 제도 개선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최근 수년간 이러한 교육 서비스와 디지털 기술(머신러닝, 로봇, 5G 등)이 활발한 융복합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혁신을 견인하고 있어, 향후 교육 서비스 산업 지형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백서인 외, 2021).



2. 스마트 에듀의 정의

현재 스마트화된 교육을 정의하는 단어로는 스마트 에듀, 스마트 러닝, 에듀 테크 등이 있는데, 이러한 용어들은 공통적으로 지능형 맞춤학습 시스템을 기반으로 교육과정, 교육내용, 교육방법, 평가 등 교육체제 전반에 걸친 변화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개인의 역량과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한 교육 시스템을 의미한다(김재생, 2018; 백서인 외, 2021). 


교육 서비스를 디지털 전환 정도에 따라 구분해 보면, 기존의 교육 서비스 데이터를 단순하게 전산화한 전산화 단계, 온라인 콘텐츠 및 플랫폼 기반 교육을 제공하는 자동화 단계,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감형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화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3. 중국 스마트 에듀의 진화

2010년 이전 중국의 서비스 혁신이 단순한 모방과 도입에 머물렀다면, 2015년 이후에는 모방을 넘어 창조로 진화하고 있으며, 디지털과 인공지능을 매우 공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에듀 영역에서도 과거 단순히 해외 선진 모델을 카피한 서비스 출시를 넘어 세계 최초로 시작한 서비스들이 출현하고 있다.

McKinsey & Company(2019)에 따르면 스마트 에듀 기업 대다수는 미국과 중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가치 기준 상위 10개 유니콘 중 4곳(1위 위엔푸다오, 3위 줘예방, 4위 VIPKID, 5위 장먼)이 중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Holon IQ, 2021.5.17.).

특히, 중국의 스마트 에듀 기업들은 압도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1위를 기록한 위엔푸다오의 경우 150억 USD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5위인 미국의 Udemy의 기업가치 30억 USD 5배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스마트 에듀 혁신을 이루어낸 이러한 혁신 기업들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을까? 중국의 스마트 에듀의 발전은 풍부한 내수 수요, 교육열의 증가, 제도적 지원으로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됐지만 무엇보다도 기술 패러다임 변화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술 활용이 유효했다. 

가장 대표적인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는 바로 빅 데이터 시대의 도래와 머신러닝의 출현이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 플러스, 쐉촹 정책 등을 통해 본격적인 디지털 경제 발전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과 플랫폼이 보급되고, 이를 통해 막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17년 알파고 쇼크발 머신러닝·딥러닝 붐이 일면서 중국의 혁신 기업들은 앞다투어 머신러닝을 활용한 이미지 식별, 자연어 처리 기반의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맞춤형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여 학습 효율을 획기적으로 제고했다. <표 4>를 보면 2019년 중국의 스마트 에듀 기업들은 이미지 식별, 문자 식별, 얼굴 식별, 언어 식별, 의미 식별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공교육·사교육을 가리지 않고 초·중·고·대학 교육에 모두 활발하게 적용시킨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중국의 스마트 에듀 혁신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이쉐교육 Squirrel AI의 튜터링 학습 프로그램, 위엔푸다오의 수학 문제 풀이 서비스, VIPKID의 화상영어 서비스다.

먼저, Squirrel AI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40만 개의 동영상 강의와 1,000만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맞춤형 ‘튜터링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의 문제 풀이 과정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으로 학생 개인별 수준과 취약점을 파악하여, 학생의 학업성취도 제고를 위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를 제공하고 있다. 즉, 이미 잘 알고 틀리지 않는 문제 대신, 학생이 잘 모르고 헷갈려 하는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풀게 함으로써 학습자의 시간을 절약하고 빠른 시간 안에 성적이 향상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이러한 머신러닝 기반의 스마트 러닝 모델은 Squirrel AI가 최초로 개발하여 출시한 서비스이다.

위엔푸다오는 스캔을 통한 문제풀이 앱(小猿搜题), 온라인 문제은행(猿题库), 스캔을 통한 숙제검사 앱(小猿口算)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수학 문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이미지 식별 기술을 활용하여 문제 자동 채점과 문제풀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습자가 궁금해하는 문제를 카메라로 찍으면 바로 온라인에서 해설과 풀이 방법 등의 첨삭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이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문제 풀이 관련 정보를 학부형에게도 동시에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VIPKID의 영어 교육 서비스는 모니터 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 및 시선추적 기술을 통해 학습자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르는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하여 학습자가 어떤 문제에 흥미를 느끼고 어려워하는지, 어떠한 선생님과의 상호작용이 좋은지 등에 대해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교육 콘텐츠와 선생님을 매칭하고, 학습자가 어려워하는 영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튜터링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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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스트 ‘선시선행(先试先行)’을 예고하는‘쌍감 정책(双减政策)’

시장 수요, 기술 혁신, 제도적 지원으로 인한 중국의 스마트 에듀 혁신은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쌍감 정책’이 나오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쌍감’ 정책의 정식 명칭은 「의무교육 단계의 학생 숙제 부담과 학교 외 학습 부담 경감에 관한 의견 (关于进一步减轻义务教育阶段学生作业负担和校外培训负担的意见)」이며, 본 정책은 과열화된 사교육을 규제하고, 무분별한 스마트 에듀 서비스 기업의 탄생과 서비스로 인한 부작용(허위 광고, 허위 학습비 등)을 관리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소양 교육을 제외한 사교육 분야의 영리활동을 금지하고, 상장을 금지하는 전무후무한 강규제의 출현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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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시진핑 정권의 공동부유 실현을 위한 교육 평준화 의지 반영이다. 2021년 1~2월 시진핑 국가 주석은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이자, 당과 정부의 중대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도부가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을 공동부유의 핵심 어젠다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백서인 외, 2021). 둘째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극단의 조치적 성격이다. 중국은 급격한 경제성장과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해 매우 빠르게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산아제한 폐지와 셋째 출산 조치까지 제한을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증가하지 않고 있어 연평균 출생아 숫자가 10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급격한 저출산의 핵심 원인을 높은 사교육 부담으로 보고, 강도 높은 규제 조치를 단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는 과도하게 자본화된 서비스 영역에 대한 조정과 빅테크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의 측면이다. 온라인 구매, 배달, 차량공유,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수 빅테크의 독점 문제가 매우 심각해졌고, 이로 인해 서비스 품질 저하와 가격 폭등,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또한 과도한 자본화로 인해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이 우후죽순 설립되었는데, 스마트 에듀 분야의 경우 2020년 상반기에만 약 2만 개 이상의 온라인 교육 기업이 설립되었다(袁飞, 2021.5.12.), 이러한 빅테크 독점과 검증 안 된 기업의 난립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국가 차원의 강도 높은 규제 조치가 실행되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쌍감소 정책이 올바른 수단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국 정부의 쌍감소 정책 발표 이후 중국의 주요 상장 교육 기업의 주가는 90% 이상 하락했으며, 이들 기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수천만 명이 실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요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정부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소양 교육으로의 전환하면서 다른 영역의 생태계까지 교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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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사점

빅데이터·머신러닝 시대의 도래, 풍부한 내수 수요, 정부의 온라인 서비스 육성 기조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수요의 증가까지 더해져 활발한 혁신을 이루어 내던 중국의 스마트 에듀 혁신은 저출산, 사교육 과열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강도 높은 쌍감소 정책으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 스마트 에듀 혁신 생태계의 핵심 혁신 주체인 기업들의 대응을 보다 면밀히 관찰하고, 대응 전략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먼저 기업의 서비스 영역이 정부 당국의 규제가 심한 교육 영역에서 정부가 규제하지 않는 영역(비 국·영·수, 성인 교육, 유아 교육 등)으로 사업의 중심축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 암암리에 유통되는 형태의 콘텐츠나 편법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기술과 서비스에 호의적인 동남아 시장, 중남미 시장 등으로의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유망한 인도 시장의 경우, 최근 반중국 정서가 매우 강해졌고 인도 정부 역시 자국 기업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콘텐츠, 마케팅, 기술 역량이 구축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생존 가능성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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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영역은 쌍감소 정책 이전에도 한·중 간의 협력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규제정책의 출현으로 인해 향후 스마트 에듀 분야의 협력이 더욱 어려워졌지만, 상호 간의 정책 학습 지점과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기본적으로 한·중 간 스마트 교육 및 스마트 에듀 시장 구조는 유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주요 정책의 방향성과 시장 환경 변화는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 정책은 중국이 발전하는 방향을 보고 한국의 관련 정책을 수정 및 보완할 필요가 있고, 중국이 각종 디지털 서비스 영역에서 겪은 실패 및 성공 사례를 한국의 규제 완화 및 조정 방안에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과거 한국의 사교육 금지 정책 등도 중국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의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제가 비교적 완결성을 갖추게 되면서 준비가 잘 된 한국 기업에게는 중국 시장을 공략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즉, 엄격한 데이터 보호 조치나, 비식별화 기반과 윤리적 고려를 갖춘 한국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중국 기업보다 중국 비즈니스에 유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비즈니스가 어려워진 중국 에듀 기업들이 제3국 진출을 위한 한국과의 협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에듀 테크 기업들이 구축한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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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재생(2018), 「스마트교육 활성화를 위한 추진전략안」, 『한국콘텐츠학회지』, 16(1), pp.1-19.
노규성·주성환(2013), 「스마트교육 환경 분석과 정책 제언」, 『디지털융복합연구』, vol.11, pp.35-44.
백서인 외(2021), 「2021년 중국(중화권) 첨단기술 모니터링 및 DB 구축사업: 스마트 에듀·디지털 헬스케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백승철 외(2016), 「다문화 구성원을 위한 에듀테크 적용 방안에 관한 연구」, 『디지털융복합연구』, 14(3), pp.55-62.
McKinsey & Company(2019), Education Technology. Coronavirus and beyond.
McKinsey Global Institute(2019), China and the World.
Holon IQ(2021.5.17.), “Global EdTech Unicorns”, https://www.holoniq.com/edtech-unico
前瞻产业研究院(2021), “双减”背景下2021年中国教育培训研究报告.
袁飞(2021.5.12.), 「疫情后教育培训机构的困境与出路: 基于山东省J市的调查」,《经营与管理》.
猿辅导在线教育 홈페이지, https://www.yuanfudao.co
中投产业研究院(2021), 「2021-2025 年中国在线教育行业深度调研及投资前景预测报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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