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 & 트렌드

이슈 & 트렌드

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차이나인사이트] 심각해지는 인구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인졘핑(殷剑锋) 소속/직책 : 중국 수석경제학자포럼/이사 2022-02-25

Q. 안녕하세요. 현재 중국의 합계출산율이 오래전부터 인구 세대교체가 가능한 수준을 밑돌고 있고, 중국 가임여성의 출산 의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2021년 중국 인구는 전년 대비 48만 명 증가에 그쳐 6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저출산과 고령화가 고착화된다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인졘펑: 인구 고령화와 인구 자연증가율 마이너스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첫째, 인구 구조를 보면, 중국은 2010년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었고, 2015년 총 생산가능인구 수가 정점에 달했습니다. 여기서 생산가능인구는 UN(유엔)에서 정의한 15~64세이다. 2019년 유엔의 전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7년 전체 인구가 정점에 도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년 인구 증가가 48만 명에 그쳐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니 이대로라면 내후년쯤 중국은 국가 전체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구 구조가 매우 불균형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결국,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이 경제, 금융, 재정 전반에 충격을 줄 것입니다. 


경제 공급 측면에서 보면 경제 성장의 3대 동력으로는 기술, 자본, 노동력이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 자연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인해 우선 노동력이 줄어듭니다. 노동력이 줄어들면 자본 축적 속도가 둔화되어 결국 기술 발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인구 고령화 국가인 일본은 1980~90년대 전 세계가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룰 때 그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매우 뒤처지게 된 것이죠. 동참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혁신 원동력 부족입니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을 간단하게 인구 문제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이 인구 문제가 경제 공급 측면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또, 경제 수요 측면에서 보면 경제 삼두마차로는 소비, 투자, 수출입이 있습니다. 그중 투자는 총수요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투자는 경제 수요 요소일 뿐만 아니라 자본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급 요소이기도 합니다. 인구 문제가 발생하면 투자 수요는 부족해지기 마련입니다. 생각해보면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사회에서 내구소비재, 자동차, 가전, 주택 관련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는 내구소비재 생산과 주택에 대한 투자가 불필요해져서 투자가 계속 감소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은 30년 넘게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심각한 투자 위축을 겪었습니다.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의 투자 수요가 30% 위축돼 일본의 명목 GDP도 위축됐었습니다. 이게 바로 수요측 충격인 것입니다.

인구 문제는 금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가치가 높은 자산이 바로 부동산인데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이 남아돌게 됩니다. 전 세계 주요국에서 발생하는 부동산 버블 위기는 인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1990년 일본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일본 생산연령인구의 정점 도달과 관계가 있습니다. 또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는데, 마침 2007년은 2차 세계대전 후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이 퇴직을 앞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부동산 시장을 강력하게 규제했는데 지금은 좀 완화가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조금 지켜봐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접근해보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공급과잉 시대에 점차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중국 가계부문의 주택 보유량은 전 세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봤을 때도 매우 높습니다. 게다가 중국 가계 자산 중 80%가 실물 자산이고, 대부분은 부동산입니다. 그래서 인구 문제가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둘째,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일본과 독일 등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국가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입니다. 그렇다면 왜 금리는 계속 떨어져 제로금리가 되고,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가 끊임없이 감소하고 있는 국가는 자본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투자 수익률이 반드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보면, 한 국가의 투자 수익률이 10%일 때 대출금리가 8%라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투자수익률이 5%일 때는 대출금리가 3%여야 비로소 수용 가능합니다. 반대로 기업 대출금리가 3%라면 무위험수익률(예를 들어 국채수익률)은 분명 제로가 되고, 더 나아가 중앙은행이 조작하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금리가 계속 떨어진다면 금융부처 특히 은행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은행은 (예대)금리차로 돈을 버는데, 주로 고객의 단기예금을 기업이 장기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업에 대출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금리차를 이용해 수익을 얻습니다. 은행의 부채측은 단기예금인 것이고, 자산측은 장기 대출과 채권 등인 것입니다. 그래서 자산측의 장기 금리가 계속 떨어지다가 0이 되거나 - (마이너스)가 된다면 은행은 금리차를 이용해 수익을 못 얻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은행은 또 다른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은행 대출을 받지 않아 금리차로 돈을 벌었던 은행이 돈을 못 벌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년 기업 부문의 신용대출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전체 사회 융자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금융 충격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구 문제는 재정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일본을 보면, 노후보장체계는 모두 현금주의 회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젊은층이 양로금(국민연금)을 내면 양로금은 재정을 통해 노인의 퇴직금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양로금을 내는 젊은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 양로금 혜택을 받는 노인층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으로는 양로금을 계속 지급할 수 없게 되고 그 중간 적자를 재정으로 메꾸게 되며 재정 대부분이 노인에게 지출되게 됩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 재정 지출도 증가해 정부의 레버리지율, 즉 GDP 대비 정부 채무가 많아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일본의 관련 지표는 이미 250%가 넘어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고령화가 심각한 이탈리아의 레버리지율도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인구 문제가 경제 공급측과 수급측, 금융과 재정에 모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인구 문제로 인한 경기침체는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침체와는 다릅니다. 금융위기를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가했지만, 이는 단기 충격에 불과합니다. 경제가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하는 것을 독감으로, 심각한 경우를 심근경색으로 비유해볼 수 있겠습니다. 둘 다 회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구 문제는 백혈병과 같아 장기 충격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Q. 그렇다면 현 중국 인구 상황에 대해 현재 재정 적자를 현금화가 진행되고 있어 ‘보조금을 지급해 출산을 장려한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시경제학자의 관점으로 볼 때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인구 문제를 적절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요? 

인졘핑: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양로기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가 봤을 때 목표는 맞긴 하지만 접근 방법이 완전히 틀렸습니다. 저는 국채를 발행하자는 주의입니다. 아시다시피 재정 부양은 지방채를 발행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2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인구 문제에 직면했을 때 투자 수익률이 계속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일본은 몇십 년 동안 경제 침체의 길을 걸으면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폈는데 재정을 주로 양로금과 소도시와 농촌 인프라 구축에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투자 수익률이 매우 낮았던 것입니다. 일본 경제학자도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국이 지방정부의 누적채무에 의존해 인프라 수익률을 키우고 있는데, 저는 이 점도 매우 우려가 됩니다. 둘째는 모든 국가가 재정지출은 중앙에서 책임지고, 정부 부채도 중앙 재정의 부채로 포함시킵니다. 하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중국은 지출과 채무를 모두 지방정부로 이관해 지방정부의 부채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2021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했지만, 현재 지방의 재정지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채를 발행해 출산 양육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보조금을 지급해 인구를 늘리는 것은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인프라 투자 수익률이 높은지 낮은지는 나중에 회수 금액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출산 양육 보조금도 미래 수익률을 보고 지급해야 합니다. 한 아이당 매년 2만 위안씩(약 380만 원) 아이가 20살이 될 때까지 양육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대략 추산해보면 20년간 40만 위안(약 7,600만 원)을 지급하는 셈이죠. 평균적으로 보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물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같은 1선 도시에서는 조금 더 많이 지급되긴 하겠네요. 하지만 그 아이가 성인이 된 후 퇴직 연령인 65세까지 일을 한다면 45년 동안 실질 GDP가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 GDP 대비 재정수입의 20%를 차지하게 됩니다. 1인당 GDP 10만 달러로 계산해 봤을 때, 새로 태어난 아이 한 명당 2만 달러의 재정수입을 발생시켜 GDP 10만 달러 목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2만 달러의 재정수입을 21~65세까지 45년으로 놓고 계산해보면 90만 위안의 재정수입 발생하게 됩니다. 아이 한 명당 40만 위안의 재정이 지출되고, 90만 위안의 재정수입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금리 K자형으로 보면 지출보다 수입이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2가지 문제를 간과했네요. 첫 번째는 출산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소비입니다. 출산 보조금을 지급하면 가계 입장에서는 추가 소득이 발생하게 된 셈이니 소비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현재 중국 경제는 주로 국내 순환에 의존하고 있는데, 2010년부터 가계 소비가 부족해 국내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 역시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가 재정으로 가계가 부담해야 할 출산 양육 비용을 지원해 추가로 발생하는 가계소득을 소비하게 함으로써 GDP 총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20%의 거시세율을 적용하면 재정수입도 더 많아집니다. 두 번째는 신규 노동력이 가져올 잠재 GDP 증가율입니다. 앞에서 인구 문제가 경제 공급측에 충격을 주면 일단 노동력이 줄어들고 노동력이 줄어들면 자본 축적에 영향을 미치고, 자본 축적에 문제가 생기면 기술 발전이 더뎌져 잠재 GDP 증가율이 계속 줄어들게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신규 노동력이 증가하면 자본 축적량도 늘어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져 결국 잠재 GDP 증가율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각도에서 계산해보면 출산 양육 보조금이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입니다. 물론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해서 출산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출산율 하락은 중국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중간·고소득국가로 진입한 후에는 출산율이 감소했습니다. 그 원인은 2가지가 있는데, 바로 높은 교육 수준과 도시화 때문입니다. 따라서 출산율 감소는 장기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현상인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처럼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북유럽 국가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 재정으로 출산 양육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출산율이 크게 증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1.8명대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임 여성 한 명당 1.8명을 낳는 셈이죠. 여기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해 전체적으로 노동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일본처럼 몇십 년 동안 경제가 침체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국채로 출산 양육 보조금은 지급하자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출산부터 대학교 졸업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결코 공짜로 재정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보조금 지급의 핵심입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