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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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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중재자 역할론 재부상, 중국의 노림수는?

CSF 2022-03-17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당사국 간의 직접 대화만을 강조하던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할 의향을 내비치자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금 중국에 집중되고 있음.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며 수읽기를 하고 있음. 

◦ CNN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이 유럽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중재자 역할을 할 의향이 있음을 밝힘.
- 3월 8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국제 사회와 힘을 합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할 의향이 있음을 밝힘.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으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 시 주석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이미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경제를 또 다시 흔들 수 있다고 발언함. 
-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의 화상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유럽 대륙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한 것은 통탄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힘.
- 중국 당국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중국은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며 국제 사회와 함께 적극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힘. 또한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음. 

◦ ‘중국의 중재자 역할론’은 3월 5일 드미트로 꿀레바(Dmytro Kuleba)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이 성명을 통해 “중국이 전쟁을 종식시키는데 관심이 있다는 확언을 받았다”라고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부상함.
- 꿀레바 외교부 장관은 성명에서 “중국 외교력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툴을 확보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미 중국이 중재자의 역할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고 밝힘.
-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호주 총리와 조셉 보렐(Josep Borrell)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중재자로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며 세계 각국 언론에서도 중국의 중재자 역할론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음.
-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3월 5일 스페인 매체 엘 문도(El Mundo)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나 미국이 중재자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남는 건 중국뿐이고, 나는 중국을 믿는다”라고 발언함.
- 중국은 2003년에도 북한 핵위기를 둘러싼 지역 안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을 개최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바 있음.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쟁 종식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갈등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러시아 측과 각각 전화 통화와 화상 회담을 함. 

◦ 그러나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기대감을 품은 시선과 반대로 중국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음. 
-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라이언 하스(Ryan Hass) 수석연구원은 체코 라디오 매체인 알에프이알엘(RFERL)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 진정성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언급함.
-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에 의한 ‘침공’으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왕이 외교부장은 3월 7일에도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바위처럼 단단하다”라고 언급함. 
- 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 같은 뉘앙스도 풍김. 중국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밝히며 외교력을 풀가동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언급도 했지만,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과 민간인 사상자 발생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는 표현도 사용함.
- 베를린 소재 싱크탱크인 메릭스(MERICS)의 프란체스카 기레티(Francesca Ghiretti) 분석가는 알에프이알엘과(RFERL)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모든 국가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소위 회색지대(gray area)에서 불분명한 입장만 취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성명을 통해 일관적으로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중국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중재자로서 중국에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다”라고 덧붙임.
- 서방의 고위관직자 중 중국의 ‘글로벌 이미지’를 압박함으로써 중재자 역할을 강제할 수 있다고 보는 인물로는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이 있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3월 7일 리투아니아 방문 중 “세계 질서와 안정, 주권을 존중한다는 중국이 ‘위선’을 떨고 있다”라며 “중국은 러시아 뒤에 서서 말보다 행동을 봐야한다는 격언을 몸소 입증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난함. 
- 자국의 ‘평판’에 상당히 신경 쓰는 중국은 홍콩과 신장 인권 탄압으로 국제적 이미지가 크게 실추됨. 중국의 중재자 역할론에 무게를 둔 일부 인물들은 중국의 전쟁 중재자 역할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인 것으로 보임.
- 그러나 더힐(The Hill)은 3월 12일 게재한 기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방과의 갈등을 포함하고 있는 점, 그리고 현재 강대국 중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뿐인 점을 근거로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라고 지적함.
- 더힐은 3월 12일자 기사에서 중국이 러시아에게서 등을 돌리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중국에 기대할 수 있는 최고치는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도의적 지지를 드러내는 것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함.
- 중국의 중재자 역할론에 대해 더힐이 지적하는 또 다른 문제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할 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임. 이미 3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시 주석에게 더 이상의 정치적 성취는 불필요함. 따라서 성공할지 실패할지 확신할 수 없는 중재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임.

◦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은 하지 않더라도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입장 재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음.
-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를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러시아가 야기한 인류주의적, 정치적 위기는 중국 당국에 많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라고 봄.
- 리서치 전문기업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의 유럽-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Noah Barkin)은 알에프이알엘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미국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릴 것이라는 게 중국 초기의 계산이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똘똘 뭉친 EU와 미국, 그리고 전 세계가 오히려 중국을 저격할 것이라는 점은 중국 당국의 계산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임.
- 중국 당국은 “중국이 러시아 측에 올림픽이 끝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라는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보도 내용에 대해 반발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한 바 있음.
- 노아 바킨 유럽-중국 전문가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론하자면 중국의 입장은 두 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중국이 푸틴을 잘못 판단했든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갈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장기적 이득보다 단기적 리스크가 중국의 예상보다 훨씬 컸든지 둘 중 하나 일텐데,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갈등에서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중국과 EU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설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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