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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사 지능화와 군민융합, 국영 방산 기업의 역할
차정미 소속/직책 :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센터장 2022-03-21
중국 군사 지능화와 군민융합, 국영 방산 기업의 역할1)
1. 서론 : 강군몽과 중국 국영 방산 기업의 역할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며 21세기 중엽 세계 일류 강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꿈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 건국 2049년 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뤄내겠다는 중국몽(中國夢)은 세계 일류 강군을 꿈꾸는 강군몽(强軍夢)을 주요한 요소로 하고 있다.2) 중국은 2035년까지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완성하고, 2050년까지 세계 일류의 강한 군대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강군몽 전략의 핵심 담론은 군사 지능화(军事智能化)와 군민융합이다.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군사 지능화의 가속화와 정보통신체계에 기반한 전투력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3) 군사 지능화를 위한 군사기술발전의 핵심 거버넌스는 군민융합(Civil-Military Integration, CMI)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은 2017년 시진핑 주석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中央军民融合发展委员会)를 설립하면서 공산당 주도의 군민융합체계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들은 강군몽 실현을 위한 군사 지능화 혁신과 군민융합 심화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국영 방산 기업들은 오랜 기간 국가 주도의 군사기술산업 혁신과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고, 최근 군사 지능화 혁신의 방향에 부합하여 인공지능, 무인기 등 신흥기술 연구개발과 군사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민군협력의 첨단기술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 중국 군사 지능화 혁신과 국영 방산 기업의 역할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은 현재 총 11개 기업이다. 과거 핵, 우주, 항공, 선박, 무기 등 5개의 방위산업체가 1999년 10개 기업으로 확대 개편되었고,4) 이후 중국전자과학기술집단공사(中国电子科技集团公司)를 포함해 11개의 기업으로 확대되었다.5)
위의 11개 국영 방산 기업들은 대부분 많게는 수십 개의 산하 기업과 연구기관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로, 11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2021년도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에 포함될 만큼 막대한 자본과 규모를 가지고 있다. 최근 이들 국영 방산 기업들은 중국의 군사 지능화 혁신 방향에 부응하여 인공지능, 드론, 우주기술 등 첨단기술 기반의 무기 장비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 기술, 무인화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군사 지능화 전략과 군사기술혁신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1956년 중국 최초의 미사일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이후 국영 방산 기업으로 전환한 중국우주과학기술공사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30여 개국에 군사기술과 무기를 수출하고 있으며,7) 최근에는 차이훙(彩虹)-5 등 무인기 군사기술 수출을 확대해 가고 있다.8) 중국우주과기공사는 또한 최근 베이더우 위성과 우주통합 정보 네트워크 등 대형 국가 과학기술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9) 중국항공공업공사는 중국 최대의 군사 무인 항공 시스템 공급자일 뿐만 아니라 산업 무인 항공 시스템에서도 중요한 공급자로 역할하고 있다. 국제시장 수요에 맞게 통합된 다목적 무인기로 윙롱I을 개발하였고, 무인항공기 SW1과 나이트호크(Nighthawk)를 생산하였다.10)
중국항공공업공사는 2018년 무인기 연구개발에 집중할 무인기시스템공사(无人机系统股份有限公司)를 신설하였고, 연구개발과 제조역량을 향상해 차세대 세계 일류 무인기 특화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11) 2018년 중국항공공업공사는 ‘무인기 시스템 발전백서’를 발간하여, 2035년까지 드론 핵심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군대를 만들고 전 세계 무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12)
중국우주과공공사는 60여 년 전 설립되어 주로 방공 미사일 체계를 위한 연구와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13) 중국우주과공공사도 최근 AI 기술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면서 2015년 10월 인공지능 로봇회사를 설립하였다. 로봇 산업은 ‘중국제조 2025’에서 핵심 육성사업으로 제시된 분야 중 하나이다.14) 중국우주과공공사는 또한 최근 산업 지능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업들을 위한 지능화, 통합된 클라우드 제조 공공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15)
중국병기공업공사는 육군 무기 체계의 핵심 제공자로서 최근 인민해방군의 정보화 설비를 담당하면서 네트워크 보안과 정보기술산업을 책임지고 있다. 이렇듯 중국 국영 방산 기업들도 중국의 군사 지능화 혁신과 핵심 첨단기술 자립자강의 기조에 부응하여 첨단기술 연구개발 및 군사화를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3. 중국 군민융합 전략과 국영 방산 기업의 역할
시진핑 주석은 국가 전략 전반에서 발전과 안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고, ‘과학이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통솔해야 한다(科学统筹经济建设和国防建设)’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군민융합발전전략 추진을 심화하면서 강군흥군(强军兴军)의 신국면을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16)
최근 군사기술 개발에 민간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우수한 인공지능 기술력을 가진 AI 기술 기업들의 군사기술 개발 참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의 센스타임, 메그비, 이투 등 민간 대형 AI 기술 기업들은 스마트 감시카메라, 음성인식, 빅데이터 서비스 등을 정부와 해외에 팔고 있다.17) 중국은 이러한 민간 기술을 군사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물론 군사기술이 민간의 기술발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군민융합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군민융합의 기조에 따라 과거 국영 방산 기업이 독점하던 방산기술 개발과 산업 또한 민간의 투자와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개방으로 201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무기 장비 연구개발 허가를 받은 기업들의 3분의 2를 민간기업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 민간기업의 군사 분야 참여는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19년 13기 전인대 2차 회의에서 리커창 총리는 민간기업의 주요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있도록 통합된 혁신 메커니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하였다.19) 이는 과거에 비해 높은 첨단 기술 역량을 가진 기업들의 기술참여를 독려하는 것임은 물론 군사 분야의 연구개발에도 민간 기술기업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군민융합과 해외 협력 또한 국영 방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해가고 있다. 이들은 군민융합 체계구축에 주력하면서 공동연구개발을 확대해 가고 있다. 2019년 중국우주과공공사는 칭화대학과 함께 차세대 정보 네트워크 시스템, 마이크로 나노기술, 위성기술과 적용, 레이저와 양자기술, 드론기술, AI 제조 등에 관한 연구, 생산, 교육에 협력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우주력과 AI에 대한 광범위한 과학기술협력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20)
2019년 중국전자정보산업공사 또한 베이징사범대학과 2019년 AI 분야 과학기술협력 협약을 체결하였고,21) 중국선박집단공사가 시안교통대와 AI 및 딥러닝에 관한 연구 협약을 체결하였다.22) 중국핵공업공사는 2018년 “핵공업로봇과 스마트장비협동혁신연맹(核工业机器人与智能装备协同创新联盟)”을 결성하여 다수의 과학기술기관과 대학, 유수의 민간기업들을 모아 로봇과 스마트장비에 대한 협동체계를 구축하였다.23)
이 연맹은 시아순(SIASUN, 新松机器人自动化股份有限公司)과 같은 민간기업, 하얼빈공업대학 등 대학, 핵동력운행연구소 등 국책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 국영 방산 기업은 국내적으로 군민융합 거버넌스를 주도해 가는 것은 물론 첨단 군사 기술 협력과 수출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국우주과공공사는 2013년 러시아의 로스텍(Rostec)과 협약을 체결하여 중러 양국 간 민간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을 개척하는 전략협력에 착수하였다. 중국우주장정국제무역공사(航天长征国际贸易有限公司)는 2018년 파키스탄 국제방산전시회에 참여하여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의 군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군사협력의 기회들을 확대해 갔다.24) 중국항공공업공사의 첨단전투기 샤롱(枭龙)은 파키스탄에서 최초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25)
중국항공과기공사는 2018년 통신위성 '아싱 No.1'을 알제리 우주국에 전달하였다.26) 이렇듯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들은 국내적으로 군민융합체계와 기술협력을 주도하면서 군사 지능화 달성의 체계를 구축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첨단군사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군사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중국 군사기술산업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4. 결론 : 기술안보 국가(Techno-Security State)의 부상과 국영 방산 기업의 역할
시진핑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부국과 강군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강군몽 실현을 위해 국방과학기술산업개혁, 군민융합의 심화 발전하여 일체화된 국가전략체계와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27)
군사 지능화 혁신의 방향은 첨단군사기술혁신, 군민융합체계 심화발전의 양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군사 지능화 전략과 군민융합은 군사력 강화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개의 목적을 동시에 가진 이중목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들은 중국 경제의 지속발전과 군사력 강화의 이중목적을 가진 첨단 군사과학기술 개발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청(Cheung, 2018)은 중국을 기술안보 국가(Techno-Security State)로 설명하고 있다. 즉, 과학기술의 향상과 산업발전을 핵심으로 하여 경제력과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안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라는 것이다. 28) 중국의 강군몽을 위한 군사 지능화 전략과 미래 군사 과학기술 육성의 최전선에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핵심기술 혁신과 자립자강이라는 국가 차원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국영 방산 기업들이 더 많이 기여하고 있다.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의 연구생산 방향과 중점이 변화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 지능화 전략의 주요한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국영 방산 기업들은 오랫동안 과학기술 기반의 군사현대화를 주도해왔던 핵심 주체이면서 미래 세계 일류강국과 세계 일류 강군이라는 중국몽과 강군몽을 실현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지속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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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원고는 차정미(2020), “4차 산업혁명 시대 중국의 군사 혁신 : 군사 지능화와 군민융합(CMI) 강화를 중심으로” 『국가안보와 전략』 20 (1) 논문 일부를 토대로, 중국국영방산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변화를 업데이트하여 보완 서술하였음.
2) 中华人民共和国国务院新闻办公室. “国防白皮书全文” 2015.05.
3) 石纯民. “军事智能化时不我待.” 中国军网 2017.12.11.)
4) 中华人民共和国国防部. “《2000年中国的国防》白皮书.”
5) 中华人民共和国国防部. “《2002年中国的国防》白皮书.”
6) 国防科技工业局. http://www.sastind.gov.cn/n448154/index.html
7) CASC. “Products and Service–Defense System : UAVs and Other Equipment”
8) 国家国防科技工业局. “中国“彩虹”无人机飞上“世界屋脊.” 2018.06.06.
9) China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 Corporation Website
10) AVIC, “Military Aviation and Defense-Unmanned Aerial Vehicles.”
11) 国家国防科技工业局. “中航(成都)无人机系统股份有限公司成立.” 2018.12.16.
12) 航空工业. “航空工业发布<无人机系统发展白皮书(2018)>.” 2018.11.09.
13) CASIC. “Aerospace Defense”
14) 国防科工局. “航天科工成立智能机器人公司.” 2015.10.16.
15) CASIC. “Industrial Internet”
16) 释清仁. ““五个更加注重”：军队建设发展的战略指导.” 中国国防报. 2016.06.16
17) Time. “China and the U.S Are Fighting a Major Battle Over Killer Robots and the Future of AI.” September 13, 2019.
18) 中华人民共和国国防部.《2010年中国的国防》白皮书
19) 新华社. “《政府工作报告》全文发布.” 2019/03/16.
20) 航天科工. “航天科工与清华大学签署战略合作协议.” 2019.05.09.
21) 中国电科. “中国电科与北京师范大学签署战略合作协议.” 2019.01.30.
22) 中船重工. “中船重工与西安交大签署战略合作框架协议.” 2019.05.30.
23) 人民网. “核工业机器人与智能装备协同创新联盟成立.” 2018.12.25.
24) Aerospace Long-March International Trade Co. “长征国际参加巴基斯坦国际防务展”
25) 国防科工局. “枭龙”双座战斗教练机01架在巴基斯坦成功首飞.”
26) 国防科工局. “阿尔及利亚首颗通信卫星在轨交付.” 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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