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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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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이슈트렌드] 타이완을 뒤흔드는 우크라이나 참상

CSF 2022-03-24

□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불러온 세계적 지진은 8,000km 떨어진 타이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 타이완의 운명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며 타이완에서는 군 의무복무 기간 연장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음. 

◦ 단 며칠이면 끝날 것이라 믿었던 러시아의 계산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은 4주째에 접어들고 있음. 
- 러시아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은 예상보다 훨씬 거셈. 수십 만의 우크라이나 예비군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여 중이며 수만의 일반 시민들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음. 
-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나선 모습은 중국의 일상적인 군사적 압박에 노출되어온 타이완인들의 저항 정신을 일깨우고 있음. 타임(Time)지가 3월 18일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현재 타이완에서는 정부에 국민의 군사훈련 필요성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함.
- 현재 타이완의 군 의무 복무기간이 4개월로, 군 의무 복무기간이 18개월인 한국, 2년인 싱가포르와 이스라엘에 비해 매우 짧음. 타이완 의회에서는 군 의무 복무기간을 1년 또는 그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 
- 타이완 뉴스 매체인 TVBS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8%가 군 의무 복무기간을 1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것에 찬성했으며 응답자의 56%는 여성도 군 복무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답함. 
- 중국과 타이완 양쪽 모두 우크라이나와 타이완을 비교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적지 않은 타이완인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우크라이나에 투영하고 있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타이완인들의 감정적 이입은 실제 행동으로도 나타났음. 3월 16일 타이완 정부가 주도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모금액은 2주 만에 2,200만 달러(약 268억 원)를 기록함. 

◦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군 의무 복무기간을 연장한다고 해도 타이완의 군사력으로 중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지적함. 
- 타이완 담강대학교(Tamkang University)의 전략과 전쟁게임 연구학과 알렉산더 황(Alexander Huang) 교수는 “타이완과 중국 간 전쟁 발생 시, 타이완의 동맹국이 타이완에 군대를 보내지 않거나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타이완이 얻은 교훈 아닌 교훈이다”라고 언급함. 
- 미국과 주변국들은 우크라이나에 탱크와 미사일 지원은 하면서도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있음. 
- 마잉주(馬英九) 타이완 전 총통은 “타이완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은 무기는 보내되 군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발언함. 
-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3월 20일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타이완은 중국이 타이완을 친다면 중국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빚더미에 앉은 러시아의 경우도 중국이 타이완 점령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요인일 것임. 
-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는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어마어마한 무기 지원 역시 한 민주주의 국가가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이 지원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음.
- 그러나 한편으론 서방의 지원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음.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은 하면서도 군대는 보내지 않고 있으며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입장도 애매모호해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침공을 감행할 시 미국이 발을 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음.
- 게다가 중국 경제는 러시아 경제에 비해 규모도 더 크고 다양화되어 있으며 중국에 경제 제재를 가할 주체일 미국, 유럽, 일본의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는 러시아와의 무역 의존도보다 훨씬 높음. 
- 미국의 독일 마샬 펀드(German Marshall Fund)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는 “중국은 100개 넘는 국가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참여할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함. 
- 게다가 우크라이나와 달리 타이완은 세계적으로는 물론 미국에서조차 독립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공격은 ‘침공’이 아니라 ‘내정’으로 취급될 가능성도 없지 않음.
-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에는 시간이 있다는 점임.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수년 후에나 발생할 사건임. 그동안 중국은 군사력을 지금보다 더 강화할 수 있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를 기반으로 중국 경제에 방호벽을 세워 제재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도 있음.
 
◦ 그러나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공격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음. 전문가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달리 타이완은 중국 대륙과 국경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 중국이 타이완 해협을 건너 육해공을 펼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더욱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또한, 첨단 마이크로칩의 90%가 타이완에서 생산되고 있어 쉽게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봄. 
- 중국이 실제로 타이완을 공격한다면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음. 세계 시장에서 첨단 마이크로칩의 90%가 타이완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 세계가 마이크로칩 생산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리는 없기 때문임. 
- 에브브릴 헤인즈(Avril Haines)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3월 8일 하원정보위원회(House Intelligence Committee)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의 맹렬한 저항과 유럽과 미국의 강력한 연대에 놀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비해 오히려 타이완 공격에 대해 중국은 조금 더 주저하는 입장일 것”이라고 평가함.
- 러시아의 공격성은 서방 정책 기조에 유례 없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 독일은 재무장하며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배송하는 가스관인 노드스트림2(Nord Stream 2)을 중단했고,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 가입을 논의 중이며 오랜 시간 중립국 정책을 유지해온 스위스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했음.  
- 무엇보다 중국을 주저하게 하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사기업의 반응일 것임. 영국의 석유회사인 BP, 미국의 석유 회사인 엑슨모빌(ExxonMobil),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을 비롯해 300개가 넘는 기업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함.
- 타이완 국방안보연구소(Institute for National Defense and Security Research)의 리앙치 에반스 첸(Liang-chih Evans Chen)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당국도 타이완에 군대를 보내는 데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함. 
- 게다가 전쟁이 일어날 경우 지리학적으로도 타이완에 더 득이 됨. 타이완은 한류와 난류가 흘러 선박의 항해가 어려운 약 400km의 타이완해협을 끼고 있기 때문임.
- 미국 군대가 직접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음. 중국 입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타이완이 군사적 지원을 받느냐는 점일 것임. 다수의 분석가들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이 미국의 개입을 고정값으로 두고, 타이완 공격 시나리오를 짜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음. 

◦ 3월 10일 추궈정(邱國正) 타이완 국방부 장관은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한다면 최전방 도서를 장악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면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타이완 전역을 점령하려 할 것이라고 발언함. 
- 타이완과 미국 분석가들은 “중국이 타이완을 칠 경우, 타이완의 최전방 도서인 진먼현(金門縣)과 마쓰(馬祖列島)가 우선 타겟이 될 것”이라고 추측해왔음. 
-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두 지역만 장악하고 타이완 전역을 점령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Crimean Pen)와 돈바스(Donbas) 지역 합병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함. 중국이 타이완의 진먼현과 마쓰 지역을 강제 합병할 시 타이완의 정체성과 서방의 지지가 오히려 더 확고해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임.
- 추궈정 장관은 “중국의 군사력은 타이완 전역을 장악하기에 충분하지만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 한 번에 끝낼 기회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함. 
- 글레이저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 군사 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아주 자세히 분석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함. 글레이저 책임자는 “중국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최초의 공습에는 반드시 어마어마한 무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일 것”이라고 설명함. 
- 타이완 국방안보연구소의 크리스티나 첸(Christina Chen) 주임연구원은 “중국은 단 한 번에 타이완 전역을 장악할 가능성이 아직은 낮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만약 시진핑 국가주석이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침공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적 간 권력 다툼 등이 그러한 사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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