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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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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양회로 보는 2022년 중국 경제전망

한지민 소속/직책 : 충북대학교 국제개발연구소/연구교수 2022-03-30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양회(全国两会)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8일 동안 개최되었다. 전국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을 통칭하는 용어로, 앞서 각 지역에서 개최된 지방양회에서 제시된 내용을 취합하여 열린다. 이중 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는 중국 최고 권력기관이며, 통상 전인대 기간 초반에 총리가 각 대표를 대상으로 정부업무보고(政府工作报告)를 발표한다. 정부업무보고의 주요 내용은 지난해 성과를 정리하고 그해의 정책 과제를 제시하는 것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의 국정 운영 특성상 여기에서 한 해 국가 정책의 큰 방향이 대부분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본고는 이번 양회 기간에 발표된 정부업무보고를 토대로 2022년 중국의 거시경제 운영 기조를 파악하고 중국 정부가 어떤 분야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 알아본다. 

안정적 성장이 우선

올해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제는 역시 경제의 안정적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업무보고의 텍스트를 분석한 중국 언론 기사에 따르면, 안정(稳)이라는 글자가 총 78회 등장하며 빈도 1위를 차지했는데, 2위인 취업(24회)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1) 3년 차에 접어드는 코로나 팬데믹, 미국과의 갈등, 거기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중국경제를 둘러싼 여러 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은 올 한해 중국 정부가 지켜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최우선은 안정이지만 안정의 기반 위에서 경제성장을 위한 노력을 함께 진행(稳字当头,稳中求进)하는 것이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정한 점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1~2월에 진행된 각 지방 양회를 바탕으로 여러 기관이 예상한 중국의 목표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5~5.5% 수준이었는데, 정부업무보고는 상한선인 5.5%를 제시한 것이다.2) 

국제기구의 올해 중국 성장률 예상치는 5%를 하회하기도 한다.3) 앞서 언급한 코로나19와 고유가 등 부정적인 글로벌 경제 여건 이외에도, 중국 내부적으로 부동산 산업 하락세를 비롯한 경제 하방압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강화되고 있는 반독점 규제 및 데이터 관련 기업에 대한 정부의 여러 조치는 중국 경제성장에 대해 우려하게 하기 충분하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지원을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5.5%라는 목표에 대해 고용안정과 민생 리스크 방지 위주로 최근 2년의 성장률과 14·5 규획의 성장목표치를 고려하여 설정한 수치라고 설명하면서, '높은 수준에서의 안정은 진전이다'라고 언급4)해 목표치를 올려잡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적극적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 운용으로 경제성장 지원

중국 정부는 2022년 목표 재정 적자율을 지난해보다 0.4%p 낮은 2.8% 내외로 설정했다. 이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적절한 적자 관리를 통한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에 대한 의지와 올해 재정수입 확대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함께 포함된 수치이다. 중앙정부의 재정지출은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중앙부처가 사용하는 부분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축소되고 지방정부에 대한 이전지출 규모가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 부처의 비용 절약과 주요 지원 분야(핵심 프로젝트, 신형 인프라 시설, 노후 공용시설 등)에 대한 효과적 투자를 강조하였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의 기조를 보여주는데, 특히 신규대출 확대에 대한 언급이 정부업무보고에 최초로 등장하면서 경제성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까지도 디레버리지를 지향해 온 중국의 기존 정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시장 유동성과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금융기관의 실질 대출금리 및 수수료 인하를 통해 금융거래 비용을 감축한다.

감세 및 금융 지원을 통한 기업경영 활성화와 고용안정 달성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하고 감세 폭을 확대하여 ▲ 영세기업 및 자영업자 ▲제조업 ▲ 과학기술서비스 ▲ 친환경 ▲ 전기 ▲ 가스 ▲ 교통운수 산업 등을 지원한다. 또한 금융 지원을 통해 농업 및 영세기업· 코로나 피해업종 등의 자금 흐름 확보에 주력하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영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 이 정책들은 코로나 팬데믹과 결합된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야기된 경제 활력 저하를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해결하려는 중국 정부의 생각을 보여준다. 한 해 1천만 명에 육박하는 대학 졸업자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는 기업의 활동 공간을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 중국의 최근 2년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긴 했지만, 이는 강력한 초기 방역 통제로 인해 코로나 확산이 크게 억제되어 다른 국가가 고전하는 동안 중국은 비교적 일찍 회복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강력한 통제가 이후 부메랑처럼 중국 경제의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과 다른 국가의 더딘 회복이 중국의 대외경제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고용 안정은 경제 성장률의 안정적 유지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디지털과 혁신 강조

과학기술혁신은 14·5 규획 시행 첫해인 2021년 정부업무보고에 이어 재차 강조되었다. 기초연구 10년 계획과 과학기술 체제 개혁 3년 방안을 실시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기술 역량을 향상시키는 한편, 지식재산권 보호와 창업 투자에 대한 금융지원, 세제 혜택 등으로 기업의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유인도 강화할 예정이다.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와 관련하여 ▲ 주요 소재 및 부품 공급망 안정화 ▲ 전통산업의 고도화 ▲ 스마트 제조 ▲ 신산업 클러스터 발전 ▲ 전정특신(专精特新)5) 기업에 대한 인재 양성·플랫폼 구축 자금 지원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개별 기업 및 산업의 혁신을 지원할 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 정보인프라 구축 ▲ 전국 통합 빅데이터 센터 구축 ▲ 5G 응용 확대 ▲ 산업인터넷 등 신형 인프라 건설에도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는 수리공사·종합 교통망 건설 등과 같은 전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함께 중국 경제 회복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디지털이라는 개념은 산업과 경제 외에도 중국 정부의 개혁 혁신 관련 부분에서도 등장한 바 있는데, 정부 운영과 거버넌스 개선에도 데이터 및 디지털화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국가가 디지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책 지원도 진행하고 있지만, 중국은 특히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듯 하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개발과 사용에 중국이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21년 이전에도 정부업무보고에 과학기술혁신 관련 내용이 등장해 왔으나, 업무 과제 항목에서 차지하는 순위가 점차 앞당겨지는 것 또한 이런 경향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연속성과 효과성 확보를 통한 지속 가능 발전 추구

내수 소비 확대와 관련해서 신에너지 자동차, 농촌의 녹색 스마트 가전 이용 및 노후 가전 교체, 농촌 전자상거래 및 물류 발전 등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강조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외부의 불안정한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느 때보다 내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부 재정 지원 방면에서도 이전보다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부업무보고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산업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각 지역 경제권의 조화로운 발전 전략과 해양경제 발전 촉진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추진하고, 도시에서는 신형도시화와 노후지역 정비 사업으로 질서있는 도시발전을 추구하며, 농업과 농촌에서는 농업기술 개발 및 보급을 통해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고 빈곤퇴치에 주력한다. 또한 식량 등 주요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농경지 면적 확보와 토양 관리 등에도 힘쓴다. 

대외무역과 외자 유치의 지속적 확대와 질적 개선을 위해 수출입과 관련된 ▲ 외환 서비스 ▲ 통관 서비스 ▲ 물류시스템 등을 꾸준히 개선하여 대외거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한다. 또한 일대일로와 다자간 통상 협력 등을 통해 상호 협력의 기반을 다짐으로써 글로벌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비한다. ▲ 교육 ▲ 의료보건 ▲ 사회보장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민생을 보장하고 사회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정책은 올해도 유지될 전망이다. 사회보장 서비스 강화는 셋째아이 출산 장려 정책과 관련하여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대형 부동산 기업의 경영 위기로 인해 여러 번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부동산 산업과 관련하여, 주택수요 보장과 주택가격 및 토지가격 안정화를 통해 부동산 산업의 선순환 및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주택은 거주하는 것이지 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최근 중국 경제사회의 주요 화두인 공동부유가 이번 정부업무보고에 크게 부각되지 않은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공동부유는 보고서에서 단 한 번 언급되었고, 내수 확대 정책에 관한 부분에서 소득분배제도 개선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청년 고용안정·빈곤퇴치 등의 정책 목표가 공동부유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난해까지 공동부유가 시진핑 주석의 주요 아젠다 중 하나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약한 느낌이 있다. 이는 저탄소 정책에 대해서 '질서 있는' 추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급격한 환경규제 대신 유연하게 대응할 것임을 암시한 것과 더불어, 현재 중국의 정책 방점이 경제성장에 찍혀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 및 시사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급락한 사실 때문인지 중국의 올해 경제정책 기조에서는 성장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 안정을 여러 번 강조한 것도 결국은 성장을 위한 기반 다지기라고 볼 수 있으며, 전에 없던 신규대출 증가가 최초로 정부업무보고에 등장한 점과 공동부유 및 저탄소 추진에 다소 힘을 뺀 듯 보이는 것도 정책의 무게중심이 최근 2년에 비해 더욱 성장 쪽으로 옮겨갔음을 말해주고 있다. 14·5 규획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실업률과 물가수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5~6% 수준의 안정적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2021년 성장률이 8.1%에 이르며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으나, 이는 코로나로 인한 기저효과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고, 아직 코로나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성장목표치를 올려잡음으로써 미리 정책의 강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5.5%의 목표성장률에 대해서는 중국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중국의 한 경제지는 규제환경 안정, 기업 신뢰 회복, 시기적절한 방역정책 시행 등이 모두 조화롭게 진행될 경우 5.3%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는 조짐이 보이면서 중국 정부가 강력한 봉쇄조치를 다시 시행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한국은 방역정책의 기준을 철저한 관리에서 완화로 전환하였고 이에 따라 낮게 유지되던 확진자 수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이처럼 강력하게 통제되어 온 코로나가 여러 이유에서 갑자기 확산할 경우, 중국이 이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파력이 빠른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원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방역정책의 변화는 언젠가 일어날 일인데, 그 시점과 대응 방법이 얼마나 적절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을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도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정확한 예측도 통제도 쉽지 않은 내외적 여건 아래, 중국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적이면서 효과적인 경제성장 정책을 준비하였다. 과잉생산설비로 인한 문제를 겪은 바 있는 중국은 단순한 성장률 달성을 넘어서는 질적 성장을 지속해서 강조한다. 디지털과 과학기술 혁신에의 집중은 기술격차 축소 및 경쟁 격화 등 우리나라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 중국 정부의 지원정책을 상세히 파악하여 이를 중국 국내 기업과의 협력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경제는 여전히 중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양회의 정부업무보고 이후에도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을 꾸준히 주시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준비 자세를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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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稳”是今年政府工作报告的一个关键词——把稳增长放在更加突出位置」,经济日报,2022.03.06.;「数读五年政府工作报告 哪些新词出现?哪些受关注最多?」,新京报,2022.03.16.
2)「2022년 중국경제정책 방향 및 전망」, 코트라, 2022.03.07.
3)「两会目标如何能实现?」 ,财经,2022.03.13.
4)「李克强谈5.5%左右经济增速预期目标:高水平上的稳就是进」,央视网, 2022.03.11.
5) 전문(专), 정밀(精), 특색(特), 혁신(新)의 특징을 가지는 중소기업이라는 의미로, 기술혁신 역량이 뛰어난 중국판 강소기업으로 해석된다.


<참고문헌>
2022年政府工作报, 国务院总理 李克强, 2022.03.05.
2021年政府工作报, http://www.gov.cn/guowuyuan/2021zfgzbg.htm, (검색일: 2022년 3월 21일)
2020年政府工作报, http://www.gov.cn/guowuyuan/2020zfgzbg.htm, (검색일: 2022년 3월 21일)
2019年政府工作报, http://www.gov.cn/guowuyuan/2019zfgzbg.htm, (검색일: 2022년 3월 21일)
「“稳”是今年政府工作报告的一个关键词——把稳增长放在更加突出位置」,经济日报,2022.03.06.
「数读五年政府工作报告 哪些新词出现?哪些受关注最多?」, 新京报,2022.03.16.
「2022년 중국경제정책 방향 및 전망」, 코트라, 2022.03.07.
「两会目标如何能实现?」 ,财经,2022.03.13.
「李克强谈5.5%左右经济增速预期目标:高水平上的稳就是进」,央视网,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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