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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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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미국의 전략적 대치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자오밍하오(赵明昊) 소속/직책 : 중국 런민대학 충양금융연구원 객원연구원 2022-05-31

미국 백악관은 4월 21일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과 대니얼 크린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 피지 △ 파푸아뉴기니 △ 솔로몬제도 등 태평양 섬나라 3곳을 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순방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남태평양 지역까지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내비쳤는데, 이는 미국이 대중국 경쟁 전략을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초이다.

2020년대는 격동과 국제정세 재편 가운데 시작되었다. 중국이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초기 단계에 진입,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데 반해 미국은 중국의 평화·발전을 저지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미 간 전략적 대치가 본격화되었고, 향후 불확실성과 고위험성이 장기간 공존할 것이다. 중국은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추월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날로 첨예해지는 △ 국내 정치 △ 경제 △ 인종 간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은 대중국 정책상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의도적으로 중국과의 충돌을 일으키고자 하는 충동 역시 날로 커질 것이다. 글로벌 패권에 대한 미국의 조급한 마음이 양국 관계의 앞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이 “중대한 위험과 강적을 눈앞에 두고도 투쟁하지 않고 태평한 나날을 바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공포에 질려만 있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전략적으로 단호함과 유연함이 결합되어야 한다. 중·미 간 파워게임의 장기성과 복잡성에 있어 심적 준비를 하는 한편, 체계·업무 상 대비해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정교한 방식으로 중·미 간 파워게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사고와 전략,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글로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미국과의 힘겨루기에 대응 기회·공간·전략 등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충돌 지향적 심리’ 경계해야

미국의 대중국 전략 변천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가 준비 기간이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면적으로 정책을 전개하는 기간이고,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을 조정·심화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수차례 ‘중국 도전론’을 거론하고 ‘중국이 우리를 쓰러뜨릴 것이다’라는 논조를 펼치는 등 중국이라는 카드를 사용해 국내 정책 아젠다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쿼드(QUAD) 고도화와 오커스(AUKUS) 군사동맹 창설 등의 방식을 통해 중국을 겨냥한 ‘통일 전선’과 ‘아젠다 연맹’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미국은 중국과 인접한 지역에서 인도·태평양전략을 내세워 병력을 계속해서 전진 배치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훈련 강도와 분위기가 점차 실전과 같아지고 있다. 미군이 중국에 대해 구사하는 ‘통합억지력’ 전략의 목표는 육·해·공군 뿐만 아니라 우주와 네트워크 등 각 군의 합동작전 능력을 증진하고 미군과 동맹국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데 있다. 미국은 다국적 군함과 해경 함선의 공동 순찰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같은 군사적 움직임은 중·미 간 긴장을 고조시켜 양국의 충돌 가능성을 키울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대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고 외치는 한편, 중국과의 충돌이나 신냉전 구도를 원하지 않는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과 충돌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고강도의 악의적인 경쟁은 언제든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2030년 전에 타이완을 침공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는데, 미국의 충돌 지향적인 심리는 중·미 경쟁 전략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쳐 지역 안보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타이완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당분간 미·중 안보 경쟁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압박에 의연하게 대응해야

바이든 정부의 기세가 거세긴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경쟁 전략은 마음만 앞설 뿐 여력이 부족하고 다양한 한계적 요인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날로 심각해지는 미국의 정치 양극화와 인종 간 갈등 등 미국 사회의 ‘냉전’은 더욱 심각한 국내 정치 폭력을 야기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의 ‘중산층을 위한 외교 정책’과 미국 동맹 체계 부활은 내재적인 갈등을 안고 있어 중국을 압박하고자 다자 진영을 구축하는 미국의 행보는 순조롭지 않다. 미국의 대중 정책 수단이 남용될 위험이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압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중·미 간 통상 규모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에 미국 재계는 바이든 정부가 ‘무역 전쟁’을 마무리 짓지 않고 미루는 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얼마 전 주중미국상공회의소는 72%의 미국 기업이 3년 이내에 생산 설비를 중국 밖으로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고, 60%의 미국 기업은 지난 1년간 재중 투자를 늘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니얼 로젠(Daniel Rosen) 로디엄 그룹 회장은 “미국과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과 협력 파트너를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려고 하지만 미국에 대한 유럽의 불신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2024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긴급 철수 등으로 동맹국 사이에서 신뢰를 잃은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실상 민주당 버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인 ‘미국 노동자 중심의 무역 정책’을 신봉하고 있어 미국과 동맹국, 협력 파트너 간 ‘이익 쟁탈’이라는 큰 흐름이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쟁의 소용돌이를 경계해야

중·미 양국의 전략적 대치는 ‘소모전’이기 때문에 중국은 통제 가능한 비용과 자원을 투입해 미국에 대한 전략적 억지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 대미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단기적인 충돌 가능성 통제와 중·미 경쟁 전략을 결합해야 한다. 투쟁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며 투쟁에 있어 선택적이고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전략적 리스크 위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사실상 중국과 미국 모두 충돌을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양국 간 파워게임이 치열해지고 복잡해지며 다변적으로 변모할 경우 양국이 ‘경쟁적 공존’이라는 새로운 교류의 길을 모색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중국은 중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중간지대’를 확대하는 데 힘쓰는 등 미국과의 파워게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대오를 부단히 강화해야 한다. 또 △ 기후변화 △ 공중보건 △ 에너지 안보 등 분야에서 중·미 협력 방안을 자발적으로 제시해 이러한 방안이 양국 관계의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한다. 미국에 대한 ‘전략적 협력’ 역량을 길러 양국 관계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제고, 미국이 만들어 놓은 ‘경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략적 대치 단계에서 중·미 간 파워게임 방향은 ‘내부’로 더욱 기울어질 것이다. 따라서 내부 역량 차원에서의 중·미 경쟁에 맞서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국내 각종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 사회·경제 발전에 있어 공정성을 중시해야 한다. 자국의 문제를 잘 처리할 수 있어야만 중·미 간 전략적 대치에서 야기되는 높은 압박감에 의연하게 대응하고 양국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아, 새로운 국면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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