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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의 지정학적 함의

강수정 소속/직책 :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2022-06-24

지난 4월 중국-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이 체결되면서 미국과 역내 주변국의 안보적 우려가 고조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안보 협정이 특정 국가나 동맹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강조하며 미국과 지역 동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이 지역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및 동맹국 간 지정학적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이 가지는 지정학적 함의를 살펴봄으로써 중국과 남태평양 도서국의 안보협력 강화가 가져올 변화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중국이 솔로몬제도와 맺은 안보 협정은 후자의 국가안보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인도적 지원, 자연재해 대응, 국민 생명·재산 보호, 사회질서 유지 등에 대한 지원과 협력이 포함된다. 하지만 SNS를 통해 유출된 합의문 초안을 면밀히 살펴보면, 중국 군함이 물류 보급을 위해 솔로몬제도에 기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질서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중국 경찰과 군 병력을 파견하여 중국 인력과 주요 사업 시설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중국은 치안유지와 중국 교민 안전을 이유로 솔로몬제도에 군병력과 무장경찰을 파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군함이 솔로몬제도 항구에 정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항은 미국의 군사 거점인 괌에서 약 3,000㎞,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의 한 축인 호주에서 약 2,000㎞ 떨어져 있는 솔로몬제도에 중국인민해방군을 배치하고 장기 주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중국의 해군 전력 투사 능력이 남태평양 지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 우려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호주는 중국의 움직임이 중국인민해방군의 태평양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며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솔로몬제도의 안보 협정 체결에 대한 성명에서 협정 체결 과정에서의 투명성 결여와 협정의 애매한 본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 당국자가 중국-솔로몬제도의 협정 체결에 따른 안보 체계 변화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1) 미국은 안보 협정 체결에 반대하며 솔로몬제도에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급파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고, 미국 대표단은 마나세 소가바레(Manasseh Sogavare) 솔로몬제도 총리를 만나 “영구적인 군사 배치, 군 시설 구축 등을 위한 조치 실행 가능성에 대해 미국은 상당히 우려하며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2) 이에 소가바레 총리는 미국 대표단과의 면담과 국회 연설에서 중국의 해군 기지 건설이나 군병력 장기 주둔을 허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솔로몬제도 정부도 성명을 통해 솔로몬제도와 중국 간 안보 협정 체결은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지역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협정이며, 중국에 군사 기지 설치를 허용했을 때의 안보적 파급 영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관리하여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에 반발하며, 솔로몬제도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과 솔로몬제도의 안보협력을 방해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솔로몬제도에 중국 군사 기지 설치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3) 중국 외교부도 안보 협정은 단지 솔로몬제도의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것일 뿐 그 어떤 제3국도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안보 협정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과 솔로몬제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금번 안보 협정 체결은 역내 안보적 불안과 지정학적 경쟁을 고조시키면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 및 영향력 확장에 대한 미국과 지역 국가들의 견제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을 직접 거명하면서 솔로몬제도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포괄적인 안보 협정의 특성상 솔로몬제도에 중국인민해방군이 배치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 금번 협정 체결은 솔로몬제도의 내부 불안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태평양 지역에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4) 앞서 호주 정부는 국제개발·태평양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솔로몬제도에 급파하여 소가바레 총리에게 중국과의 안보 협정으로 지역 안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협정에 서명하지 말 것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협정 체결 직후에는 호주의 외무장관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이 공동성명을 통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자국의 안보에 대한 솔로몬제도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안보 협정의 투명성이 결여되어있고 역내 전체 안보에 대한 고려가 결여되어있다고 비판했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이번 안보 협정이 중국의 노골적인 남태평양으로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 시도라고 단언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은 태평양의 섬과 섬을 이은 가상의 도련선(島鏈線:island chain)을 그어 중국 해군의 방위라인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해양 진출과 함께 다른 해양 세력의 접근을 차단·거부하여 제해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5) 제1도련선은 쿠릴 열도에서 시작해 일본-대만-필리핀-말라카 해협에 이르는 중국 본토의 근해로, 주변 지역에 대한 완충지대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제2도련선은 오기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로, 서태평양 연안 지대에 대한 제해권 장악이 목적이다. 제3도련선은 알류샨 열도-하와이-뉴질랜드 일대로, 서태평양 전역에 대한 장악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미국과 지역 동맹국들의 입장에서는 도련선이 중국 해군력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이기도 하다.6) 솔로몬제도를 포함하는 남태평양 도서국은 대부분 중국의 제2도련선과 제3도련선 사이에 위치해 있어 중국 해군이 제2도련선을 넘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데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지역 국가는 중국-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에 중국 해군 함정이 보급 등을 위해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솔로몬제도에 기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이번 안보 협정 체결로 중국은 남태평양 지역까지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확대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솔로몬제도에 중국 해군 기지를 설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 정부와 솔로몬제도 정부 모두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이후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한다면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적 투사 능력과 제해권이 크게 확장될 수 있다. 미국과 지역 국가의 견제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하여도, 안보적 불안은 안보딜레마를 심화시켜 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안보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미국과 지역 동맹국은 남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과 군사 거점 확보를 견제하기 위해 이 지역에 대한 관여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1993년에 폐쇄했던 솔로몬제도 주재 미 대사관을 다시 개설할 계획임을 밝혔고, 태평양 도서국의 지도자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하며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접근을 견제하고 있다.7) 미국은 향후 지역 동맹국 및 우방국과 협력하여 이 지역에서 신뢰와 입지를 회복하고 중국의 원조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지역 관여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향후 남태평양 지역으로의 진출을 강화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및 지역 동맹국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에서, 솔로몬제도와의 안보 협정 체결을 비롯하여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구축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여 중국이 느끼는 취약성을 극복하려는 적극적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8) 미국은 약 37만 5천여 명의 군병력 및 민간 인력, 2,460대의 항공기, 5척의 항공모함을 포함한 200척의 해군 함정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해군력 확장을 견제하고 미국의 해양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해왔다.9)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인도, 호주를 포함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구축하였고, 바이든 행정부 집권 이후에는 쿼드(Quad)를 정상 회의체로 격상시키고 미국·호주·영국의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를 창설하는 등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억지력을 강화하는 대중국 포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말 미 국방부의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United States Military Global Posture Review: GPR)’를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하고 중국의 잠재적인 군사적 공세와 위협(Chinese milliary aggression and threats)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의 군사 안보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괌과 호주에 군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호주에 순환 공군부대를 새로 배치하여 지상군과의 병참 협력을 강화하는 등 태평양에서 유사 사태 발생 시 해외 주둔 미군의 배치 및 이송 능력과 안보적 위협에 대한 효과적 대응 능력을 향상함으로써 군사협력 활동을 위한 역내 접근성을 키우고 중국의 군사적 투사력 확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을 것임을 밝혔다.10) 이러한 지정학적 맥락에서 본다면, 최근 중국-솔로몬제도 안보 협정 체결을 비롯하여 태평양 도서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여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자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과의 안보협력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자국 해군이 태평양에서 제2도련선을 넘어서까지 작전 반경을 확대할 수 있는 명분과 거점을 마련하여 미국의 포위망에 대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은 향후 지속해서 태평양 도서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지역 동맹국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을 견제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서, 중국은 2020년 제2도련선까지 제해권을 확대하고 2040~2050년에는 미 해군의 태평양 독점 지배를 저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안보협력 강화를 통해 남태평양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고 제해권을 확장하여 미국의 해양 지배력에 도전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중국-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은 중국 정부의 남태평양에 대한 오랜 기간의 관여 정책과 해당 지역 내 영향력 확장 시도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지난 30여 년 동안 태평양도서국포럼(Pacific Islands Forum, PIF)과 중국-태평양도서국 경제발전 합작포럼( China-Pacific Island Countries Economic Development and Cooperation Forum, EDCF)과 같은 지역 포럼을 통해 남태평양 지역과의 교류 및 소통을 강화해왔다. 중국 정부는 매년 중국-태평양도서국 경제발전 합작포럼 사무국에 약 백만 달러를 제공해왔다. 중국의 확대된 존재감은 실질적인 원조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십여 년 동안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중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에는 미국을 추월하였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이 지역의 최대 원조공여국인 호주 다음으로 큰 원조를 시행한 공여국이었다(그림 1과 2 참조). 하지만 미국의 공적개발원조는 무상원조로 이루어졌지만, 중국의 공적개발원조는 상당 부분이 유상원조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중국은 태평양 도서 지역을 일대일로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보고 있으며, 아시아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소위 에어 실크로드의 중요한 항공화물 허브로 관심을 두고 있다. 2021년까지 중국과 수교 중인 태평양 도서국 10개국 모두가 일대일로 협력 문서에 서명했으며,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 지역 내 주요 인프라 시설, 특히 항만, 공항, 고속도로 등의 건설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중국의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2013년 9억 달러에서 2018년 45억 달러로 400%가량 증가했다.11) 또한 이 지역 도서국은 희귀한 천연자원과 광대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지고 있어, 중국 기업은 지난 20여 년 동안 태평양 광산업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2020년 말까지 11개의 중국 기업이 태평양 6개 도서국의 수산업에 투자했다. 중국 정부도 이 지역의 어업 및 양식업 분야에서의 협력에 강한 관심을 표명해왔으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 간 수산물 교역액은 3,500만 달러에서 1억 1,200만 달러로 증가했다.12) 


이처럼 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접근은 먼저 대규모의 경제적 지원을 통해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도록 한 후에 국교를 수립한 도서국들과의 경제 협력 및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안보협정 체결 등의 안보협력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두 번에 걸쳐 이 지역과의 동반자 관계를 격상하며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재 중국은 이 지역의 8개 도서국들과 동반자 관계의 최상위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빈번하게 이 지역을 방문해왔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과 2018년에 이 지역에서 열린 중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2020년 중국은 이 지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19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태평양 10개 도서국과 첫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빈곤 감소와 기후 변화, 코로나19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들 간 정기적인 외교장관회의 메커니즘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13) 올해 5월에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태평양 8개 도서국을 순방하고 피지에서 열린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했다. 금번 회의에서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경제 협력과 안보협력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발 비전’을 제안했지만,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지역 안정 위협을 우려한 일부 국가들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14) 하지만 향후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안보 협력까지 포함하는 이러한 포괄적 협력 추진을 위한 외교적 접근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왕이 외교부장 순방 계기에 중국은 솔로몬제도와는 무관세 혜택 제공, 무역·투자 편리화, 체육시설 및 병원 건설 지원, 방역 지원, 법 집행 협력, 경찰력 구축 지원, 민간 항공 수송 협력, 기후변화 지원 등에 합의했으며, 키리바시와는 방역 협력 및 일대일로 건설 협력 강화, 기후변화 협력, 재해 방지 및 인프라 협력, 사모아와는 친환경 발전 및 기후변화 협력, 경찰학교 건설 지원 등에 각각 합의했다.15) 

이처럼 중국은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안보협력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 지역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남태평양 도서 지역에서 우방국들을 확보함으로써 태평양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 세력에 대한 일종의 완충 영역을 확보하여 미국 주도의 대중국 견제 포위망 구축을 저지하려는 시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서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안보 협정을 통해 중국인민해방군의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효과를 누린다면, 이를 활용하여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 전력 투사 능력과 제해권을 확장함으로써 미국의 해양 지배력을 제한할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태평양 도서국과의 경제 협력뿐만 아니라 안보협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다차원적인 전략적 접근은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미국과 지역 동맹국들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양측의 경쟁적 움직임은 이 지역에서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남태평양 지역에의 진출과 이 지역 도서국들과의 협력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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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일·호주 등 4개국 "중국과 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에 우려,” 연합뉴스, 2022.04.20.
2)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 中, 美와 공방 가열,” 세계일보, 2022.04.20. 
3) “中, 솔로몬제도 군사기지 경고한 美에 "패권적 사고" 반박,” 연합뉴스, 2022.04.24. 
4) “미국, '중국과 안보 협정' 솔로몬제도에 대표단 급파,” 연합뉴스, 2022.04.19.
5) 이영형. 2018. “중국의 도련선(島鏈線) 전략에 대한 지정학적 해석,” 한국과 국제사회, 2(1), 137-162.
6) 최우선. 2019.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미·중 군사경쟁,”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정책연구시리즈 2019-26. 
7) “US to Invite Pacific Leaders to White House, Increase Diplomatic Outreach,” VOA, 2022.05.03.
8) “What the China-Solomon Islands Pact Means for the U.S. and South Pacific,” CFR In Brief, 2022.05.04.
9) Headquarters, United States Indo-Pacific Command: https://www.pacom.mil/About-USINDOPACOM/
10) “미, 중국 견제 위해 괌·호주 인프라 향상…주한미군 현행 유지,” 한겨레, 2021.11.30.
11) “商务部:中国对太平洋岛国直接投资6年来增长400%,” 『走出去导航网』 2019.10.18. 
12) Chinese Ministry of Agriculture and Rural Affairs, “The First China-Pacific Island Countries Forum on Fishery Cooperation and Development Held, 2021.12.10.
13) Song, Lili, “Inaugural China-Pacific Foreign Ministers' Meeting sheds light on Beijing's Pacific Islands strategy” East-West Wire, 2021.12.03.; Chines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Joint Statement of China-Pacific Island Countries Foreign Ministers' Meeting,” 2021.10.21.
14) 이번 회의에서 중국이 제안한 ‘포괄적 개발 비전’ 초안에는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들과 안보협력관계를 맺고 중국 공안을 파견해 해당 국가의 경찰을 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남태평양 10개국에 대한 중국의 수백만 달러 규모 경제적 지원과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들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 등 경제 협력뿐만 아니라, 법 집행 협력, 어업 협력, 사이버 보안 문제 등 네트워크 협력 강화, 각국과의 정치적 관계 확대, 해도(海圖) 작성,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권 확대, 공자학원 설치 등도 포함됐다.
15) “中, 도서국과 포괄협정 불발…전략거점 확보 일단 제동,” 연합뉴스, 2022.05.30.


[참고문헌]
이영형. 2018. “중국의 도련선(島鏈線) 전략에 대한 지정학적 해석,” 한국과 국제사회, 2(1), 137-162.
최우선. 2019.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미중 군사경쟁,”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정책연구시리즈 2019-26.
Chinese Ministry of Agriculture and Rural Affairs, “The First China-Pacific Island Countries Forum on Fishery Cooperation and Development Held, 2021.12.10.
Chines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Joint Statement of China-Pacific Island Countries Foreign Ministers' Meeting,” 2021.10.21. 
Song, Lili, “Inaugural China-Pacific Foreign Ministers' Meeting sheds light on Beijing's Pacific Islands strategy” East-West Wire, 2021.12.03.

“미, 중국 견제 위해 괌·호주 인프라 향상…주한미군 현행 유지,” 한겨레, 2021.11.30. 
“미국, '중국과 안보 협정' 솔로몬제도에 대표단 급파,” 연합뉴스, 2022.04.19.
“미·일·호주 등 4개국 "중국과 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에 우려,” 연합뉴스, 2022.04.20.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 中, 美와 공방 가열,” 세계일보, 2022.04.20. 
“中, 솔로몬제도 군사기지 경고한 美에 "패권적 사고" 반박,” 연합뉴스, 2022.04.24. 
“中, 도서국과 포괄협정 불발…전략거점 확보 일단 제동,” 연합뉴스, 2022.05.30. 
“US to Invite Pacific Leaders to White House, Increase Diplomatic Outreach,” VOA, 2022.05.03. 
“What the China-Solomon Islands Pact Means for the U.S. and South Pacific,” CFR In Brief, 2022.05.04. 
“商务部:中国对太平洋岛国直接投资6年来增长400%,” 『走出去导航网』 2019.10.18. 
Headquarters, United States Indo-Pacific Command, https://www.pacom.mil/About-USINDOPACOM/
Lowy Institute Pacific Aid Map: https://pacificaidmap.lowyinstitut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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