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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특집] 타이완 해협을 놓고 미·중 기싸움

CSF 2022-06-3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타이완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타이완 해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나서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타이완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되었다.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대립이 이어지자 불과 몇 년 전까지 경제, 문화, 정치 전반에 걸쳐 회복되는 듯 보였던 양안 관계는 다시금 긴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다. 

얽히고설킨 미국-중국-타이완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타이완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타이완의 역사

17세기 중국에 복속된 타이완은 1895년부터 2차 세계대전 종식까지 50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일본이 패망한 후, 타이완의 통치권은 중국 국민당(KMT)에 넘어갔다. 얼마 후 국공내전이 터져 국민당은 타이완으로 패주, 타이완 해협을 둘러싸고 국민당과 공산 당은 중국 전체 영토에 대한 집권 정당성을 주장했다.

한편,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을 지지했던 미국은 1960년대 중국 공산당과 소련이 갈등을 빚자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거리를 좁혔다. 1979년, 미국은 중국과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오랫동안 고수하며 타이완 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기반으로 통상,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타이완과 비공식적인 교류를 이어갔고, 자위에 필요한 무기를 타이완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전략적 모호성’의 회색지대는 다소 사라진 듯하다. 타이완 문제에 대한 바이든의 강경한 입장이 부각될수록 타이완을 둘러싼 소음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다시 불거진 타이완 이슈를 살펴보도록 하자. 

5월 바이든, 타이완 갈등 불지펴

5월 23일, 일본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경우 미국은 군사적 대응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중국에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무력으로 타이완을 점령하겠다는 생각은 “부적절”하다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3차례에 걸쳐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한다면 군사적 개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그때마다 백악관은 나서서 발언을 철회했지만 미국의 CNN 방송은 동맹국에 단결을 청한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의 전략변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매체 니케아 아시아(Nikkei Asia) 또한 미국이 그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면서도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는 전략적 이중성을 보여왔지만, 세 차례에 걸쳐 확고하게 “군사적 개입”을  언급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포기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이 나서서 대통령의 발언을 철회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실언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라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완 국방안보연구소(INSR)의 쑤쯔윈(苏紫云) 부연구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차례 군사 개입 발언을 한 것은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적 신호라고 전하면서 미국이 타이완 정세를 지금처럼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해 보이지만 향후 유동적이고 모호한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즉각적으로 바이든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이고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주권과 영토완정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중국은 어떠한 타협이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이고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공동성명 등)을 준수하고 ‘타이완 독립’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미국 정부에 촉구한다. 타이완 해협 정세와 중·미 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에게 어떠한 잘못된 신호도 보내지 말 것을 주문한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6월 10일 샹그릴라 회담

6월 10일 제19회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아시아안보회의)에 앞서 미·중 국방부 장관 대면 회담이 개최되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魏凤和) 중국 국방부 부장 사이에 개최된 첫 오프라인 회담은 당초 계획보다 2배 길어진 1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회의 내용에 관해 중국 매체인 펑파이(澎湃) 신문은 이번 회담 내용에 대해 “중·미 양국이 소통 유지와 갈등 통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긴 했으나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미국의 스타일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하였다. 펑파이 신문은 타이완 문제에 있어 양국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였는데, 이는 미국 측의 언행 불일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발표에 대해 타이완 해협의 긴장을 낮추고자 한다면 타이완에 대한 압박을 줄이라고 중국에 제언하는 듯 보였다고 분석하였다. 웨이펑허(魏凤和) 중국 국방부장(国防部长)의 발언에 대해서는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하며, 웨이 국방부장의 일부 날카로운 표현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데에 대한 우려이자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보았다.

디플로맷(The Diplomat)의 수석 에디터인 프라샨트 파라메스와란(Prashanth Parameswaran)은 “샹그릴라 대화의 주제는 ‘미-중 갈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하며 “갈등 국가 간 관계 개선 희망에 대한 답은 커녕 두 강대국 간 경쟁 구도가 더욱 더 강화되리라는 확신만 심어주었다”고 덧붙였다.

6월 17일 푸졘함 진수식

6월 17일 중국 선박그룹유한공사(中国船舶集团有限公司)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졘함(福建舰)’의 진수식이 진행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매체는 자국의 군사력 증강 관련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반면, 해외 언론은 타이완 해협을 중심으로 미·중 간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푸졘성의 이름을 딴 푸졘함의 등장은 중국이 타이완을 병합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푸졘성이 타이완과 가장 근접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로이터(Reuters)는 푸졘함 진수식을 통해 외부로의 팽창을 추진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11개의 항공모함을 보유한 미국에 맞서기 위해 중국이 항공모함 운용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하며 타이완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발표된 중국의 푸졘함 진수소식은 중국의 군사력 과시라고 해석했다.

아직까지 타이완 문제의 향방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게 될지,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어 나갈지, 아니면 평화를 찾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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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 사이트>
中国外交部, 2022年5月23日外交部发言人汪文斌主持例行记者, https://www.fmprc.gov.cn/fyrbt_673021/jzhsl_673025/202205/t20220523_10691438.shtml (검색일 06-24)
澎湃新闻, 香格里拉对话|解读中美防长会谈:管控分歧是共识,但不能抱有幻想, https://www.thepaper.cn/newsDetail_forward_18531655 (검색일 06-13)
每日经济新闻, 为何命名福建舰?将部署在哪里?海军回应!17日下水是“巧合”吗, https://www.nbd.com.cn/articles/2022-06-18/2328644.html (검색일 06-19)

<해외 매체 사이트>
CNN, 4 takeaways from Biden's first presidential trip to Asia, 
https://edition.cnn.com/2022/05/23/politics/joe-biden-japan-tuesday/index.html (검색일 06-27)
NIKKEI Asia, Biden's Taiwan comments a dual warning for Beijing and Taipei, https://asia.nikkei.com/Politics/International-relations/Biden-s-Asia-policy/Biden-s-Taiwan-comments-a-dual-warning-for-Beijing-and-Taipei (검색일 06-27)
CNN, What you need to know about China-Taiwan tensions, https://edition.cnn.com/2022/05/24/china/china-taiwan-conflict-explainer-intl-hnk/index.html (검색일 06-02)
Brookings Institution, America and China present duelling narratives at Shangri-La Dialogue
https://www.brookings.edu/blog/order-from-chaos/2022/06/14/america-and-china-present-dueling-narratives-at-shangri-la-dialogue/ (검색일 06-24)
The Diplomat, Shangri-La Dialogue Concludes Under Shadow of Ukraine, US-China Tensions, https://thediplomat.com/2022/06/shangri-la-dialogue-concludes-under-shadow-of-ukraine-us-china-tensions/ (검색일 06-24)
Business Insider, China launches its 3rd aircraft carrier, naming it after the province directly facing Taiwan, https://www.businessinsider.com/china-fujian-aircraft-carrier-named-after-province-facing-taiwan-2022-6 (검색일 06-23)
REUTERS, China launches third aircraft carrier, named after province opposite Taiwan, https://www.reuters.com/world/china/china-launches-third-aircraft-carrier-fujian-state-media-2022-06-17/ (검색일 06-23)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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