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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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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블록화 전망

조은교 소속/직책 : 산업연구원/부연구위원 2022-09-19

1.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변화와 공급망 재편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목표가 설정되고 전략이 추진되면서,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러-우 전쟁, 코로나19 등으로 물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의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리튬, 코발트, 망간, 니켈 등 배터리용 핵심 광물 보유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자원 보유국을 중심으로 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터리 산업 소재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매우 높고, 배터리 생산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어 미국, EU 등 전기차 수요가 높은 주요 시장은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내재화를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1년 2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바이오 등 4대 핵심 품목에 대한 공급망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배터리 산업의 미국 내 공급망 내재화를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2017년 ‘유럽배터리연합(European Battery Alliance)’을 설립하였으며, 2019년에는 유럽 공동이익을 위한 주요 프로젝트(IPCEI)를 추진하고, 배터리를 주요 지원 산업으로 결정하였다. 2021년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제시한 후 보조금 지원 확대 등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공급망 내재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 미국의 배터리 산업 공급망 강화 전략 

미국 시장은 배터리 산업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전기차(EV) 분야에서 세계 3위 수준이지만, 수요에 비해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니켈, 칼륨, 리튬, 망간 등 핵심 소재의 자국 내 생산 수준이 미미하여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배터리용 광물 중 핵심 광물이라 할 수 있는 리튬의 경우, 미국 내 리튬 기반 배터리 생산 기지가 많지 않고 미국 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FCAB(Federal Consortium for Advanced Batteries)에 따르면, 배터리 공급망별 제조 분야 비중 중 미국은 음극재 관련 제조 기반이 전무하며,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제조 분야에서도 약 2~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배터리 모든 제조 분야에서 약 40~65%에 달하는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내 제조 분야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소재부품 분야의 안정적인 수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미국은 미국산 배터리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 핵심 소재 공급 기반 및 배터리 소재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민간투자 촉진을 지원하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테슬라, GM, 포드 등 완성차 업체와 앨버말 코퍼레이션(Albemarle Corporation), 폼에너지(Form Energy) 등 배터리 업체가 전기차와 배터리의 대규모 공급망 구축을 위한 ‘미국 배터리 독립연합(CABI: The Coalition for American Battery Independence)’을 출범시켰다. 원자재 확보 및 배터리 제조 능력 제고를 위해 공급망을 확보해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 8월 7일 미국 상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다만, 동 법에는 미국 내에서 전기차가 조립·생산되어야 하며, 배터리용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 내에서 생산한 제품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취약한 배터리 생산시설을 확충하여 자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 취약했었던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가 더욱 확대되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미국의 지원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3.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블록화 특징과 전망 

배터리 산업의 경우, 반도체 산업과 달리 공급망 블록화의 양상이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국이 반도체 설비, IP 등 설계 분야에서 압도적인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공세적으로 대중국 기술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제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원재료 생산 및 정제·가공 분야에서 미국의 취약점이 크게 확인되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의 다운스트림 분야인 채굴, 정제·가공 등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배터리 및 전기차 공급망에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였으며, 자체적인 전기차 생태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유럽, 아세안 시장 등으로 배터리 및 전기차 생태계의 확대 전략까지 추진하고 있어 향후 양국 간의 시장, 표준, 공급망 등이 블록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의 배터리 기업인 CATL은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1) 2019년 독일 튀링겐주에 배터리 셀 제조 공장을 착공했으며, 50억 달러를 투자하여 향후 생산능력 80GWh의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쉬, 폭스바겐 등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향후 유럽 배터리 산업 생태계에 편입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갈 전망이다. 아울러, 2022년 4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PT ANTAM 및 PT IBI와 CATL 자회사인 광둥방푸(广东邦普)와 산하기업인 푸친스다이(普勤时代)는 배터리 산업체인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였다. 인도네시아 정책에 의해 니켈 등 광산 수출이 금지되자 CATL은 재빨리 인도네시아 기업과 제휴를 맺고 니켈 광산 채굴 및 제련, 소재, 제조, 배터리 재활용 등에 진출하여 자사의 배터리 생태계를 인니에 구축하고 있다. 


미국도 자국 내 배터리 제조 시설을 건설하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LG, SK, 삼성, 파나소닉 등 한국과 일본 배터리 생산기업을 미국으로 유치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 내재화 전략, 중국의 자국 배터리 생태계 글로벌 확장 전략이 함께 추진되면서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블록화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 시사점 

그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던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은 향후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우려한 미국의 공급망 내재화 계획에 따라 시장이 블록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이원화된 공급망과 시장을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하며, 향후 해외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도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자국 내 배터리 제조 생태계 구축을 확대하는 미국의 계획은 우리기업에게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배터리 원재료 및 소재에 대한 의존성을 낮춰가면서 미국 시장을 활용해야 하며 유럽, 신흥국 등의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쟁까지 대비해야 한다. 

중국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NCM 배터리가 LFP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으나, 안정성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LFP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NCM 배터리의 주요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LFP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46.2%이며, 중국은 17%를 기록하고 있다.2) 아직 유럽 시장이 우리 기업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으나, 향후 중국의 유럽 투자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산업에서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블록화는 우리에게 종합적인 전략을 요구한다. 미국 배터리 시장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시장이며, 중국은 배터리용 광물 및 소재의 공급 국가이자 우리 배터리 기업의 최대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먼저, 차세대 배터리 등 기술혁신 전략을 통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복잡한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공급망 다변화, 주요국과의 배터리 산업 공급망 협력 강화 등 통상 측면에서의 전략이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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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新浪汽车原创(2022.8.15.), “中国动力电池卷向全球 加速出海重塑格局”, https://auto.sina.com.cn/news/hy/2022-08-15/detail-imizmscv6248116.shtml (검색일자. 2022.8.15.일)
2) 한국경제(2022.1.25.). “'K배터리 텃밭' 유럽시장 전운…中 CATL, 2위로 치고 올라와”, https://www.hankyung.com/car/article/2022012408781  (검색일자. 2022.8.15.일)





[참고 문헌]
1. 이준 외(2021), <미국의 공급망 조사 행정명령에 따른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과 대응전략>, 산업연구원. 
2. FCAB(2021), <National Blueprint for Lithium Batteries 2021-2030>
3. 新浪汽车原创(2022.8.15.), “中国动力电池卷向全球 加速出海重塑格局”, https://auto.sina.com.cn/news/hy/2022-08-15/detail-imizmscv6248116.shtml(검색일자. 2022.8.15.일)
4. 한국경제(2022.1.25.). “'K배터리 텃밭' 유럽시장 전운…中 CATL, 2위로 치고 올라와”, https://www.hankyung.com/car/article/2022012408781 (검색일자. 2022.8.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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