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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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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2022년 상반기 중국경제 점검과 전망

한재진 소속/직책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 2022-09-29

지속되는 경기 하방 압력

지난 9월 15일 저녁 홍콩 역외시장에서 ‘포치(破七, 7이 깨짐)’ 현상이 재현됐다. 2020년 7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것이다. 금융기관의 외화지급준비율(外汇存款准备金率) 인하 조치가 시행되는 시점에 나온 결과라 다소 충격이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 기조2) 속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될 경우, 위안화의 평가절하 장기화는 자칫 하반기 외환건전성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
 
앞서 7월에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1분기 4.8%보다 급락한 상태이다. 2020년 1분기 6.8% 감소를 제외하면 1992년 이후 지난 3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변수에 제로 코로나(Zero-COVID, 动态清零) 정책3) 화로 시행된 상하이 도시봉쇄 여파 등 대내적 요인이 더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투자은행(IB)들은 하반기 중국경제가 3~4%대 성장하며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4) 다만, 도시봉쇄5)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美 금리가 4%까지 단행될 경우, 글로벌 수요 감소로 중국의 외수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냉각 지속 등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부터 시작해 부동산 등 실물 부문까지 1997 외환위기, 2008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사뭇 다른 위기감이다.



소비심리 바닥 수준

올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發 도시봉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리스크 영향으로 중국의 내수경기 둔화가 두드러졌다. 우선 소비는 올해 5월까지 온라인 소매(网上零售, Online retail sale) 등 소비의 성장 동력 약화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매 판매 증가율은 올해 5월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상하이 도시봉쇄 등 영향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이 지속되다 6월부터 플러스로 반등하고 있다. 다만 전체 중국 소매 판매의 약 30%를 차지하는 온라인 소매 증가율이 7월 2.4%로 3개월 연속 플러스 양상을 보였으나, 두 자릿수 회복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온라인 소매의 더딘 회복은 코로나 영향뿐 아니라, 최근 중국의 빅테크(Big Tech) 제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2020년부터 근 2년간 중국 정부는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국가기밀 보안 등을 이유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었다. 올해 들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때문에 IT 업체의 불황이 거듭되자 규제 완화 기조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2020년 10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였던 알리바바(Alibaba)의 창업주인 마윈(馬雲)의 핀테크 규제 관련 비판 사건으로 야기된 파장은 오래가고 있다. 구글(Google),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플랫폼을 주도했던 대형 IT 기업에 대항해 알리바바(阿里巴巴·Alibaba)를 시작으로 텐센트(腾讯·Tencent), 징둥(京东), 메이퇀(美团), 핀둬둬(拼多多) 등 빅테크 관련 중국기업의 약진이 한때 중국 소비시장을 주도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영향으로 경제 및 소비 동향을 예측하는 일종의 선행 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가 급락하고 있다. 2022년 7월 현재 CCI는 87.9p로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80p대에 머물고 있다. 1990년 1월 중국에서 본 지표가 발표된 이래로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침체 지속

이어서 투자 부문을 살펴보면, 인프라 투자 등 올해 중국 정부가 세 차례 단행한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정자산투자는 7월 누적 기준 5.7%를 기록했으며, 3월, 5월과 8월에 발표한 교통·인프라·신에너지 등 부문에 대한 지방정부의 특별채권 확대 편성 효과로 5%대 성장세를 지키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3월 5일, 5월 24일, 8월 24일 등 세 번에 걸쳐 비교적 대규모 경기 부양을 단행했다. 특히, 5월에는 6개 부문에 대한 33개의 정책을 제시했고, 8월은 이에 19개 정책을 추가해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바 있다. 금리 인하 등 금융통화 정책6) 을 제외하면 정책성 특수목적 대출한도를 3,000억 위안 증액하고, 10월 말까지 특수목적채권을 5,000억 위안 이상 발행하는 등 확대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 집착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다만,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침체 양상이 장기화하면서 사실상 경기 회복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증거도 즐비(櫛比)하다.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100대 도시 주택 평균 가격 증가율은 7월 현재 0.32%로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연속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헝다(恒大·Evergrande)發 부동산 쇼크 국면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확대재정을 통한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효과도 아직은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의 수급을 나타내는 주택판매액 및 주택개발투자 증가율은 7월 현재 각각 –28.6%, -13.4%로 각각 13개월, 5개월 연속 급락의 연속이다. 부동산개발업체의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확산 등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은행 등 금융 부문 위기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분명해질 것이다.





다가오는 외수 불황 징후

마지막으로 외수 경기는 상반기 대내외 하방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8월 수출 증가율이 7.3%에 그치면서 그동안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세가 멈추는 게 아닐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뿐 아니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 내 도시봉쇄 지속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입 증가율은 중국 내 도시봉쇄 여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이어진 내수 둔화로 올해  3월부터 5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고 있다. 중국의 대세계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미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 중 미국에 대한 수출은 8월 기준 전년동월대비 3.5%로 대폭 감소했다. 제조업 PMI도 관방 제조업 PMI와 차이신 및 IHS Markit PMI가 8월 현재 각각 49.5, 49.4로 50선을 하회하는 등 경기가 다소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외수 부문이 침체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중국의 회복에 큰 제동이 걸릴 것이다.





하반기 회복 예상 속 하방 압력은 지속

2022년 하반기 중국경제는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경기부양책 효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올해 중국의 경기 부양 총액을 약 35.5조 위안(5조 3,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금융통화 관련 완화 조치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세금 감면액,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SPB), 인민은행 이익 이전액, 지준율 인하액(RRR), LPR, MLF, 대출프로그램 등 금융대출 관련액 등이 포함된 수치의 총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의 약 9배에 달하는 부양 규모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황톈레이(Tianlei Huang)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최근 막대한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며,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정부의 왜곡된 정책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성장은 한계가 있다 ”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향후 성장 속도와 글로벌 패권 등 변수 간 상관성을 연구한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의 롤랜드 라자(Roland Rajah)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이상 4~5%의 꾸준한 성장이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3%의 성장으로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주도적 입지를 다지기 힘들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등 정치적 행사도 남아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중국경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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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2022.10.16.)이 발간한 경제주평(22-13) “글로벌 경제, 높아지는 하방 압력 속 차별화 진행: 최근 주요국 경기 동향과 시사점’ 가운데 중국경제 파트를 중심으로 인용 및 기술함.
2)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고물가 억제를 위해 올해 3월25bp 인상 이후, 5월 50bp 인상(빅스텝), 6월및 7월0.75bp 인상(자이언트 스텝) 등을 시행했으며, 6월부터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한 ‘양적 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을 단행하고 있음.
3) 제로 코로나(动态清零) 정책은 지난 2021년12월11일중국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国家卫生健康委员会)에서 코로나 발병 대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
4) Barclays, BNP Paribas, BoA-ML, Citi, Goldman Sachs, JP Morgan, SocieteGenerale, UBS 등9개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3분기, 4분기 성장률은 평균 약 3.6%, 4.2%로전망하는 등 하반기 소폭은 반등을 예상.
5) 2022년9월 4일현재, 청두(成都), 다롄(大连) 등 최소 7개지방수도와 1개의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33개도시에서 도시봉쇄가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해 6,500만명이상의 주민이 피해를 받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음(财新(9.4.), “全国33城部分或全部静态管理,超6500万居民受影响”참조). 
6) 2022년중국인민은행 1월 17일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 1월20일과 5월20일, 8월22일대출우대금리(LPR) 인하, 4월15일예금지급준비율 인하 등 완화된 금융통화 정책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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