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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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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아세안의 디지털 경제 블록 (2편): ‘중국 플랫폼 기업의 아세안 진출을 중심으로’

정혜영 소속/직책 : 건국대 중국연구원 학술연구교수 2022-10-24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아세안에서 뜨겁고 민감하다. 중국은 2021년 대아세안 파트너십(Partnership) 외교를 ‘중-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켰다. 미국과 아세안의 협력 분야 및 협의체는 약 20여 개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아세안과 약 50여 개의 협력 분야를 바탕으로 외교 협의체를 형성, 아세안을 지원하는 경제 축을 통해 아세안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아세안 외교활동을 경제협력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에 디지털 경제협력은 중요한 협력 수단이다. 공식 통계로 확인하기 힘들지만, 중국이 아세안을 지원하는 금액은 미국보다 10배 이상 많다. 1) 그 지원구조의 하단에는 아세안 곳곳에서 활약하는 중국기업이 있다. 특히 아세안의 디지털경제(전자상거래)는 중국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음과 양으로 크다. 아세안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온 중국 플랫폼 기업의 진출방식과 활동을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아세안 디지털 경제에서 중국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

중국 플랫폼 기업(스타트업)은 중국 경제모델 전환에 크게 이바지하는 주체로,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 서비스 산업 활성화로 가는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경제 추진체 역할을 하고 있다. 규모 · 기술 · 자금력 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지닌 중국 스타트업 육성 생태계 환경은 중국 유니콘 기업의 평균 성장 시간을 4년으로 단축하여 미국 유니콘(7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로 인해 2019년 중국의 유니콘 수는 당해 년 미국의 유니콘 수(203개) 추격을 실현했다. 2) 빠르고 규모 있게 성장한 중국 유니콘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서도 유리한 네트워크 입지를 지녔다. 2012년 이후, 아세안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아세안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팬더믹 이전시기,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자본투자 혹은 M&A(인수합병)로 아세안 스타트업 생태계를 파고들었다. 아시아를 전체적으로 보면, 2011년 이후 진행된 M&A(인수합병) 중 절반 이상이 2015년을 기점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는 전자상거래, 핀테크, 물류, 콘텐츠, 게임, 운송 및 소매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스타트업이 적극 진출한 시기였다. 이때 동남아 주요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일본, 미국, 중국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지원받아 이를 기반으로 경쟁사 간 사업 개편을 활발히 하여 규모 있는 성장을 이루었다. 3) 디디추싱(Didi)은 중국 본토에서 우버(Uber)와 경쟁하여 이긴 경험을 바탕으로 차량호출 사업 강자 싱가포르 그랩(Grab)에 투자했다. 이후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우버를 제쳤다. 복잡한 투자계획을 가졌던 텐센트(Tencent)는 인도네시아 고젝(Go-Jek) 차량호출 사업을 위한 큰 거래에도 개입했지만, 동시에 그랩을 지원하던 디디추싱에도 자금을 지원하여 오늘날의 동남아 라이드 헤일링 시장 분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의 오토바이 택시 전화 예약 서비스에서 진화해 현지 생활 필수 슈퍼앱으로 자리잡았다. 핑안보험(Ping An Healthcare and Technology Company)은 그랩에 20억 달러(도요타가 주도하는 두 번째 펀딩 라운드)를 제공하며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의료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싱가포르 최초 플랫폼기업인 SEA는 게임퍼블리셔 가레나로 출발해서 결제사업과 이커머스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음식 배달과 디지털 뱅킹으로 확장하면서 아세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슈퍼앱으로 진화했다. SEA는 이미 미국에 상장하여 데카콘을 졸업했는데, 최대 주주가 텐센트임을 감안한다면 중국 기업의 영향력은 깊고 오래된 것이다. SEA 슈퍼앱 모델 원조는 중국의 위챗(WeChat)이다. 위챗페이(WeChat Pay)와 알리페이(AliPay)가 아세안의 디지털 경제를 견인하는 결제시장에 결재방식 운용모델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아세안은 중국 테크앱의 영향력이 크다. 그랩(말레이시아 탄생, 싱가포르 본사), 고젝(인도네시아), 라인(태국), 잘로(베트남, Zalo) 4), SEA(싱가포르)의 공통점은 모두 위챗의 슈퍼앱 모델을 지닌다는 것이다. 5) 이들 동남아 대표 플랫폼 기업 지분투자에는 소프트뱅크와 구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세계 투자자들의 펀딩도 있었지만, 중국의 빅테크 기업과 중국 벤처캐피털의 자금지원이 복잡한 사업 영향과 시장경쟁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연계된 알리바바는 라자다(전자상거래, Lazada)의 소유주이며, 고투그룹과 연결되어 있다. 텐센트는 SEA그룹을 지원하며 쇼피(전자상거래,Shopee)와 연결되어 있다. 고젝은 텐센트로부터 펀딩을 받으며 아세안 최대 차량 경쟁업체인 그랩과 경쟁해왔다. 징둥(JD)은 태국 징둥센트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베트남 국민메시저 그룹 VNG와 연계되어 있으면서 티키(전자상거래,Tiki)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데, 알리바바(Alibaba)가 100% 지원하는 베트남 시장경쟁자 1위인 라자다와 경쟁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지분투자는 동남아 국가의 국경을 넘나드는 현지 토종 플랫폼 기업들의 활약으로 그 경쟁구조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성장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진입-성장-확대’의 선형적 모델에서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경계 확장형 모델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는 앱 하나만 설치하면 되는 ‘슈퍼앱’이 지니는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하나의 페이지에 다양한 정보가 노출되는 형식을 중국인들이 선호했기 때문에 발전한 앱이다. 동남아 현지 스타트업들도 슈퍼앱 하나만으로 다양한 부문의 시장 소비자를 묶어두는 지배력으로 성장했는데, 이러한 중국형 모델의 지배력으로 성장한 데카콘 그룹이 ‘그랩과 고투 그룹(GoJek+Tokopedia)’이다. 동남아 유니콘들은 이미 국경을 초월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으며, 협력사업 분야를 넘나드는 사업의 재조합과 뛰어난 지배구조 재편 노하우를 지닌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 사업의 참여(M&A)와 이탈이 자유로운 구조를 지니며, 수많은 파트너와 느슨한 협업을 하는 변화된 플랫폼 비즈니스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정부 규제를 우회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아세안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역할

중국 본토에서 활성화된 중국 벤처캐피털의 펀딩 생태계는 이미 아세안의 벤처캐피털을 지원하면서 아세안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기업 간 경쟁 동력을 만들어냈다.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복잡한 투자와 지분구조로 아세안 각국 하위 토종사업체를 지원하고, 나아가 경쟁기업들의 지분 취득에 관여하면서 아세안 디지털 경제의 간접적인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 iPrice group(2019)에서 조사한 2019년 1분기 동남아 모바일 쇼핑앱 사용자 수 순위에서는 이미 중국 기업이 투자하고 있는 라자다, 쇼피의 앱 및 중국 알리 익스프레스, 타오바오(Taobao) 앱 등이 상위에 위치하여 미국의 이베이(ebay), 아마존(amazon) 등을 5위권 밖으로 밀어냈다. 6) 유통업이 잘 발달된 태국의 오프라인 유통망은 태국의 3대 유통 대기업인 CP All, Central 그룹, The Mall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은 온라인 유통망 전환과정에서 중국 자본과 적극 협력했는데, 그 결과 ‘라자다(알리바바), 텐센트, JD 센트럴(징둥)’의 중국계 3대 회사가 온라인 유통시장을 주도하는 형세가 되었다. 태국 온라인 유통망 형성의 경우처럼 전자상거래 지분구조에서 중국의 역할이 확대되면 중국기업들은 현지 스타트업의 투자자이면서 플랫폼 사업자로 진출하는 데 성공한다. 중국 플랫폼 사업모델이 사업 자체를 초고속으로 확장하고 수익을 늘려줬기 때문에 태국기업들이 협력을 선호한 것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닷컴은 동남아 전자상거래시장에서 플랫폼을 별도로 마련하여, 국경을 넘는 온라인 시장진출에 성공하였다.


알리바바 그룹은 ‘동남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싱가포르의 라자다 7) 기업을 2016년 4월 직접 인수하여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동남아에서 전자상거래 규모가 가장 큰 시장, 인도네시아의 토종 이커머스 토코페디아(Tokopedia, 2021년 고젝과 공식합병 후 goto 그룹이 됨)에 투자하고 있다. 8) 앤트파이낸셜은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부칼라팍(Bukalapak)의 펀딩에 참여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SEA의 이커머스 쇼피에 투자, 징둥은 태국 센트럴 그룹과 제휴하여 JD Central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런칭한 후, 베트남 티키 등 동남아에서 규모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성장에 관여해 왔다. 텐센트는 주로 디지털 콘텐츠사업 계열에 투자해왔는데, 태국의 Ookbee 가 대표적이다. 특히 Tencent Thailand의 이름으로 JOOX, VOOV, Tencent Social Ads, Tencent Cloud, Tencent Games, Topspace 및 Noozup 등의 플랫폼에서 콘텐츠 비즈니스를 운영해 왔다. 텐센트는 주력 대표 서비스인 위챗으로 글로벌 사업영역을 확대했으며, 게임사업을 통해 글로벌 주요 게임제작사들의 인수합병에 관여하여 게임개발, 퍼블리싱, 스트리밍 등의 글로벌 게임 밸류체인의 완성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차세대 신성장 동력군인 ‘미디어콘텐츠, 금융, 인공지능, 클라우드, 유통 부문’을 미래 사업 방향으로 선정해 관련 투자를 확대 중이다. 콘텐츠 방면에서 텐센트는 SHAREit(싱가포르 레노보 콘텐츠사), iflix(말레이시아 콘텐츠사), Sanook(태국 콘텐츠사)도 지원했다.

아세안에서 전자상거래 기반을 마련한 알리바바의 전략기획팀은 2017년, 말레이시아 정부와 세계 최초의 디지털 면세지역(DFZ: Digital Free Zone) 공동 운영에 합의한다. 태국에서는 EEC(Eastern Economic Corridor)의 110억 바트 투자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하였다. 디지털 면세지역은 상품의 수출입 과정에서 무역장벽을 허물고 관세 혜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경제블록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 플랫폼 기업의 아세안 디지털 금융 협력

아세안의 디지털 금융은 중국의 금융플랫폼을 모델로 성장한 디지털 경제의 중심 축이다. 2017년 이후 중국 위안화와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한 국가는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있다.9)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의 결제편의를 위해 아세안 각국에서 도입한 금융협력이 그 시초다. 그러나 중국 모바일 결제와 해당 국가의 모바일 실시간 결제시스템 구축은 국제결제를 가능하게 하여 중국 핀테크 기업의 동남아 진출 발판이 된다.10) 아세안 각국 정부는 디지털 금융 관련 사업일체의 정부라이선스를 외국기업에게 쉽게 허가하지 않는다. 금융업이 허가의 대상이면서 규제의 대상이라는 특성 때문에 중국의 금융 플랫폼 기업들은 해외에서 직접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를 설립해 확대하는 전략보다는 현지 사업자와의 제휴 및 투자를 통해 진출하는 확장전략을 구사해왔다. 알리페이는 홍콩(Alipay HK)의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를 통해 필리핀(G Cash, 2017년), 말레이시아(Touch’n Go, 2017년), 태국(True Money, 2016년), 인도네시아(DANA, 2017년)와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호환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지분투자로 QR코드 결재 서비스를 지원했다.11) 이후, 동남아 각국 정부가 보호하는 울타리 안에서 현지 토종기업이 제공하는 모바일지갑 사업자와 디지털금융 결제사업자(그랩페이GrabPay, 고페이GoPay, 씨머니Sea money, 투루머니True money, 오보 OVO 등)들은 경쟁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국외 벤처캐피털 자금을 사용했다. 이들의 지분구조에는 중국 자본이 연계되어 있다. 알리바바(앤트파이낸셜)는 Akulaku(인도네시아), M-Pay(eMonkey 베트남), DANA(인도네시아), Wave Money 및 Mynt(G-Cash, 필리핀)를 지원했으며, 텐센트는 Voyager Innovations(PayMaya, 필리핀), Gopay(인도네시아)를 지원했다.12)


인도네시아의 경우, 디지털결제 시장경쟁이 치열했던 2019년 상반기 기준, 오보가 인도네시아 전체 전자결제시장 거래규모 점유율 37%, 고페이의 시장 점유율 17%, 다나는 10%를 기록했는데, 2020년 6월 오보와 다나가 합병에 합의하고 있다고 밝혀 소프트뱅크와 그랩의 지원을 받는 오보가 페이스북과 구글 지원을 받는 고페이와의 본격적인 시장 분할 경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도 결제시장의 대결 구도로 세워졌다. 2021년 고페이(고젝)와 경쟁을 염두에 둔 그랩이 고투 그룹에 합병된 토코피디아가 지닌 오보 지분(기존 39% 지분율을 90%로 확대)을 매입하면서 인도네시아 전자지갑 1위 오보는 시장점유율 유지에 나섰다. 13) 이들 전자지갑 회사의 인도네시아 시장점유율 경쟁은 디지털 뱅킹업의 본격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동남아시아 디지털 뱅킹의 게임체인저를 굳히는 데 영향을 주는 민감한 경쟁이다. 2020년 말, 앤트파이낸셜은 그랩-싱텔(Grab-Singtel) 컨소시엄으로 싱가포르 디지털 은행업 라이선스 획득에 성공했다. 각국에서의 디지털 뱅킹 업무는 핀테크 사업을 확장시키는 디지털 금융업의 게임체인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과 각국의 핀테크 사업자들은 디지털 뱅킹업무를 준비하기 위한 은행 인수합병 준비 경쟁에 치열하다. 금융회사가 주도하는 핀테크(FinTech)가 아닌,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금융에 접목하는 테크핀(TechFin) 사업이 확장될 경우, 기업들은 인터넷만으로도 더 큰 금융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14) 이 때문에 은행에 계좌를 지니지 못한 인구가 다수인 지역에서는 플랫폼 사업자 자신이 확보한 디지털 금융소비자를 디지털 은행업으로 흡수하는 라이선스 경쟁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베트남과 필리핀의 디지털 페이는 은행 계좌를 지니지 못해 오토바이 기사가 현금을 수령해오는 결제(Cash on Delivery)를 하던 금융 소비자들을 모바일 지갑과 디지털 결제로 대거 이동시켰다. 베트남의 핀테크 업계는 디지털 뱅킹, 전자지갑, 선 구매 후 지불(BNPL, Buy Now Pay Later) 등의 서비스 다각화로 비금융권 인구를 디지털 금융으로 대거 유입시킨 탓에 모모(MoMo), 브이엔페이(VNPAY)가 2022년도 유니콘으로 등장했다. 디지털금융 업무는 베트남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이은 아세안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 3위 국가로 올렸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의 강한 금융시장규제로 알리페이, 위챗페이가 서비스를 확장하지 못했다.


중국 플랫폼 기업의 아세안 디지털 경제블록권 진출 함의

중국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은 초기 거래대금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스케일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전자상거래, 전자결제, 스마트시티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기업이 상대적 기술우위를 보이는 ‘5G 인프라, 데이터센터 건설’ 등 디지털 인프라 투자로 연계되면서 디지털경제 블럭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신의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 분야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신시장인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15) 중국 당국의 반독점 규제강화,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부진, 쌍순환 정책에 따른 해외에서의 동력 확보, 공급망의 지역화 및 다변화, 디지털 무역16) 영역의 확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중국과 형성되는 아세안의 디지털 경제블록권은 중국기업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동남아 플랫폼 기업들은 초기 사업확장 과정에서 흡인력 강한 편리한 결제 기술과 강력한 자금력을 보유한 중국 플랫폼 기업의 협력이 절실했다. 모바일 금융 사용 비율이 높은 태국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세안 각국에서는 자국 디지털 전략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독자적인 디지털 금융경제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벨류체인 수용에 따른 거대 금융자본 협력을 무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에서 토종기업들이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라는 중국 거대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독자적인 디지털 경제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것인가? 독자적인 금융생태계를 구축하더라도 경계를 넘나드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아세안은 향후에도 역외 다국적기업의 투자 방향과 금융지원이 디지털 경제블록 형성에 중요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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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세안에 진출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황을 비교하자면, 아세안 사무국에서 발간한 아세안 투자보고서(2020-2021)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미국기업의 대아세안 해외직접투자(FDI)는 2019년 및 2020년 각각 미화 346억불, 347억불이다. 반면, 중국기업의 대아세안 해외직접투자는 2019년 및 2020년 각각 미화 90억불, 76억불로 미국보다 많이 작다. 그러나 중국은 아세안 일대일로 인프라 ODA와 무역량에서 미국을 크게 앞선다. 2020년까지 중국-아세안 누적 무역액은 6,852억 달러, 미국-아세안 누적 무역액은 3,622억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2) Startup genome (2022).
3) CB Insight(2022년3월)에서 발표한 동남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통계를 보면, 싱가포르의유니콘(12개사)이 가장 많다. 그 뒤를 인도네시아(10개사), 베트남(6개사) 등이 뒤따른다. 한국에서는 아직 출현하지 않은 데카콘(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은 싱가포르 Grab과 인도네시아 Gojek의 2개사로 집계된다. 그랩은 말레이시아에서 탄생했지만 2014년 이후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다. 싱가포르에는 이미 데카콘 기업을 졸업하고 2017년 나스닥에 상장, 시총 100조 원 도달 경력이 있는 SEA를보유하고 있으며, Grab과 Gojek은이미 국경을 넘는 비즈니스를 하는 동남아 Regional 기업으로 분류된다.
4) 베트남 최대 국민 메신저 잘로(Zalo)의 모회사인 VNG는 2014년탄생한 베트남의 첫 유니콘이다. 온라인 게임으로 창업하여 비즈니스를 확장하였으며, 게임(PUBG Mobile), 메신저(Zalo), 결제 플랫폼(Zalo pay), 123 Pay, CSM등을 운영 중이다. 2004년비나게임을 설립한 CEO 레홍민(Le Hong Minh)은 게이머인 레이쥔(중국 샤오미 창업자, 킹소프트와 UCWeb의 회장직 역임)과의 담판에 성공하여 베트남 게임사업을 확장하였으며, 음성메신저 기능 추가로 Zalo 사업 도약에 크게 성공했다.
5) 고영경 (2021)
6) 조은교. 2021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AI 산업의 디커플링(Decoupling)”, 중국전문가 포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1.06.14.
7) 라자다는 2012년 막시밀리안 비트너(Maximilian Bittner)가 독일계 Rocket Internet의 지원으로 아마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회사이다. 다양한 다국적 투자자의 펀딩으로 규모가 커졌지만, 2016년 4월 알리바바 그룹이 지분 일부를 확보하기 시작, 2018년 3월에 이르러 라자다 지분 83% 확보에 성공하면서 라자다의 소유주가 된다. 라자다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및 베트남에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기술 솔루션을 지원한다. 아세안의 많은 중소기업은 상거래를 위해 라자다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구글(미국)과 협력하여 소규모 온라인 소매업체에 디지털 기술에 대한 용이한 진입을 위해 무료 교육과정을 제공, 온라인 상거래시장 인터넷 기술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라자다는 2030년까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아세안의 800만 전자상거래 중소사업자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무인배송/로봇 등New Retail 이커머스 선도를 위한 기술융합을 실현하고, 아세안지역 자체 물류시스템 구축으로 상품운송 구조를 개선하고자 한다. 대만을 포함하여 동남아 6 개국에 진출한 싱가포르 SEA의 쇼피(텐센트 지원)가 강력한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자이다 .
8) 2009~2012년기간 동안,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6,300만명에 도달하면서(2012년 기준) 규모 있는 인터넷 경제가 이루어졌다. Tokopedia, Bukalapak, Gojek및 Traveloka와 같은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도 이때 등장한다. 2022년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었다.
9) 서봉교 (2020).
10) 한국의 카카오페이(알리페이 지분투자)와 네이버 페이도 2019년부터 모바일 국제결제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네이버 페이는 일본과 동남아에서는 라인페이(Line Pay)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남아 라인사업에서 중국의 위챗페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봉교 2020)
11) 현상백 외(2020).
12) Jungle Ventures(2021).
13) The Straits Times. “Grab buys 4% stake in Indonesian tech firm Emtek”, APRIL 15, 2021
14)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채무자와 채권자를 바로 연결해주는 P2P 대출(peer-to-peerlending, P2P lending) 대출 서비스와 클라우드 펀딩이 테크핀을 대표한다. 개인은 대출담보가 필요 없으며 신용으로 거래를 한다.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은행보다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 받지만, 채권자의 투자금액은 정부로부터 보호받지는 못하는 경우가 현재 일반적이다.
(위키피디아. 2022)
15) 아주경제, “냉혹한 중국 현실에....알리바바, 해외로 눈돌리다.” 2021.12.15
16) 2021년중국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에서 발표된 《중국 디지털 무역 발전 보고서 2020(中国数字贸易发展报告2020)》에 따르면, ‘13차5개년(2016~2020년)’ 기간 중국 디지털 무역액은 2015년 2,000억달러(약 234조 4,000억원)에서 2020년 2,947억6,000만달러(약 345조 4,000억원)로 47.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서비스무역에서 디지털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6%에서 44.5%로증가하였다.


[참고문헌]
고영경 (2021). 「아세안 슈퍼앱 전쟁」, 서울: 페이지2북스
서봉교 (2020).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모바일 국제결제 QR코드 호환과 한국 모바일 결제의 국제화」, 東北亞經濟硏究 32(2):85∼114
아주경제, “냉혹한 중국 현실에....알리바바, 해외로 눈 돌리다.” 2021.12.15.
현상백 외(2020). “중국의 금융개방 환경 변화와 대응방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20-09.
CB insight (2017). “Here’s How Chinese Tech Giants Including Tencent and Ant Financial Are Plowing Into Southeast Asia”. August 16, 2017 
Jungle Ventures (2021). Investors are doubling down on SEAsia's digital economy, SEPTEMBER 17, 2021 
Startup genome (2022). 「Global Startup Ecosystem Report 2021」 
The Straits Times (2021). “Grab buys 4% stake in Indonesian tech firm Emtek”, 2021.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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