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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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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 시대로 들어가는가?

이동규 소속/직책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22-12-20

2022년 12월 7일 중국 국무원 연합예방통제기구(國務院聯防聯控機制)가 ‘코로나19(COVID-19) 방역통제조치 시행 최적화 통지(關於進一步優化落實新冠肺炎疫情防控措施的通知, 이하 ‘방역 최적화 통지’)’를 공표했다. 주기적인 PCR 검사 해제, 무증상 및 경증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대규모의 주거단지 봉쇄 해제 등 기존 제로 코로나 정책(動態清零政策, Zero COVID policy)의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내용이 이번 방역 최적화 통지에 포함되었기 때문에1) 중국이 폐쇄적인 방역 조치를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하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국제사회에서 높아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고는 중국이 기존 방역 조치를 완화한 배경과 그 의도를 생각해 보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중국의 코로나 정책을 전망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에 빠져들었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비록 코로나19가 2019년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지만, 중국은 이미 도시 봉쇄, 이동 제한, 군대의 방역현장 투입 등 강력한 사회통제와 전국적 동원을 통해서 국내 코로나 상황을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유입과 확산 방지를 위해서 조기 발견, 빠른 포위, 전파 차단을 핵심으로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해 왔다. 

선제적이면서도 강력한 방역 조치는 중국 사회에 여러 부작용을 야기했다. 우선, 생활상의 불편과 불안감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졌다. 중국 정부는 2022년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선전(深圳), 상하이(上海), 창춘(長春),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를 빠르게 봉쇄했다. 중국 국민들은 정기적으로 PCR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졌고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둘째, 중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됐다.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022년도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를 ‘5.5% 내외’로 제시했지만,2) 코로나19의 확산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2022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2%로 예상되고 있다.3)  10월 말 발생한 중국 정저우(鄭州) 폭스콘(Foxconn) 사태는 제로 코로나 정책하에서 중국 투자의 리스크가 매우 높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셋째, 국제교류의 제한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국제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 엄격한 격리방침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정부, 재계, 학계, 민간 부문의 국제교류가 심각하게 제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정치적 업적 홍보

2022년 12월 15일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사망자는 5,235명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 상당히 적다.4) 미·중 전략경쟁이 체제 및 가치 경쟁으로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중국 정부는 이와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해 왔다. 개혁개방 이후 형성된 당의 정치관례를 깨고 3연임을 준비하는 시진핑의 입장에서 서구와 차별된 코로나 정책과 그 성과는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홍보하고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수단의 부재

시노팜(Sinopharm), 시노백(Sinovac)과 같은 중국산 백신은 2021년WHO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됐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예방률과5) 불투명한 임상실험 결과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6) 이것은 중국 내 백신 접종률에도 영향을 미쳤다.7) 2022년 11월 현재 60세 이상 중국인 중에서 1/3이 3차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고, 80세 이상에서는 65.7%만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40%만이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접종했다.8)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유입과 확산이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에는 비활성화 백신보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비활성화 백신인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을 예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몇몇 중국 제약회사가 mRNA 백신을 개발했지만, 아직까지 중국 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9) 중국 정부가 모더나社와 진행했던 백신 매매 협상도 지난 10월에 결렬됐다.10) 낮은 백신 접종률과 mRNA 백신의 부재를 고려할 때,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방역 조치의 완화는 중국의 코로나 상황을 급격하게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었다. 

중국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 의도

상술한 것과 같이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국내외 불만에도 불구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12월 7일 중국 정부는 방역 최적화 통지를 공표함으로써 PCR 의무 검사, 집단 봉쇄 등과 같은 방역 조치를 해제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의 확산 방지

11월 24일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건을11) 계기로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소위 ‘백지 시위’가 발생했다. 시진핑 3기를 시작한 지 1개월 만이다. 이미 중국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의 근거가 되었던 경제적 성과는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팬데믹과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부진했고, 이는 중국 사회의 불안정성을 심화시켰다. 예를 들어, 2022년 7월 중국 청년들의 실업률은 19.9%에 달했다.12) 20차 당대회 전후로 시진핑의 3연임을 반대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나기도 했다.13)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지속 및 확산된다면, 대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발전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시진핑 3기를 안정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중국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전격적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 최적화 통지가 PCR 의무 검사 해제, 대규모의 주거단지 봉쇄 해제, 화재 시 대피를 위한 통로 확보 등과 같은 시위대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2) 변화하는 코로나 상황 속 출구 전략 모색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10월 초 1천 명대였던 확진자 수는 11월 말 약 3만 명까지 급증했다.14) 그럼에도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낮은 치명률로 인해서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는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15) 즉,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기존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예전과 같은 성과를 내기 힘들었다. 

‘백지 시위’가 발생하기 전인 11월 11일에 중국 정부가 이미 ‘코로나19 방역통제조치 최적화와 과학정밀 방역통제업무에 관한 통지(關於進一步優化新冠肺炎疫情防控措施, 科學精準做好防控工作的通知)’를 발표하고 코로나 정책의 전환을 시사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식 현대화(中國式現代化)’를 내세우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社會主義現代化强國)’의 실현을 추구하는 중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사회 안정과 경기 회복을 추구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로 코로나 반발 시위는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전환할 명분을 제공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즉, 이번 방역 완화 조치는 코로나 정책에 대한 국내 불만을 해소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가 새로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출구 전략을 추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전망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는 표면적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국내 반발을 해소하고 변화된 코로나 상황에 적합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시진핑 3기를 안정적으로 시작하려는 정치적 의도 또한 존재한다. 중국의 코로나 상황, 그리고 시진핑 3연임으로 불안정해진 중국 사회를16) 고려할 때, 중국이 단기간에 위드 코로나로 들어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선,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전염력, 중국 고령층의 낮은 백신 접종률, mRNA 백신의 부재 때문에 코로나19가 중국 내에 빠르게 확산되고 사망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17) 2020년 초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대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시진핑과 중국공산당 통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노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증한다면, ‘백지 시위’보다 더 큰 후폭풍을 야기할 것이다. 또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효과적 수단이기도 하다. ‘건강 코드(健康碼)’를 통해서 사람들의 이동을 파악하고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방역 최적화 조치를 통해서 기존 방역 조치를 상당히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 의료시설 등에 대해서는 건강 코드를 적용하고 있다. 방역 조치 완화로 중국 내 사망자가 증가하고 이를 계기로 중국 내에 시진핑 및 당에 대한 불만이 표출될 경우, 중국 정부는 정권 안정화를 위해서 예전과 같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국민의 생명 보호를 명목으로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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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國務院聯防聯控機制, 《關於進一步優化落實新冠肺炎疫情防控措施的通知》, 2022.12.07., http://www.nhc.gov.cn/xcs/gzzcwj/202212/8278e7a7aee34e5bb378f0e0fc94e0f0.shtml, 2022년 12월 7일 검색.
2) 李克强, “2022年政府工作報告”, 2022.03.05.
3) “World Economic Outlook: Countering the Cost-of-Living Crisis”,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22.10.11.,  https://www.imf.org/en/Publications/WEO/Issues/2022/10/11/world-economic-outlook-october-2022, 2022년 11월 10일 검색.
4) 이에 반해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백만 명이 넘는다. 질병관리청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외발생현황, https://ncov.kdca.go.kr/bdBoardList_Real.do?brdId=1&brdGubun=14&ncvContSeq=&contSeq=&board_id=&gubun, 2022년 12월 15일 검색.
5) WHO에 의하면, 시노팜과 시노백의 예방률은 각각 79%, 51%로  화이자(95%), 모더나(94.1%)에 비해 매우 낮다. 
6) ‘중국, 백신 접종 10 억 회분 넘어...효과는 '논란'’, YTN, 2021.06.20., https://www.ytn.co.kr/_ln/0104_202106201201269994, 2021년 7월 2일 검색.
7) ‘China’s elderly vaccine refuseniks pose obstacle for Xi Jinping’, Financial Tiems, 2022.11.06., https://www.ft.com/content/71db1fcf-94c3-45a5-b86c-cd739758280c, 2022년 11월 10일 검색.
8) ‘Health official says vaccination plan well underway’, China Daily, 2022.11.12., https://www.chinadaily.com.cn/a/202211/12/WS636f7763a3104917543295a1.html, 2022년 12월 10일 검색.
9) 중국의 워선 바이오(Walvax Biotechnology)가 개발한 mRNA 백신이 지난 9월에 인도네시아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중국 보건 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A Chinese mRNA COVID vaccine is approved for the first time - in Indonesia’, Reuters, 2022.09.30., https://www.reuters.com/business/healthcare-pharmaceuticals/indonesia-drug-agency-approves-chinas-walvax-mrna-vaccine-emergency-use-2022-09-29, 2022년 10월 20일 검색.
10) ‘Moderna refused China request to reveal vaccine technology’, Financial Times, 2022.10.02., https://www.ft.com/content/a481c129-c5aa-4972-84a8-3a45bb000098, 2022년 11월 20일 검색.
11) 이 화재로 10명이 사망했는데, 피해자들이 적시에 대피하지 못한 이유가 봉쇄 조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즉, 확진자가 나오지 못하도록 아파트 현관 등 비상구를 쇠사슬로 막았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12) ‘중 부진한 7월 경제 성적표… 청년 실업률 19.9% 사상최고’, 서울신문, 2022.08.16.,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816015023, 2022년 8월 20일 검색.
13) ‘Rare protest against China’s Xi Jinping days before Communist Party congress‘, CNN, 2022.10.13., https://edition.cnn.com/2022/10/13/china/china-party-congress-protest-banners-xi-intl-hnk/index.html, 2022년 10월 22일 검색.
14) ‘중국 코로나 일일 확진자 3만명 돌파…팬데믹 이후 최고치’, BBC News 코리아, 2022.11.25., https://www.bbc.com/korean/63752232, 2022년 11월 30일 검색.
15) ‘Elderly man in Beijing is China’s first Covid death since Shanghai wave as outbreak spirals‘, South China Morning Post, 2022.11.20., https://www.scmp.com/news/china/science/article/3200284/man-87-chinas-first-covid-death-countrys-worst-outbreak-months, 2022년 11월 21일 검색; ’Coronavirus: Chinese city pushes ‘flu-like’ Omicron message as zero-Covid rules eased despite rise in cases‘, South Morning Post, 2022.12.03., https://www.scmp.com/news/china/science/article/3201949/coronavirus-chinese-city-pushes-flu-omicron-message-zero-covid-rules-eased-despite-rise-cases, 2022년 12월 10일 검색.
16) 중국공산당은 칠상팔하(七上八下), 격대지정(隔代指定), 당내 파벌 간의 견제와 합의 등에 기반한 집단지도체제를 서구식 민주와는 차별된 ‘중국식 민주’로 선전해 왔다. 시진핑의 3연임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공산당이 추진해 왔던 정치 제도화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중국 국민들의 정치적 반발을 야기할 것이다. 
17) ‘China’s Covid Death Toll Could Near 1 Million, Study Shows, Bloomberg, 2022.12.15.,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2-12-15/china-s-covid-death-toll-could-top-1-million-hk-study-shows?sref=pfyOJ3jG, 2022년 12월 15일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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